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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아펙(APEC)과 제국주의"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김어진씨의 소책자 전문을 올립니다!!! "다함께"라는 "반전 반자본주의 노동운동"단체에서 펴냈습니다!!!

"다함께" 소개와 "아펙과 제국주의" 차례


 

"다함께"는 반전 반자본주의 노동자운동단체로...

"다함께" 신문과 소책자 발행, 포럼 개최 등의 활동과 함께, 여러 진보사회운동에 실천적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펙(APEC)과 제국주의"라는 소책자는...

"다함께" 회원인 김어진씨가 지은 것으로 아펙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고 있으며, 우리가 어떻게 아펙에 대처해야 하는가를 잘 살피고 있습니다!!! 지은이의 허락을 얻어 전문을 올립니다!!!

 

<<< 아래 차례를 클릭하시면 내용을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

 


 

APEC과 제국주의

글 김어진
값 2,500원

차례

머리말


1장_APEC의 탄생 배경과 주요 회원국들의 이해 관계
  1. APEC에 대한 미 제국주의의 전략
  2. 일본의 APEC 정책과 미·일의 긴장과 갈등
  별첨 1 : 중국의 대(對) APEC 정책
  별첨 2 : 'APEC을 아시아에서 소강국으로 지위를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2장_APEC을 통해 본 세계화와 전쟁
  1. APEC과 세계화
   1) APEC의 경제적 목표와 그 결과
   2) APEC이 내거는 시장화 조치들
   3) 시장화 정책의 뇌관 ABAC
   4) 규제완화와 APEC의 '반부패행동계획'
   5) APEC의 환경인식과 에너지 기업의 세계화
  2. APEC의 전환점과 부시의 전쟁 : '인간안보'의 본질

  별첨 3 : 아펙은 이주 노동자 규제 도구
  3. 반부시 : APEC 반대 투쟁의 중요한 고리

값 2,500원
구입문의 atgmai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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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반부시 - 아펙반대투쟁의 중요한 고리

 

3. 반부시 : 아펙 반대 투쟁의 중요한 고리

 

아펙은 회의 때마다 반대 투쟁에 직면했다. 특히 작년 칠레 아펙 때는 부시가 참석하는 정상회의가 시작하는 날에 맞춰 대중적 항의 시위와 행진이 벌어졌다. "칠레는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다", "부시야말로 테러리스트다" 같은 구호들로 형형색색의 다양한 반부시 팻말과 배너들이 나부겼고 다양한 세력들이 반부시 구호를 중심으로 운집했다. 시가행진 참가자들이나 단체드른 여성 노동자에서부터 원주민, 농민, NGO 등 다양했다. 남미 특유의 정열적이고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대부분 미국 부시 정권에 대한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정책과 자유무역협적에 대한 분노가 표현된 구호들이 거리를 메웠다. 칠레에서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고통받는다. 칠레는 와인 수출국으로 유명하지만 포도농장 노동자들이 거의 품팔이식 노동계약을 맺고 있는 나라이다.



이 기간에 보안도 매우 삼엄했다. 시내 곳곳에는 탱크 부대와 최루탄과 살수차량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으며 무장 경찰의 삼엄한 경계는 계엄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자그마치 7만여 명이나 모였다. 이것은 피노체트 쿠데타 이후 칠레 사회운동에서 보기 드문 일이었다. 대중적 항의 시위와 행진이 있기 이틀 전인 11월 19일부터 정상회담 개회 도시 산티아고에서 칠레사회포럼이 개최되기도 했다.

 

칠레의 아펙 반대시위 규모가 반아펙 투쟁 역사상 가장 컸던 이유는 당시 시위가 반부시 정서를 충분히 담아 냈기 때문이다. 당시 반부시는 다양한 운동을 연결시키는 고리 구실을 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정책에 대한 광범한 분노뿐 아니라 칠레 국내의 광범위한 반제국주의 정서가 시위 규모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칠레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1973년 민주적으로 선출된 아옌데 정부를 쿠데타로 무너뜨리고 수천여 명을 학살한 주축이라는 사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부시는 11월 2일부터 11월 5일까지 아르헨티나 휴양지 마르 델쁠라따에서 개최되는 미주성회담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미 아르헨티나 정부는 차량테러의 가능성에 대비해 회담장 전역에 6천여 명의 군경이 배치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아르헨티나에서는 부시의 방문을 반대하는 대규모 운동과 시위가 준비되고 있다. 아예 일부 국회의원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을 상대로 부시의 아르헨티나 방문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 2005년 1월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의 워크숍에 참가한 남미의 좌파들은 미주정상회의 때 맞춰 반부시 시위를 조직하자고 결의하기도 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광범위한 반부시 여론과 대중 시위에 곤혹을 치른 부시가 아시아에서도 반부시와 반아펙을 외치는 시위 대열을 대면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통쾌한 일이다. 이것은 사회정의를 원하는 반전을 외쳐왔던 전 세계 민중에게 힘이 될 것이다.

 

반부시는 단지 반전 관련 쟁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환경파괴 반대, 인권 침해 반대 등과도 효과적으로 결합될 아펙 반대의 핵심 고리다.

 

