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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도 유전이다?! [제 872 호/2009-02-04]

새해를 맞아 사람들이 남몰래 하는 결심 중 하나는 “성격 좀 바꿔야지”이다. 술ㆍ담배 끊고 운동하고, 일과 사람 관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태도나 습관, 성격을 바꾸고 싶어한다. 하지만 곧 벽에 부딪친다. 타고난 성격이나 정신력 등을 바꾼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러한 기질은 바꾸기 힘든 것일까.

1979년 어느 날, 미국의 한 신문에 ‘태어나자마자 각자 다른 가정으로 입양된 쌍둥이가 40년 만에 만났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를 읽은 미국의 토마스 부샤드는 심리학자로서 두 쌍둥이에게 매우 흥미를 느꼈다. 40년 동안이나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면, 두 쌍둥이는 과연 어떤 점이 비슷하고 또 어떤 점에 차이가 날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기사를 읽고 나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 없었던 부샤드는 두 쌍둥이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조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조사 결과에서 깜짝 놀랄 사실이 드러났다.

자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습관이나 취미 등이 두 쌍둥이에게서 똑같게 나타났다. 두 사람은 습관적으로 손톱을 물어뜯었고, 취미는 목공이었으며, 농구를 싫어하는 것도 같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믿을 수 없는 결과에 충격을 받은 부샤드는 이후의 다른 쌍둥이의 조사에서 성격이나 습관 등이 유전적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전자 결정론자들은 습관적인 거짓말이나 도벽도 아이 때 입은 정신적 충격의 결과라기보다는 대부분 유전적 소질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는 사랑과 야망, 효도심, 창조성 등의 정신적 특성까지 부모의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고 주장한다. 실제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개인의 성격이나 정신력, 습관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력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캐나다의 토니 베논 박사는 같은 유전자 조합을 갖고 태어나는 219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인생에 대한 제어’ ‘책임감’ ‘자신감’ ‘새로운 도전 능력’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48개의 질문을 통해 유전이나 환경이 강인한 정신력을 만드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각기 다른 생활환경 속에서 이들의 성격과 습관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환경보다는 유전이 더 많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요인이 52%, 환경적 요인이 48%의 영향을 미쳤다.

외향적 성격일수록 좌절 등을 겪은 뒤 재기하는 정신적 능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부모 모두 혹은 한 사람이 운동선수인 경우 자녀들은 모든 일에 승부욕과 도전의식이 강한 경우가 많았다. 강인한 정신력이나 성격 형성은 환경과 유전자의 복합적 상호작용의 산물이지만, 유전적 요인이 앞선다는 얘기다. 아마도 자식들을 키워보거나 아이들을 가르쳐본 사람이라면 기질이나 성격, 습관이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고 해서 얼마든지 바꿔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인정할 것이다. 따라서 정신적으로 강한 자녀를 키우고 싶다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성격이나 의지도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근심걱정이 많은 성격도 마찬가지다. 이런 성향은 ‘17번 염색체에 있는 세로토닌 운반체(5-HTT) 유전자를 억제하는 DNA의 길이가 짧은 사람’이 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1996년 독일 뷔르부르크대 정신과 레슈 교수팀이 밝힌 내용이다. 이런 사람들은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향이 있어 사교모임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흔히 우리는 자녀의 성격이 삐뚤어지면 가정환경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성격에 대한 가정환경의 영향은 10% 미만이다. 따라서 유전자에 의해 타고난 소심한 성격을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억지로 바꾸려다가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럴 때는 사람의 기본 성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오히려 소극적인 면을 타고났다고 말해 주는 것이 소극적인 것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전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운명이 될 순 없지만 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성격이나 정신력을 바꾸기 위해선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랜 세월 학자들은 부모의 심리적 특징과 습관ㆍ정신력ㆍ성격 등이 환경이냐 유전이냐, 천성이냐 양육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여 왔다. 유전자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기 시작하고 쌍둥이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들 요소는 유전에 의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유전자는 인간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물론 유전자가 한 인간을 100% 결정하지는 않는다. 또 특정 유전물질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그런 특질이 발현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유전자에 내재되지 않은 특질이 인간에게 발현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게놈에 피부색을 검게 하는 유전자가 들어 있다 해도 환경적 요인 혹은 제 3의 다른 요인에 의해서 검은 정도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유전자는 잠재적 소질이다. 잠재적 소질은 그것이 타오를 수 있도록 불을 붙여 줄 때 능력 발휘가 가능하다. 그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 발현이 되게 하는 것이 곧 환경이다. 유전자가 전등이라면 환경은 스위치인 셈이다. 인간은 한편으로는 유전적인 소질에 의해, 또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성장ㆍ발달하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환경적 자극은 성숙한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영양분이다. 자신의 미래는 유전자뿐만 아니라 그 유전자를 끄집어내는 노력이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자!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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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의 위협 [제 871 호/2009-02-02]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은 우주쓰레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에 살던 한 여성은 델타 로켓의 연료탱크의 파편에 어깨를 다치기도 했고, 2006년 러시아의 정찰위성이 추락할 때 대기 중에서 타면서 태평양 상공으로 떨어지면서, 때마침 270명의 승객을 태우고 비행 중이던 라틴 아메리칸 에어버스(Latin American Airbus)와 가까이 지나가는 사건이 있었다.

