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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국제공동반전행동에 함께합시다.


 

지난 1월 30일 이라크 총선이 끝난 직후 부시는 이라크 국민들이 총선을 통해서 자신의 자유의사를 표현했고 자유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듣도록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와 더불어 이라크침략을 주도했던 영국의 블레어 정권 역시 대언론 발표문을 통해 총선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으며 이라크가 좀더 희망적인 곳이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가하면 노무현 정권의 신임 이라크 대사인 장기호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상황이) 총선을 계기로 치안이 유지되고 안정화 되어간다' 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들 국제 테러리스트들의 동맹관계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으며, 그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미화시키려 한다는것은 충분히 예상할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선거는 점령당국의 전면적인 계엄령 하에서, 선거하지 않으면 식량배급이 끊길 것이라는 위협을 느끼는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성공적이고 평화적으로 치뤄졌다는 언론들의 발표와 달리 이날 약 2백60건의 저항세력의 공격이 있었는데 이는 점령이후 하루동안 있었던 공격으로는 최대건수에 해당합니다. 선거를 관리해야할 선관위는 엄중한 호위와 계엄령에도 불구하고 신변에 대한 위협때문에 이라크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투표 참가율도 58% 정도에 그치고 있는데, 얼핏보면 높은 수치인것 같지만 '억압에서 해방된 국민' 이 참여하는 투표율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낮습니다. 일례로 1994년 남아공 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종말을 고했을때는 85.5%가 선거에 참여했었던 사례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라크 국민들을 억압하는 점령당국의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국의 충실한 꼭두각시 노릇을 해왔던 이야드 알라위 임시총리는 단지 14% 의 득표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반면에 시아파 성직자인 알 시스타니가 후원하는 이라크통일연맹은 미국에 철수일자를 제시하라는 선거운동을 벌여 과반수 가까운 지지(48.5%)를 받으며 최대 규모의 정당으로 부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은 이라크 민중들이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것이 점령중단, 미군의 철수임을 명백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선거 직전(23일)에 조그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니파의 82퍼센트, 시아파의 69퍼센트가 미군의 즉각적인 철수 또는 정부 구성 후 철수를 지지했으며 53퍼센트의 이라크인들이 무장 공격이 정당한 저항 형태라고 대답했습니다. 선거 이후에도 저항세력의 공격이 약화되었다는 기미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전 운동의 일부는 선거를 통해 억압받아온 이라크 민중들의 열망이 실현되고 점령도 종식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오판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선거가 어느정도 이라크 사람들의 의지를 실현할수 있지 않을까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자치와 관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인들이 이 선거를 바탕으로 자치를 허락받을 길은 전혀 없습니다. 부시와 블레어는 점령이 계속될 것임을 명백히 했고, 미군은 최근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수를 적어도 향후 2년 동안 현재와 같은 수준인 12만 명 선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라크 전역에 14개의 영구주둔기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미군 점령당국이 이미 만들어 놓은 임시행정법이 실질적인 통치 법령 구실을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요 핵심 요직들 역시 미국에 의해 임명되고 교체될 것이며, 법관이나 검사들과 마찬가지로 사법위원회 역시 점령 당국에 의해 선발·심사·교육될 것이라는데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국의 후원을 받아온 망명객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것과 동시에 미국의 새로운 이라크대사인 존 네그로폰테 ( 온두라스 등 라틴아메리카에서 암살단을 배후조종한 경력이 있는 ) 에게 그 영향력을 강화시켜 줄 것입니다. 이라크 국민들의 열망이 선거를 통해 실현되리라는것은 순진한 착각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점령중단이 이라크 국민들의 핵심 요구이며, 이것을 실현할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전 세계 민중들의 대규모 저항운동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반전운동이 점령을 막지 못했으며 아무것도 쟁취하지 못했다는 패배의식에 여전히 젖어 있습니다. 그러나 미 제국주의가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있는것, 미국 공화당 안에서조차 철군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3인의 전직 장관들이 영국군이 12개월 내에 철수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것, 스페인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철군이나 파병취소를 결정하도록 만든 힘은 그러한 냉소주의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저항운동이 지금까지 쟁취해 온 성과들입니다.


지난 세계사회포럼에서 반전 전략 회의에 참가한 각국 반전 활동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 2년을 맞이하는 3·19­20 국제공동반전행동을 결의했습니다. 이 결정은 마지막 날 있었던 사회운동총회에서 지지를 받아 통과되었으며 이라크를 포함한 29개국에서 3·19­20 국제공동반전행동이 조직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뒷마당인 아르헨티나·브라질·베네수엘라와 같은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에서도 이와같은 행동들이 조직되고 있다는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오는 3월 20일은 소수 부유층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또 한번의 중요한 기회가 될것입니다. 3.20 국제반전공동행동에 함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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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5년 3월 20일 오후 3시

장소 : 서울 대학로

오시는 길 : 지하철 4 호선 혜화역 2 번 출구
연락처 : 018-503-7858 - 하이에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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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0 국제공동반전행동을 후원해 주십시오.


3.20 행동에 대한 후원이 절실합니다. 후원기금은 홍보물(포스터, 리플릿 등) 제작, 신문광고, 무대 및 음향 대여 등에 사용될 것입니다. 3.20 국제공동반전행동을 후원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재정 후원은 3월 20일 국제공동반전행동을 개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비록 작은 액수라고 해도 우리들의 힘으로 전쟁에 반대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역활을 하게 될것입니다.


후원계좌 : 국민은행 406201-01-075064 / 하나은행 356-910005-50207 (예금주 : 박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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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이라크 전쟁--1월 총선 이후 미국이 직면한 문제--Alex Callinicos

No 1939 Socialist Worker(영국) 2005년 2월 19일

전쟁과 점령

 

이라크 총선 이후

 미국이 당면한 문제들

이라크 여론에 대한 우리 지배자들의 거짓말에 속지 말라고 앨릭스 캘리니코스(Alex Callinicos)가 경고한다.


“마침내 수상이 이라크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는가?” 월요일 아침 라디오 4(Radio Four)의 《투데이 프로그램 Today Programme》에서 제임스 노티(James Naughtie)가 이렇게 물었다.

  다우닝가(Downing Street) 10번지의 대언론 발표문은 이구동성으로 한결같이 “그렇다!”고 떠들고 있다.

  많은 기자들이 그 내용을 되풀이 말했다. 예를 들어, 제임스 블리츠(James Blitz)는 지난주에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이렇게 썼다. “행운의 여신이 다시 수상에게 미소 짓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노동당이 잘못 할 수 있다고 의심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 지난달에 총선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이후 이라크가 좀더 희망적인 곳으로--적어도 지금까지는-- 바뀐 것 같다.”

  백악관과 다우닝가가 총선을 이라크 점령의 성공 사례로 덧칠하려 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사태를 더 잘 파악해야만 하는 다수 인사들, 예를 들어 좌익 철학자들인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와 노먼 제라스(Norman Geras) 등이 총선을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축하했다는 점이다. 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첫째로, 부시는 이 선거를 원하지 않았다. 그와 그가 임명한 전직 총독 폴 브레머(Paul Bremer)는 자신들이 임명한 의회가 정부를 선출하고 이라크 영구 헌법을 제정하기를 원했다.

  작년 1월에 이라크의 유력한 쉬아파 무슬림 성직자인 그랜드 아야톨라(Grand Ayatollah) 알리 알-시스타니(Ali al-Sistani)가 대중적 항의를 호소했고, 점령군은 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부시와 브레머는 어쩔 수 없이 선거를 허용했지만 최대한 일정을 연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라크 국민을 옥죄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시와 블레어가 선택한 후보 이야드 알라위(Iyad Allawi)는 전체 투표수 가운데 14%밖에 얻지 못했다.

