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고와 인터넷 실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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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기장
  • 등록일
    2008/05/16 15:01
  • 수정일
    2008/05/16 15:01
  • 글쓴이
    진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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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민중언론참세상이 신청서에서 인터넷실명제가 익명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한 것이 두 가지입니다.
 

1. 2007년 대통령 선거운동기간 중 ‘차별금지법’ 논란이 발생하였습니다. 정치나 선거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이 사안에 대해 성소수자를 비롯한 장애, 이주노동자, 청소년, 비혼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은 강력한 문제의식을 갖고 반대운동을 벌였으나, 정작 이 문제를 다룬 인터넷언론의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토론을 할 수 없었습니다. 실명을 확인받고 댓글을 달거나 토론을 할 경우 자신이 성소수자이거나 이주노동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 2008년 국회의원 선거운동기간 중에는 ‘진성고’에서 일어난 인권침해 사건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익명인이 학내 문제점을 동영상으로 고발한 사건으로, 인터넷 언론 다수에서 기사로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진성고 학생이나 이 사건과 유사한 사례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이 사건에 대한 인터넷 글이나 기사에 대하여 댓글을 달 수 없었습니다. 선거운동기간 중이라 모든 인터넷 언론 기사에 인터넷 실명제가 실시되고 있었고, 논란이 벌어진 포털 등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상시적인 인터넷 실명제가 실시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포털에 이 문제의 동영상 관련 포스팅을 한 네티즌이 경찰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진성고가 고소했기 때문이지요.
 
처음 동영상으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익명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납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실명만 쓰라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인권침해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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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사업주라는 명예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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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기장
  • 등록일
    2008/05/15 11:13
  • 수정일
    2008/05/15 11:13
  • 글쓴이
    진보넷
  • 응답 RSS
"따르릉, 따르릉"
"네, 진보넷입니다."
"네, 속보게시판에 게시물 삭제 좀 요청드릴려구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네, 오래전 글인데, 저희 회사에 대한 안 좋은 내용이 들어 있어서요. 그게 검색엔진에 걸리거든요."

그 사람과 전화를 하면서 문제의 게시물을 함께 봤다. 2001년 글인데, 내용도 별로 없고 악덕사업주 ###라는 표현이 들어있었다.

"음, 악덕사업주라는 표현밖에 없는데요?"
"네, 그게 검색엔진에 계속 걸려서.."
"아니, 악덕사업주라고 이 사람이 생각을 할 수도 있는거고 또 표현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기, 다른 데는 다 삭제해주고 있는데요.."

나는, 우리에게 삭제할 권한은 없으니, 글을 쓰신 본인에게 연락을 해 보던지 하라고 했고, 그 쪽에서 본인이 누구냐고 물어서, "글쎄요, 저희도 알 수 없죠. 네트는 익명인데요. 일단 댓글부터.." 그랬더니, 허허. 갑자기 자기가 본인인니까 이 글을 삭제해달라고 했다. 이럴 경우, 법원 판결이나 가져오라고 답변을 해준다. (갈등의 해결을 위해 국가[법]을 호출하는 것은 매우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결국 법원판결을 가져오면 삭제를 해줘야 되는데. 보통 가져오는 경우는 없다. 이 경우는 특히 악덕사업주라는 표현을 법원에서 명예훼손이다 라고 판결해줄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이렇게 전화로 얘기하지 말고, 공문이나 보내라고 하고 전화 끊어버렸다.

이런 전화는 꽤 자주 오는데, 뭐 비슷하게 처리하지만, 작년에는 삭제를 거부하다가 진보넷이 법원에 까지 불려나간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뭐 괜찮다. 대표가 가는 거니까.

하지만, "다른 데는 다 삭제해주고 있는데요"라는 그 사람들의 (똑같은) 설명은 (늘) 슬프다.