현재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것은 달 뿐만이 아니다. 우선 약 800여 기의 인공위성이 지구궤도를 돌면서 통신이나 탐사 등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따지고 보면 1957년 세계 최초의 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래 약 6,000여 기의 인공위성이 우주에 올려졌고, 국제우주정거장(ISS)도 현재도 계속 건설되고 있다. 한국도 무궁화, 아리랑, 우리별 등의 다양한 인공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한편 2002년 9월에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아마추어 천문가는 크기가 10~50m로 추정되고 지구 주위를 50일 주기로 공전하는 흥미로운 물체를 발견했는데 이 물체는 과학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J002E2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영국 BBC방송은 이것이 새로 발견된 지구를 도는 위성일지도 모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밀조사 결과 J002E2는 1969년 발사된 우주선 아폴로 12호의 잔해로 판명됐다. 아폴로 12호를 실은 새턴V 로켓에서 분리된 3단 연료통이 오랫동안 태양 주위를 돌다가 지구를 도는 궤도로 돌아온 우주쓰레기인 셈이다.

대형 위성이나 우주 정거장은 수명이 다하면 우주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지구에 떨어뜨린다. 대표적인 것이 2001년 2월 수장된 러시아의 우주 정거장 미르이다. 러시아는 1986년 미르를 발사해 15년 동안 지구를 돌게 한 뒤 천천히 태평양으로 떨어뜨렸다. 대형 인공위성 역시 수명을 다하면 지구로 떨어뜨려 바다에 수장시키거나 대기권 속에서 공기 마찰을 통해 불태워 버린다.

문제는 모든 위성이 이렇게 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성에 역추진 로켓을 달아 대기권으로 진입시켜 마찰열로 태워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우주환경은 공기가 없기 때문에 태양을 받는 면과 그 반대편의 온도 차가 극심하다. 태양을 향하고 있는 면의 온도는 영상 120도이고 그늘 쪽은 영하 180도에 달한다. 인공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앞뒷면이 번갈아가면서 태양을 보도록 하거나, 냉각파이프를 이용해 온도를 골고루 분산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고장이 나면 양쪽 면의 극심한 온도 차이 때문에 위성이 깨져버리고 배터리나 남아 있는 추진체가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우주 쓰레기가 되는데, 우주쓰레기의 40%가량을 차지하는 파편들이 여기서 발생한다. 지난 2월 임무를 종료했던 우리나라 아리랑위성 1호도 이런 우주 쓰레기가 될 신세다.

우주쓰레기를 만드는 것은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 잔해뿐만이 아니다. 위성발사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로켓의 상단 동체 부분, 로켓과 인공위성을 분리할 때 발생한 파편이나 페인트 조각, 우주인들이 유영 중에 버린 도구 그리고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물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1965년 미국의 우주인인 에드 화이트(Ed White)가 우주 유영 중 잃어버린 장갑이나 1966년 마이클 콜린스(Michael Collins)가 우주공간에 떨어뜨린 카메라 그리고 최근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인이 떨어뜨린 공구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쓸모가 없어진 635kg짜리 암모니아 충전 장치(EAS) 등도 우주쓰레기들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 계획도 우주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 68년에서 86년 사이에 미국과 러시아는 20회 이상의 위성요격 무기시험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우주에서 미사일이 부서져 만들어진 잔해는 이미 그곳에 있는 우주 쓰레기나 인공위성과 부딪혀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주쓰레기만 해도 크기가 10cm 이상인 것이 7,000개, 1∼10cm 크기가 1만 7,500개, 0.1∼1cm 크기가 350만 개 이상이 지구궤도에서 떠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큰 쓰레기는 관리가 되기 때문에 안전한 편이다. 커다란 파편들은 레이더 등으로 탐지가 가능해 위치를 파악하면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우주정찰네트워크(SSN)는 10㎝ 이상 크기의 우주 물체 약 1만 3000개를 정기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문제는 1㎝ 정도의 작은 물체들이다. 주로 로켓이나 인공위성에서 떨어져 나간 작은 부품, 페인트 부스러기 등 작은 우주 쓰레기는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언제 어디서 출현할지 예측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작은 크기의 우주쓰레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이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원래 인공위성은 초속 7∼8km의 속도로 지구 주변을 돌고 있다. 그래야 지구의 중력에 이끌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위성이 폭발하게 되면 파편들은 기존 속도에 힘을 받아 파편들의 운동속도가 초속 10km까지 높아지기도 한다. 이런 파편들은 지름 1㎝만 되어도 시속 100㎞의 속도로 200㎏의 물체가 부딪치는 충격을 가하게 된다. 지름이 10㎝ 정도가 된다면 다이너마이트 25개를 터트리는 것과 같은 파괴력을 발휘한다. 만약 이런 파편들에 부딪히기라도 한다면 대형 인공위성이라고 하더라도 순식간에 파괴되어 버린다.

