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에 독립한 이후 평균 2년에 한 번씩은 이사를 하게된다..
2년 전에 현재의 집으로 이사하면서는 쫒겨날 때까지 버텨야지였다..
2층의 가운데 집이라는 것..
채광이 아주 좋다는 것.. 무엇보다 구조가 아주 마음에 들었었다..
6개월 전까지는 나무랄 데 없이 좋았다.. 모든 것이..
동네 온갖 소음에 반응하며 짖곤 하는 태양이 때문에
쫒겨나지 않기 위해 새 집에 이 녀석이 적응할 때까지
염치불구하고 사무실에 데리고 출퇴근하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신경을 썼었다..
그런데 6개월 전.. 아주 심각한 테클이 들어왔다..
새로 이사온 203호 사람들..
새벽이나 한밤 중이나 가리지않고 못질할 때도 '뭐 새로 이사왔으니까..'
넓은 마음으로 이해했다.. 문제는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수시로 못질을 한다는 거..
집에 못질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행위이나 '뭐 그쯤이야..'
이 집에서 오래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드는 것은 203호 사람들의 고성방가 때문이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50대 쯤의 주인 부부와 20대초반 쯤의 딸과 아들..
딱 네식구인데.. 이 사람들의 싸움이 빈도와 정도면에서 장난이 아니다..
딸과 아들이.. 아들과 엄마가.. 부부지간에.. 서로 파트너 바꿔가며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이다..
언성이 큰 정도가 아니라 물리적 폭력까지 난무하는 듯하다..
2주에 한번쯤은 참다못한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들이 출동한다..
경찰이 출동했다고 그들은 절대 쫄지 않는다.. 아예 대놓고 나 잡아가봐라~~ 식이다..
출동한 경찰들이 애걸복걸 좀 그만 싸우시라고 해도 돌아가는 건 호통 뿐이다..
그들의 싸움은 공포 그 자체이다..
그들만의 리그에 태양이도 떨고 나도 떨고 이웃들도 떤다..
계약기간도 만료되고 주인도 바꼈는데..
이참에 이사를 가? 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