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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5/01/03

달러화 가치 하락과 세계 경제 위기 - 얌마, 돈 좀 빌려주라

다함께 46 호

달러화 가치 하락과 세계 경제 위기 - 얌마, 돈 좀 빌려주라 - 알렉스 캘리니코스

http://alltogether.or.kr/

 

 

얌마, 돈 좀 빌려주라

재선에 성공한 부시 정부가 이라크에서 유혈낭자한 혼란을 조성하는 것을 보는 전 세계인의 마음은 이미 꽤나 절망적이다.
그러나 많은 논평가들이 예상한 달러 위기가 본격화된다면 사정은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

 


달러는 유로나 엔 등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한동안 천천히 하락해 왔다. 전반적으로 달러의 무역 가중치 환산 가치는 약 17퍼센트 하락했다.
분명한 것은 무능한 미국 재무장관 존 스노가 뭐라고 말하든 부시 정부가 달러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 환율이 다른 통화들보다 낮을수록 미국의 수출품 가격도 다른 경쟁국들보다 낮아진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수입이 수출보다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는 이제 국민소득의 약 5.5퍼센트를 차지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자본주의의 불균형을 추적해 온 두 명의 경제학자 윈 고들리와 알렉스 이주리에타는 현 추세대로라면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가 2006년 7퍼센트, 2008년 8.5퍼센트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세계은행은 그런 수준의 적자가 지속되는 경제라면 모두 외채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오래 전부터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미국의 왕성한 수입이 결정적으로 나머지 세계 경제를 계속 떠받치고 있다.
그 대가는 미국이 수입품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돈을 세계의 나머지 나라들이 미국에 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의 총외채(부채와 대 미국 해외직접투자)는 10조 5천1백50억 달러(약 1경 1천1백24조 8천7백억 원)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와 부시 정부의 여러 바보들은 이런 대규모 자본유입이 투자가들이 얻을 수 있는 고수익과 미국 경제의 강세에 이끌린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 해외직접투자에서 더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과 어긋나는 것이다.
미국 외채의 거의 3분의 2가 미국 정부와 기업들에 대한 대출 결과다. 동아시아가 올해 미국에 빌려 줄 것으로 예상되는 돈은 3천1백억 달러(약 3백27조 9천8백억 원)로, 이는 연간 적자의 거의 절반이다.

 

사실, 외국 정부들, 특히 동아시아 정부들이 조달한 돈이 2002년과 2003년, 2004년 상반기 미국의 누적 국제수지적자 1조 1천3백18억 달러(약 1천3백94조 4천4백 원)의 43퍼센트, 즉 5천6백40억 달러에 달한다.
존 플렌더는 이라크 침략 직전에 <파이낸셜 타임스>에 쓴 글에서 “군자금은 아시아에서 나오고 있다.” 하고 논평했다.
조지 부시의 온갖 허풍에도 불구하고 그의 막강한 국방부는 사실 외국의 보상금에 의존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유입되는 자본은 자선을 위한 것이 아니다. 동아시아의 3대 경제 ― 일본·중국·한국 ― 가 모두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량 수출에 의존해야 한다.
또, 세 나라 모두 대규모 무역흑자를 보고 있다. 이런 흑자의 일부를 미국에 빌려 줌으로써 동아시아 나라들은 자국 통화의 가치를 달러보다 낮게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인 미국 시장에서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동아시아는 미국에 수출해서 벌어들인 달러를 다시 미국에 빌려 줌으로써 미국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이런 수입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자본 순환이 세계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순환이 해체되기 시작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의 외채는 지탱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파이낸셜 타임스>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에 따르면, “미국의 총외채는 수출소득의 11배다. … 이 수치는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처럼 위기에 빠진 라틴아메리카 경제들의 수준과 비슷하다.”
미국의 전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는 부시 정부가 미국으로의 자본유입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 테러의 균형”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동아시아는 막대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가치는 심각한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폭락할지도 모른다.
예컨대, 중국 위안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5분의 2쯤 하락하면 중국은 2천억 달러를 잃을 수 있다.

 

그러나 통제할 수 없는 공황 심리가 금융시장에서 발전해 달러화가 폭락하면 투자가들이 자신들의 달러 표시 자산을 대거 내다팔게 될 것이고 그리 되면 달러화가 더 폭락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 위기는 세계 경제를 더욱 침체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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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농업이고, 쌀 재협상인가?