부시는 제국주의 전쟁의 총사령관일 뿐 아니라 온갖 친기업 시장주의 정책의 상징이다. 이것은 부시가 그 동안 추진한 정책들만 봐도 금새 알 수 있다. 그는 기업을 위한 감세 정책을 연거푸 입안했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2011년에는 완전히 폐지하는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 부시가 고소득 납세자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펴 부자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는 동안 평범한 미국인들은 더 많은 빈곤을 강요받았다. 부시는 보험회사들의 횡포에 항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환자권리법안' 통과를 결사적으로 막으려 했다. 부시가 대통령이 된 뒤 미국에서는 7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부시는 온갖 반환경 정책의 상징이기도 하다. 교토의정서 탈퇴는 부시가 백안관에 입성한 후 취한 첫번째 주요한 조치 중 하나였다. 그래서 그는 첫번째 유럽 방문국이었던 스페인에서 교토의정서 폐기 반대를 외치는 수천 명의 시위대와 맞닥뜨려야만 했다. 부시는 화력/원자력 사용 확대, 석유 채굴 장려, 대기오염 규제 완화정책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그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떼돈을 벌고 있는 '5대 유젅자 거인들'(아스트라제너카, 듀퐁, 몬산토, 노바티스, 아벤티스)을 위해 대규모 유전자조작식품 도입을 추진했다. 앞서 말했뜻이 아펙의 7대 역점 과제 가운데 하나인 '지식기반경제' 구축의 핵심의제인 '지적재산권 강화'는 사실상 아시아에서 바로 이러한 대기업들의 이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부시는 전쟁광의 우두머리일 뿐 아니라 빈곤양산 정책과 반환경 정책의 상징이고 사형제를 부르짖는 반인권의 상징, 낙태의 권리를 격렬히 반대하는 반여성정책의 상징이며 시장주의적 세계경영의 코드명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은 허리가 붙은 샴 쌍둥이처럼 제국주의의 불가분의 두 측면이다. 반부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이 낳은 수많은 고통에 저항하는 다양한 투쟁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다. 반부시를 단순히 아펙 반대 투쟁에 사람들을 좀더 쉽게 모이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만 여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시에 대한 반감을 아시아에서의 미국 제국주의 기구에 반대하는 투쟁과 결합시키는 것은 매우 지혜로운 방향임에 틀림없다. 그 방향에 확신을 갖고 있는 활동가들이 2005년 11월 투쟁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부시의 방한에 반대해, 아펙에 반대해 11월 18일 부산에 모이자, 더 나은 세계를 위해서!!!"

 

- [아펙과 제국주의] 책 전문 연재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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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아펙은 이주 노동자 규제 도구

 

아펙은 이주 노동자 규제 도구

 

아펙은 기업들의 자유로운 이동(Business Mobility)을 위한 각종 편의들이 더욱 아펙 내에서 발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대외경제정책연구소, '아펙 무역원활화의 경제적 효과', 58-59쪽) 그러나 노동인력의 자유이동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이미 앞서 언급했지만, 저들의 '인간안보' 내용과 반테러 대책 활동에는 이주노동자들의 출입국 규제 항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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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아펙의 전환점과 부시의 전쟁


 

2. 아펙의 전환점과 부시의 전쟁 : '인간안보'의 본질

 

패권적 지위를 위한 강대국들 사이의 갈등과 휘황찬란한 거짓말과 평범한 이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탐욕 속에서 '지지부진하다'는 평을 들어 온 아펙이 다시 부활한 계기는 바로 2001년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를 지지하는 도구 구실을 한 것이었다. 아펙이 새롭게 활력을 얻은 계기는 바로 부시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었다. 2001년 상하이 회담에서 아시아태평양 정상들은 '테러에 반대하는 전쟁'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



인구 가운데 무슬림의 비중이 압도적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이사, 부르나이의 정상들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언사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상들 가운데 그 누구도 워싱턴을 비난하는 언사를 쓰지 않았다. 당시 인도네이사 외무성 장관인 하산 위라유다(Hasan Wirayudha)는 이슬람의 폭발적인 반발을 경고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시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항의하는 수많은 대중적 시위가 있었다. 그러나 메가와티도 마하티르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반대하지 않았다.

 

중국의 장쩌민과 러시아의 푸틴도 그랬다. 이 두 제국주의 강대국의 우두머리들은 워싱턴의 군사적 개입을 묵인하면서 자신들도 강대국으로서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여겼다. 푸틴은 체젠 개입을, 장쯔민은 아프가니스탄의 옆의 신장 위구루 자치지구를 마음껏 요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겼다.

 

이로써 세계 최부국이 최빈국에 미사일을 퍼부은 희대의 악행은 그 일이 벌어진 바로 그 대륙에서 지지와 동의를 받았다. 부시는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의 외교안보연구원은 세련된 어조로 2001년 상하이 정상회담을 이렇게 찬양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아펙 정상회의가 원래 아펙 의제와는 상관없는 다양한 정치안보적 이슈에 관한 효과적인 고위급 협의체로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통상 문제와 안보문제 등 의제간 연계성 심화라는 흐름의 바탕 위에서 정상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아펙 내 정식 의제로서 안보 의제의 도임이 필요하다."('아태 경제협력체의 향후 발전방향' 조용균, 외교안보연구원)

 

2001년 상하이 회담에서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고 중국은 WTO 가입이라는 성과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8가지 항목의 반테러 성명이 있었다.

 

미일정상회담에서 일본과 미국의 사이의 거래도 주목할 만하다. 이 정상회담을 통해서 일본은 아프가니스탄 '부흥' 계획에 참여했다. 그리고 일본은 파키스탄에 자위대를 파견함으로써 남아시아에도 개입할 수 있는 사냥 면허증을 얻었다. 그리고 테러대책특별조치법과 자위대법을 개정할 수 있게 됐다.

 

2003년 방콕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는 이라크 파병에 관한 세부적인 방안들과 논의들을 끌어냈다. 정상회담 전후로 틈틈이 주요 나라 정상들과 단독으로 회담을 진행했다. 이 때도 고이즈미는 부시를 따로 만나서 일본이 아프가니스탄 '재건'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노무현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서둘러 파병을 결정하고 방콕으로 날아가 부시한테 파병 결정 소식을 선물로 안겨 줬다.

 

2003년 태국 정상회담은 아펙 회원국들의 군사주의적 안보공약을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아펙 회원들 간 합의를 이뤄냈다. 2001년 상하이 회담 때 이런 조처들을 이끌어 내려다가 부분적으로 갈등을 빚은 것에 비하면 그들 처지에서는 대단한 진전이었다.

 

2001년에는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의지에 관해서 회원국들간에 다소 이견이 있었다.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은 시큰둥했고 미국, 러시아, 일본, 호주는 적극 찬성이었다. 그러나 수차례 고위관리회의를 거쳐 태국 정상회에서 이 의제가 최종 채택됐다.