  시스타니가 지원하는 이라크통일연맹(United Iraqi Alliance; UIA)은 미국에 이라크 철수 일정을 제시하라는 선거 운동을 벌여 48.5%를 획득했다. UIA가 확보한 최대 규모의 단일 의석은 작년에 미국이 생사 불문하고 지명수배했던 급진 쉬아파 지도자 목타다 알-사드르(Moqtada al-Sadr)의 지지자들이다.

  월요일에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논평했다. “미국의 [이라크] 개입 사태에서 가장 커다란 아이러니 중의 하나는 이라크인들이 …… 투표장에 가서 강력한 종교적 기반을 가진 정부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웃 이슬람 공화국인 [이란과] 단단히 결연하고 있다. 이것은 행정부가 그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라크 정책 속에서 결코 기대하지 않았던 수순이다. 미국 및 지역 전문가들의 말로는 그 비용이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더욱더 중요한 사실은 투표 참가자가 58%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영국에서라면 이 수치가 높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 자유 민주 정체의 기준에서 볼 때, 특히 진정한 선거권이 최근에야 쟁취된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이것은 낮은 수준이다.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종말을 고했을 때 투표 연령 인구의 85.5%가 선거에 참여했다.

  물론 이라크의 투표 참가율이 낮았던 까닭은 이 나라 중부 지방에서 대규모 선거 보이콧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라크 중부 지방은 무장 저항 세력이 가장 강력한 곳이다. 이 지역마저 투표에 참여했더라면 미국 앞잡이들의 득표수는 훨씬 더 떨어졌을 것이다.

  선거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마지막 요점은 민주주의가 자치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인들이 이 선거를 바탕으로 자치를 허락받을 길은 전혀 없다.

  부시와 블레어는 점령이 계속될 것임을 명백히 했다. 부시는 선거가 끝난 다음에 “일정 같은 건 없다”고 말했다. 미군은 최근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수를 적어도 향후 2년 동안 현재와 같은 수준인 12만 명 선에서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선거 결과 극단적으로 쪼개진 국회가 만들어졌다. UIA는 과반수를 장악하지 못할 것이며, 그 자체가 연합이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이라크의 진짜 지배자인 미국 대사 존 네그로폰테(John Negroponte)가 상당한 기동의 여지를 확보할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백악관의 지령을 받게 될 이라크 내각을 만들고 조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흐메드 찰라비(Ahmed Chalabi)와 같은 구닥다리 인사가 수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사태의 진행 추이를 파악할 수 있다.

  미국 신보수주의자들의 친구이자 사기꾼인 찰라비는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동원된 허위 정보를 제공했지만 후에 미국과 사이가 벌어졌고 지금은 UIA의 지도자다.

  점령 정부는 미국식 자유 시장 자본주의의 지배권을 확고히 하는 정책 방침에 따라 이라크 사회를 재구조화하려고도 애쓰고 있다.

  2004년 4월에 브레머는 훈령 81조(Order 81)를 발표했다. 이라크 농부들이 수천 년간 자유롭게 종자를 재배하고 저장해 오던 관습을 초국적 기업들의 “지적 재산권”이라고 선언하며 금지한 것이다.

  부시와 블레어가 이런 정책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커다란 문제는 이라크 국민의 반발이다. 선거는 점령에 저항하는 사람들 사이의 분열상도 드러내주었다.

  특히 쉬아파가 우세한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는 다수가 선거를 점령을 종식하는 최선의 방책으로 이해했다. 대부분의 순니파 아랍족이 거주하는 이라크 중부에서는 절대적이라고까지는 못 해도 다수가 무장 저항 세력과의 연대감을 표명하는 가운데 선거 보이콧을 결정했다.

  점령 당국은 쉬아파 및 순니파 아랍족, 그리고 북부의 쿠르드족 사이의 분열을 조장해 왔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이라크 정치를 파악하는 것은 오류다.

  예를 들어, 급진적 쉬아파 이슬람교를 신봉하며 선거에 참여했던 사드르 지지자들과, 저항 세력을 지지하며 선거를 보이콧했던 순니파 무슬림 학자들 연합(Sunni Association of Muslim Scholars) 사이의 접촉이 최근 며칠 사이에 있었다.

  어쨌든 점령에 저항하는 무장 투쟁이 줄었다는 징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왜 그럴까? 이라크인들이 투쟁하는 이유는 그들의 조국이 외국 점령하에 놓여 있고 선거가 이 상황을 바꾸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전 세계 반전 운동 세력의 어깨에 엄청난 책임을 부여한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고 한국--옮긴이 추가] 같은 점령국들에서 특히 그렇다.

  투쟁을 끝내고 이라크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기회를 부여하는 유일한 방법은 점령을 끝장내고 군대를 철수시키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해 부시와 블레어의 낯짝에서 느끼한 미소를 제거하기 위한 다음 방안은 3월 19일과 20일 점령에 반대하는 전 세계의 항의 행동을 대규모로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 앨릭스 캘리니코스는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책갈피 출판사에서 나온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 The New Mandarins of American Power》도 그 중 한 권이다.


★ 政明爲 옮김/sumbol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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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진보적 대학생이 꼭 알아야 할 10가지 주제

 



'진보적 대학생이 꼭 알아야 할 10가지 주제' 토론회 에서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 이라크 점령, 좀처럼 헤어날수 없는 빈곤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참여한 분들과 함께 '어떻게 할 것인가' 를 고민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방안을 '비정규직 보호법' 이라 이름짓고 통과하려는 모습들에서 보이듯이 권력자들은 우리의 절박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기만하려고만 합니다. 토론회에 함께해서 서로의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진정한 우리들의 대안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설마, 대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안 오시는건 아니시겠죠? 다루고 있는 주제들을 보면 대학생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따로 말씀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듯...^^  저도 대학생은 아니지만 살짝 끼여볼려고 합니다. 함께 하실 분들은 아래 연락처로 전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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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3월 5일(토요일)- 6일(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장소: 고려대학교 자연계 캠퍼스 과학 도서관 5층 강당

오시는 길 : 지하철 6호선 안암역 4번 출구

연락처 : 하이에나새끼 : 018-503-7858
참가비: 하루 5000원 / 이틀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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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가 한국 교육에 대해 말한다   홍세화(한겨레 기획위원)


 

대학인 후배들에게 전하는 손석춘의 R통신   손석춘(전 한겨레 논설위원)


 

과학과 현대 사회    최무영(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고등과학원 겸직 교수)


 

미국의 이라크 침략 2년 :
우리가 이라크 점령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김민웅(프레시안 기획위원, 성공회대 겸임교수)


 

이주노동자로부터 듣는다 :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마숨(이주노동자 활동가), 라디카(네팔 출신 여성 이주노동자)


 

오늘날의 여성 해방   연사 섭외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심상정 초청 강연회 :
노동자 국회의원의 11개월
   심상정(민주노동당 국회의원)


 

기업 세계화와 깊어지는 빈곤의 늪   우석균(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등


 

점점 심각해지는 환경, 무엇이 문제인가?   이필렬(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교수)


 

맑스주의는 오늘날에도 유효한가?   최일붕(다함께 운영위원이자 신문 편집자)


 

비디오 상영 - 제5차 세계사회포럼의 다체로운 모습을 담은 비디오 상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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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개악안 저지하라

다함께 49 호

비정규직 개악안 저지하라 - 강철구

http://www.alltogether.or.kr/

 

비정규직 개악안 저지하라

   

2월 1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충돌 사건이 일어나자 사용자들과 그들의 정치인·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민주노총 죽이기에 발벗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거리의 폭력 단체와 다를 게 없다”고 민주노총 비정규 현장파들을 비난했다. 10만 명 이상의 이라크인들을 죽인 전쟁광 조지 W 부시를 지지하고 노동자 파업에 경찰력을 동원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조선일보>가 ‘폭력’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열린우리당 의원 이목희는 민주노총 비정규 현장파들을 “국민 대중의 요구와 소망에 관심 없고 비정규직과 중소 영세 노동자들의 삶의 고통에 관심이 없”는 “과격 맹동주의자”로 비난했다.