다함께 46 호

누구를 위한 농업이고, 쌀 재협상인가?  - 김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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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농업이고, 쌀 재협상인가?

 

노무현 정부의 쌀 재협상 결과 발표에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통상 책임자들은 어쨌든 관세화는 유예되지 않았냐고 항변한다. 그러나 관세화 유예가 만사형통은 아니다.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이후 10년 동안 관세화가 유예되는 대신 해마다 일정량을 수입해서 지금 곡물 창고에는 쌀이 넘친다. 그런데도 이번 쌀 협상은 기존 의무수입량의 두 배를 결정했다.

 

정부 관료들이 한동안 관세화가 대세인 것처럼 굴다가 관세화 유예를 결정한 것은 미국 협상단의 태도와 관련있다.
미국 정부와 곡물 대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가격경쟁력(중국 쌀 가격은 미국의 3분의 1이다) 때문에 내심 관세화가 더 불리할 수도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미국 협상단은 되도록 의무수입물량을 늘릴 것을 강요했다. 
중국 정부도 의무수입물량을 8퍼센트 이상 늘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진정으로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검역 규제 완화다. 중국은 여러 가지 작물들을 검역 규제 없이 한국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 애쓰고 있다. 
‘관세화 유예를 위해 의무수입물량을 늘리고 수입 쌀 시판을 허용하느냐 아니면 관세화를 받아들이느냐’라는 선택은 농민들과 평범한 소비자들의 근본 이익과는 무관하다.

 

정부 관료나 신자유주의 논자들은 이렇게 외친다. ‘농촌 인구 15만 명이 미국 농작물 생산의 50퍼센트를 담당하는 미국처럼 한국도 기업농 혹은 준기업농에 해당하는 약 50만 농민만 육성하자.’ ‘대기업이 참여하는 농업회사법인도 늘리고, 농지도 기업들이 쉽게 사들일 수 있도록 하자.’
한 마디로 말해, 시장주의 농업정책에 농민의 삶과 소비자들의 밥상을 내맡기자는 것이다.
그러나 농산물 시장이 더 개방될수록 이득을 보는 쪽은 세계 곡물 메이저(대기업)들이다.

 

WTO 농업 협정을 만드는 데서 결정적 구실을 한 카길은 한국의 농산물 수입의 60퍼센트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카길 같은 곡물 메이저만이 이득을 얻었던 것은 아니다. 카길의 대행업체로서 미국 밀 수입과 가공업자로 선정돼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였던 기업은 바로 삼성이었다. 
앞으로 농산물 수입 개방이 더 확대된다면 식품 유통업체들도 농산물을 싼 값에 사들여 비싸게 팔려고 혈안이 될 것이다.

 

박정희 정권 이래 줄곧 한국 농업 정책의 핵심은 농업 멸시였다. 개방 농정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산 수입 소고기를 싼 값에 사들여 3배나 높게 팔아 폭리를 취한 것도 한국의 정부와 기업이었다. 이윤 경쟁에 밀린다는 이유로 농지를 싸게 기업한테 넘기려는 것도 바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다.
그러는 사이 농민들은 ‘규모 있게’ 파산하고 유전자 조작된 위험한 식품들이 우리 밥상을 지배한다.
농산물 시장 경쟁 때문에 농산물 생산은 넘쳐나고 가난한 농민들은 파산하지만 기아는 더 심해지고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약 8억 5천만 명이 만성적 영양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요동치는 시장경제에 먹을거리를 내맡긴 결과다.
따라서 수입개방 반대 요구에 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수입개방 반대 요구는 세계 각 나라의 농민들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다.
세계의 가난한 농민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식탁을 위협하는 근본 원인에 대적하는 요구가 중심 구호로 채택되는 게 효과적이다.
시장주의 농업 체제에서는 좀더 싼 값의 쌀을 수출하는 나라의 농민들이 수입개방으로 결코 이득을 보지 못한다.