쓴 사람: 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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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고소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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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기장
  • 등록일
    2008/05/13 14:40
  • 수정일
    2008/05/13 14:40
  • 글쓴이
    진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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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 12일 방송분에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개사해 부른 것이 저작권법 13조를 위반했다고, 고소당했다. 작곡가한테. 허허, 그냥 뭐 웃자고 하는 일인데 말이야. 위트가 없으셔. 문화는 이렇게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앞서간 인류가 쌓아놓은 문화 위에 얼기설기 새로운 것들을 조금씩 쌓아올리면서. 예를 들면, 100명의 위인들 이야기를 가지고 마음대로 노래도 만들면서 문화가 발전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작권법도 그 목적에서 저작권자의 권리보호와 문화발전에 이바지해야함을 밝히고 있는 것인데, 지금은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진 것 아니니?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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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재발급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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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기장
  • 등록일
    2008/05/09 11:25
  • 수정일
    2008/05/09 11:25
  • 글쓴이
    진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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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55,000원, 여권사진 13,000원, 구청까지 두 번 다녀와야 되는 불편함. 등을 감수하고, 여권을 재발급 받았습니다. 8월부터는 불쾌하고 불안한 여권인 전자여권을 일괄적으로 발급받아야 하니까요. 정부는 선택권 좀 보장해주지, 으이구.

여권신청서에 본적을 쓰는 란이 있더라구요. 호주제 폐지로 본적 개념이 없어졌다고 해서 공란으로 해서 냈는데, 그래도 적어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없어졌는데 왜 적냐고 물었더니, 양식에 있으니까 그래도 적어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본적을 조회할 수 있는 창구를 가르쳐 줬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쪽에 있는 공무원한테 가서, 또 주민등록번호를 제출하니까, 본적을 알려주더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_- 어딘지도 모를. 그래서 쪽지를 들고 돌아서려는데, 아저씨가 하는 말이,

"어이, 학생 돈 내고 가야지"
"네, 돈이요? 그런 말 없었는데?"
"아, 여기 써있잖아, 250원이여"
"헉"

음, 그래서 총비용 68,000원에 250원 추가. 뭔가 당한 것 같은 느낌, 정말 웃기는 세상이죠. 내 개인정보를 내가 조회해보는데 돈을 내야 되고. 음. 어쨌든, 그 동안 안낸 주차위반 벌금 수십만원을 내야했던 오# 활동가보다는 저렴하게 여권을 발급받았습니다.

그 동안의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8월 1일부터는 전자여권만 발급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전자여권이 싫으신 분들은 서두르세요. 가까운 구청에 가면 바로 접수합니다. 그리고 여권사진은 사진관에서 찍을 필요없이, 지하철에 있는 기계에서 찍으면 오천원인 것 같아요. 아마 구청 근처에도 있을 것이구요. 여권재발급 받으신 분은 biopass 홈페이지에 있는 자유게시판에 자유롭게 후기 좀 올려주세요!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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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니 ? - 변신을 허용하지 않는 질문

"넌 누구니?"
"난……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여러 번 바뀐 것 같아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알아듣게 설명을 해!"
"설명할 수가 없어요, 죄송해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나는 내가 아닌걸요."

위 사진:루이스 캐럴의 동화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넌 누구니?"라고 묻는 쐐기벌레와 앨리스.
루이스 캐럴의 동화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한 부분. 앨리스가 이상한 약물을 먹고 커졌다 작아졌다가를 반복하다가 버섯 위에 앉아 있는 쐐기벌레를 만나 나눈 대화의 일부야. 앨리스는 왜 잘 모르겠다고 하는 걸까? 넌 누구냐는 질문을 “나는 누구인가?”로 바꿔봐. 이건 정체성이나 본질을 묻는 질문 같지 않아? 사전을 찾아보면 정체성이란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라고 되어있어. 영어로는 “identity”, 동일성, 본질, 신원, 독자성을 의미하지. 정리해보면 너는 누구냐는 것은 다른 사물들 혹은 다른 사람과 다른 것으로 구별되는 독자적인 존재로서의 너를 밝히라는 질문이야. 그건 “변하지 않는” “본질”, 그리고 자기“동일성”을 전제하지. 그러니 불과 몇 시간 사이에 키가 몇 미터가 되었다가 몇 십 센티미터가 되는 변화/변신의 경험을 한 앨리스는 불변하는 자신, 자기 동일성을 확신할 자신에 대해서 대답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닐까?