그러나 기업주들과 그들의 이윤을 위해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시키고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시키려는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열린우리당 등 권력자들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요구와 소망에는 관심도 없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혈한들이다. 

기업주들은 이참에 노동운동의 전투성을 거세해 민주노총을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합리적 노동운동’으로 길들이려 한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언론매체들인 <조선일보>는 민주노총은 “노동철학과 운동노선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했고, <중앙일보>는 “자진해체까지 포함해 내부적인 자성을 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유감이게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진상조사를 실시해 노동운동 내에 비민주적 요소를 뿌리뽑고 조직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단상 점거 농성을 한 일부 활동가들을 민주노총의 건강성을 깨뜨린 ‘비민주적’ 세력인 것처럼 묘사했다. 

설상가상으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도 도덕성과 민주성을 저버렸다며 그 활동가들의 ‘폭력 행위’를 비난했다.

일부 활동가들이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한 행동이 설사 문제였다손 치더라도 그 문제의 발단은 주로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하는 기업인들과 그들의 정부에 있고, 부차적으로는 상황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비정규직 개악안에 맞서 대중 투쟁을 건설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 사회적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더 주력한 민주노총 이수호 지도부에 있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 개악안에 반대해 대중 투쟁을 건설하자는 좌파 활동가들은 강력히 반발했고 그 와중에 안타깝게도 대의원대회에서 충돌이 벌어진 것이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정부가 “비정규 개악(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노사정 대표자회의와 관련한 모든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금 상황은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1월 31일 당정협의에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 개악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교섭에 연연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이수호 집행부는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는 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2월 비정규직 개악안을 막아 내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교섭안이 대의원대회에서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노동조합이 정부와 사장을 상대로 사회적 교섭을 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부가 공격을 감행하려 하는 지금 상황에서 정부와의 협상에 연연한다면 정부에 맞서는 실질적 대중 투쟁을 조직하기 어렵다.

민주노총 대중 투쟁의 여파 속에서 열리는 것이 아닌 노사정위는 정부가 민주노총 지도부의 손발을 묶어 놓고 현장 노동자들을 손쉽게 공격하기 위한 덫이다.    

지금 같은 경제 위기의 시기에 사용자들은 좀체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 강력한 대중 투쟁, 특히 이윤에 타격을 가하는 대중 파업에 기반할 때만 교섭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고 실질적인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은 2월 7일 인터넷 언론 매체 <프로메테우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미 2월 총파업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회적 교섭을 통해 법안 처리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설사 ‘2월 총파업’ 조직이 거의 불가능해진 듯하더라도 현장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대중 투쟁의 필요성을 호소해서 투쟁을 이끄는 게 제대로 된 지도부의 임무이다. 대중 투쟁보다 사회적 교섭에 더 의존하는 것은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수봉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환노위 간사인 이목희와 국무총리 이해찬이 “사회적 교섭안이 통과된다면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이해찬은 2월 3일 민주노동당 지도부를 만나 비정규직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환노위 소속 여당 의원은 “비정규직 법안이 3∼4월 임단협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통과되지 않으면 많은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며 “파견법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서라도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것이 환노위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장관 김대환은 2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정규법안을 놓고 다시 대화 채널을 가동할 생각이 있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벌써 2년 이상 논의를 했고 노사가 합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그럴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국회 시계에 맞춰 처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월 1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 임종석도 “비정규직, 출자총액제한제 등 경제 현안과 관련된 법안의 우선 처리가 (이번 임시 국회에서) 첫번째 원칙”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법’안은 비정규직 보호는커녕 기존의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비정규직 확산법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파견노동을 전면 허용한 뒤 69만 명이던 파견노동자 수가 2002년에는 2백13만 명으로 증가했다.

만약 정부의 비정규직법이 통과되면 정규직이 되겠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은 산산조각날 것이다. 이미 8백16만 명이나 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신규 일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채워질 것이고, 노동자들은 4대 보험도, 연월차도, 퇴직금도 없는 열악한 조건에서 저임금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어제의 정규직이 오늘의 비정규직이 되고 오늘의 비정규직이 내일의 실업자가 될 수 있는 불안정한 미래가 수백만 노동 대중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게 될 것이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2월 7일 담화문을 통해 이렇게 투쟁을 호소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인 비정규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을 지난 1월 21일 [대의원대회에서] 우리는 굳건히 결의한 바 있습니다.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해서 우리 투쟁의 고삐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현장 조합원들은 전체 노동자들의 미래를 위해 지도자의 이 말을 뒷받침하기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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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 중단이 여전히 핵심 요구다

다함께 49 호

점령 중단이 여전히 핵심 요구다 - 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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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 중단이 여전히 핵심 요구다

 

“오늘 이라크 국민은 세계에 자기 의사를 표현했고 세계는 중동의 중심에서 나오는 자유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이라크 총선이 끝난 직후 부시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이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었다고 말한다. 총선 직후 TV와 신문들은 투표를 위해 줄 서 있는 이라크인들 ― 미리 고른 투표소를 촬영한 ― 의 모습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 총선은 “민주주의”나 “자유” 따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른바 “자유 투표”는 전면적인 계엄령 하에서 진행됐다. 많은 지역에서 야간 통행금지 조치가 시행됐는데, 위반 시에는 사살해도 무방했다. 공항, 항만, 도로가 폐쇄됐다.

선거를 관리해야 할 ‘이라크독립선관위’(이름과는 달리 미국이 만들었다)는 신변 위협 때문에 아예 이라크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30만 명에 이르는 점령군과 이라크 군경이 사실상 선거를 관리했다. 모술에서는 미군이 직접 투표함을 운반했다.

바그다드에 사는 아민 하자르는 이렇게 말했다. “(투표에 참가하지 않으면) 식량배급이 중단될까 봐 투표에 참가한다. 식량배급이 중단된다면 나와 우리 가족은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

선거 당일 무장 저항이 크게 줄었다는 주류 언론들의 보도와는 달리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이날 약 2백60건의 공격이 있었다. 이것은 점령이 시작된 이후 하루 공격으로는 최대 건수다. 선거 이후에도 저항세력의 공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새로 “선출된” 이라크 정부의 무기력이 드러날수록 점령군과 새 정부 모두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새로운 선거에도 불구하고 미군 점령당국이 이미 만들어 놓은 임시행정법이 실질적인 통치 법령 구실을 할 것이다. 

치안 장관, 공공 감찰부 장관, 통신·언론 장관 등 주요 핵심 요직들은 미국에 의해 임명되고 교체될 것이다. 이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이는 해임될 수 없다.

법관이나 검사들과 마찬가지로 사법위원회 역시 점령 당국에 의해 선발·심사·교육될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국의 후원을 받아온 망명객들이 이들을 지배할 것이다.

선거 따위는 아랑곳없이 미국은 14개의 영구 주둔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할 때까지 ― 또는 쫓겨날 때까지 ―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미국은 선거를 원하지 않았다. 이라크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 지도자들의 압력 때문에 마지못해 선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시아파 지도자들은 선거가 전쟁 이후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국은 선거 일정에 동의하는 것과 동시에, 선거를 무용지물로 만들기 시작했다.

국제 반전 운동의 일부는 미국이 처음에 선거 시행을 거부했던 것이 이라크인들의 ― 적어도 오랫 동안 억압받아 온 시아파 대중의 ― 진정한 열망이 선거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는 반증이라고 오판했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적인 형세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선거는 궁지에 몰린 미국이 수니파의 봉기로부터 다수 시아파를 분리시킴으로써 숨 돌릴 틈을 만들어 줬을 뿐이다.  