 


태국산 쌀이 인도네시아로 아주 싼 값에 수출됐지만 태국 농민들은 갈수록 가난해지고 있다. 태국 개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산 쌀 수출의 13.2퍼센트만이 최빈층을 위해 쓰인다. 쑹 쿨라 롱하이 지역의 태국의 유명한 쟈스민 쌀 재배 지역에서는 유전자 조작된 종자를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들이나 CP 같은 태국의 대기업들만이 유일한 수혜자다.
중국 농민들은 다를까? 중국 농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민요가 유행이다. “술집 앞엔 고급 승용차가 번쩍이고, 술집 안엔 공무원이 취해가네. 패스트푸트 한 끼에 수천 위안, 농민 1년 수입과 맞먹네.”

 

농민 단체는 수입개방 반대 요구보다는 WTO와 다국적기업과 대기업의 이윤 몰이의 희생양이 되는 가난한 농민들 모두의 공통의 요구를 중심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 순간 가난한 농민들은 도시의 노동자들과 위험한 식탁을 두려워하는 평범한 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신자유주의에 의문을 느끼는 광범한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전농이 내년 홍콩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담에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민 것은 그 자체로 흥분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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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경제, 불안한 앞날 / 서민의 삶을 쥐어짜는 공공요금 인상

다함께 46 호

위기의 한국 경제, 불안한 앞날 / 서민의 삶을 쥐어짜는 공공요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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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경제, 불안한 앞날 - 이정구

지금 세계 경제는 달러 가치 급락이 몰고올 미국발 경제공황 악몽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2005년에도 달러 가치가 5∼10퍼센트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달러 가치 하락은 한국 기업의 수익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 경제는 1997년 “IMF 위기” 이후 세계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2004년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증가율이 급속히 둔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달러화 약세 때문에 기업 채산성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2004년 중반까지 수출증가율이 40퍼센트에 육박하던 것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10퍼센트대로 추락했다.

 

이헌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5퍼센트를 넘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실제로는 4.6퍼센트에 지나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05년도 경제성장률을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4퍼센트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은행 총재 박승은 “우리 경제는 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실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노무현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뉴딜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연기금, 정부예산, 민간자본에서 모두 10조 원 안팎의 자금을 유치해 사회기반시설, 아동보육시설, 노인요양시설, 임대주택 등 대대적인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경기부양 정책이 빈사 상태에 있는 경제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을 잠시 유예할 수는 있겠지만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경제를 회복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일본 경제는 1990년대의 10년 동안 예닐곱 차례의 경기부양 정책을 실시했지만 지금도 경제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김중수는 2001년 경제성장률이 3퍼센트에 그쳤을 당시 김대중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이 낳은 기형적인 결과를 지적하며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해 이렇게 꼬집었다.
“가계대출 확대, 신용카드 규제완화, 부동산시장 부양 등으로 인해 이듬해인 2002년 7퍼센트의 성장률을 달성했으나 결과적으로 지난해 3퍼센트대로 다시 떨어졌고 부작용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 투자와 내수 위축, 경기 양극화 심화, 신용불량자 4백만 명, 수출증가율 하락, 인플레 우려, 청년 실업을 포함한 실업률 증가 ….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례 없는 수준임에도 이런 요인들 때문에 내년 전망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경제가 잘 나갈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위기에 봉착하면 이해관계의 대립이 첨예하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성장론’과 ‘체질개선론’ 사이의 대립이 그 한 예다.
경제부총리 이헌재로 대표되는 성장론자들은 노무현 정부가 분배 중심의 개혁 정책보다는 불황 극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 이정우는 구조적인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성장이 정체되고 실업이 늘어나는 등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1가구 3주택 중과세 부과 연기 파동은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형성된 정부와 여당 내 대립의 한 단면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사회주의형·인기영합형” 경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사회주의형이기는커녕 오히려 한나라당과 친기업 집단들의 바램을 따르는 식이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법인세를 2퍼센트 포인트 인하했다. 또,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반대 입장을 밝혔을 뿐 아니라 부동산 취득세와 등록세를 인하했고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을 축소해 친시장 정책을 추진했다.
또, 노동자들의 파업에 직권중재나 경찰력 투입 등과 함께 ‘고연봉을 받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배부른 투쟁’이라고 매도하는 이데올로기 공격도 함께 진행했다. 이제는 비정규직 법안을 통과시켜 정규직 노동자들이 누리던 성과를 없애려 하고 있다.  