 

2003년 태국 정상회담에선 경제교역과 안보가 직결돼 있다며 10개 항목의 '대테러' 조처가 승인됐다. 그런데 반테러대책기구(CTTF; Counter Terrorism Task Force)의 내용을 보면 인간안보의 '대테러' 조치가 시민적 자유의 박탈을 포함한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여러 항목 가운데 승객정보시스템 같은 내용은 분명히 출입국 규제이자 비행기 탑승객 모두에 관한 정보들을 철저히 심사하는 항목이다.

 

이것이 철저하게 실험된 사례가 있다. 2003년 방콕 정상회의 때 그랬다. 2003년 태국에서는 모든 톨게이트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무기를 찾는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혹시 모를 무기 운반을 막기 위해 트럭도 고속도를 달릴 수 없게 했다. 모든 거리에서 몸 수색을 일삼았고 5개 국립호텔 방문자들에 대한 검문검색이 유별났다. 미대시관 근처는 무장경찰이 몇 겹씩 삼엄하게 경비해 전시를 방불케 했다. 탁신 태국 총리는 군대를 동원해서 캄보디아 노동자 6백여 명을 며칠 만에 사냥하듯 잡아들여 해외로 송출시켜 버리기도 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어김없이 아펙 회의가 있던 도시에서는 검문검색과 보안수색대, 대규모 경찰 동원이 횡행했다.

 

2004년 산티아고 12차 정상회의에서도 이틀의 회의 가운데 하루 전체를 안보 문제 다루는 데에 할애했고 여기서 10개항의 대테러 조치사항을 승인했다. 대량살상무기 위험 제거도 그 중 하나였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가진 국가인 미국의 주된 요구사항이었다.

 

2004년 11월 21일 열린 안보분야 1차 정상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 요구를 적극 지지하며 "테러에 대한 효과적 대응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며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고 대테러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의 접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테러리즘과의 전쟁'이라는 아펙의 표어는 2001년 정상회담 이후 해마다 확인됐다. 2001년 상하이 정상회담은 "9.11 테러 공격은 우리의 활동에 새로운 도전을 제공한다. 아펙 회원국들은 이런 도전과 맞닥뜨려야 한다"고 선언했고 2002년 멕시코 로스카보스 정상회담은 "우리는 테러리즘이 우리의 목표와 대치하고 있음을 분명히 할 것이다. 그리고 테러리즘을 제거하기 위한 지역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2003년 방콕에서는 "우리는 지역의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우리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들에 맞서 우리의 사회를 방어하는 데 동의한다"고 선언했다.

 

아펙의 '반테러'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2003년 태국 아펙회의 당시 꾸려진 아펙 내의 반테러대책기구(CTTF)의 행동계획에 잘 나와 있다. 그것에 따르면 화물, 여행자 방어, 해양 방어, 비행기 방어, 사이버 안전, 지역이민경보 체계의 원리들과 방법들을 새롭게 짜야 한다. 그런데 위의 내용들에 시민적/정치적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지역이민정보 체계(The Region Immigration Alert System)는 이주자 규제라는 목적에 잘 들어 맞는다. 아예 반테러대책기구의 활동을 다루는 <테러리즘에 맞서 관광업을 보호하기 위한 최상의 안전/보안 대책>(APEC Tourism Working Group, October 2004)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각국에서 경찰력과 법 강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이 문서에는 아예 몇 장에 걸쳐 '로드맵'이라는 제목으로 각국의 반테러법들이 소개돼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애국자법, 호주의 반테러 계획, 대만의 반테러리즘 프로그램,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영국의 CCTV 대량 설치 등이 추천되고 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말이 아니라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에서 입안된 반테러법이 얼마나 많은 사회 문제를 낳았는지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입증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10월 26일 만들어진 미국의 애국자법은 미국 내에서도 많은 논란과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조지 부시가 애국자법을 만들 때 참고한 영국의 '테러리즘법 2000'은 테러리즘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정의한다. "[테러리즘]은 '공공이나 공공의 일부에 영향을 미치거나 협박하기 위한 [행동]'과 '정치/종교/이데올로기적 대의'를 성취하기 위한 행동에까지 확장돼야 한다." 심지어 애국자법 215조는 정부가 테러 수사와 관련해 도서관/서점 등을 포함한 '영업기록'을 몰래 조사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1년 10월 26일 법 제정 이후 알래스카/하와이 의회 등 1백 40여 개 중소도시들이 이 법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아펙은 이와 같은 반테러법이 아시아에서 확산돼야 한다며 민주적 권리를 침해하는 이 법의 제정과 확산이야말로 반테러 활동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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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아펙의 환경인식과 에너지 기업의 세계화

 

5) 아펙의 환경인식과 에너지 기업의 세계화

 

(김어진, 녹색평론 2005년 7, 8호 참고)

 

최근 아펙은 교토의정서 거부를 정당화하는 기구로도 활약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 6개 국가(미국, 호주, 일본, 중국, 한국, 인도)는 온실가스 배출을 강제적으로 규제하는 교토의정서 가입을 거부하기 위해 강제적이 아닌 자발적 감축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기후협약을 체결하려 한다. 아예 6개 나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구 전체 배출량의 47.9%를 차지한다. 지난 4월 11일 서울 하이야트 호텔에서는 20개국 1백여 명의 정부관료와 CEO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제목은 '아펙 비즈니스와 기후변화 워크숍'이었다.



최근 매년 열리는 아펙 기후변화 국제회의를 주도하는 나라는 미국과 호주다. 미국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를 차지하면서도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했고 2000년 이래 꾸준히 교토협약의 내용을 후퇴시키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호주도 미국과 함께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해 전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이 두 나라는, 아직 온실가스 감축 의무 대상국은 아니지만 앞으로 대상국에 포함될 아시아의 주요 나라들의 지지를 얻어 교토의정서에 반대하는 압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지난 4월 11일 '아펙과 기후변화' 국제워크숍에서 교토의정서 무용론의 핵심 주창자 앨런 옥슬리 호주 아펙 연구센터 소장(전 가트 의장)은 위선적이게도 교토의정서로는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교통의정서 무용론이나 탈퇴론은 기후변화에 상당한 책임이 있으면서도 그 책임을 회피해온 미국과 호주가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환경운동연합 성명서) 아펙은 바로 그 변명을 늘어놓는 도구다. '아펙과 기후변화' 워크숍의 주최측이었던 대한상공회의소와 외교통상부도 그 자리에서 교토협약에 대한 우려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국은 교토의정서상 제1차 공약기간 중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지는 않지만 이미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소비증가률 1위국이기에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대상에 오늘 가능성이 꽤 높다. 그래서 대한상공회의소는 틈만 나면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경제에 부담을 지울 거라고 주장한다.

