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했다.

세명이서 같이 산다.

집이 맘에 든다.

나는 가장 작은 방이다.

기숙사에 있을 때, 나에게 주어졌던 공간과 비슷한 크기다.

처음엔, 너무 좁지 않나 싶었는데, 지금 좋다.

굳이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내 몸 하나 누일 공간이면 충분하지.

지금껏 너무 넓은 공간에서 살아왔잖아?

이런 공간도 나에게 과분하다.

마음에 걸렸던 건, 부모님이었다.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 그런데, 그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부모님이 원하는 집에서 부모님이 원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게, 부모님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짐이 참 많다.

이사하는데, 내 짐 때문에 다들 고생했다. 책만 10박스가 넘고, 몇년간 자취하면서 늘어난 가재도구들이 한짐이었다. 그리고, 버리지 못한 잡동사니가 참 많았다.

 

내가 가진 짐들은, 내 생활에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아까운 마음에 버리지 못한 것일 뿐. 남에게 주지도 못하고.

많이 정리해야 겠다.

다음 번 이사에는 책을 제외하고는 한 박스 이하로 짐을 줄여야지.

 

천주교 수도원에서랬나?

정기적으로 방을 옮기는데, 올길 때마다 자신의 짐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필요이상으로 갖추지 말자.

필요이상으로 쓰지도 말고.

 

 

누가 놀러온다 했을 때, 쉽게 숙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

많이들 놀러오시길.. - 근데 놀러올 사람이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