습관적인 질문과 대답 - 너는 누구냐

우리는 앨리스보다 좀 더 나가서, 자신이 누구냐는 질문을 넘어서 그것이 확실한 정보인지까지 확인할 것을 요구받고는 하지. 만약 다시 쐐기벌레 씨가 “네가 누군지 증명해”라고 질문을 한다면 어떨까? 이 질문은 “신분증명”을 하라는 뜻이라고 볼 수 있지. 신분(身分)이라는 말은 한자 뜻 그대로 보자면 몸을 구별한다는 뜻이니 다른 것과 구별되는 독자성 정체성을 요구하는 거야.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의미잖아. 이쯤해서 우리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혹은 학생증 혹은 여권을 내보이고 있지 않을까? “이것 봐요. 여기 제 이름이 이렇게 쓰여 있잖아요? 제가 누구인지 증명하는 신분증이에요. 제 지문도 이렇게 찍혀 있답니다.”

아, 이건 앨리스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한 끝에 내놓은 저 대답에 비하면 얼마나 비루한지! 그렇지만, 이건 정말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강제당하는”, 정해진 우리의 대답이야. 내가 누구인지를 증명하는 것은 국가/시스템이 도맡아서 해주고 있거든. 나와 당신은 끼어들 틈이 도무지 없어.

국가는 내가 태어나자마자 나를 정보화해서 일련의 번호로 번역한 후 국가/시스템에 등록하지. 이 과정은 나의 정보가 국가/시스템에 단순 등록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국가/시스템이 허용하는 유일한 방식으로 어떤 한 자리의 데이터 공간에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것을 의미해. 등록의 순간 그때서야 나는 존재하게 되는 거야. 국가/시스템 안에 말이지. 국가/시스템에는 외부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야. 그러므로 등록되지 않은 나는 존재하지 않으며 삶이 불가능해. 나의 자율성, 자립성은 이 시스템에서 이미 파괴되어있어. 내가 내 정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등록되고 유통되고 처분되는지에 대해서는 인식조차 할 수 없고 개입도 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

내가 대답하기 전에 국가/시스템은 대답을 준비해놓았어

그리고 이 사회는 나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국가/시스템를 소환해오지. 그리고 국가/시스템에게 물어. 이 자가 국가에 등록된 자입니까? 뭐라고 등록된 자죠? 그 대답은 번호로 나타나기도 하고 플라스틱 카드로 나타나기도 하지. 그리고는 죽을 때 까지 바꿀 수 없는 “불변의 정보”, 나의 고유성이자 정체성이라고 등록된 숫자를 확인해줘. “네, K씨는 *01*1*-2****** 랍니다”라고. 이 번호는 친절하게도 다른 누군가와 겹치는 일 없이 나에게만 부여된 번호고 그래서 다른 사람과 나를 확실히 구분해주지. 어머나, 나의 독자성이 이렇게 이미 ‘부여’되어 있었네. *0년 1*월 1*일생, 성별 2, 처음 등록한 지역은 **으로 검증되었음. 내가 구성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틀/기준”에 의해 수치화된 정보 그것이 내 정체성이 되고 나는 거기 서류철에 숫자로 고정 되는 거지. 정보(information) 즉, “in-form-ation”은 어떤 틀에 집어넣어 형태를 만드는 것을 의미하지. 정보는 이미 있는 것의 기록이 아니라, 그 존재 외적으로 주어진 형식 속에서 매개되고 정리되는 내용이라고 얘기되기도 해. 내 정체성은 국가/시스템이 선택한 틀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거지.

위 사진:박정희 대통령이 1968년 11월 21일 발급된 제1호 주민등록증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는 앨리스처럼 생각해 볼 기회도 없이, 나만의 독자성, 정체성이라는 것을 부여 받았어. 유일무이한 번호로. 역시 주민등록번호는 단순한 번호가 아니었어! 나의 독자성을 이렇게 쉽게 증명해주다니! 나와 너를 이렇게 쉽게 구분해주다니! 근데 이상하지 않아? 우리 모두 번호라는 게. 결국 모두 똑같아지는 거 아닌가? 무수한 번호들. 번호들 사이의 차이를 발견했어? 나이의 차이? 성별의 차이? 국가가 만들어준 정체성의 형식은 동일해. 13자리 숫자 그 안의 값의 미세한 차이가 존재할 뿐이야. 그것은 차이가 아니지. 동일성이라고 불러야 마땅해. 우리는 모두 똑같아져 버렸어. 무수한 차이들은 중요한 게 아니게 되었지. 그 자리를 그냥 다른 번호/존재가 대체해도 아무런 상관없지. 고유하고 유일한 번호들로 우리는 좀 더 획일화되고 통제되고 있는 것 아닐까?