 

일본 통산성 내에서도 교토의정서 탈퇴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작년 11월 중국 정부와 인도 정부도 11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교토의정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앨런 옥슬리는 이런 상황을 교활하게 잘도 활용했다. 그는 아예 '기후변화협약과 아펙, 한국에 미칠 영향'이라는 주제로 기잔간담회를 열어 대한 상공회의소의 입장을 적극 두둔하기까지 했다. 그는 "최근 연구 결과, 온실가스 증가가 지구온난화와 재앙을 초래한다는 가설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명났다"(앨런 옥슬리/스티븐 맥밀런, <교토협약과 아펙 경제>, 2004년 11월, 호주 아펙 연구센터)고 말한다. 이것은 <교토협약과 아펙 경제>라는 제목의 그의 보고서에 일관되게 나와 있는 주장이다. 물론 이 주장은 교토협약에 반대하는 자들이 앵무새처럼 반복해 온 논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부시가 4개월 동안 은폐한 '펜타곤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이야기한다. 보고서는 20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기후변화로 인해 전 지구적인 혼란이 닥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지난 5백년 동안 가장 더운 해가 2003년이었다는 사실, 지난 1천년 동안 가장 더웠던 10개의 해 중에서 8개가 1990년대에 들어 있었다는 사실은 태양의 활동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고 오직 인간이 내놓은 온실가스만으로 설명된다는 것이 이들 기상학자의 거의 일치된 견해다."(이필렬 <종말과 희망-'펜타곤 보고서'에 대하여>, <녹색평론> 2004년 5-6월 통권 제76호) 작년 10월 유엔이 출판한 <슬럼의 도전>이라는 제목이 도시 빈곤에 대한 최초이자 진정한 전 지구적 감사보고서는 지구온난화와 도시 빈곤 사이의 상호 작용에 관한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후변화가 농업과 이주에 미치는 영향도 그 보고에 포함될 예정이다.(마이크 데이비스, <슬럼투성이 지구>, <창작과 비평> 2004년 가을 통권 제125호)

 

그럼에도 교토의정서를 거부하는 자들은 환경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며 실상은 현재의 경제 성장 방식을 고수하려 한다. 앨런 옥슬리는 <월간 전경련> 2005년 4월호에서 이렇게 말한다. "경제와 환경은 서로 보완하며 발전해야 한다. 다만 지금의 교토의정서는 너무 환경에 기울어져 있다 보니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불을 피우는 것을 환경파괴로 규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교토의정서가 아태경제를 위축시킨다는 주장의 진의는 아펙 내의 주요 실행기구이자 교토의정서 반대 이견을 피력하는데서 가장 열의를 보이는 아펙 EWG(Energy Working Group)의 구성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EWG는 '에너지 관련 기업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네트워크에는 교토협약에 반대한 대표적인 기업 셸 호주와 미국의 쉐브론텍사코 등을 비롯해 미국의 유노칼, 도쿄가스, 일본의 대표적 그룹이자 이타이이타이 병의 원인인 카드뮴 방출로 유명한 미쯔이, 대만의 중유공사, 찰레의 석유기업, 한국전력공사 등이 포함돼 있다.

 

셸과 쉐브론은 화석연료 사용이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불신하게 만들 자료를 위해 연각 수백만 달러를 쓰는 '지구기후연합'이라는 단체의 주요 회원사들이다. 이 기구는 1997년 교토회의를 앞두고 기후변화협약 반대 운도에만 1천3백만 달러를 쓴 거대 석유석탄자동차 산업들과 주요 에너지 산업 관련 기업으로 구성됐다. 이 기구의 영향력에 의해, 지난 1997년 미국 상원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반대 결의안을 95대 0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그들은 시종일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토로하지만 인류를 재앙에서 구원해 줄 수 있는 재생 가능 청정에너지를 위한 비용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교토의정서를 비난하는 다국적기업들은 이산화탄소 방출 억제가 경제발전을 둔화시켜 일자리를 줄일 거라며 위선적이게도 일부 노동조합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했다. 그러나 교토의정서를 위한 회의가 열리기 4년 전 지구기후연합의 회원사들은 미국에서 8만 4천 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함으로써 117%의 '이윤증가'를 누렸다.(폴 먹가, 조성만 옮김, <녹색은 적색이다> 북막스 2002년)

 

이산화탄소 방출 감축이 즉각 경기후퇴를 낳을 거라는 협박에 주춤거릴 이유는 없다. 온실가스 방출을 제한하는 기후변화협약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면서 새로운 대안에너지 체계를 만들면 미국에서만도 거의 80만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 수 있다는 연구자료도 있다.(김정욱 외 <에너지 혁명> 매일경제신문사, 2004년)

 

아펙은 교토의정서 후퇴 압력 장치만이 아니라 '핵발전소 촉진기구'이기도 하다. 작년 6월 10일 필리핀 마카띠시에서 열린 아펙 에너지관련 장관회의는 이 점을 잘 보여 주었다. 당시 회의는 '아펙의 에너지 발전에서 핵발전소의 역할'이라는 공동보고서를 채택했다. 그 보고서를 보면, 아시아의 에너지 장관들이 아펙의 석유 수입 의존 증가와 교토의정서 돌파를 위해 목소리 높여 제안한 방편은 바로 핵발전소 건설이다. 그 회의에서 모인 아펙 에너지 장관들이 모은 결의는 이랬다. "핵발전소는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는 대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한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아펙 경제 내에서 아직 핵발전소를 안정성 문제 때문에 하나의 선택사항으로만 여기고 있지만, 선진 핵연료 기술로 핵발전소가 낳을 이익을 높일 수 있다."(www.apec.org)

 

그러나 OECD에 가입한 29개 국가 가운데 최근 몇년 동안 핵발전소 확대를 추진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 일본 내에서도 도쿄전력 스캔들과 도카이무라 사고 등으로 핵전력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유럽연합 15개국 가운데 14개국이 핵발전소 건설을 포기하거나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있다.

