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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3

 

단편영화산책 발제문

<대추리 전쟁>과 신자유주의


                                              20041235 도유리 / 2005138016 정지원



1. <대추리 전쟁>


* 제작기간

2005년 2월 ~ 2006년 5월 (1년 3개월)

* 시놉시스

평택 미군기지 대규모 확장이 추진되면서, 예정지인 팽성읍 농민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행사를 벌인다. 보상과 도시에 대한 유혹으로 마을의 분위기는 흉흉하지만, 주민들은 이웃과 땅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다.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팽성을 찾아오는 사람도 점점 늘어난다.

* 연출의 변

2005년 3월 나는 평택을 찾았다.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는 평택에서도 외곽에 위치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대추초등학교로 가는 길, 창 밖에는 평야가 보인다. 누구는 200만평이라고 하고, 누구는 300만평이라고 했다. 그곳에 미군기지가 들어선다고 했다. 평야는 따뜻한 봄기운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슬퍼 보였다. 그래, [들이 울고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투쟁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갈등하는 주민들을 만나고, 서로 싸우게 되는 주민들도 만나게 된다. 그 와중에 하늘에서는 미군의 헬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 미군의 가족들은 대추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구경하곤 한다.

미군은 왜 평택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려고 할까? 주민들의 일상은 야만적 폭력에 의해 점거당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들은 새로운 일상을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데모하는 대학생들이 싫었다던 주민들은 이제 그들을 이해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활동가들은 대추초등학교에 모이고 있다.

나는 그곳에 희망을 안고 걷고 있다.

- 출처: 푸른영상 홈페이지, “대추리 전쟁” 보도자료 중


1). 형식 - 시네마 베리떼

<대추리전쟁>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에서 미군기지 확장 이전으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정부와 주민들 간의 갈등, 그리고 주민들 서로 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언뜻 보기에 이 작품은 대추리 사건의 전말을 설명해주는 듯하지만, 설명적 다큐라고 보기에는 상호작용적 양식, 즉 시네마 베리떼의 형식을 더 강하게 띄고 있다. (표 1참고)


이 다큐멘터리가 가진 가장 뚜렷한 상호작용적 양식은, 작품 전체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민들의 인터뷰이다. 주민들의 인터뷰는 그들의 의견과 주민들 간의 갈등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연출의 관점을 명확히 나타내는 역할도 한다. 정일건 감독은 정부와 주민이라는 갈등 관계에서 주민의 편에 서서, 사건의 전말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표1)- 표가 제대로 붙이기가 안되어서 그냥 텍스트로 올립니다.

 (빌 니콜스의 다큐멘터리의 4가지 양식 참고)

설명적 양식

▶정보제공, 교훈적, 교육적, 나레이션과 화면의 일관성

▶논리적 태도로 일반 대중에 접근한다.

▶나레이션이 과다하고 神(이성-합리)의 권위를 가장

▶대화<훈계,  논쟁<해설

▶상식적,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일치하는 형식

▶인간상호간에 인정되는 확실성의 인식론에 근거 

예)플레허티, 그리어슨을 포함한 60년대 이전의 다큐  대부분의 T.V다큐

 상호작용적 양식 (시네마 베리떼)

▶제작자의 노출, 사건참여, 대상을 자극, 간섭한다 (노골적/간접적)

▶제작자의 목소리, 모습등장

▶인터뷰를 자주 사용

▶촉매자의 역할-대상과 관객을 매개

▶진실은 기다린다고 발견되는 것이 아니며 개입하여 잠재해있는 진실을 드러나게 한다.

▶제작자의 관점을 명확히 노출

▶관객들은 제작자- 대상, 그들의 상호관계에 모두 관심 갖게 됨

▶실재 접촉과정에 대한 이해

예) 카메라 때문에 드러나는 노조원들과 지도부의 갈등이 주된 내용이 될 수도 있다.

▶현재뿐 아니라 과거에 대한 제작자의 개인적 관점, 과거와 현재의 관계/ 현재에 대한 과거의 영향

▶나레이션이 설명적이지 않고 개인적 경험에 의존

▶제작자가 판사라기보다는 변호인에 가깝다.

▶카메라가 대상을 압도하진 않는가?