‘살아있음’은 플라스틱 카드의 숫자로 굳어버렸어

그 정체성이라는 것은 변화를 인정하지 않아. 내 신체 정보들은 태어나자마자 고정되어 버렸어. 성별 정보는 끔찍하게 폭력적이야. 나는 여자일까 남자일까 혹은 다른 무엇일까. 나를 탐구해 볼 시간도 없이, 변화/변신할 가능성도 배제당한 채 다수의 기준인 여/남의 구분법 안으로 집어넣어졌어. 정보의 형틀 안으로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나. 표준이 아닌 것들은 탈락되거나 그냥 그 안으로 우겨 넣어짐으로써 죽은 것이 되어버려. 차이들이 사멸되거나 고정되는 거지. 그것이 바로 통제의 핵심인 것 같아. 보편적인 기준 안으로 들이거나 내치거나 하는 것. 그리고 이런 정보들과 나와의 개연성을 좀 더 부여하기 위해서 이 국가/시스템은 지문정보까지 채집했어. 관념적 정보가 아니라 구체적 물질성까지 획득한 거야. 종신고유번호 - 물질적/육체적 고유 정보의 결합으로 완성도 높은 낙인이 되었지. 나는 국가/시스템 안에 종속된 무엇, 그리고 언제든 대체 가능한 무엇으로 내 존재와 분리 되어버렸어.

국가가 발행한 플라스틱 카드에 박힌 13개의 숫자 앞에서 나의 구체성들, 존재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려. 시스템이 누구냐고 물을 때 그것은 내 삶의 구체적인 서사를 묻는 것이 아니라 단지 어떤 특정 기준에서 결함 없는 존재인가 혹은 결함 있는 존재인가를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것일 뿐이야. 즉 그는 표준이라는 것에 어긋나는 사람인가 부합하는 사람인가, 혹은 미래에 범죄를 저지를 위험인물인가 아닌가, 혹은 미래에 그가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그를 추적하기 위한 값을 받아 놓는 것뿐이잖아.

시스템 밖을 상상해야 할 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존재하면서부터-자신의 존재를 설명하는 힘을 국가 혹은 시스템에게 빼앗겼어. 변화/변신을 전제하지 않는 존재론 그 자체에 기반을 둔 것이 신분증명이 아닐까? 시스템 밖에서 살 수 있는 삶, 다른 삶을 구성할 힘은 태어남과 동시에 시스템에 속박되어버렸어. 이미 프로그래밍 된 삶의 틀 속에 있는 거지. 신분증명의 문제는 시스템의 핵심에 닿아있어.

옥션 해킹 사고로 이 나라 인구의 4분의 1인 1081만 명의 주민등록정보가 유출 되었다고 해. 주민등록번호는 유일한, 죽을 때까지 안 바뀌는 종신형!이라 한번 유출된 정보는 평생 공개된 것으로 봐야지. 그렇지만 국가/시스템은 이 문제의 핵심인 주민등록번호/주민등록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비껴나가고 있어. 주민등록번호가 대체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다시 나오고 있는데 말이야. 주민등록번호를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문제인지 그들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지. 주민등록번호가 대량으로 유출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대량으로 자신의 살아있음을 잃어버린 게 문제 아닐까?

이 문제는 시스템의 붕괴, 적어도 시스템 밖의 삶에 대한 상상력을 우리에게 돌려줄 자그마한 힌트가 되어주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봐. 물론 상황이 이 정도까지 왔는데도 침묵하고 자신의 존재를 구출하지 않는다면 시스템의 붕괴는 헛된 망상이겠지만 말이야.