 

발표된 이라크 총선 결과에 따르면, 새로 구성되는 제헌의회에서 ‘통일이라크연맹(UIA)’ ― 이라크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알리 알 시스타니가 후원하는 시아파 정당과 정치인들의 연합 ― 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친미 끄나불인 알라위는 고작 13퍼센트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예상대로 수니파 거주 지역에서의 투표율은 매우 낮았다. 20만 명이 거주하는 사마라에서 겨우 1천4백 명만이 투표에 참가했다.

선거 전에 통일이라크연맹의 지도적 인물들은 선거가 미국을 이라크에서 몰아내는 과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그들은 점령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통일이라크연맹의 지도자들은 선거 기간 중에 강령에서 미군 철수 일정 제시 요구를 제외했다. 알 다와 당 ― 통일이라크연맹에 소속돼 있는 ― 의 지도자인 이브라힘 자파리는 “미국이 너무 빨리 철수하게 되면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선거에서 통일이라크연맹을 지지한 시아파 대중은 미군 점령의 지속을 위해 투표한 것이 아니다.

시아파들은 수니파만큼이나 미군을 싫어한다. 선거 직전(23일)에 조그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니파의 82퍼센트, 시아파의 69퍼센트가 미군의 즉각적인 철수 또는 정부 구성 후 철수를 지지했다.

놀랍게도, 53퍼센트의 이라크인들이 무장 공격이 정당한 저항 형태라고 대답했다.


 

만일 통일이라크연맹이 새 정부의 얼굴 노릇을 하게 된다면(아마도 그러겠지만), 시아파 내부의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다. 미군 철수를 원하는 다수의 시아파 대중과 타협을 원하는 온건한 지도자들 사이의 갈등이 그것이다. 급진 시아파 지도자인 알 사드르는 이번 1월 30일 선거 때 보이코트를 선언했고, 더는 점령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변인 알 자르카니는 “이라크인들은 철군 일정, 안전, 일자리 그리고 공공 서비스를 원한다”고 말한다.

“만약 새로 선출된 정부가 이라크인들을 위한 최상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면 우리는 정부를 따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가장 강력한 반정부 세력이 될 것이다.”

미 제국주의의 역사가 흔히 그래 왔듯이 이번 선거는 불법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사기극에 불과하다. 이라크인들을 위한 진정한 민주주의는 오직 점령군 철수와 함께 시작될 수 있다. 따라서 이라크 점령 중단은 3월 20일에 국제 반전 운동이 여전히 외쳐야 하는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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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쩔매는 미국의 처지를 드러내다 / 북한의 핵 보유를 어떻게 볼 것인가

다함께 49 호

쩔쩔매는 미국의 처지를 드러내다 / 북한의 핵 보유를 어떻게 볼 것인가 - 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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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쩔매는 미국의 처지를 드러내다

 

김하영 ≪국제주의 시각에서 본 한반도≫(책벌레)의 저자




 

북한 외무성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참가 중단을 선언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발표 자체는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북한이 2002년부터 여러 차례 핵무기 보유를 암시해 온 터라, 나처럼 그 전부터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주장해 온 사람이 아니라도 꽤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이 소식에 면역돼 있었다.

나는 시민·사회운동 진영이 특히 주목하고 있지 않은 중요한 관전 포인트를 하나 제시하고 싶다. 사실, 이 점이 북한 핵무기 보유 발언의 파장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가장 고소한 대목이다.

그것은 “유일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이 얼마나 무참히 체면을 잃고 있고, 얼마나 처참히 위신 실추를 맛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의 초강대국 이미지에 비춰보면 적어도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에 불호령을 내리고,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심지어 군사 위협도 할 법했다. 부시 재선 직후 시민·민중운동 진영을 휩쓴 과장된 한반도 위기설에 비춰보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로 백악관은 “오래 전부터 들어온 레토릭(수사)”일 뿐이라며 “위기는 없다”고 오히려 사태를 축소하려 들었다.

미국 제국주의의 힘을 막강하게 그리려는 언론들 덕분에 미국의 군색한 처지는 ‘북한의 책략에 놀아나지 않으려는 의도되고 계산된 고도의 무시 전략’인 양 포장됐다. 하지만 이 얄팍한 솜씨를 한꺼풀만 들춰내면 우리는 궁지에 몰린 고양이 톰처럼 쩔쩔매는 미국 지배자들과 마주치게 된다.

핵무기가 없다고 이라크가 말했을 때 거짓말 말라며 융단 폭격을 퍼부었던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지금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고 미국의 핵확산금지 정책에 정면 대들고 있는데도 도리어 “북한이 핵을 가졌는지 안 가졌는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때 그때 달라요” 하는 코미디 대사처럼 이제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응징’ 정책은 누구의 눈에도 원칙도 대의도 없어 보인다. 이것은 최근 북한과 이란 핵 문제의 대조에서 다시 한번 선명하게 드러났다.

국무장관 라이스는 “이란 핵 문제가 북한 핵보유 선언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핵무기를 만들지 않았다”며 평화적 핵 이용을 주장하는 이란에 대해서는 위협을 퍼붓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호전적’으로 선언한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를 촉구하는 미국의 어처구니없는 모순을 지켜보고 있다.

물론 미국은 자신의 체면을 사정없이 구겨놓은 보잘것없는 작은 나라 북한에 폭격이라도 쏟아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라크 점령과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질서의 재편을 위한 개입만으로도 힘이 부친 터라 북한에 대해 군사적 개입을 확대할 수 없는 처지다. 정확히 말해, 부시 정부 1기 4년 내내, 특히 이라크 침공 이래 이런 상황이었다.

시민·사회운동 단체들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대북 위협, 날로 증대하는 전쟁 위협이 낳은 결과라는 데 대체로 입을 모은다.

하지만 북한이 핵 보유 선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현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쟁 등 무력 수단을 동원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북한이 매우 잘 알고 있”(리둔추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기 때문이었다.

북한 외무성 성명이 발표된 다음 날인 2월 11일 <노동신문> 논평에서도 이런 인식이 얼핏 엿보인다. “미국이 큰소리를 치면서 으르렁대지만 공화국의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한치의 땅도 다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중동에 발이 묶인 미국의 취약한 처지를 이용해 핵 보유 선언을 함으로써 시간끌기만 하는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에 압박을 가하고 북미간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든 그것은 미국과 북한이라는 두 국가간 세력 관계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 전후 과정이 보여 준 것처럼 전 세계에 대한 미국 제국주의의 지배력은 주로 이라크와 중동에서 결판날 것이다.

 

북한의 핵 보유를 어떻게 볼 것인가

 

북한의 핵무장을 지지할 수는 없다. 북한은 지금 아주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미국의 위협이 북한의 핵무장을 부추겨 왔음도 알아야 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전략전술핵 보유국이고,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한 적이 있는 유일한 국가이며,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 핵무기 사용을 위협해 왔다.

브루스 커밍스는 지난해 12월 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동북아시아 공군력과 핵전략이 북한의 국가안보전략 수립에서 핵심적 요소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 <뉴욕 타임스>는 “미국 과학자들이 차세대 핵무기 디자인 개발에 착수해 탄두를 개발하고 있다”고 폭로하며 “중소 규모 나라들이 스스로 핵무기를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려도 놀랄 게 없다”고 미국의 위선을 꼬집은 바 있다.

참여연대처럼 북한과 미국을 똑같은 강도로 비난(양비론)하는 것은 핵무기 1만 개나 1개나 똑같이 위험하다는 식의 추상적 접근이다.

한편, 통일운동 단체들은 대체로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당연한 대응”(통일연대)이라며 북한에 대한 무비판적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핵무기 보유를 통해 제국주의로부터 평화와 체제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소련은 핵무기를 수천 기나 가지고 있었지만 무기 경쟁이 오히려 소련 붕괴를 재촉했고 수많은 민중을 궁핍 속에 밀어넣었다.