 

아펙의 반환경성은 교토의정서 반대 천명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펙은 그 동안 환경 규제 조항들은 자유무역의 장벽이라고 주장해 왔다. 예를 들어, 아펙의 한 보고서는 엄청난 홍수 피해를 입은 중국 양쯔강 상류 지역의 벌목 금지를 포함한 몇몇 핵심적인 산림 보호 정책을 잠재적 비관세장벽으로 예시하고 있다.(<세계화는 어떻게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가>, 힐러리 프렌치 지음, 도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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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규제완화와 아펙의 '반부패행동계획'

 

4) 규제완화와 아펙의 '반부패행동계획'

 

요즘 미국이 아펙을 통해 강조하고 있는 쟁점 가운데 하나로 '반부패행동'을 꼽을 수 있다. 작년 칠레 정상회담 때 채택된 '반부패행동계획'은 올해 2005 부산 아펙에서도 7대 역점 과제 가운데 하나다. 2004년 외교통상부 아펙 담당 대사인 김종훈은 "반부패행동계획이야말로 아펙의 가장 대표적인 성과"<세계경제> 2004년 11월호)라고 말한다.



그러나 특히 미국이 주장하는 아펙의 역점 과제 '반부패' 구호의 연원은 1997년 동아시아 금융 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펙의 '반부패' 구호는 동아시아의 소위 '정실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워싱턴 컨센서스의 담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아펙의 뉴스레터 2004년 12월호는 "1977년 아시아 금융 위기는 부패가 효율적인 시장 개방을 방해하고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www.apec.org)고 주장한다.

 

이것을 잘 보여 주는 사례가 바로 1998년 아펙 정상회의였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시아 금융위기 원인을 놓고 미국과 말레이시아 사이에서 설전이 오갔다. 당시 클린턴을 대신해 회의에 참가한 앨 고어는 "아시아의 금융위기는 정실 자본주의와 부패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말레이시아 마하티르뿐 아니라 말레이사이 외무장관까지 "내가 들어본 말 가운데 가장 구역질나는 말이다"하고 맞대응했다. 당시 앨 고어는 아시아 금융위기는 아시아의 정경유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아시아의 금융위기에서 미국은 책임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동아시아 발전 모델을 가장 칭송하던 자들이 바로 자신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의 주장은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을 자극할 만했다.

 

미국이 "반부패"를 아시아 국가들이 해결해야 할 숙원 사업처럼 주장하는 것은 몇 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정실 자본주의의 진면목을 분명하게 보여 준 엔론 부패 스캔들과 너무도 대비된다. 엔론은 미국식 정실자본주의의 표본이었다. 엔론의 CEO였던 켄 레이는 부시 일가의 오래된 친구이자 조지 W 부시한테 선거자금을 가장 많이 준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도널드 럼스펠드는 엔론의 대주주이며 엔론의 전 부회장 토마스 화이트도 부시 행정부의 주요 각료였다.

 

비슷한 위선은 아펙의 ABAC의 일원이자 이라크의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할 우선입찰자로 미 정부에 의해 지명된 5대 그룹 중의 하나인 플루오르 그룹(Fluor Gruop)의 부사장 로버트 프리에도가 아펙에 제출한 보고서에도 드러난다. 그는 정경유착과 뇌물 때문에 아시아 기업들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면서 아펙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부패는 아펙 경제 발달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부패는 기업의 숨겨진 세금이다." 그러나 위선적이게도 플루오르 그룹은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서 조지 부시한테 기부금을 낸 기업 리스트 명단의 상위에 올라 있다.

 

부패는 자본주의의 붙박이 장롱이므로 반부패는 결코 자본주의적 시장화를 통해서 해결될 수 없다. 사실상 아펙의 '반부패'는 사유화와 기업 규제 완화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리는 이데올로기 구실을 하고 있다. 아펙이 주창하는 무역장벽 제거에는 어김없이 기업 규제 완화 같은 항목들이 빠지지 않는다.

 

'반부패=기업규제완화'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다국적기업이 마음껏 활개치고 이윤 활동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내심이 아펙에 깔려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아펙의 '반부패'는 아시아 기업 사냥을 위한 기회의 창이다. 이것은 미국의 아펙 대사 래런 모리아티(Laren Moriarty)가 썼고 미 대시관 홈페이지에도 실려있는 '2005년 아펙에서 미국 정책'이라는 제목의 글에 위의 의도가 아주 솔직하게 씌여 있다.(http://usembassy.state.gov/seoul/wwwhmain.html)

 

한국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2003년 아펙회의 당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관해 뉴질랜드 ABAC 위원이 한국 정부 관계자한테 물었다. 한국 정부의 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기업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998년 이래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인수/합병 활성화를 위해 여러 제도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이 일들을 '열심히' 실천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 결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기업이 바로 사기업화된 한국통신(KT)다. 회계 투명성 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강화 노력 속에 설비투자는 최근 몇 년 동안 0%였고, 2만 5천 영을 해고하고, 요금을 계속 높여 온 덕분에 전국의 세 곳에서 전화 먹통 사태가 벌어졌고 개인 정보가 상품화됐고, 주주 가운데 50% 이상이 해외투자자들이다.