*인권오름에 달군이 기고한 글을 옮겨 왔습니다.(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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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 하고 왔어요

  • 분류
    잡기장
  • 등록일
    2008/05/02 14:02
  • 수정일
    2008/05/02 14:02
  • 글쓴이
    진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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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번호는 한국사회에서 사실상 모든 개인정보를 호출해낼수 있는 매직넘버이잖아요. 명의도용도 문제지만, 이런식의 2차, 3차 피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죠. 그래서 미국,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민원을 넣으면 사회보장번호를 언제든지 변경할수 있도록 되어있어요. 한국에서도 주민등록번호를 제외한 모든 개인정보(계좌, 운전면허 번호등)이 변경가능한데, 유독 주민등록번호만 영구불변인 문제가 있죠. 그래서 변경이 가능하도록 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이 필요한데요.

일단,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 지난 주에 진보넷, 참여연대, 민변, 문화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단체들과 진보신당의 노회찬 의원님이 함께 행정안전부에 주민등록번호 변경 청원을 넣고 왔어요. (관련기사) 행정안전부에서는 2주 안에 답변을 해주어야 하는데, 아마도 변경해주지 않을 겁니다. 법적 근거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사실 우리의 목표는 이번 기회에 그런 법적 근거를 만드는 거예요. 행정안전부 결과가 나오면 이 후에 위헌소송도 하고, 국회에서 개정청원운동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 변경 청구가 빗발친다면, 이러한 행동(법개정 등)이 힘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옥션에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하신 여러분들께 청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청원을 하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인터넷으로 가능하거든요. 아래의 청원양식에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을 넣고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고충민원신청 에서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우리의 개인정보 이제 우리의 힘으로 지켜야죠. (여러명을 한꺼번에 청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청구인에 여러명 적어 넣으시면 되요.)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청구서양식[내용]

청구인:            (주소, 전화번호)

피청구인 : 행정안전부 장관

청구일자 : 2008년 5월  일

청구의 내용
청구인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여 줄 것을 청구함

청구의 근거
헌 법 제10조(인간의 존엄성), 제17조(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그파생권리인 자기정보통제권), 제37조 제2항(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처리정보의 정정 및 삭제 등)

청구의 이유
상 기명 청구인(들)은 전자상거래업체인 (주)옥션의 회원으로서 (주)옥션과 거래하기 위해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일정한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 상거래를 해오던 중, 최근 발생한 (주)옥션 해킹사건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바 있음.

한 국의 주민등록번호는 그 사용범위가 제한되지 않아 지금까지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영역에서도 널리 이용되어 왔으며, 특히 개인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매칭코드(matching code)의 역할을 해왔음. 또한 생년월일, 성별, 지역 등을 표시할 수 있는 13자리의 숫자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는 주민등록번호(주민등록법 시행규칙 제2조)는 그 자체로 개인정보의 공개를 강제하는 것임.

따 라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면 개인의 모든 정보가 얼마든지 유출될 수 있고, 실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개인정보유출 및 불법이용 사건들을 보면 이와 같은 일은 언제든 한국인으로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모든 국민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일임.

주민 등록번호가 가지고 있는 이와 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청구인들은 그동안 공공기관이나 사기업들이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주민등록번호 제공에 대해 별다른 대안이 없이 응하여 왔던 바, 금번 (주)옥션 해킹사건 및 (주)하나로텔레콤 개인정보유출사건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했으나 그 구제가 요원함은 물론 향후 유출된 개인정보가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도 없는 상황임.

만 인부동성(유일독자성), 종신불변성, 전속성 등의 특성을 가진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됨으로써 청구인들의 주민등록번호는 앞으로도 불측의 방법으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불법적인 이용이 가능함에 따라 주민등록번호와 연계되는 모든 개인정보의 보호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며 심각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음.

이 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그동안 주민등록번호의 부여와 관리를 해왔던 행정안전부(구 행정자치부)가 주민등록법 및 다른 법률을 통해 민간의 주민등록번호사용 금지를 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민등록번호의 사용범위를 제한하거나 또는 주민등록번호의 조합방식을 변경하라는 사회적 요청을 철저히 외면해왔던 것이 원인임.