 

2005년 세계 경제는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있고 한국 경제는 올해보다 더 나빠질 전망이다. 경제위기가 심화하면 지배계급 내 갈등과 함께 계급 간 갈등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불황으로 접어들수록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이윤을 보전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극소수의 교섭력 높은 기업의 노동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이전의 성과들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 투쟁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불황기에 노동자들은 장기간의 힘든 투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 이런 투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유지시키는 정치다.
회사가 어려운데 싸워서 얻어 낼 것이 있을까, 지금은 노사정이 단결해 위기를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투쟁에 나선다면 얻어 낼 수 있는 것조차 얻기 힘들다.

 

사장이 양보하지 않는다면 이 체제를 뒤엎겠다는 각오로 노동자들이 실로 대규모로 투쟁해야만 사장들은 체제에 대한 도전에 위협을 느껴 양보를 하게 될 것이다.

 

 

서민의 삶을 쥐어짜는 공공요금 인상 - 박종호

 

만나는 사람마다 ‘IMF 때보다 먹고 살기가 더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요즘, 노무현 정부와 공기업,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공공요금을 줄줄이 인상하는 바람에 노동자·서민의 삶이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시는 시내 교통체계를 바꾼답시고 버스와 전철의 기본요금을 23퍼센트나 올렸다. 그러자 부산 등 광역시들도 잇따라 버스요금을 올렸다.
이 때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요금도 9∼12퍼센트 올랐다. 정부의 교통세율 인상으로 경유값도 7퍼센트, 엘피지값은 12퍼센트나 올랐다. 서울의 도시가스 요금도 6.2퍼센트가 올랐다.
각 도(道)들도 버스요금 20퍼센트 인상 계획을 밝혔다. 대도시 택시요금도 15∼28퍼센트 인상될 것 같다.

 

지자체들은 상하수도 요금 7∼15퍼센트 인상에 이어 쓰레기 봉투값과 정화조 청소비까지 경쟁적으로 인상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등의 입장료도 올릴 계획이다. 문화재청도 서울시내 고궁과 능원의 입장료를 최대 세 배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돈 없는 서민들은 휴일에 집에서 TV나 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수조 원의 순이익을 올린 한국전력은 뻔뻔하게도 전기요금 5∼6퍼센트 인상을 추진중이고, ‘공영방송’ KBS는 수신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이 전반적인 물가 인상을 부추긴 탓에, 실상을 축소해서 보여 주는 공식 통계로도 이미 3.8퍼센트가 올랐다. (정부의 올해 소비자 물가 억제 목표선은 3퍼센트였다.)
올해 한국의 식료품 가격 상승률 6.6퍼센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인상률의 2.5배로 가장 높다.
“그런데도 정부와 국회는 18억 원짜리 아파트에 종합부동산세 60만 원 인상을 두고 열을 내면서도, 서민들이 생계형으로 애용하는 승합차 세금 60만 원 인상에 대해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경향신문> 12월 6일치 사설.)

 

최근 노동부는 비정규직이 지난해보다 80만 명이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신용불량자는 3백70만 명에 이르고 차상위 빈곤층은 4백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퍼센트와 하위 20퍼센트 사이의 격차는 7.3배로 더 벌어졌으며 네 집 중 한 집이 적자 가계부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실계측 연구 결과조차 무시하고 4인 가족 최저생계비로 고작 1백13만여 원을 책정했다.
지난 6월 말에는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동결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64만여 원을 최저임금이랍시고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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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테러리스트는 미국뿐입니다”/ 파병연장안이 통과해도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

다함께 46 호

“이라크의 테러리스트는 미국뿐입니다” / 파병연장안이 통과해도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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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테러리스트는 미국뿐입니다” - 김용욱

 

 

- <다함께> 기자 김용욱은 부시·블레어·노무현 전범 민중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두 명의 이라크인인 하이셈과 살람을 만나 이라크 상황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하이셈은 1992년 바그다드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적신월사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이며, 살람은 ‘국경 없는 아동’의 책임자이다. 둘은 모두 바그다드에 거주하고 있다.

 


 

하이셈과 살람은 미국이 부과한 경제 제재가 살인적이었고 1백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놀랍게도 그들은 점령 하에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전쟁 이전에 이라크인들은 경제 제재를 당했어요. 생활 필수품 중 많은 것들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의료 지원은 그런 대로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침략으로 모든 것이 악화했습니다. 대부분의 병원이 파괴되고, 사람들은 외부에서 약품을 사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약품들은 유통기간이 지났거나, 보통 인체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하이셈)

11월 팔루자 공격은 점령군이 저지른 야만 중에서도 특별한 것이었다. 하이셈은 “2주 동안에 5천 명 이상이 죽었습니다. 미군의 공격을 피해 도피한 사람들은 다른 도시에서 거지처럼 살고 있습니다.” 하고 분노했다.

