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너머

Tori~님의 [[Photo] 평택에 잠시 다녀왔어요.] 에 관련된 글.



매화 꽃내음이 진동했다던 매향리..

이름마저 소박한 대추리..

내가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나의 거처와 참 가까운 곳에 있는 곳들이다..

 

가까이 있을 때 무심했던 그 동네이름들이

멀리 떠나와 가까와졌다..

 

그러나 이름만 들어도 '고향의 봄' 노래 가사에나 나올법한 그 동네들은

처참하게 난도질당하는 땅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들이 운다'

다른 곳에서 쫒겨와 50여년 스민듯 거처하고 노동하던 나의 땅에서

쫒겨나야하는..

밭고랑처럼 깊이 박힌 주름보다 더 깊은 시름에 빠진 이들의

눈이 흔들린다..

 

찾아갈 때마다 보이는 그이들의 표정..

그다지 독기를 품은 표정도.. 결의에 찬 표정도 아니어서

오히려 낯설다..

 

환한 웃음으로.. 왁자지껄 수다로 맞아주는 그이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한 수더분한 그이들이 보여주는 일상성에

분기충만했던 방문객이 머쓱해진다..

 

그게 그이들의 힘일 것이다..

우는 들판을 달래며

올해도.. 내년에도.. 그리고 더 오랜 세월..

함께 너를 파고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기쁨을 맛보고 싶다고..

그러자고 ..

그러니 더이상 울지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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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7 15:40 2006/04/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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