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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투쟁 - 연행자면회를 다녀와서

저게 원래 제목이 저래서는 안되는 겁니다. '면회를 다녀와서' 라니, 당연히 찬반투표 참관단에 합류해서 경찰의 발악적인 침탈에 같이 맞서 싸웠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핑계삼아 함께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짐승새끼 에서 '새끼' 꼬랑지를 뗄 날은 멀은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회사일조차 그렇게 하지 않은것만 못하게 되어버렸는데... --;


오전에 출근해서 지구당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까 쟁의행위 찬반투표중 경찰력이 투입되어 공무원 노동자들과 지역 공대위를 구성하여 찬반투표 참관단으로 같이하셨던 당원분들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더군요.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역시 분노와 동시에 죄송한 마음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었던 저도 보통 문제는 아니지요.


당초 오후에 훈방될것 이라던 말과는 달리 저녁때가 다 되가도록 소식이 없어서리, 퇴근후에 지구당 당원들과 함께 마포서 앞에서 항의집회나 하려고 그랬는데 그것도 늦게서야 도착하는 바람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 할말이 없군요 ; ) 다행히 도착하기 한시간 전쯤에 지구당 당원들은 석방이 되긴 했습니다만, 함께 연행된 마포구 공무원들과 민주노동당 유선희 최고위원은 나오지 못하고 계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한 일이라고는 겨우 연행되신 분들을 면회가는데 따라간것이 다였습니다. --; 다행히 크게 다치신거 같지는 않고, 다만 풀려나기가 쉽지는 않아보이더군요. 이번주말에 열릴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 합류하지 못하도록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공무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서 강경일변도로 나오는 이유는 하반기 노동운동에서 공무원 노동자들의 투쟁이 큰 역활을 할것임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정권은 개혁입법안들을 추진하는척 하며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려 하지만, 국가보안법을 명목뿐인 폐지로 끝내려 하는것에서도 볼수 있듯이 이미지만 요란하게 꾸밀뿐 그들 스스로가 진심으로 그러한 정책들을 수행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그 진정한 지지기반인 자본가들로 부터는 노동운동에 대한 확고한 탄압을 통해 정권에 대한 신뢰감과 지지를 얻어내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론이라고 거기에 뒤쳐질리 없습니다. 지난 6월 공무원노조와의 교섭에서 동절기 연장근무를 하지 않기로 했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엎어버리고 면담을 거부한채 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장에게 '죽고 싶어서 그러냐' 는 협박이나 일삼는 청주시장 한대수를 개에 비유한 퍼포먼스는 개한테 사과할 일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라도 되는양 부풀려 보도하는것은 물론이고, 9일 찬반투표에 관련해서 많은 대의원과 간부들이 공무원 노동조합을 탈퇴한것처럼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한달여 전에 탈퇴한 사람들이었으며 심지어 연합뉴스는 포항시에서 운영위원과 대의원 124명이 탈퇴했다고 의도적인 왜곡보도를 시도했으나 탈퇴자는 한명도 없는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따위 왜곡기사나 보도하면서 '공무원 노조 파업은 안된다' 고 발악을 하고 있는것이 '자칭 언론' 이라는 연합뉴스의 모습입니다.


여전히 공무원 노동조합에 대해서 '복지부동, 부정부패'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공무원 노동조합이 노동3권을 온전히 가지고 진정한 노동자의 조직으로 바로섰을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바로 복지부동,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에 익숙한 관료들입니다. 부정한 사안에 대해서 내부고발자가 나섰을때 이를 보호해줄수 있는 조직도 공무원 노동조합입니다. '부패한 공무원이 없어지면 술자리에서 씹을놈들이 하나 사라져서 그게 아쉽다' 는 입장이 아니라면 공무원 노동자들의 요구와 일반 시민들의 요구가 배치될리 없는것입니다. 이미 공무원 노동자들의 온전한 권리를 보장해주고 있는 미국,영국,프랑스,핀란드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공무원노조가 가지는 자정력이 국가의 부패방지에 핵심적인 역활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연금 문제만 해도, 공무원 들에게는 연금이 일반회사의 퇴직금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에게 더 많은 보험료를 강요하고 반면에 더 적은 연금을 받으라는 것이 정부가 개악하려고 하는 공무원 연금법의 핵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주지부의 한 조합원은 '정부 계획대로 공무원연금이 개악되면 한 달 월급이 문제가 아니라 몇 천만 원을 손해본다.' 며 한 달 월급인 150만 원을 투쟁기금으로 내기도" 했던 것입니다. 시장주의적인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는 연금 개악으로 공무원들이 받을 수 있는 연금은 현재의 57퍼센트 수준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파업을 꼭 해야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럴때면 항상 '나도 공무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라는 말을 앞에 수식어로 두면서 말입니다. 재밌는것은 그들중 상당수는 국민 다수가 구독하는 조선일보를 보지말자고 선동하고,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행정수도 이전강행을 지지하며, 관습헌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이라 부르며 폄하하던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이분들, 사안에 따라 '국민다수' 를 들먹이면서 자기 입장에 유리하게 말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당신들이 그토록 욕하던 한나라당이 하던짓을 그대로 빼다 박았습니다.


지난 11월 7일 영국에서는 공무원 20만여명이 토니 블레어 정부의 예산절감과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2년간 공무원 10만명을 감축한다는 공무원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해 하루동안의 시한부 파업을 벌였습니다. 이번 파업은 10여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기록되었으며 국세청과 영국박물관 등 참여기관의 공무원 대다수가 출근을 거부하는등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도 다행히 어제 민주노총 차원에서의 찬반투표를 통해 총파업을 결의하고 나선만큼, 극소수를 위해 다수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는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에 맞서 싸워야 할것입니다. 전쟁과 자본주의에 반대하고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원한다면 지금 투쟁의 선두에 있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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