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

학교 때 읽었던 <난쏘공>을 다시금 빼어 읽었다!!!

올 늦봄이었나 싶다... 2003년 여름에 나온 165쇄(총발행수 기준)판을 읽었다... 나만 변치 않고 사나 싶은 생각에 빼내어 읽었다. 가끔씩 읽어보지만... 세상은 본질적으로 바뀐 게 없는 듯하다!!! 200쇄를 맞는 <난쏘공>을 들고 그가 한 얘기 역시 다르지 않다!!!

 

조세희 선생의 얘기를 생각해 보았다!!!

2000년에 쓴 그의 머릿말을 먼저 들어보자...!!!

 

>>> '난장이 연작'이 씌어지던 시기의 이야기를 나는 정색을 하고 앉아 해본 적이 없다. 그것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일 중의 하나이다. 어떤 식으로든 지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지금의 짐에 칠십년대라는 과거의 짐을 겹쳐 지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나는 그 이중의 무게를 지탱하기가 어려웠다.

 

아직 젊었던 시절 칠십년대와 반목했던 것과 같이 나는 지금 세계와도 사이가 안 좋다. 내가 작가가 안 되었더라면 젊음을 다 잃어버린 나이에 자기 시대, 그리고 동시대인 상당수와 불화하는 불행한 일은 안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나는 육십년대 후반 어느 해에 작가가 되는 것을 포기했던 사람이다. 나는 좋은 작품을 쓸 자신이 없었다. 이것 역시 괜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 나에게 큰 감동을 준 예술가들은 이상하게도 뛰어난 작품을 남긴 것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는 모두 불행한 삶을 살고 간 사람들이었다... <<<

 

그의 머릿말은 행을 띄움이 없이 그냥 쏟아낸 하나의 단락으로 씌어져 있다!!!

그래서 위의 단락 나누기는 임의로 나눈 것이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를 더 따라가 보자!!!

 

>>> ... 나에게 책은 분열된 힘들을 모아 통합하는 마당이었다. 나는 작은 노트 몇 권에 나뉘어 씌어져 그 동안 작은 싸움에 참가한 적이 있는, 그러나 누구에게도 아직 분명한 정체를 잡혀보지 않은 소부대들을 불러모았다...

 

또 다른 어떤 사람은 누구가 쉽게 말할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난장이'는 읽을 필요가 없는 작품이라고 아주 간단히 말했다.

 

따져보면 이 모든 말이 옳았다. 내가 바로 그렇게 쓴 사람이었다. 말이 아닌 '비언어'로 우리를 괴롭히고 모독하는 철저한 제삼세계형 파괴자들을 '언어'로 상대하겠다는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아 며칠 밤을 새우고도 제대로 된 문장 하나 못 써 절망에 빠졌던 것도 바로 나였다...

 

이 작품은 그동안 이어져온 독자들에 의해 완성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나는 느낀다.

 

... 그러나 지난 일을 이야기하며 나는 아직도 마음이 무겁기만 한다. 혁명이 필요할 때 우리는 혁명을 겪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라지 못하고 있다. 제삼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경험한 그대로, 우리 땅에서도 혁명은 구체제의 작은 후퇴, 그리고 조그마한 개선들에 의해 저지되었다.

 

우리는 그것의 목격자이다. <<<

 

그는 그의 분신인 <난쏘공>을 보듬어 발전시켜가고 있는 세상을 알지만...

<삶>으로서의 <글쓰기>는 그에게 꼭 글을 쓰는 것만이 <진정한 삶>을 꾸리는 유일한 길이 아님을 몸으로 가르쳐 준다.

 

"그는 그저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난쏘공>으로 그때 한 것뿐이었다!!!"

"우리는 그의 <삶>에 대한 진정으로 올바른 자세로부터 무엇을 느끼고 배우고 있단 말인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