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너머

고쿠센..

조폭 선생과 조폭 학생들의 조우..

학교를 떠났있던 오다기리를 폭력 조직에서 빼내오기 위해 양쿠미는 공사판에서 일을 하며 돈을 모았다.

돌아오고 싶으나 돌아올 수 없는 오다기리를 위해 양아치 조폭의 소굴로 제발로 걸어 들어간다.

공손하게 머리를 조아리며 하는 그녀의 말..

"내 소중한 제자를 놓아주세요.. 그는 겨우 18살이잖아요.. 나는 아직 그에게 가르쳐줄 게 많아요"

이 말에 감화감동하여 오다기리를 내주었다면 그들이 양아치 조폭이 아니겠지..

오히려 그녀를 희롱하는 그들을 굴복시킬 수 있는 건..

무한내공 무력행사 뿐.. 뭐 비현실적이기는 하지만 여리여리 예쁜 선생이 눈물로 읇조리며 하소연하는 것보다는 멋지잖아.. 양쿠미는 이단 옆차기.. 돌려차기.. 양손 각대목 휘두르기 신공을 휘두른 끝에 양아치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오다기리를 빼내온다..

 

오다기리 : 나는 너를 속였는데 왜 돌아왔지?

양쿠미 : 왜냐면 나는 너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오다기리 : 약속???

 

그 다음.. 당연히 오다기리가 온갖 후까시를 잡으며 학교로 돌아오는거지..

또 그 다음엔??? 양아치 불량 학생들이 하루 아침에 모범생이 될리는 없고.. 여전히 또다시 지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는거지.. 옥상에 올라가 물 한 양동이를 퍼부으며 싸움을 진압한 양쿠미..

"너희들을 이렇게 아무런 추억도 없이 학교를 마치게 하지는 않을테다".. 라는 선전포고..

 

 이 이야기의 결말은 뻔할 뻔자다..

여튼 불량학생들이 양쿠미의 진심에 감화감동.. 나름!!! 학생다운 학생이 된다는 것..

그럼에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건..

폭력 여선생의 진심과 그 진심을 알아보는 양아치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는 과정이 교과서적인 룰을 따르지 않기 때문??? 폭력으로 표현되는 것이 껄끄럽기는 하지만 자신의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샬랄라 꽃미남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 세대를 초월하여 공부 잘하지 않는 학생들은 안드로메다로 내려 꽂아버리는 학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것???

 

흠.. 나에게는 양쿠미 선생같은 선생이 있었나 하는 센티한 향수에 빠져보는데..

그런 비슷한 선생이 있기는 있었다..

가정 불화에 마음 잡지 못하고 가출과 결석을 밥먹듯 하는 한 친구를 자신의 집에 기거하게 하면서 무사히 중학교를 졸업하게 해주었던 중학교 2학년 때 담임.. 박샘~~ 지금 어디에서 뭐하고 계시나?

그러고보니 그 샘도 우리들이 함께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불같이 화내며 아주 가끔씩 회초리를 휘두르곤 했었지..

역시 힘은 중요하다..(뭐냐.. 이런 교훈 아닌 교훈을 끄집어 내는 것은..)

 

여튼 오늘 고쿠센 2를 오랜만에 보면서 느끼는 건.. 역시 힘이 있어야 한다..

뭐 그런거.. 그래서 태권도라도 배워볼까나? 라는 실천은 전혀 하지 않겠으나..

제도권 교육에 익숙해진 나의 방식은 어찌 되었든지 교훈을 내 방식대로 도출해내는 것이지..

아 내 목소리를 전달할 나의 힘은 무엇이더냐? 이렇게 시답잖은 고민 끝의 결론은 유치원생 마인드로 돌아가.. (참고로 나는 야간 유치원 나왔다.. 쩝) 노래는 나의 힘~~!!! 이다.. 뭐 이런거지..

쓰고 나니까 참으로 유치찬란한 도출이로구나..

그런데 진짜로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식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거지..

역시 유치원만큼은 주간으로 나와야 해..

 

원래는 '나는 너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너를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잖아'라는 고전적 멘트에 필 꽂혀서 '나의 연애도 그랬었지.. 연애도 의리야..ㅎㅎ'로 생각이 미쳤고.. 이제는 담담하게 한번쯤 회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포스팅이었는데..쓰다보니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새버렸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 한가지 더.. 역시 나는 교훈적인 것을 무진장 좋아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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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8 01:33 2007/10/1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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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2007/10/18 09:12 URL EDIT REPLY
저도 교훈적인 거 완전 좋아해요. 고쿠센 엄청 뻔한 얘기인데도 그것 때문에 봤다는ㅠ
호호, 그나저나 스킨 이쁘다 :)
산오리 2007/10/18 09:18 URL EDIT REPLY
유치원도 야간 있어요?
2007/10/18 10:48 URL EDIT REPLY
야간이라도 유치원이란 고급교육기관을 수료하셨군요...^^*
☆디첼라 2007/10/18 13:00 URL EDIT REPLY
당고/ㅎㅎㅎ 당고 본지 오래 되었오.. 여지블모 모임에는 나기지도 않으면서 다음달 교재는 샀다는 거..ㅎㅎ
산오리/ㅎㅎㅎㅎ 설마요.. 사실은 유치원 미필이예요.^^
존/켁.. 고급교육기관 수료..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