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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길상사에서

올해 초파일 즈음이었던가, 지금은 몸이 아픈 미놀타 700-X를 매고 다시  길상사를 찾았다.

등이 온 절을 덮었고 행사 준비로 사람들이 분주해서 조용한 절간의 분위기를 만끽하는데 실패해서 약간 찌푸린 얼굴이 되었다. 길상사는 부자동네 한가운데 있어서 인간의 모습이 그득하니까 영 재수가 없어졌다.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은 남아있어서....남겨두었던 사진들..

 

길상사의 관세음보살상..생각해보니 이 조각상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길상사로 향했던 것 같다. 고운 선..살짝 내린 눈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그 눈길 끝까지 렌즈를 돌렸지만..보살님의 마음을 어찌 중생이 헤아리겠나..


초파일이 다 되어서인지 대웅전 앞에는 화려한 등으로 가득했다.
관세음보살상 있는 근처에 죽은 자를 위한 흰등들이 걸려 있었는데..어찌나 묘하게 만들던지..그리고 화려한 등보다..흰등에 새겨진 극락왕생이라는 단어에 괜히 눈물이 핑...
죽어서 좋은 곳에 갈 수 있다면 가시고...다시 생으로 돌아오지는 마소서..

그곳에서 영원히 사시길..그래서 행복하시길..

이런 기원이 절로 나더라..

길상사의 매력은 숨은 길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다면 한적하게 서울 도심에서 산사의 고요함과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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