더구나 핵무기는 다른 나라의 평범한 노동자·민중을 위협한다. 서로 다른 나라의 노동자·민중을 겨냥하고 있는 핵탄두가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통해서만 제국주의를 패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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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세계사회포럼의 중요한 성과 - 국제 반전 운동이 3·19­/20 행동을 결의하다

다함께  WSF특집 호

5차 세계사회포럼의 중요한 성과 - 국제 반전 운동이 3·19­/20 행동을 결의하다 - 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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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세계사회포럼의 중요한 성과 - 국제 반전 운동이 3·19­/20 행동을 결의하다

 

세계사회포럼의 우파 지도자들   예컨대 브라질의 치코 휘태커나 프랑스의 베르나르 까쌍은 세계사회포럼이 운동이어서는 안 되고 ‘수평적 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세계사회포럼 조직위원회는 이라크 전쟁 쟁점을 부각시키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세계사회포럼은 반전 운동 토론과 논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을 뿐 아니라, 역사적인 2003년 2·15 시위와 이라크 침략 1년에 항의한 2004년 3·20 시위 조직 등 중요한 행동들이 거기서 호소돼 왔다. 이번 포럼에서도 많은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고, 중요한 국제 행동이 결의됐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의 각종 반전 토론회에서는 크게 세 가지 문제를 둘러싸고 논점이 형성됐다.

첫번째는 반전 운동 일각에서 광범하게 존재하는 비관주의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우리 운동이 전쟁을 막지도 못했고 점령을 종식시키지도 못했다며 운동의 앞날에 대한 패배감을 표시했다.

영국 전쟁저지연합의 크리스 나인햄은 “우리는 지금 모순된 상황에 처해 있다. 한편으로 미국 제국주의와 점령군은 엄청난 위기에 빠져 있다. 미국 공화당 안에서조차 철군 주장이 나오고 있고, 영국에서는 3인의 전직 장관들이 영국군이 12개월 내에 철수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 운동 안에는 우리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는 환멸감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운동은 지금까지 많은 것을 성취했다. 우리는 대서양 동맹을 분열시켰고, 기성 정치체제를 뒤흔들었다. 또, 스페인 등이 왜 군대를 철군했겠는가? 역시 반전운동 때문이었다.” 하고 지적했다.  

두번째는 이라크 저항세력을 어떻게 볼 것인지였다. 이 문제에는 두 가지 극단적 입장이 존재했다. 하나는 반전운동이 이라크의 비폭력 저항만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운동의 동원 구호에 ‘이라크 무장 저항 지지’를 넣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바르게도 많은 참가자들은 반전 운동이 이 문제 때문에 분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인햄은 “나는 개인적으로 무장 저항을 지지한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운동의 구호로 넣는 것에는 반대한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적이거나 개인적인 이유에서 평화주의를 지지한다. ‘무장 저항지지’ 구호는 이런 사람들이 운동에 참가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에 채택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최대한의 단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번째는 2.15 같은 대규모 시위와 정부청사나 점령 참가 기업 점거 등 직접행동 중 어느 것에 우위를 두어야 하는지였다. 소수 활동가들은 지금이 직접행동에 집중할 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것은 ‘남반구초점’ 활동가 허버트 도체의 지적이었다.

그는 “두 가지 행동이 서로 경쟁 관계일 필요는 없다. 많은 나라들에서는 두 가지 행동이 병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현실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가 없었다면 소수의 직접행동이 그냥 무시당했을 것이다. 따라서 둘은 모순적이지 않지만 어느 행동이 더 중요한지는 명백하다.” 


 

반전 전략 회의에서는 미국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음을 보여 주는 안건이 결정됐다. 국제 반전 운동은 점령에 참가하기를 거부하는 사병들을 방어하기로 결정했다.

수니파와 시아파와 세속적 정치단체들도 포괄하고 있는 광범한 점령 반대 연합체의 지도자 자와드 할리시 촌장은 이 회의에 참가해 이라크 총선의 실상을 폭로했다. 그는 1920년대에 영국 점령군에 맞선 저항을 이끈 이라크인 영웅의 아들이기도 하다.

“조지 부시는 투표일 전에 이미 선거 결과를 예정해 놓았다. 이번 총선은 이라크 민중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 조지 부시를 위한 선거였다.”

이전 세계사회포럼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국제적 행동이 결의됐다. 반전 전략 회의에 참가한 각국 반전 활동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 2년을 맞이하는 3·19­20 국제공동반전행동을 결의했다. 이 결정은 마지막 날 있었던 사회운동총회에서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회의장에서 발표된 것을 보면 3월 19­20일 시위가 조직되고 있는 나라는 이라크를 포함한 29개국이었다.

특히 아르헨티나·브라질·베네수엘라와 같은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에서도 행동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것은 중요하다. 미국의 뒷마당에서 벌어지는 반전 시위는 국제 반전 운동에 중요한 자신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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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말하는 세계사회포럼의 성과와 과제

다함께 WSF특집 호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말하는 세계사회포럼의 성과와 과제 - 알렉스 캘리니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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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말하는 세계사회포럼의 성과와 과제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이번 세계사회포럼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운동이 극복해야 하는 부정적 측면도 존재했다고 지적한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영국의 혁명적 맑스주의 단체인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자, ≪반자본주의 선언≫(책갈피)의 저자이다.

 


 

Q 이번 5차 세계사회포럼의 의의와 성과는 무엇입니까? 4차 뭄바이 세계사회포럼과 비교해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여러 가지 점에서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일단 규모가 매우 컸습니다. 15만 명 정도가 등록했습니다. 개막 행진에는 20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운동의 역동성과 다양성이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사상과 행동을 열망하는 브라질 젊은이들의 열정은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반전 총회와 사회운동 총회에서는 3월 19∼20일을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국제 행동의 날로 삼자는 제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습니다. 어떤 점에서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작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 비해 후퇴했습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첫째, 자신의 정치 의제를 위해 세계사회포럼을 이용하려는 룰라 정부의 강력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세계사회포럼 헌장은 정치 정당의 참가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룰라는 포럼 첫 날 세계 빈곤에 관한 대규모 세미나에 참가했고, 이것은 사실상 노동자당(PT)의 집회였습니다.

이것은 단지 브라질만의 맥락은 아닙니다. 먼저 브라질 맥락에서 보면 브라질 노동자 운동과 여타 운동은 룰라 정부의 소위 신자유주의 개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분열해 있습니다.

둘째, 세계적 규모에서 보면 블레어 영국 총리, 슈뢰더 독일 총리, 룰라 대통령 등 제3의 길 정치인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잃은 정치적 기반을 만회하기 위해 자신들이 세계 빈곤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듯이 보이고 싶어합니다.

블레어는 이라크 전쟁으로 불신받고 있고, 이제 그것을 만회하려 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것이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올해 7월 스코틀랜드 G8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이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해 반자본주의 운동의 의제를 도용하는 것을 계속 보게 될 것입니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이를 용인한 세계사회포럼 조직자들은 혹독하게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물론 그들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엄청난 압력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은 매우 심각한 후퇴였습니다.

두번째 부정적인 측면은 포럼이 대단히 파편화된 방식으로 조직된 것입니다.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은 대규모 개막식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10만여 명의 사람들이 이라크 전쟁과 점령에 초점을 맞춘 아룬다티 로이와 영국의 제레미 코빈[노동당 반전 의원] 같은 사람들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올해에는 개막 행진이 있었지만 공통의 기념식이나 행사가 없었습니다.