 

"테러리스트의 자금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반부패"라는 '반부패행동계획'의 목표도 모순적이긴 마찬가지다. 검은 돈을 세탁해 주는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은 미국이다. 레이먼드 베이커는 그런 돈이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금융기관을 거쳐간다고 단언했다. 미국에는 돈세탁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어서 현금 예치는 은행 기록으로 남겨져야 한다. 그러나 실제 사정은 규정과는 다른다. "미국 재무부의 관리들은 여러 번 이렇게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 흘러 들어오는 돈이 조세 포탈 자금인지 아닌지 신경쓰지 않고 그 자본을 유치하려는 것이 미국의 방침이다."(<모던 지하드; 테러, 그 보이지 않는 경제>, 로레타 나폴레오니, 시대의 창 17장) 또, 그는 이렇게도 말한다. "미국 관계법은 미국 사업가, 금융 전문가, 은행가 등이 외국 정부 관리들한테 뇌물을 주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부정부패를 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돈 많은 외국 관리들을 만나면 미국은 그들이 돈을 예치하길 원한다." 그런 돈의 규모는 막대하다. 예를 들어, 뉴욕은행은 러시아에서 흘러나온 돈 1백억 달러의 돈 세탁 계획과 관련한 조사를 받아야 했다.

 

2001년 10월 미국에서는 애국자법이 제정돼, '테러리스트'의 돈일지도 모를 돈은 돈세탁금지법에 무조건 저촉돼 자금 경로를 조사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해외부정부패방지법'이 제정되고 무려 25년이나 흐른 시점이었다. 다시 말해, 그런 법이 제정된다 해도 그 법망을 우회하는 다른 많은 방법을 규제하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계 에너지 대기업 유노칼이 정부의 후원을 받으면 중앙아시아의 파이프라인 계약을 따내기 위해 탈레반 정권에 2천5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준 사례는 '반부패'와 '테러리스트 자금줄 차단'이라는 아펙의 구호들이 이중잣대에 따른 것일 뿐임을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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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시장화 정책의 뇌관 ABAC


 

3) 시장화 정책의 뇌관 ABAC

 

아펙이 거대 기업들이 내놓는 여러 정책들을 논의한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1996년 공식 슬로건이 "아펙은 사업(Business)을 뜻한다"였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 점은 무엇보다 ABAC(APEC Business Advorsory Counsil; 아펙 기업자문위원회)가 아펙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구라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ABAC이 1996녀에 미국 주도로 만들어졌고 회원국별로 저명기업인 3명이 포함되도록 돼 있다. 한국에서는 동양그룹 회장 현재현, 대성그룹 회장 김영대 등이 포함돼 있다.



ABAC는 정상회의 직전 대기업의 주요 요구들을 정리해서 정상회의에 제출한다. 그 한 예로 아펙 기업자문위원회는 "1998년 회원국들의 사회적/경제적 발전을 촉진"한다며 포괄적인 작업 프로그램으로서 아펙 식량체계(APEC Food System; AFS)를 제안했다.('아펙 식량체계의 논의 동향과 과제', <세계경제> 1999년 10월호)

 

여기에는 WTO에 어긋나는 비관제조치의 단계적 폐지, 수출보조금 철폐, 유전자조작식품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 마디로 말해 곡물메이저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인데, 그도 그럴 것이 위의 내용을 만든 자는 다름 아닌 곡물 다국적기업 카길의 부사장 로빈 존슨이었고, 그는 이미 1998년 아시아에 농산물을 수출하는 대기업들의 바람을 요약한 보고서 '아펙과 글로벌 식량 체계 구축'을 아펙회의에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아시아 시장을 보루로 여기는 농산물 관련 다국적기업들한테는 거의 성경으로 통한다.(Brewser Kneen, 2003) 그는 이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농산물 시장 개방이 얼마나 아시아인들한테 유리한지를 역설하고 있다.

 

단지 카길만이 아니다. 최근 ABAC에서는 주되게 IT 기업들과 생명공학 기업들의 요구들이 총망라되고 있다. 2002년 ABAC가 낸 보고서 <세계화에 직면하기: 아펙의 길>(Facing Globalization: the APEC Way)에는 IT 산업의 향방, 비관세장벽 철폐, 생명공학 산업 부응 방향 등이 자세하게 서술돼 있다.

 

ABAC의 구성목적 "더 나은 기업환경 조성"

 

ABAC의 표어는 "더 나은 기업환경 조성"인데 종종 ABAC는 노동시장 정책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다양한 권고를 하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ABAC는 "국내 노동시장에서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권고를 정상회의에 제출했다.

 

ABAC와 함께 대기업들의 희망사항들이 아펙을 통해 집중되는 또 다른 기구는 아펙 최고경영자회의(APEC CEO Summit)다. 아펙 최고경영자회의 의장은 현재 두산그룹 회장인 박용성이다. 올해도 이 회의에 시티그룹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쉐브론텍사코 같은 미국계 다국적기업의 주요 경영진이 참가할 것이다.(<옮긴이 주> 귤육상쟁으로 그 더러운 치부가 드러난 박용성과 같은 재벌총수들의 이익을 철저하게 옹호해 주는 기구에 의해 주도되고 뒷받침되는 아펙이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는 뻔하다. 이런 자들이 법을 어겨가며 회사에서 돈을 빼돌리기까지 하는데, 결과적으로 아펙은 이들의 도둑질을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검찰이 이들의 불법에 버젓이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보면, 국가권력이 이들을 뒷받침해 주고 있음 또한 너무나 자명하다!!!)

 

2004년 아펙 최고경영자회의에서는 두 명이 기조연설을 했다. 미국 NGO가 뽑은 최악의 10대 그룹이자 이라크 국영은행을 사들여 이라크 전쟁으로 떼돈을 번 시티그룹의 회장과 1997년에 한국에 IMF 구조조정 계획을 강요한 장본인 중 한 명인 전 미국 재무성 장관 로버트 루빈이 기조 연설을 했다.(그들의 무시무시한 주장들을 직접 대면하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www.apecceosummit2004.com을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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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아펙이 내놓는 시장화 조치들


 

2) 아펙이 내놓는 시장화 조치들

 

아펙이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고도 강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음에도 적어도 아펙이 아시아에서 시장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정책들의 박람회 구실을 했음은 분명하다.