따 라서 청구인들은 행정안전부가 주무를 담당하고 있는 현행 주민등록번호제도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며,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통제권을 강력히 행사하는 것만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청구인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번호에 의미가 부여되어 있지 않은 형태로 구성하여 변경해 줄 것을 청구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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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SS가 함께 하길

  • 분류
    잡기장
  • 등록일
    2008/04/30 13:01
  • 수정일
    2008/04/30 13:01
  • 글쓴이
    진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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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메뉴들 중에 보면 "프로젝트"라는 메뉴가 있어요.
거기에는 진보넷에서 진행중인 행동들, 프로젝트들이 모아져 있는데,
그중에 하나 - 잘 해 보고 싶은게 쉽고 간단한 F/OSS 매뉴얼 만들기 프로젝트에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저작권을 요구하는 상용소프트웨어들을 대체할 만한 자유/오픈 소스 소프트 웨어가 이미 많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용률은 아직 저조한 편인거 같아요. 소유적인 방식의 지적 생산물의 개발과 독점을 비웃어주는 의미에서 좀더 많은 사람들이 F/OSS를 쓰면 좋겠는데 말이죠. 많은 소프트웨어가 영어권에서 개발되어 한국어 매뉴얼이 없어서 접근도가 낮은 측면이 있고 , 소개 자체가 별로 되지 않았거나 한국 사용자 환경이 그만큼 상용소프트웨어 시장에 지배받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추천 할 만한 자유/오픈소트 프로그램들을 목록화 하고 매뉴얼을 공동으로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새로쓴다기 보다는 찾아보면 여기저기 매뉴얼들이 있죠. 그걸 링크하는 정도 여도 좋고, 초보자가 시작하기에 꼭 필요한정도로만 정리되어도 참 좋을거 같아요. 그리고 위키 페이지에 모아지는 문서들은 일정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매월 발행되는 웹진 액트온F/OSS가 함께하길 코너에 소개하려구 하구요.

이미 F/OSS를 잘 다룰줄 아시는분들, 그리고 조금씩 자신안의 F/OSS를 발견하고 다루려고 훈련 중이신 분들, 지금이라도 관심이 생겨서 F/OSS를 찾길 원하시는 분들 모두모두 많이 참여해주세요. 프로젝트 페이지는 위키로 되어 있으니까 아무나 쓰실수 있어요. 물론 로그인하고 써주시면 더 좋겠죠. 뭐 아니더라고 IP를 남기지 않도록 해두었으니 편집을 꾹 누르고 시간나실떄 마다 내용을 채워주세요 : )


 p.s 지각생님이 예전에 블로그에 이런글도 썼었죠. F/OSS를 사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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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번호 클린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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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기장
  • 등록일
    2008/04/29 12:45
  • 수정일
    2008/04/29 12:45
  • 글쓴이
    진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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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에서, 주민등록번호 클린캠페인을 시작한다고 한다. 행안부 블로그 등에 접속하면 자신의 주민번호가 어디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본인이 가입한 적 없는 사이트는 직접 가서 탈퇴하면 된다는 것. 행정안전부가 주민등록제도와 번호의 민간사용 장려라는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 채, 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난  문제들만 '클린'하게 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행정안전부의 캠페인은 그 동안 행안부에서 내가 어느 사이트에 가입했는지, 나의 온라인 사생활을 한 눈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자기고백이구나. 이렇게 안쓰러운 자기고백이 또 있을까나?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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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은 주민등록증~




시나위 6집(1997년) 중에 <주민등록증>이라는 노래가 있었죠.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가사가 캬. 주민등록증 이번엔 없앨 수 있을까요?


나의 나이 18세, 등록되었지 열손가락 밑으로 지문 찍었지
내가 없어지면은 추적당할까 대한민국 사람은 주민등록증
내가 잃어버리면 재발급하지 누가 나이 많은지 비교해봤지
미성년 출입금지 위조를 했지 대한민국 사람은 주민등록증

Talk:800216-1068312 나에게 번호를 매겼어 고유번호를 외워봐
내 이름보다 더 필요할꺼야 내머리에 새긴 내 몸안의 숫자 지울수 없어
잊을수 없어 새겨놔야지 죽을때 까지 기억해야 하니까
나의 묘지위에도 새겨놔야지 번호없는 사람은 무엇을 할까
4천만의 번호를 기록했을까 대한민국 사람은 주민등록증
내 머리에 새긴 내 몸안의 숫자 지울 수 없어 잊을 수 없어
새겨놔야지 죽을때 까지 기억해야 하니까