룰라와 베네수엘라 대통령 차베스를 위한 대규모 집회는 세계사회포럼 내 좌파와 우파 간 분열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단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는 없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이 주제별 영역에 따라 공간적으로 분리되는 바람에, 일례로 전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문화나 환경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나는 이것이 치명적인 약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운동의 커다란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Q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여러 논쟁들이 있었습니다.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부분적으로는 앞서 말했던 이유 때문에, 그리고 부분적으로 세계사회포럼 자체의 성격 때문에 어떤 논쟁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총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항의 세계화’가 조직했던 흥미로운 토론 중 하나는 나와 존 홀러웨이의 논쟁이었는데, 수백 명의 브라질 젊은이와 아르헨티나인 들이 혁명적 맑스주의자와 자율주의자 사이의 논쟁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논쟁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논쟁에서 혁명적 맑스주의자가 상당히 잘 해냈다고 해서 우쭐해서는 안 됩니다. 홀러웨이는 마이클 하트와 안토니오 네그리와 함께, 룰라와 차베스의 연설을 제외하면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가장 규모가 큰 토론회에서 연설했기 때문입니다. 주로 젊고 매우 열정적인 1천∼2천 명의 사람들이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PT 같은 개량주의 정당의 우경화와 많은 극좌파의 종파주의를 볼 때, 매우 모호하지만 동시에 외관상 민주적인 자율주의 정치가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Q 현재 라틴 아메리카에서 자율주의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또, 자율주의가 라틴아메리카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나는 이미 앞에서 대부분의 이유를 지적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사회포럼에서 사상과 행동을 바라는 많은 브라질 젊은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심지어 브라질에서 가장 훌륭한 급진좌파 단체조차 이들과 성공적으로 관계 맺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든, 비유적으로든, 당 깃발을 흔드는 전통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브라질에서 가장 흥미로운 조직은 ‘사회주의와 자유의 당’[P-SoL]인데, P-SoL 사람들조차 세계사회포럼에서 일어나는 논쟁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왜 많은 젊은이들이 홀러웨이와 네그리 같은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과거의 전통과 단절되는 새로운 정치적 언어를 제공하고,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Q 미국이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 있음에도 반전운동 내부에는 비관주의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모순된 상황인데, 왜 그렇습니까?


 

현재 반전 운동이 위기에 빠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바그다드 함락 이후 많은 나라들에서 반전 연합체들이 운동을 중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운동의 탄력을 상실했습니다.

둘째, 점령에 맞선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를 침략해서는 안 되었지만 일단 침략한 이상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미국이 철수하면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하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에는 답이 있습니다. 이라크 사회에 그런 혼란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 바로 미국·영국·한국 군대 등 외국 군대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여전히 어려운 주장입니다.

셋째, 부시의 재선, 아니 전에 정당하게 당선되지 않았으니까, 부시의 초선 때문에 특히  많은 미국인들이 사기저하됐습니다. 반전 운동의 주요 지도부인 평화정의연합(UfPJ)은 민주당의 존 케리를 지지했습니다. 케리는 부시 못지 않은 찬전 후보였기 때문에 이것은 어리석은 결정이었고, 따라서 그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런 결정은 두 가지 결과를 낳았습니다. 첫째, 그들은 몇 달 동안 실질적인 반전 운동을 조직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부시가 이겼을 때 그들은 실망하고 당황했습니다.

나는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긍정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전 세계 반전 활동가들이 어떻게 반전 운동에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인지를 두고 서로 토론을 벌인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PT가 주도하려는 노력이 여러모로 엿보였습니다. 그러나 모순이게도, 세계사회포럼은 정당 배제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운동과 정당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정당을 배제하는 포르투 알레그레 헌장이 항상 위선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PT는 이번뿐 아니라 과거에도 세계사회포럼에 개입했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는 정당 배제 원칙 아래  엄청난 위선이 저질러졌습니다. 나는 잘 알려진 사회주의노동자당[SWP] 당원이고 유럽사회포럼 프로세스에 적극 참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나를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사회포럼 프로세스에는 가령 프랑스 공산당이나 이탈리아 리폰다찌오네 코무니스타[재건공산당] 같은 급진좌파 또는 중도좌파 조직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것이 말도 안 되는 이중잣대이며 신자유주의와 전쟁 반대를 말과 행동을 통해 입증한 급진좌파 정당들이 운동에서 정당한 자리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룰라와 PT가 한 구실은 포르투 알레그레 헌장을 기만적으로 위반한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급진좌파 정당이 아니라 ‘사회 자유주의적’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정당이 헌장을 위반했습니다.

따라서 단지 모순과 터무니없는 위선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이미 지적했듯이 사회자유주의 정당, 제3의 길 정당 들이 운동을 통제하려 할 수 있는 실질적 위험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선진국의 주요 NGO들을 통해 이 과정을 촉진하려 합니다. 이들 NGO들은 서구 정부에 온건한 압력을 가해 신자유주의를 포기하도록 만든다는 대단히 유토피아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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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회포럼,라틴아메리카에 부는 역동적인 바람 / 포럼안내

세계 지배계급들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 맞서 지난 1999년부터 매년 열린 '세계사회포럼'이 지난 1월 26일부터 31일 까지, 일주일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 시에서 열렸습니다. 전쟁에 반대하고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세상' 을 추구하는 전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논의하고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장인 세계사회포럼은 이번 5차 대회에서 최대 규모를 이루었습니다. 브라질 조직위의 최종 발표에 따르면 135개국에서 15만 5천여 명이 왔으며, 개막행진에는 자그마치 20만 명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2천8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행사를 도왔고, 행사장 안에서 텐트를 치며 자신들의 행사들을 조직하기도 했던 청년캠프(Youth Forum)에는 3만 5천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에 다녀온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세계적 운동이 성장하고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섭씨 40 도에 가까운 찜통더위도 사람들의 역동적인 행진과 포럼참여를 막지 못할만큼 참여한 사람들의 열기는 높았으며, 특히 라틴 아메리카의 젊은층들은 개막 행진때 사용된 '부시는 테러리스트다' (부시 떼러리스따) 같은 구호에 많은 관심과 호응을 보이는가 하면 이미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타협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 대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는등 급진적인 면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여러나라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려 하고 있습니다. 부시의 재선에 전세계의 눈과 귀과 몰려있던 작년 10월 31일에는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범좌파전선(FA)의 타바레 바스케스가 52퍼센트의 득표율로 승리했습니다. 그러자 수도 몬테비데오를 비롯한 여러 도시들에서는 50만 명 이상의 노동자와 학생, 청년과 노인 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바스케스의 승리를 축하행진을 벌였는데, 인구 약 3백40만 명의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라는걸 생각하면 실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대선 결과는 집권 콜로라도당 소속 대통령 호르헤 바트예의 친미·신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민중의 심판이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1980∼90년대는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 로 불리는 신자유주의의 전성기였습니다. 당시 라틴아메리카 각국 정부들은 공기업과 공공 서비스 사유화, 긴축 재정, 각종 규제 완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추진했으며, 때문에 빈곤과 불평등이 엄청나게 심각해져 보통 사람들의 삶은 점점 더 고통스러워졌습니다. 그것은 1990년대 말 이후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좌파 정권이 잇따라 등장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에콰도르의 루시오 구티에레스, 아르헨티나의 네스토르 키르히너, 브라질의 룰라, 볼리비아의 카를로스 메사 등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선거나 민중 봉기를 통해 집권한 좌파 정권의 수장들이며 최근에는 여기에 우르과이 바스케스 정권이 더해진 것입니다. 이들 '좌파' 정권들은 개혁의 정도나 방향에서 적지않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아래로부터의 열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의 역동적인 모습들과 그곳에서 오고갔던 쟁점 및 논의에 대한 이야기들, 아울러 라틴아메리카의 현재 상황들과 그 의의 및 한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번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해볼수 있는 조그마한 포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래쪽에 포럼에 대한 정보를 따로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이야기들이 더욱 풍성해 질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포사회포럼은 반전반자본주의 노동자운동 '다함께'가 주최합니다.
포럼에서는 사회 연대와 공익을 위한 캠페인과 주장을 소개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포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서로의 경험과 주장을 함께 나누는 토론 광장입니다.
 