공공부문의 사유화

 

아펙은 에너지/보건/의료 등 우리 삶과 직결돼 있는 많은 공공부문을 사유화하는 여러 정책들과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아펙 내에서는 아시아의 공기업을 사유화히기 위한 여러 방식이 끊임없이 제안되곤 했다. 아펙은 2002년 OECD와 함께 규제개혁 합동회의를 열어 "발전설비 민영화 전력 도매시장의 개혁"을 각별히 주문했다.

 

최근 아펙은 1980년대 이후 영국에서 사유화 과정의 일환으로 대거 도입된 일명 공/사협력체 방식 PPP(Private-Public-Partnership)를 효과적인 경제 정책으로 권장하고 있다. PPP는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기업의 지분을 차지함으로써 사유화하는 방식으로 1980년대 이후 세계 전역에서 추진돼 왔다. 사유화 이후 대참사를 여러 번 일으킨 런던 철도에도 바로 이 PPP 체계가 도입됐다. 기업이 공적 서비스 부문에서 이윤 확장에만 치중한 결과, PPP 체계가 도입된 서비스 부분에서 대형사고와 요금 인상이 잇달았다.

 

다국적기업들은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들과 제3세계에서도 PPP 방식을 노골적으로 권유해 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학종합연구센터의 보고를 보면 아프리카에서도 셰브론 텍사코, 엑손 모빌, 쉘, 토탈피나엘프와 같은 4개의 주요 정유회사들은 공/사협력체 방식을 통해 석유 산업을 장악해 왔다. 그뿐 아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수도 라고스 지역에서 PPP 방식으로 사유화됐는데, 그 결과 6개월마다 10~15%씩 요금이 인상돼 요금을 못 내는 가정이 늘고 공장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노동조합과 대중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세계은행과 IMF가 대출조건으로 PPP를 제안하고 있다는 사실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식 기반 경제 구축의 허구

 

2005년 아펙의 핵심 7대 과제 가운데 하나인 "지식기반경제"는 또 다른 사례다. 2005년 외교통상부가 발간한 '아펙의 역점과제'에서 아펙이 지식기반경제의 혜택을 공유하자면서 제안한 주요 내용에는 "지적재산권 단속 강화를 위한 역내 협력-지적재산권 단속관련 회원국들의 능력 배양 사업 전개"가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작년(2004년)에도 칠레 아펙 회의는 지적재산권에 관한 "포괄적 전략"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통과시켰다.

 

지식기반경제 혜택을 공유하자는 데는 또 다른 이해관계가 있다. 더 많은 생명공학 기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펙의 뉴스레터를 보면 싱가포르의 게놈 연구소를 칭송하면서 유전자조가 산업의 부흥을 은근히 기대하는 대목이 적잖게 등장한다. 거기에는 임상실험 목록, 혁신적인 생명공학 제품, 생명 서비스 같은 단어들이 무역과 연결돼 있는 구절들도 가득하다.(www.apec.org)

 

아펙이 제안하는 아시아태평양 보건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기업들에는 다국적제약회사들의 목록이 가득하다. 한 마디로 말해 지식경제기반혜택은 유전자조작과 생물 해적질을 통해 다국적기업들이 누리는 이윤 잔치다. 작년 아펙회의는 "에이즈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에이즈에 걸린 사람들이 모두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5년 아펙의 주요 핵심 의제에는 의약품접근권을 박탈하는 지적재산권 강화가 포함돼 있다. 아펙에서 조류독감을 해결할 수 있는 포로그램이 논의될 거라지만, 위선적이게도 아펙은 조류독감 백신을 소유한 로슈(Roche) 같은 다국적 제약회사의 특허권을 보장하는 지적재산권 강화를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옮긴이 주> 길리아드 주가 상승으로 엄청난 주식차익을 챙긴 럼스펠드 사건은 이런 아펙의 위선적 본질의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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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아펙의 경제적 목표와 그 결과


 

<2장> 아펙을 통해 본 세계화와 전쟁

 

1. 아펙과 세계화

 

1) 아펙의 경제적 목표와 그 결과

 

아펙이 주요한 경제적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 세 가지 있다. 무역 투자 자유화와 무역 원활화, 경제 기술 협력, '반테러' 분야 협력이 그것이다. '반테러 분야 경제 협력'은 2001년 9.11 이후 아펙이 각별히 강조하는 목표다. 아펙은 이 세 번째 목표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자금 이동을 차단하는 여러 계획을 실행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첫 번째 목표는 무역 자유화 같은 관세/비관세 부문에서의 시장 개방을 가리킨다. 이 분야는 크게는 모든 아펙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이행해야 할 계획과 개별 회원 국가들이 제출하고 이행해야 할 소위 '자발적' 계획으로 나뉜다.

 

두 번째 경제기술협력 부문에서는 사실상 아무 진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개도국은 경제기술협력의 강화를 희망하고 있는 반면, 선진국은 시장개방 계획에만 치중해 왔다. 사실상 개도국은 신진국이 아펙 내에서 개도국의 시장 개방에만 관심이 있고 경제 기술 협력에 관해서는 실질적인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해 왔다.

 

아펙 내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회원국들이 추구하는 핵심 경제적 목표는 사실상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이다. 물론 그것을 목표로 해 왔다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졌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아펙은 WTO 출범에 결정적 구실을 하기는 했다. 미국은 유럽이라는 경쟁자를 제압해 WTO의 농업 협상을 매듭지었는데, 이것이 바로 아펙의 주요 성과로 꼽히는 '치적'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최대 고비를 맞이했을 때 미국의 클린턴은 아펙을 활용해서 그 고비를 넘긴 것을 매우 다행스레 여기며 이렇게 말했다.