*               *                 *

언젠가 개사없이 진보넷 사내밴드 크라잉넷에서 불러봐야겠군요.
방금 참세상에 모 활동가가 크라잉넷 너무한다. 질좀 올려라. 안그러면 해체시키고 말겠다.라는 폭언을 하고 가셨습니다.
너희가 좀 유명해지니까 잘부르는 줄 아나본데? 라고 해서
아니다. 우리 저질인거 안다.그래도 아무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지 않느냐며 찌질한 강변을 토했습니다.
씁쓸한 한편(왜? 진짜 잘하는줄 알았냐?), 뿌듯합니다. 우린 저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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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번호, 이제 그만!

주민등록번호, 이제 그만!


옥션이라는 한 사이트에서만 1081만명의 주민등록번호 및 전화번호 주소 정보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주민등록번호를 부여 받은 사람의 4분의 1의 정보가 유출 된것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옥션이라는 한 기업의 보안 관리의 문제, 혹은 해커들의 해킹 행위에 있지 않다. 옥션 이전에도 여러 사이트, 관청 등에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 되는 사고는 빈번했다.  

문제의 근원은 모든 국민에게 부여되는 고유한 개인 식별 번호, 주민등록번호 자체에 있다.  

개인식별번호로서 주민등록번호는 만능키다. 그리고 그 번호자체에 이미 많은 개인정보가 담겨있다. 생년월일, 성별, 등록지역 등이 그것이다. 이런 개인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몇 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서는 국민에게 번호를 부여한다고 해도 민간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변경이 가능하고, 의미있는 번호가 아니라 임의적인 번호를 부여할 뿐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주민등록번호는 정보의 민감성에 비해 무분별하고 광범하게 사용되고있다. 사실 이런 사태는 예정된 결과였다. 정부는 주민등록번호의 무분별한 민간 사용을 제한/금지하기는 커녕 인터넷 실명제등을 실시하는 등 오히려 개인정보 수집을 강요해 왔다. 옥션사태의 책임은 근본적으로는 정부와 국회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근본적인 사태의 해결책을 고민하기 보다는 아이핀이나 지핀이라는 대안아닌 대안을 들이대면서 문제의 핵심을 흐리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핀 - 지핀 제도는 한 개인이 가입하는 사이트 목록을 특정한 기업에 집적 시킴으로서 한곳에서 볼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더 큰 프라이버시 침해가 될수 있다. 그렇게 집적된 정보들이 다시 유출/이용의 대상이 될것이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없는 일이다.  

이 문제가 며칠 언론을 들끓다 피해자와 옥션이라는 사업체간의 소송문제로 귀결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이 문제에는 보상이 가능하지 않다. 국가가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대책 없이 평생 바꿀 수 없는 낙인으로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기때문이다. 결국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거나 없애지 않고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문제의 본질은 주민등록법에 있다.  

이에 우리는 제안한다.

  • 그들이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주민등록번호의 문제를 낱낱이 짚어주자!
  • 이번 사태의 본질이 주민등록번호에 있음을 분명히 하자!
  • 중앙[국가/권력]에 개인의 고유한 정보를 모아놓고 그것을 통해 인증을 강요하는 것의 과도함과 무의미함 그리고 위험성이 이미 증명되었음을 선언하자!
  •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바꾸는 것만이 해결책임을 분명히 하자. 이제라도 주민등록제도를 뜯어 고치자!

이렇게 행동해보면 어떨까?

주민등록번호, 혹은 유출 사고에 대한 우리의 요구사항을 모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행정안전부,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가 그냥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것을 두고 볼 수 없지요.

  1.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요구사항을 트랙백/덧글/메일로 보내주세요.
  2. 위키사용법을 아시는 분은 링크된 위키 페이지에 요구사항을 같이 만들어요.
  3. 국회와 정부를 압박하면서 제대로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모아봐요.
  4.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지역별 액션 그룹조직하기, 자신이 다룰수 있는 각종 매체 - 텍스트 , 영상, 이미지 , 소리 등을 활용해서 문제를 알리고 말합시다.
  5. 함께 행동을 기획하실 분들은 jinbonet@jinbo.net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6. 함께 아래 문서들을 채워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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