 
제24회 마포사회포럼
반란의 라틴아메리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일시 : 2005년 2월 16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장소 : 
책사랑방 ( 지하철 신촌역 6번 출구앞 40m 직진 티파니호프 건물 5층)
문의 : 019-391-2789
블로그 :
http://blog.empas.com/wp2020 
그림: 디에고 리베라의 "교차로의 남자"
* 책사랑방은 1인당 이용료가 3천원입니다. 참가비를 준비해 주세요 ^^
 
포럼에서 제5차 브라질 세계사회초럼 참가자의 생생한
현장 보고를 들을 수 있습니다!
 

차세계사회포럼을 다녀와서

[프레시안 김어진/다함께 운영위원]세계 권력들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 맞서 지난 1999년부터 매년 열린 '세계사회포럼'이 지난달 26일부터 일주일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 시에서 개최됐다. 또다른 권력인 노동자, 민중 세력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대해 논의를 했으며, 나아가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 운동의 확산을 도모했다.
  
 반전운동단체인 '다함께' 운영위원 김어진씨는 5차 세계사회포럼 동안 일주일간 보고 듣고 느낀 사항을 <프레시안>에 기고했다. 김 위원은 "세계적 운동이 성정하고 있음을 분명히 느꼈다"며 자본의 전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관철 움직임의 한 끝에는 여전히 민중 권력이 살아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김 위원은 또 좌파정권이나 좌파다운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브라질 대통령인 룰라에 대한 운동진영의 냉소와 한때 보수세력의 쿠데타로 집권위기를 맞았던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에 대한 민중운동 진영의 뜨거운 지지를 소개하며 세계적 차원의 좌파정권에 대한 양분된 운동진영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또 세계사회포럼 개최 5주년을 맞으며, 논의의 틀로 한정할 것인가 혹은 직접적 행동 결정의 장으로 거듭날 것인가에 대한 조직위의 논의를 언급하며, "다양한 운동이 마주하고 있는 하나의 적인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약한 고리가 무엇인지, 그 고리를 부수기 위해 우리의 힘을 어디에 집중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어진 위원이 보내온 5차 세계사회포럼 참관기 전문이다.

  
  비행 40시간. 지구 반바퀴를 돌아 1월 26일부터 31일까지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렸던 5차 세계사회포럼에 다녀왔다.
  
  38도의 무더위에다 가르마도 태울 정도의 땡볕이었다. 하도 까맣게 타서 “인종이 바뀌었다”는 얘기들을 참가단의 일원들이 우스개 소리로 주고 받았다. 나흘째에는 몇몇이 탈진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서울에서 준비해 간 3월 19일-20일 국제반전행동을 알리는 포르투칼어 리플릿과 스틱커 3만 부는 금세 동이 났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KoPA, 아래로부터 세계화 참가단 등이 일본 참가자들과 함께 한일 정부의 파병과 FTA에 반대하는 한일 공동시위를 벌인 것도 아주 뜻깊었다.
  
  5차 세계사회포럼, 135개국 15만여명 참가...역대 최대규모
  
  5차 세계사회포럼은 최대 규모였다. 브라질 조직위의 최종 발표에 따르면 135개국에서 15만 5천여 명이 왔다. 개막행진에는 자그마치 20만 명이 참가했다. 2천8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행사를 도왔다. 행사장 안에서 텐트를 치며 자신들의 행사들을 조직하기도 했던 청년캠프(Youth Forum)에는 3만 5천여 명이 참가했다.
  
  5차 세계사회포럼은 뭄바이의 성공에 기초하려 했다. 3차 때 브라질 조직위는 완전히 동떨어진 세 곳에서 행사를 조직했다.(이 세 곳을 왔다 갔다 하느라고 참가자들은 3차 때 너무도 많은 고생을 했다!) 이번에는 Guiba강가의 평방 2km 행사장에서 모든 행사들이 이뤄졌다.
  
  나는 이번에도 세계적 운동이 성장하고 있음을 세계사회포럼에서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국제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인 미국의 이라크 점령 반대는 3차 세계사회포럼 때만 해도 일부 단체들 사이에서만 주요한 과제로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다양한 단체들이 반전 반제국주의 쟁점을 다뤘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반부시 여론은 매우 높았다. “부시는 테러리스트다”(부시 떼러리스따) 같은 구호에 많은 라틴 아메리카의 젊은이들의 호응은 너무 높았다. 개막 행진 때 이 구호가 담긴 팻말을 달라고 따로 찾아오는 이들이 꽤 많았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규모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러 운동의 장점들이 잘 결합되지 못했다. 행사들은 너무 파편적으로 조직됐다. 3차 때에 비해 행사장이 한 곳에 집중돼 있었음에도 주제 영역별로 포럼장이 나뉘어져 있다 보니 다양한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서로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나는 주로 G와 F 영역에서 진행된 행사(군사주의에 대한 반대, 신자유주의적 지배에 반대하는 민주적 대안)에 참여했다. 자율주의 관련된 주제들이 집중됐던 A영역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30분의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3천 원 정도의 택시 요금을 내고 이동해야 했다.(그래서 결국 가지 못했다!)
  
  이것은 작년에 비해선 분명 후퇴였다. 작년에는 개막식 때 아룬다티 로이와 제레미 코빈 같은 연사들이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와 이라크 점령에 대한 저항을 호소했다. 제국주의 전쟁 반대를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과 연결시켰다. 아름답고도 힘에 넘치는 연설은 다양한 운동에 참가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주는 구실을 했다. 다양성은 급진적인 세계적 저항의 초점과 어우러졌다.
  
  "룰라 NO, 차베스 YES"
  
  조직위가 자체 행사만으로 이 행사를 조직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번의 경우에도 초점 구실을 한 행사들은 있었다. 룰라와 차베스의 연설은 전체 세계사회포럼 행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다. ‘빈곤에 맞선 지구적 저항’이라는 제목의 룰라가 나온 회합에는 1만7천여 명이 참가했다. 이 회합의 주된 목적은 세계사회포럼 내에서 룰라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었다..(28일자로 발간된 세계사회포럼 조직위의 신문 1면에는 룰라의 연설 사진과 룰라의 다음의 말 ‘I Belong Here..!'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었다. 이 말은 “세계사회포럼은 이념의 전시장일 뿐”이라는 룰라의 냉소적인 은 반응과는 완전히 모순된다) 일반 참가자들이 오랫동안 줄을 서야만 연설장 기간티노에 입장할 수 있었지만 PT 당원들은 PT의 티 셔츠를 입고 연설 장소에 미리 와서 앉아 있었다.
  
  차베스 연설에는 3만 명이 넘는 청중들이 운집했다. 룰라 연설 때보다 연령대는 훨씬 젊었다. 차베스는 마치 급진적인 젊은이들의 사회변화 열망의 상징 같았다. 젊은이들은 “개혁없는 개혁 반대”를 외쳤고 “룰라 노우, 차베스 예스”를 외쳤다. CUT 연사가 나왔을 때에는 비난의 목소리가 청중석에서 터져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이것은 CUT가 공무원 노동자와 은행 노동자 투쟁 때 보인 보수적인 태도 때문일 것이다.
  
  차베스는 기후변화 문제에서 제국주의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사람들이 이 체제에서 고통받는 거의 모든 문제를 다뤘다고 한다. 그리고 엄청난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청중은 차베스를 연호했다고 한다.
  
  룰라와 차베스의 연설과 청중의 반응은 급진적인 사회변화에 대한 열망과 룰라 정부에 대해 자라나고 있는 의심이 교차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 사이에 꽤나 큰 정치적 공백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급진 좌파가 막 발걸음을 막 뗀 상황인데다 일부 좌파의 경우에는 룰라에 대한 종파주의적 반대 일색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율주의 경향의 주장들이 꽤 인기를 얻을 만했다. 영국의 자율주의자 존 홀로웨이와 네그리, 그리고 마이클 하트가 연사로 나온 워크숍에는 1천여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참가했다. 나는 룰라에 대한 선진 노동자들의 의심을 공유하면서도 인내심을 갖고 운동에 끈덕지게 개입할 현명한 좌파가 브라질 내에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돌아왔다.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5차 세계사회포럼은 운동의 성장을 위한 좋은 자극제였다. 다양한 경험들이 연결됐다. 반전운동 전략회의나 반전 총회 등에는 29개국의 나라에서 4백여 명에서 5백여 명이 참가했다. 그리고 3월 19일과 20일에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행동의 날을 같이 하기로 결정했다. 세계사회운동회의에서는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담에 맞선 투쟁도 결의되었다. 특히 맨 마지막 날에 열린 세계사회운동회의는 그야말로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였다.
  