 

1993년 시애틀에서 열린 제1차정상회의 때 18개국 정상을 모아놓고 지지부진한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을 타결짓기 위해 유럽연합에 공동으로 압력을 넣자고 제의했다. 다른 정상들도 이에 동조했고 결국은 그 해 12월 장장 7년 동안의 협상 과정을 마무리짓고 우루과이라운드에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 것을 가능케 했고 이로써 세계무역기구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아펙에의 새로운 기대', <세계경제> 2004년 6월호)

 

당시 <이코노미스트>는 그 '치적'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펙은 GATT에 관한 우루과이라운드 무역 협상이 비틀거릴 때 자유무역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제경제연구소의 소장이자 아펙 저명인사그룹 위원장인 벅스텐은 회원국들의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있는 거대한 장벽이 있는데, 아펙이 좀더 과감하게 행동한다면 아펙은 세계 무역자유 구조에서 완전히 새로운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이코노미스트>, 1994년 11월 12일)

 

한국의 외교안보연구원도 WTO DDA의 성공적 출범을 아펙의 주된 성과로 칭송하고 있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가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을 당시 아펙의 무역자유화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에 중요한 기여를 하였으며 1996년에는 정보기술 협정의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아펙은 최근 도하 라운드의 성공적 출범에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다.(아태 경제협력체의 향후 발전방향, 조용균, 외교안보연구원)

 

사실상 WTO 협상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아펙은 중요한 협상 진전이 모색되는 장이었다. 지난 6월 제주에서 열린 아펙 통상장관회의 때도 그랬다. 당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주도로 '도하개발 의제에 관한 특별선언문(제주선언문)'이 채택됐는데 2006년 타결을 목표로 하는 WTO 도하개발의제 협상이 오는 12월 홍콩 6차 각료회의를 기점으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내도록 아펙 회원국들이 앞장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또한, 공산품 관세인하 분야에서 관세가 높은 개도국일수록 더 많이 낮추도록 하는 '스위스 공식'을 도입할 것과, 서비스 협상의 실질적인 진척을 위해 1, 2차 양허안을 제출할 것을 지시하는 등 분야별 계획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

 

그래서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롭 포트머은 "아펙이 무역자유화를 중요한 기둥으로 삼는 전통을 이었다"고 기뻐했다.

 

아펙 내에서 다국적기업의 입맛에 맞는 무역 자유화 조치는 여러 차례 발표됐다. 1996년 필리핀 수빅에서 열린 정상회의 때는 "역내의 무역/투자/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기자유화 대상 분야"를 선정하기 위한 협의가 있었다. 미국은 다음 해 열린 1997년 밴쿠버 정상회이 때 수산물, 환경제품, 서비스, 화학, 임산물, 보석, 에너지, 의료장지, 정보통신, 종자, 비료, 항공산업 등 15개 분야에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아펙의 주요 경제적 목표는 보로르 선언으로 대표된다. 보고르 선언은 1994년 11월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아펙 회의에서 등장했다.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아펙 회원국 간의 자유무역을 실행하자는 것이다. 일종의 아시아판 나프타다.

 

이 계획이 착착 진행된 것은 아니다. 1994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발표된 이 계획은 그 다음 해 1995년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다소 후퇴했다. 일본이 "자유화는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선언"을 단서조항으로 달았다. 물론 일본 자본가들은 아펙 내 무역 자유화를 통해 이익을 얻기를 바란다. 다만, 그 이익을 미국 지배자들이 고스란히 챙겨가는 것에 이견을 드러낸 것이었을 뿐이다.

 

올해도 보고릇 선언이 다시 한 번 논의될 것이다. 반기문은 2005년 부산 정상회의 첫날의 주요 의제가 보고르 선언이 될 거라고 밝혔다.

 

미국의 무역대표부는 그 동안 아펙 내에서 주요 경제적 목표들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해 왔다. 아펙 창설의 일등공신인 워싱터의 경제이론가 프레드 벅스텐(Fred Bergsten)조차 작년 칠레 아펙회의 직후, "1989년 창설 이후 아펙이 일련의 다양한 무역정책들을 내놓기도 했으나 그 동안 제시된 무역자유구상들은 사실상 사문화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연합뉴스 2004년 11월 15일)

 

벅스텐은 이런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광범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를 창설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40개 이상의 자유무역협정들이 복잡하게 얽힘으로써 생기는 "스파게티 볼" 효과를 최소화하자는 게 핵심 취지다. 미국 지배자들이 걱정하는 "스파게티 볼" 효과는 아시아 지역에서 아시아 + 한중일 자유무역협정이 창설돼 미국의 대아시아 통상 입지가 좁아질지 모를 가능성이다. 아시아와 유럽이 각각 지역 차원의 자유무역지대를 만들 경우 미국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서둘러 대비책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한테 아시아 경제가 차지하는 경제비중은 미주 대륙에 비하면 네 배나 높다. 더군다나 시간이 갈수록 미국한테 아시아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아시아는 미국 채권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이제 미국 경제의 주요 변수가 아시아라는 사실을 미국 지배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펙 내에서 미국은 아시아 + 한중일 FTA 같은 아시아 국가들 전체의 자유무역지대화를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지켜볼 태세다. 미국이 빠진 아시아만의 블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미국한테 무엇이 문제겠는가. 아펙의 공간을 이용해서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사이에, 태국과 호주 사이에 FTA 등이 체결됐다. 그러나 미국한테 아시아만의 자유무역지대화는 결코 반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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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아펙을 아시아의 소강국으로 지위를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별첨 2

 

'아펙을 아시아의 소강국으로 지위를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아펙은 단지 미일 같은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기구만은 아니다. 아펙은 호주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이나 한국 같은 아류 제국주의 '소강국'들한테도 중요한 기구다. 예를 들어 호주는 앞서 말했듯이 아펙 회의를 통해서 동티모르와 솔로몬군도에 파병한 것을 정당화할 구실을 얻었다. 한국은 아펙의 창설 회원국일 뿐 아니라 아펙의 중요한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2001년 상하이 정상회담 때 조지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는 성명서가 채택되는 데서 당시 김대중은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 다음 해 2002년 멕시코 로스까보스 정상회의 때 "북한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이 논란 속에서 통과된 것도 한국이 열렬히 지지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다.

 

2003년 태국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태국 국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노무현대통령이 아펙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와 함께 '항구적 자유 작전 참여로 적극적인 반테러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은 조지 부시를 결정적으로 도왔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미 상공회의소와 미국 아펙 사무국이 주관하는 '미국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의 시장개혁과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노력"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말해 아시아의 주요 맹주로서 한국의 지배자들은 아펙이 경제안보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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