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속의 우물

☆디첼라님의 [이사를 해?.. 하지마???] 에 관련된 글.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여는데 뭔가에 걸려 열리다 만다.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내다보니

싸움 잘하는 203호의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고 계단에는 짐들이 어지럽게 부려져 있다..

순간 짜증이 났으나 0.5초도 안되어 환희의 송가를 부를 수밖에 없었으니..

으하하핫..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열심히 들락날락 하면서 짐을 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호~ 히햐~~ '동네를 수시로 공포의 도가니탕으로 만들던 203호가 이사가는군화~~'

하늘도 무심하지 않구나..


물론 이 사람들은 마지막 가는 길도 섭섭하지 않게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온갖 시츄에이션을 벌이셨다.

주차장 왼쪽은 이삿짐 트럭으로 막아놓고.. 오른쪽은 승용차로 절반 정도 막아놓은 상태에서

바닥에 뭔가를 잔뜩 부려놓고 느적느적 주워 담고 있었다..

그 짐이 치워지길 느긋하게 기다렸다.. 짐을 다 치웠길래.. 주차장에서 차를 빼냈는데..

짐쌓을 때 사용하는 커다란 파란 박스가 길 한가운데 떡 하니 놓여있다.

내가 길을 나섰으니 치워주려니 좀 더 기다렸는데..

이 자들은 끔쩍도 안한다.. 에혀.. 마지막 가는 길 참으로 화려하시다..

차 에서 내려 내가 치우고 갈 길을 재촉하는데 그 모습 뻔히 봤으면서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으시다..

 

역쉬.. 개념 팽개친 위대한 나의 옛!!! 이웃이여..

바이바이~~~~~~~~~~~~~

오늘 퇴근하면 새로운 이웃이 생겼겠구나..

어떤 사람들일지 사뭇 궁금하기짝이 없다..

 

새로운 이웃은

냄새 나는 쓰레기 봉투를 현관밖에 내놓고 채우지 않는 사람들이길..

술먹고 새벽에 들어와 두세시간 현관문 걷어차는 기운찬 사람들이 아니길..

그 집에 무슨 대소사가 있는지 다 알 정도로 고성방가하는 목소리 큰 사람들이 아니길..

계단에서 눈인사하면 되받아줄 정도의 약간의 친절함을 갖춘 사람들이길..

다른 차가 주차장 안쪽에 들어가지 못하게 주차장 입구를 막아서 주차하는 몰염치한 사람들이 아니길..

내가 대신 받아준 택배 전해줄 때.. 빈말이라도 '감사해요'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이길..

 

바라옵고 바라옵나이다..

천지신명.. 부처님.. 하나님.. 마호메트님.. 또또.. 기타등등 여러 신들께 바라옵나이다..

여기서 얻게 되는 교훈 하나..

질긴 놈이 승리한다..

그들의 쌈박질을 견디지 못하고 이사갔으면 지금의 집보다 훨씬 못한 곳으로 갔을텐데..

역시 버티기 작전 사수하길 잘했어..

 

질긴 놈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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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9 21:08 2007/10/2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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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10/30 23:12 | DEL
안녕하세요? 논쟁과 소통이 있는 메타블로그 맞짱입니다. 맞짱에 대해서 궁금하시죠? - 맞짱은 어떤 곳이죠? 맞짱은 진보적 논쟁, 토론을 지향하는 메타블로그 입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자기 블로그에서 멤돌고 있는 진보적 블로거들의 논쟁공간이자 안식처로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 맞짱에서는 뭘 하나요? 맞짱의 주된 컨텐츠는 말 그대로 '맞짱 논쟁'입니다. '블로그 vs 블로그' 라는 이름의 컨텐츠 이지요. 주제를 정해놓고 찬반 토론을 벌이는 것입니다..
산오리 2007/10/30 08:55 URL EDIT REPLY
우리동네로 이사온 사람들이 혹시 그들??
☆디첼라 2007/10/30 23:22 URL EDIT REPLY
산오리/이런 안되셨습니다.. 언능 이사가세요
18송이민들레 2007/10/31 10:05 URL EDIT REPLY
해방이라는 단어를 이럴때 쓸 수 있겠군요..ㅎㅎ
☆디첼라 2007/10/31 19:46 URL EDIT REPLY
민들/아하~ 글쿠낭.. 해방이로세.. 딱이야
ScanPlease 2007/11/01 13:49 URL EDIT REPLY
이런 글 너무 좋아요.ㅋㅋㅋ
☆디첼라 2007/11/02 02:07 URL EDIT REPLY
스캔/약올리는게요? ㅎㅎ 수능 막바지라 바쁘겠구려.. 건강 챙겨가며 일하시구려
18송이민들레 2007/11/06 14:17 URL EDIT REPLY
지금상황에서 질긴놈이 승리한다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ㅡㅡ;
회충같은 언넘이...자꾸 꾸물꾸물 거리면서 질기게도 도전하려하니까..
☆디첼라 2007/11/06 15:13 URL EDIT REPLY
회충같은 넘??? 그건 젠텔로 해결 안되누?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