  논의의 장에서 행동의 시발점으로
  
  나는 생각해 본다. 이런 논의와 행동 결정들이 더 민주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진행돼 많은 참가자들을 하나로 엮어 줘 거대한 화력을 발산할 수 있게 하려면? ‘세계사회포럼―새로운 정치’라는 주제의 워크숍’에서도 이 쟁점이 논의되었다.
  
  세계사회포럼 조직자이자 세계사회포럼이 공간일 뿐 운동이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치코 위태커는 “세계사회포럼은 더욱더 개방적이어야 하고 수평적이며 피라미드 구조이길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월든벨로의 반박이 내게는 더 솔깃했다. ‘개방적이어야 한다면서 논의만 하고 결정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있는가? 우리 운동은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WTO를 패퇴시킬 것인가 아닌가? 이라크 선거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IMF와 세계은행을 쓸모없는 공룡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아닌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지적은 아주 날카로웠다. “룰라와 PT가 세계사회포럼에 오는 것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정당배제 원칙이야말로 자기모순적이지 않은가.” 마을 거지들한테 시혜를 베푸는 시장의 행렬을 떠올리게 하는 룰라의 포럼 참여가 결코 ‘수평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기억에 남는다.
  
  세계사회포럼은 2007년에 아프리카에서 6차를 맞이하게 된다. 세계사회포럼이 다양한 운동을 서로 연결하고 더 급진전시키고 확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숙제는 단지 세계사회포럼 조직위만의 숙제는 아닐 것이다. 다양한 운동이 마주하고 있는 하나의 적인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가장 신음하고 있는 약한 고리는 무엇인가? 그 고리를 부수기 위해 우리의 화력을 어디에, 어떻게 집중시킬 것인가?

김어진/다함께 운영위원

 

 

포럼 참고자료

 

참고 자료
 
남미의 새로운 반란, 크리스 하먼(<민중의 세계사>저자)[2004년 10월]
손호철의 남미 이야기, 미디어 참세상
위기의 베네수엘라, 마이크 곤살레스(<체 게바라와 쿠바 혁명>의 저자)[2004년 8월]
 
<수탈된 대지 - 라틴 아메리카 5백년사>, E.갈레아노, 범우사 (서평)
<라틴 아메리카, 영원한 위기의 정치경제>, 이성형, 역사비평사 (서평)
<체 게바라와 쿠바 혁명>, 마이크 곤살레스, 책갈피 (서평)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이성형, 창작과비평사 (서평)
 
 
깔라빠윤  'El Pueblo Unido'(하나된 민중) (최창근의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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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4 - 워크샵들(2)

출처블로그 : 모여라! 꿈동산♣♧♣ - 김문성의 블로그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4 - 워크샵들(2)
 

 

반전 워크샵도 중요한 워크샵이었습니다.

 

2백만 행진을 조직했던 영국의 전쟁저지연합이 주최한 워크샵은 4~5백 명 정도가 참석해 비교적 큰 규모의 워크샵이었는데, 대중 시위의 효과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자율주의자들이 대중 시위가 전쟁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는 대중 시위 조직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소수의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주최측과 연사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이 되는 3월 19일과 20일 국제적인 반전 대중 시위를 공동으로 조직하자고 호소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여겨집니다.

 

여러 연사들이 반박에 나섰지만, 육순이 넘은 크리스 하먼이 젊은이들 못지 않게 열정적인 반론을 편 것이 제게는 제일 호소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리스 하먼은 스페인과 헝가리, 네덜란드 등에서 파병을 중단시키고 심지어 스페인에서는 전쟁 개시에 참여했던 우파 정부를 무너뜨린 이유가 대중적 반전 시위가 아니면 무엇이었냐고 반문하고 이라크 현지 저항과 나머지 국가들에서 벌이는 대중적인 반전운동이 전쟁 참여 정부들을 점차 위기로 빠져 들게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발표자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결코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년 전 대선보다도 부시에 대한 반대 여론은 더 증가했고 군사적 힘에 비해 경제적 힘은 갈수록 쇠약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제국의 위기가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며 제국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곳이 이라크이므로 이라크 점령 반대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한 번도 거리에 나서 보지 않은 사람들이 반전운동을 통해 거리에 나서고 있는 점, 즉 세계적인 급진화가 현 시기에 반전운동을 통해 표현되는 점을 이해하고 이 운동을 강화하는 것, 이 운동과 반자본주의 운동과 만나게 하는 것이 급진 좌파의 임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ISO 활동가는 자유 발언에서 부시 취임식에 10만 명이 모여 사망자 상징하는 관을 들고 행진하는 등 창발적 시위를 벌였으며 320 시위를 미국의 수십 개 도시 반전 단체들이 결의하고 있다며 320 시위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수년 전 대중적 반자본주의 운동에 냉소적이었던 이 단체의 입장에 비춰보면 반가운 입장 변화였습니다.

 

정리 발표에서 전쟁저지연합 연사인 크리스 나인햄은 이라크 등에서 미국이 부딪힌 외부의 위기는 국내의 위기로 옮아갈 것이고 이것은 제국의 위기 - 즉, 군사적/경제적 세계화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약화되는 경제 패권을 군사 패권으로 버티고 있는 형국에서 이라크에서 미국의 군사적 패배는 이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 분명하며, 따라서 이라크 점령 반대 운동이 이라크 내부 저항과 서로 맞물려 가며 미국(제국)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미국 내부의 저항 운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외부의 대중적 반전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가속화되면 이제 역으로 제국의 위기가 제국에 의존하는 다른 나라 지배계급들의 위기를 불러 오겠죠.

 

저는 제국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탁월한 분석과 전망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 지배계급의 미국 의존도를 살펴 보더라도 이라크 전쟁/점령/파병 문제는 미국과 한국 지배계급 모두에게 중요한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워크샵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유스캠프까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영어 구호, 포어 구호, 서어 구호들이 난무하고 뒤섞이는 상황이었지만 참가자들 모두 신나게 행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진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쟁 반대, 부시와 샤론은 암살자, 팔레스타인 해방, 부시는 테러리스트 등의 구호는 행진에 함께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따라하고 박수를 치고, 환호할 정도였습니다. 심지어는 행진로 옆에서 물(agua) 팔던 아저씨, 아줌마들까지 따라 했으니까요.

 

행진 도중에 팔레스타인 등 반제국주의 캠페인 활동가들이 즉석에서 참여해 연설과 구호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반전 워크샵은 통역이 안 돼 청중으로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남미 해방신학자들 주최의 워크샵이었습니다. 예정 시간보다 늦게 시작해 문화 공연만 보고 왔는데요, 행사장에서 좀 떨어진 시내 쪽의 성당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320 호소 리플릿과 스티커를 배부했습니다.

 

반응은 좋았지요. 서로 리플릿을 달라, 스티커 붙여 달라고 해서 즐겁지만 손은 매우 바뻤지요. 젊은 여성들은 왜 그렇게 저를 자꾸 붙잡는지... 모두 우리들에게 따봉, 비엔, 굿을 연발하더군요.

 

이 워크샵의 장소는 아래 사진입니다.

 

이외에도 아세의 워크샵과 남미 급진 좌파들이 모두 모인 워크샵 등이 국제적 시야와 정치적 안목을 넓혀 주는 워크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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