다행히 아직 인공위성의 기능이 손상될 정도의 충돌 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이언스지 발표에 따르면 우주쓰레기의 대부분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고도 800∼1,000km에 몰려 있다. 고도 350km 상공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400∼600km에서 비행하는 유인우주왕복선에는 당장은 위협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또한 ISS의 경우 지상 레이더로 ‘쓰레기 더미’가 가까이 다가올 조짐이 관찰되면 ISS의 고도를 수시로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컬럼비아호 폭발 사고의 원인이 우주쓰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작은 우주쓰레기의 예측불가능성 때문이다. 그래서 위성이나 우주왕복선을 띄울 때 우주쓰레기의 피해를 입지 않으려고 다양한 노력을 한다. 실제로 1991년 스페이스 셔틀은 러시아의 코스모스 인공위성의 부품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7초 동안 긴급 엔진가동을 수행한 바 있다. 또 각국의 우주기구들이 우주 탐사선을 발사할 때마다 반드시 인공위성과 우주선에 방호 뚜껑을 씌우고 우주 쓰레기와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코스로 비행경로를 잡는다.

우주쓰레기의 또 다른 문제는 지구 자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우주 개발이 활발해질수록 이런 우주쓰레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우주개발에 나선 국가는 우주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다양하게 강구하고 있지만, 우주쓰레기를 없애는 뾰족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더 큰 문제는 비용이다. NASA 자료를 보면 고도 800km에 떠 있는 1∼10cm 길이의 쓰레기를 지상 레이저포로 없애려면 2년간 무려 8,000만 달러(약 800억 원)가 소요된다고 한다. 10cm 이상의 쓰레기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향후 발사할 인공위성이 수명을 다할 즈음 지구 대기권으로 유도해 태워버리는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유행어처럼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보다 향후 처리에 신경 써서 우주 개발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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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날려 버리는 토네이도 만들기 [제 870 호/2009-01-30]

설날 연휴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던 양과장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트위스터 DVD를 봤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토네이도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장면을 본 현민이가 물었다.

“아빠, 영화 속 토네이도는 엄청나게 힘이 센가 봐요. 소도 하늘로 날려 보내고 큰 트럭도 하늘로 붕 날려 버리잖아요.”
“토네이도는 여름철 우리나라를 찾는 불청객인 태풍만큼이나 힘이 센 친구란다. 보통 우리나라보다 미국 중남부에서 주로 발생하는 소용돌이 바람인데 소용돌이의 외부 기압보다 내부 기압이 더 낮아 소용돌이 내부에 있는 것들은 모두 들어 올려 날려 버리는 특징이 있단다.”

“아~ 그래서 아까 영화처럼 소용돌이 바람에 소나 자동차들이 하늘로 날아가는 거였구나. 아빠, 토네이도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세요.”
“하하~ 그래. 토네이도의 생성 원인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온대 저기압과 불안정하며 강력한 한랭전선, 두 개의 기단이 만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지상에 있는 따뜻한 공기와 공중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려는 강력한 상승 기류가 발생하는데, 이때 상승력과 함께 회전력이 생성되는데 상승력이 커질수록 회전력도 점점 커지게 된단다. 회전력이 커질수록 회전하는 공기 기둥의 지름은 점점 좁아지게 되고 공기 기둥의 지름이 좁아질수록 회전력은 점점 더 증가하게 되는 거지. 다른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김연아 선수가 제자리에서 회전할 때 팔을 펴면 느리게 회전하고 팔을 안으로 접으면 빠르게 회전하는 것과 같은 원리야. 이런 회전력과 공기기둥의 상승작용이 더해져 영화에서처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바람의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란다.”