 

2). 구성 - 사건의 흐름 순서에 따라


<대추리 전쟁>은 2005년부터 3개월 동안 이 사건이 진행되는 순,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 되어있으며, 더불어 큰 사건들 사이에 주민들과 평화 유랑단의 인터뷰를 첨부하여 관련된 인물들의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 프롤로그 - 사건 배경 지식 (자막으로 전달)

▶ 타이틀

▶ 주민 탐문 - 형편과 싸움의 이유

        #주민들의 인터뷰

▶ 촛불행사 - 촛불행사의 경과와 의미

▶ 지장물 조사 - 주민들의 갈등

        #교장집 지장물 조사

        #대책위 회의 “명단을 받아야 돼”

        #주민들의 싸움

▶ 대책위의 갈등 - 주민분열에 따른 입장차이
        #동네 할머니 인터뷰 (농사짓는 모습에서)

▶ 수용한 주민들의 입장

        #수용한 주민들의 인터뷰

        #마을 앞 지키는 주민들 (반대측)

        #찬성 측 인터뷰

        #노인잔치

        #반상회 (수용측 제외하고 새로운 반장 선출)

▶ 2005년 7월 10일

        #마을 스피커 방송 (평화 대행진 취소 방송)

        #7월10일 싸움 (전경과의 대치 장면, 농작물 피해)

▶ 7월 10일 후 싸움의 경과

        # 가을에 추수

        # 문정현 신부 인터뷰 및 찬성 주민 인터뷰

        # 중앙토지수용위원회 결정

▶ 새로운 삶, 새로운 투쟁

        #이주자들 (찬성 주민들은 보상을 받아 떠나고, 평화 유랑단원들이 들어온다)

        #농사교실

        #영농차단작업 (농지훼손, 수로폐쇄 등)

▶ 절망, 그리고 희망

        #5월 4일 행정대집행 (대추 분교 철거)

▶ 에필로그

        #음악 

        #대추리 전경    


*  푸른영상 홈페이지, “대추리 전쟁” 보도자료 참고



3). 나래이션과 음악


▶나래이션


<대추리 전쟁>은  나래이션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주민들의 모습과 인터뷰, 그리고 자막만을 통하여 사건을 전달한다. 영상과 인터뷰를 통해 주민들의 격한 감정은 충분히 관객들에게 전달되며, 나래이션의 배제는 연출자의 감정이 절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음악 


나래이션과 같이 음악의 사용 또한 매우 절제 되어 있다. 중간 중간 삽입 되는 음악은 시위 현장에서 불리는 현장음을 사용하여 거칠지만 그 장면의 정서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 부분의 감독이 “생명의 땅”이라고 묘사하는 대추리의 전경을 보여주는 장면에만 유일하게 음악이 삽입되고 있다. 이처럼 몇 안 되는 장면에 적절하게 음악을 사용하는 과정을 통해, 감독은 사건의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다.



2. 대추리 사건의 History


- 2001년 11월 제 33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 : 주한미군 기지, 훈련장 재배치 합의

- 2003년 6월 한미동맹 정책구상 2차 회의 : 주한미군 2사단 한강이남 이전 합의

- 2003년 10월 주한미군 대책 기획단 정식 출범 : 주한미군 한강이남 이전 문제 담당기관

- 2004년 1월 한미동맹 정책구상 6차 회의 : 주한미군 용산 기지 전체 한강이남 이전합의

- 2004년 4월 연합토지관리계획(LPP) 첫 사업 시작 : 오산 공군기지 확장공사 착수

- 2004년 6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9차 회의 협상 결렬 :

  미군, 미 2사단 주둔지 반환 대신 오산/평택 기지 늘려줄 것 요구

- 2004년 7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10차 회의 : 용산 기지 이전 협상 완전 타결

- 2004년 8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11차 회의 : 미군 이전 오산/평택 부지 확정

- 2004년 8월 정부 : 평택지원 특별법 입법 예고

- 2004년 10월 윤광웅 국방장관 /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 :

  용산 기지 이전 포괄협정(UA) 및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안 공식 서명

- 2005년 3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범국민 대책 위원회 출범

- 2005년 7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한반도 전쟁반대 7.10 평화 대행진 개최.

              경찰 폭력진압 논란

- 2005년 8월 평택시 교육청 : 대추분교 소유권 국방부에 이전, 시민단체에 퇴거 요구

- 2005년 9월 건설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부지 수용 결정

- 2005년 9월 국방부 : 평택 미군기지 예정터 중 협의매수 되지 않은 땅에 대한 강제수용

                       절차 착수

- 2006년 1월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전국평화행진 개최

- 2006년 2월 헌법재판소 :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연합토지관리계획 에 대해 평택

