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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노동자대회,전공노 파업출정식을 다녀와서

* 이 글은 진보네님의 [트랙 팩 02 : 노동자대회] 에 관련된 글입니다.

토요일 동국대에서 전야제가 시작되는것을 시작으로 '2004 전국 노동자대회' 가 시작되었습니다. 정권의 공무원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과 비정규직 개악 입법안, 한일 FTA 와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에 분노한 수많은 노동자들이 집결해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 늦은 시간까지 투쟁의 열기에 불을 지폈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지난 6일까지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51.3 퍼센트가 투표에 참가해 67.9 퍼센트가 찬성표를 던진바 있습니다. 사실상 단위 노동조합의 현안들이 정리되거나 끝난 상태에서 정치적 요구안들을 주되게 내세우고 있는 파업임을 감안할때, 특히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등 이른바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노동자들이 정치,사회적 요구안들을 담은 파업에 찬성했다는것은 노무현 정권과 그 지지자들의 '노동귀족론' 이 얼마나 근거없고 악의에 찬 선동이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전야제에 단상에 올라온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비정규직 개악법안을 의회 안에서만 막아낼수는 없으며 의회 밖에서 강력한 투쟁이 형성되어야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비정규직 개악법안뿐 아니라 공무원노조 특별법도, 한일 FTA 나 파병연장 동의안등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는 현안들은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고있는 소수의 기득권에 기대어 유지되는 국회안에서는 결코 해결될수 없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수 있는 세상' 은 오직 대규모 민중들의 투쟁에 의해서만 만들어질수 있으며 또 유지될수 있을 것입니다. 전야제가 끝난 다음날은 광화문에서 2004 전국 노동자대회 본대회가 열렸습니다. 본대회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그보다 이른시간인 오후 1시경 부터 수많은 노동자와 연대단체들이 주위에서 활기차게 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철도노동자 분들과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단체교섭 파행과 정부의 2차 에너지세제개편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결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화물연대가 파업하면 철도를 통해서, 철도노조가 파업하면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파업의 여파를 줄이려 했었기 때문에, 만약 두 노조가 동시에 파업에 돌입한다면 이전과는 다른 강한 파급력을 가질수 있을 것입니다. 철도노동자와 화물노동자들이 함께 싸운다면 보다 더 확실하고 강하게 승리를 쟁취할수 있을 것입니다. 두 노조의 연대투쟁을 기대합니다. 노동자대회가 종료되기전 무대에 오른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다음주 일요일인 21일 서울 대학로에서 7만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달 말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에 맞춰 연대 총파업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 했습니다. 굳이 전야제에 무대에 올라온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씨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노동운동이 승리하기 위한 조건이 연대투쟁임은 말할것도 없을 것입니다. 다만 기왕 연대투쟁을 조직할 것이라면 굳이 21 일에 독자적인 한국노총 노동자대회를 열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의 노동자대회와 일정을 같이 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10만이 넘는 노동자들이 정권의 심장부에 운집하여 행진을 벌였다면 정권과 자본의 일방적인 강요에 저항하는 상징이 될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아쉽기로는 민주노총도 다를바 없었습니다. 대회 말미에 단상에 오른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오는 26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민주노총의 총파업 찬반투표가 찬성으로 끝난데다가 당장 공무원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했음을 감안한다면 26일은 터무니없이 늦은 시간입니다. 이수호 위원장은 '예전처럼 전공노 혼자 외롭게 투쟁하게 두지 않겠' 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 지금 공무원 노동조합은 민주노총의 실질적 지원없이 '외롭게' 투쟁하고 있지 않습니까? 소수의 조직으로 한시적 지원을 하는것보다, 민주노총이 연대 총파업선언을 하고 같이 파업과 점거투쟁에 돌입했다면 정부의 강경진압 발표에 긴장할수밖에 없는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투쟁이 승리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수 있었을 것입니다. 노동자대회가 종료한 뒤 연세대에서 공무원노조 파업 출정식이 있었습니다. 공무원 노동자들과 함께 연세대로 뛰어 들어갔는데, 오랫만에 뛰다보니 신촌에서 연세대 까지의 거리가 보통때보다 굉장히 길게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입구에서 공무원 노동자들의 진입을 방어하고 연대해준 동지들의 대열덕분에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파업출정식은 규모는 다소 적었지만 활기차게 진행되었고,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함께 했던것도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노 지도부들이 애써잡은 거점을 포기하고 산개투쟁을 결정한것은 매우 아쉬웠으며,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민주노총이 좀더 적극적으로 연대투쟁을 벌였다면 자신감 부족으로 인한 그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 안타까울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4년 노동자대회는 끝났지만 2004년 노동자들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나기는 커녕 이제부터가 시작이 될것입니다. 정권과 언론은 우리들의 삶을 점점 더 압박해오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강행하며 한편으로 그에 저항하는 노동자.농민 등 민중의 저항을 끝없이 탄압하고 뒤틀겠지만 동시에 그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 스스로의 생명을 연장할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이기도 합니다. 점점 더 단말마적 숨소리를 내어가는 저들의 숨통을 끊을수 있는것은 그동안 세상을 움직여왔던 바로 우리 자신의 손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남아있는 많은 투쟁들은 부당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소수를 위한 사회가 아니라 우리 자신들을 위한 사회를 건설하는데 큰 힘이 될수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함께 합시다. 함께하셨던 분들 모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전국 공무원노동조합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길을 내고 있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싸워주셨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같이 뜀박질 할수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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