“네. 그리고 토네이도가 엄청나게 빠르던 걸요?”
“토네이도의 이동거리는 보통 5~10km 정도로 짧지만 때로는 300km에 달할 정도로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해. 그리고 토네이도의 지름은 보통 200m 풍속은 100~200m/s 정도란다. 이 정도 바람 세기면 거의 음속에 가까운 속도인데 보통 풍속이 30m/s 정도만 되도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토네이도의 파괴력은 얼마 정도 되는지 대충 짐작이 가겠지? 그래서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집 지하에 영화에서처럼 대피소를 만들어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그곳으로 숨는 거란다.”

“와~ 정말 무서운 소용돌이 바람이네요. 설마 이 토네이도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지는 않겠죠?”
“하하, 그건 안심해도 될 것 같다. 토네이도는 주로 연평균 기온이 10~20도 정도이고, 평지인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주로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많이 관측이 된단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관측이 되긴 해.”
“정말요? 어디에서요?”
“응. 울릉도 근처에서 바닷물이 위로 치솟는 용오름 현상이 가끔 발견되긴 하는데 이것도 일종의 토네이도라 볼 수 있지. 다만, 미국은 내륙에서 발생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우리나라는 해상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큰 피해를 주지는 않는단다.”
“정말 다행이네요. 이런 토네이도가 우리 집 근처에서 생겨나면 어떡하나 걱정했어요.”
“그러게. 현민이 네 말을 듣고 있으니 정말 우리나라에 토네이도가 없는 게 천만다행이구나.”

“아빠, 영화를 보면 토네이도에 등급을 매기는 것이 있던데 그건 어떤 거예요?”
“음. 기상학자들은 토네이도의 바람 세기에 따라 6단계로 등급을 나눠놨는데 F0에서부터 시작해 F5 등급까지 있어. F0 등급은 보통 바람의 세기가 초속 17m~32m 내외로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우리 몸을 휘청거릴 정도의 등급이야. F1은 초속 50m/s 정도의 바람 세기를 가진 등급인데 집의 지붕을 뜯어내고 자동차를 넘어뜨리는 정도의 바람 세기이고 F2는 초속 69~72m/s 정도의 강도를 가진 바람으로 담벼락을 넘어뜨리거나 나무가 쓰러지거나 뽑히는 등급이야. F3 등급부터는 거의 재앙에 가까운 등급이라 봐야 하는데 F3 등급은 초속 90~100m/s 사이의 바람 세기를 갖는데, 이는 시속 330km에 가까운 바람으로 KTX만큼 빠르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단다. F3 등급은 달리는 기차를 탈선시키기도 하고 집을 무너뜨리기도 하지. F4 등급은 110~130m/s(시속 410km) 정도의 세기를 가진 등급으로 영화 속 토네이도처럼 모든 주택을 파괴하고 자동차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단다. F5 등급은 악몽 그 자체로 최고 130m/s(시속 500km) 이상으로 집을 통째로 뜯어 하늘로 날려 보낼 수 있고 자동차도 지상에서 100m 이상 들어 올릴 수 있단다. 단단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바닥도 이런 토네이도가 지나가면 통째로 뜯어져 나가는 일도 있단다.”

“아빠, 듣기만 해도 무섭고 오싹해요. 토네이도를 한번 보고 싶었는데 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하하. 미국에 가서 직접 토네이도를 볼 수는 없지만 병 속에 토네이도를 만들어서 관찰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어떠니 우리 한번 만들어 볼까?”
“정말요? 토네이도도 만들 수 있어요? 좋아요. 어서 만들어 봐요.”
“그래. 물을 이용해 토네이도를 만들어 보는데, 이 원리는 위쪽에 있는 물은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고 아래쪽에 있는 물은 위로 올라가려는 상승작용이 발생해 소용돌이가 형성되는 거란다. 우선 음료수 병을 모으고….”


[실험방법]
준비물 : 음료수 병 2개(1리터 이상이 관찰하기 좋다), 접착제, 송곳, 테이프, 알콜 램프

[실험순서]
1. 불에 달궈진 송곳으로 음료수 병 뚜껑 2개에 구멍을 낸다.
2. 구멍의 지름은 1cm 내외로 낸다.
3. 구멍 난 뚜껑 2개를 접착제로 붙인다.
4. 더 단단하게 접착하기 위해 접착된 병뚜껑을 테이프로 고정한다.
5. 병 1개에 물을 1/3가량 넣은 뒤 뚜껑을 돌려 닫는다.
6. 병 2개를 연결한 뒤 병을 흔들어 놓는다.

[실험 Tip]
- 그냥 병을 세우면 토네이도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과 공기의 혼합이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몇 번 흔들어 세우면 토네이도가 더 잘 만들어진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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