                           주민들이 낸 헌법소원 각하

- 2006년 3월 국방부 : 대추분교 강제 퇴거 시도, 실패

- 2006년 5월 국방부-범대위 대화 결렬 : 범대위 공동대표, 팽성대책위원장 참석 거부

- 2006년 5월 ‘여명의 황새울 작전’ : 대추리 대추분교에 군/경 병력 투입해 행정대집행

                                    (강제퇴거) 감행, 524명 연행, 부상자 210명

- 2006년 9월 대추리, 도두리 빈집 철거 시작 : 주민 및 지킴이 23명 연행, 부상자 4명

- 2006년 11월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팽성대책위원장 김지태 씨 (대추리 이장) :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징역 2년 선고

- 2006년 11월 평화영화제 개최 : <대추리 전쟁> 상영논란

- 2006년 11월 평택 미군 부지 철조망 추가 설치 시작 : 영농행위 원천봉쇄

- 2006년 12월 국제 앰네스티, 김지태 이장 양심수로 지정 및 석방촉구

- 2006년 12월 김지태 이장 보석 석방

- 2007년 1월 정부, 평택주민대책위 협상 재개 : 평화적 해결 원칙 합의 및 세부사항

                                               논의 시작

- 2007년 1월 평택기지 주민 이전원칙 합의 체결 : 평택 기지 이전에 사실상 동의

- 2007년 2월 평택기지 주민 이주 및 생계지원 방안 합의 : 최종합의

- 2007년 3월 29일 평택주민 이주 시작

- 2007년 4월 15일 평택주민 이주 완료



3. 전략적 유연성이란?


해외 주둔 미군을 전 세계 어느 곳으로든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도록 군대를 신속 기동군으로 만들어 재배치하며, 그 작전 범위를 유연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은,


① 장비의 유연성 ; 장비들의 전 세계적 범위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한다.

② 미군 병력이동의 유연성 ; 신속 기동군 체제로 모든 미군체제를 전환한다.

③ 기지 사용의 유연성 ; 미군 기지와 주둔국의 기지를 공동으로 사용한다.

④ 사전 협의 절차의 유연성 ; 미군 입출입의 제약요소를 최소화한다.


등을 모두 포함한다.


2003년 11월 25일에 부시 행정부가 발표한 ‘해외미군 재배치 계획(GPR : Global Posture Review)' 은, 부시 대통령이 9.11 사태 이후 선포한 ’테러와의 영구전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GPR은 대테러 전쟁 시대의 군사 기술과 운용의 틀이 될 부대 재배치 계획으로서, 테러문제를 치안의 대상이 아닌 전쟁의 대상으로 다루기 위한 것이다.



4. 쟁점으로서의 전략적 유연성


① 북한과의 대립


주한미군은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과 신속한 공격을 위해 전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더불어 주한미군 핵심전력을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에서 벗어난 한강 이남지역인 평택에 재배치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공격과 미군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는 것. 또한, 현재 주한미군 재배치는 북에 대한 선제공격계획(CONPLAN 8022)에 의하여 진행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미국정부가 판단한다는데, 이것은 남북의 화해와 협력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직 미국의 결정에 의해 우리는 또 다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게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② 해외침략의 전초기지


주한미군은 지금까지 ‘한국방어’ 라는 명분으로 한국에 주둔하였으나, CONPLAN 8022에 따르면 한국방어는 이제 한국군에게 넘기고 주한미군은 세계 다른 나라들의 분쟁, 소요사태, 전쟁 등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즉, 동북아 지역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분쟁들에 주한미군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한국이 상시적인 주한미군 해외침략의 전초기지 또는 병참기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이 주둔해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이 테러의 대상이 되었듯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이 현실화된다면 한국도 테러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③ 한국정부의 태도


NSC (National Security Council ; 국가안전보장회의) 와 한국 외교통상부는, 애초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하여 이것이 단순한 주한미군의 출입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 한미동맹의 성격과 한국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 재배치 논의가 본격화되자 국회와 국민들에게는 주한미군재배치와 전략적 유연성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기지 재배치 일정이 늦추어질 것을 우려해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된 문제를 덮어버렸다.



5. <대추리 전쟁>과 대추리


대추리와 도두리를 비롯한 평택미군기지 예정부지는 이제 빈 땅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 곳에서는 대추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대추리 주민들을 위한 고향 땅 회복 기원제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앞서 보았듯, 미군기지 확장은 대추리 주민들의 아픔을 별개로 치더라도 많은 과제들을 던져주고 있다.

대추리가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정일건 감독의 다큐멘터리 <대추리 전쟁>. 이제는 지나간 사건을 담은 작품으로 존재할 뿐이겠지만,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대추리를 잊지 않도록 해주는, 그리고 미군기지 확장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들을 두고두고 돌이켜볼 수 있게 해주는 의미 있는 작업으로 남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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