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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3개월.
아파트에 살고 있으나,
전화와 도시가스 끊김.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5살 난 여자 아이,
또 여자 뱃 속의 아이.
1주일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음.
중앙 난방이라 다행이 방은 따뜻함.
전화를 받고 찾아가니
어두운 아침
남은 살 없는 부부가 TV앞에 맥없이 앉아있다.
남자는 어눌한 말투로
'민망하지만....'을 연발하며
도움을 청한다.
여자는 내가 누구인지 궁금한가보다.
먹지 못해선지 퀭한 눈이 참 슬프다.
돈에 얽힌 큰 실수를 저질렀나 보다.
남자는 자신이 없다.
실직 후 일자리를 알아보지만 쉽지 않다.
집도 옮겨야 한단다.
뭐가 필요할까?
돈으로 도울 수도,
당장 일자리를 줄 수도 없는 우리가
무엇으로 도울 수 있을까?
부탄가스가 필요하단다.
라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당장은 반찬을 몇가지 싸다 드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길건너에 있는 복지관에 우선 찾아가라.
민망하단다.
대신 가서 이야기 전해 달란다.
옳은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했다.
사정을 이야기 하고
급히 한 번 찾아가서 상담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저녁에 반찬을 가지고 다시 찾아갔다.
복지관에서는 아직 오지 않았단다.
슬픈 눈으로 남자가 날 쳐다본다.
이렇게 무너져 가는 젊은 사람들....
갈수록 늘어 가겠지.
그렇게, 가난한 젊은이가 늘다보면
더 많이 버려지는 아이,
더 많이 버려지는 노인...
무엇으로 이것을 막을 수 있을까?
숨어서,
아주 빠르게,
그렇게 늘어가는 가난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밥을 먹일 수 없다.
무엇으로 이것을 막을 수 있을까?
국회 앞에서,
청와대 앞에서,
광장에서
소리 높혀 요구하고, 주장하고, 반대하는 것 만으로
이들에게 밥을 줄 수 없다.
무엇으로 막을 수 있을까?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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