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바낭

특별하고픈 욕망이 불쑥거리는데,

그 특별함이란게 기실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가 연달아 떠오르면 만사 김이 빠진다.

 

난 유연한가?

스스로 일단 열려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선 안에서 만큼이다.

데이비드 하비, 테리 이글턴 등 근래 흐뭇하게 읽게 된 이들 또한

그 선 안에 있기 때문일 것.

선은 때로 변하지만, 내가 그리 유연한 인간인 건 아니다.

이걸 확인할 때마다 좌절.

그래도 의식적으로는, 최대한 선입견 안가지려 노력한다.

그래도 자유주의자들의 책까지 손이 가진 않지만..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자취를 남기고 있다면 정보의 총합은 변하지 않을까?

 

난 '일상'을 감내하지 못하는 종자다.

매 일상에서 이것을 증명해가며 좌절한다.

非常도 편하지 않지만, 常보다 견디기 낫다.

 

말로만 듣던 블레이드러너를 봤다.

묵시론적인 분위기, 메세지들 그럴듯했다.

2011/08/07 19:28 2011/08/07 19:28

지나간다희망버스

나는 지성의 명철함을 믿으며, 또 지성에 대한 대중운동들의 우위를 믿는다. 이러한 우위 덕분에 지성은 대중운동들과 함께하며, 나아가 무엇보다도 대중운동들이 지나간 과오들을 다시 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대중운동들이 역사의 진행방향을 바꾸는 것을 지성이 돕는다는 약간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점에서 그렇고 또 이 점에서 그럴 뿐이다. - 루이 알튀세르 

 

이 글이 떠오른다. 대중운동은 지성의 우위에 있다는 것을, 운동세력이 방기하고 있던 첨예한 계급대립에 진화된 촛불이 전선을 펼침으로써 증명하고 있다. 솔직히 1차 희망버스가 조직될 때 주요 조직들은 어떤 입장과 태도였을까? 그들은 정리해고 문제에 어떤 활동을 기획하고 있었을까? 이걸 탓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명철한 지성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들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명철하기 때문에. 결국 어느 순간에는 활동가들을 선도하며 터져나오는 대중운동의 우위를 믿어야한다. 그게 없다면 세상이 바뀌는 것도 헛된 꿈일 뿐.(활동가조직이 대중들의 전위에서 세상을 바꾸어나간다는 도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제 과제는, 이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도, 전위가 아닌 후위에서 지성이 돕는 것.

 

이 대중운동이 소멸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실천을 조직해야한다. 송경동 시인의 말처럼 2, 3차를 거치며 확인된 것은 이미 고정인원 1만명이 확보되었다는 것이다. 2, 3차가 조직될 때는 조마조마 했었는데, 4차부터는 훨씬 여유있게 조직하며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희망버스에 운동세력이 적극적으로 결합하며 전선이 유지될 수 있도록, '버텨야'한다. 희망은 이 점에서 그렇고 또 이 점에서 그럴 뿐이다.

2011/08/04 07:41 2011/08/04 07:41

지나간다2011/08/01

희망버스 잘 다녀왔다.

하지만 이리저리 구멍이 많았다.

내가 너무 못하는 게, 일분배.

 

3차 희망버스까지 준비에 너무 개인역량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좀 분담되면 좋았을텐데, 내가 못해서인지, 조건이 안 갖춰져서인지.. 아무튼 그게 안됐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니, 갑자기 부담감이 컥 얹힌다.

아직 끝이 아니기에, 마무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하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ㅠㅜ

겨우 희망버스 몇 번 지나온거에 이렇게 나태해지고 흔들리면 안되는데..

 

 

 

소환장을 받을지 모른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받고나니, 이리저리 걱정.

가볍게 웃어넘기려 해도,

소환장이 날아온 사실이 없어지지 않고,

어느 날에는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거,

그리고 벌금이든 뭐든 형사처벌이 있을지 모른다는 거,

이게 기분을 꾸리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소환장 때문에, 어디 멀리 가는 건 어려워지겠다 -_-

나 같이 선량한 사람에게 소환장을 보냇다는 게,

니들이 못된 양아치 새끼라는 걸 증명하는 거다. 훗. 정신승리.ㅠ

 

2011/08/01 09:23 2011/08/01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