 

조지 부시는 테러리스트를 척결하고 민주적 선거를 열기 위해서라며 이 학살을 정당화했다. 하이셈은 이러한 주장에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있는 유일한 테러리스트는 미국입니다. 저항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라크인들입니다. 그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모인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오직 이라크의 해방을 바랍니다.
“우리는 갑자기 알자르카위라는 자가 있고, 그가 팔루자에서 테러를 저지르고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황당하게도 미군은 알자르카위를 잡는다면서 팔루자에서 대학살을 저질러 놓고는 그가 다른 도시로 도망쳤다고 말합니다. 이제 미군은 다른 도시를 파괴하고 학살하고 있습니다.
“민주적 선거를 위해서라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팔루자 사람들은 민주적 선거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미군 점령에 반대해서 싸웠습니다. 그들은 이라크가 해방되고 외부로부터의 감시없이 자기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 졌을 때에만 민주적 선거가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살람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점령군의 총구가 우리를 겨누고 있는 한 선거는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이번 선거가 이라크에서 무언가 민주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세계에 보여 주고 싶어서 미국이 만든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많은 언론들이 수니파가 점령에 반대해서가 아니라 시아파 정권을 두려워해서 선거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한다고 말하자 그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시아파 정부를 두려워해서 선거를 보이콧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이라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점령을 종식시키고 더 나은 이라크를 만들기를 바라는 진정한 이라크 정부가 들어선다면 수니파 정부건 시아파 정부건 상관하지 않습니다.”(하이셈)

 

시아파인 하이셈은 언론이 흔히 보도하는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분열은 과장됐다고 말했다.
“그들은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습니다. 4월에 수니파 사람들이 팔루자에서 싸우고 있을 때 나자프의 시아파들도 팔루자의 투쟁을 지지하면서 함께 싸웠습니다. 그리고 8월에 나자프가 미군으로부터 공격당할 때 팔루자의 수니파 사람들은 나자프로 가서 함께 싸웠습니다.” 

 

살람은 “나는 수니파인데 내 아내는 시아파이며 우리는 오랫동안 같이 잘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수니파지만 우리 어머니는 시아파입니다. … 진정한 논점은 시아파 정부냐 수니파 정부냐가 아니라 미군 점령을 어떤 방법으로 끝내고 자유를 얻을 것인가입니다.” 하고 지적했다.
“물론 시아파 조직들이 이번 선거를 지지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많은 시아파 사람과 고위 성직자 들을 만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들은 선거로부터 이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 정부가 미군을 떠나라고 요구하기를 바라며 그것이 선거를 지지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선거에 반대하는 수니파의 입장을 존중합니다.”(하이셈)

 

하이셈과 살람은 대표적인 시아파 지도자인 알사드르가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다는 소식을 반겼다.[최근에는 중립을 지키기로 했다는 보도도 있다.] 그는 선거 참가를 종용하는 시아파 고위 지도자와 미군과 직접적 투쟁을 원하는 일부 사드르 운동 지지자들로부터 동시에 압력을 받아 왔다.
“처음에 사람들은 사드르가 막나가고 있다고, 상황을 신중하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그가 매우 훌륭한 저항조직을 이끌고 있고, 진정으로 이라크의 미래를 고민하고 점령을 끝내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하이셈)

 

살람은 수니파 최대 정당이자 선거 보이콧을 이끌고 있는 무슬림성직자협회에 속해 있다. 그는 이 정당도 알사드르를 지지한다고 말해 줬다.
“이슬람성직자협회는 알사드르가 훌륭한 이라크인이며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약 기회가 온다면 그를 이라크의 지도자로 선출하고 싶어합니다. 수니파인 내가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것을 보면 수니파와 시아파 분열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살람)

 

하이셈과 살람은 과거 후세인 시절 망명자들이 이라크에 돌아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는 것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와 알다와당 등 사담 후세인 시절 탄압을 받고 이란으로 망명했던 시아파 지도자들과 현 꼭두각시 정부 총리인 알라위같은 자들을 구분했다. 

 

“알다와당과 많은 시아파 성직자들은 후세인 통치 아래 고문을 받거나 살해되거나 강제 추방당했습니다. 그들 중 대다수는 이라크를 떠나 이란에서 오랫동안 지냈습니다. 이라크는 그들의 고국이며 그들은 돌아올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과거에 고통받았다고 지금 이라크를 통치할 권리가 자동으로 부여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이라크로부터 멀어져 있었고, 이라크를 더 잘 아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하이셈)
“불행히도 그들은 이라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에 살았던 사람들은 여기 살면서 고통받아 왔고,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압니다. 그들이 이라크를 통치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살람)
“알라위는 미국 점령을 위해 온갖 짓을 다 했습니다. 그는 팔루자 공격을 명령했고 수천 명을 죽인 것을 승인했습니다. 알라위와 아드난 파자치[꼭두각시 정부 대통령 후보였던 수니파 정치인] 등 다른 망명자들은 미국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저는 예전에 영국에 있을 때 이들을 본 적이 있어요. 그들은 천국같은 삶을 살면서 아무런 고통도 겪지 않았어요. 그들이 하는 일은 가끔씩 텔레비전에 출현해 ‘우리는 후세인에게 고통받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이 점령군과 돌아와 이라크를 통치하겠다고 말할 권리는 없습니다.”(하이셈)  

 

하이셈과 살람은 한국에 머무르면서 국제반전운동의 일부인 한국의 반전·반파병운동과 접촉하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는 이라크에 돌아가서 이라크인들을 염려하고 우리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마디 덧붙이고자 합니다. 많은 단체들이 이라크를 위해 정말 열심히 싸우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이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기를 바랍니다.”(하이셈)

 

살람은 이라크인에게 직접 반전운동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라크인들과 친구가 되세요. 당신은 이라크인들에게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점령 반대 투쟁을 알릴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러한 투쟁 소식이 이라크인들의 사기를 북돋울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파병연장안이 통과해도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 - 김용민

 

열린우리당이 파병연장동의안 처리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파병연장동의안 처리를 위해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개최했다.
놀랍게도, 이 날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1백50명 전원이 본회의에 참가했다. 이른바 파병 반대 의원들도 빠짐없이 참가했다.
4대 개혁법안 문제에서 우왕좌왕하며 후퇴와 타협을 거듭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처음 파병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보고는 이번에도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
‘조사단’이 실제 조사 활동을 벌인 기간은 고작 하루뿐이었고, 그나마 만난 사람들이라고는 친미 부역세력인 쿠르드 자치정부의 바르자니 총리나 미군 관계자들뿐이었다.
‘현지조사단’의 희망 섞인 보고가 무색하게도 이라크 북부 지역의 치안 상황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팔루자 대공세 이후 아르빌 인근의 모술에 저항세력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 12월 4일에는 아르빌에서 모술로 이동중이던 페쉬메르가(쿠르드족 민병대) 대원들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았고, 12일에는 아르빌에서 쿠르드민주당 간부를 겨냥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러한 공격은 쿠르드인들의 점령 부역 활동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분노를 반영한다.
예컨대 미군은 팔루자 공세 동안 이라크 북부 지역의 치안 유지에 쿠르드인들로 구성된 방위군을 적극 활용했다.

 

당연히, 아르빌에 주둔하며 미군 부역 세력 ― 쿠르드 자치정부와 쿠르드 민병대 ― 을 지원하고 있는 자이툰 부대 역시 언제든 저항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총선 전후 시기가 저항세력과 점령군 모두에게 전환점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 11월 초 자이툰 부대에게 선거 감시 활동을 요청했다.
지금처럼 저항이 격렬한 상황에서 평화적인 선거 감시 활동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선거 감시 활동 자체가 저항세력 색출이나 진압 작전의 다른 이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은 팔루자 학살이 총선을 치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는 30일 열린우리당은 파병연장동의안 처리를 다시 시도할 것이다. 국보법 문제에서 타협이 이뤄지면 한나라당 역시 연장동의안 처리에 동의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에 파병연장동의안이 통과한다 해도 노무현 정부가 이라크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점령이 계속되는 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계속될 것이고, 점령군이 빠진적 있는 수렁 역시 더욱 깊어질 것이다.

 

내년 3월 20일 국제 반전 운동은 다시 한 번 거대하게 기지개를 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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