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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반부시 - 아펙반대투쟁의 중요한 고리

 

3. 반부시 : 아펙 반대 투쟁의 중요한 고리

 

아펙은 회의 때마다 반대 투쟁에 직면했다. 특히 작년 칠레 아펙 때는 부시가 참석하는 정상회의가 시작하는 날에 맞춰 대중적 항의 시위와 행진이 벌어졌다. "칠레는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다", "부시야말로 테러리스트다" 같은 구호들로 형형색색의 다양한 반부시 팻말과 배너들이 나부겼고 다양한 세력들이 반부시 구호를 중심으로 운집했다. 시가행진 참가자들이나 단체드른 여성 노동자에서부터 원주민, 농민, NGO 등 다양했다. 남미 특유의 정열적이고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대부분 미국 부시 정권에 대한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정책과 자유무역협적에 대한 분노가 표현된 구호들이 거리를 메웠다. 칠레에서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고통받는다. 칠레는 와인 수출국으로 유명하지만 포도농장 노동자들이 거의 품팔이식 노동계약을 맺고 있는 나라이다.



이 기간에 보안도 매우 삼엄했다. 시내 곳곳에는 탱크 부대와 최루탄과 살수차량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으며 무장 경찰의 삼엄한 경계는 계엄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자그마치 7만여 명이나 모였다. 이것은 피노체트 쿠데타 이후 칠레 사회운동에서 보기 드문 일이었다. 대중적 항의 시위와 행진이 있기 이틀 전인 11월 19일부터 정상회담 개회 도시 산티아고에서 칠레사회포럼이 개최되기도 했다.

 

칠레의 아펙 반대시위 규모가 반아펙 투쟁 역사상 가장 컸던 이유는 당시 시위가 반부시 정서를 충분히 담아 냈기 때문이다. 당시 반부시는 다양한 운동을 연결시키는 고리 구실을 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정책에 대한 광범한 분노뿐 아니라 칠레 국내의 광범위한 반제국주의 정서가 시위 규모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칠레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1973년 민주적으로 선출된 아옌데 정부를 쿠데타로 무너뜨리고 수천여 명을 학살한 주축이라는 사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부시는 11월 2일부터 11월 5일까지 아르헨티나 휴양지 마르 델쁠라따에서 개최되는 미주성회담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미 아르헨티나 정부는 차량테러의 가능성에 대비해 회담장 전역에 6천여 명의 군경이 배치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아르헨티나에서는 부시의 방문을 반대하는 대규모 운동과 시위가 준비되고 있다. 아예 일부 국회의원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을 상대로 부시의 아르헨티나 방문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 2005년 1월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의 워크숍에 참가한 남미의 좌파들은 미주정상회의 때 맞춰 반부시 시위를 조직하자고 결의하기도 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광범위한 반부시 여론과 대중 시위에 곤혹을 치른 부시가 아시아에서도 반부시와 반아펙을 외치는 시위 대열을 대면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통쾌한 일이다. 이것은 사회정의를 원하는 반전을 외쳐왔던 전 세계 민중에게 힘이 될 것이다.

 

반부시는 단지 반전 관련 쟁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환경파괴 반대, 인권 침해 반대 등과도 효과적으로 결합될 아펙 반대의 핵심 고리다.

 

부시는 제국주의 전쟁의 총사령관일 뿐 아니라 온갖 친기업 시장주의 정책의 상징이다. 이것은 부시가 그 동안 추진한 정책들만 봐도 금새 알 수 있다. 그는 기업을 위한 감세 정책을 연거푸 입안했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2011년에는 완전히 폐지하는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 부시가 고소득 납세자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펴 부자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는 동안 평범한 미국인들은 더 많은 빈곤을 강요받았다. 부시는 보험회사들의 횡포에 항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환자권리법안' 통과를 결사적으로 막으려 했다. 부시가 대통령이 된 뒤 미국에서는 7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부시는 온갖 반환경 정책의 상징이기도 하다. 교토의정서 탈퇴는 부시가 백안관에 입성한 후 취한 첫번째 주요한 조치 중 하나였다. 그래서 그는 첫번째 유럽 방문국이었던 스페인에서 교토의정서 폐기 반대를 외치는 수천 명의 시위대와 맞닥뜨려야만 했다. 부시는 화력/원자력 사용 확대, 석유 채굴 장려, 대기오염 규제 완화정책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그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떼돈을 벌고 있는 '5대 유젅자 거인들'(아스트라제너카, 듀퐁, 몬산토, 노바티스, 아벤티스)을 위해 대규모 유전자조작식품 도입을 추진했다. 앞서 말했뜻이 아펙의 7대 역점 과제 가운데 하나인 '지식기반경제' 구축의 핵심의제인 '지적재산권 강화'는 사실상 아시아에서 바로 이러한 대기업들의 이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부시는 전쟁광의 우두머리일 뿐 아니라 빈곤양산 정책과 반환경 정책의 상징이고 사형제를 부르짖는 반인권의 상징, 낙태의 권리를 격렬히 반대하는 반여성정책의 상징이며 시장주의적 세계경영의 코드명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은 허리가 붙은 샴 쌍둥이처럼 제국주의의 불가분의 두 측면이다. 반부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이 낳은 수많은 고통에 저항하는 다양한 투쟁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다. 반부시를 단순히 아펙 반대 투쟁에 사람들을 좀더 쉽게 모이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만 여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시에 대한 반감을 아시아에서의 미국 제국주의 기구에 반대하는 투쟁과 결합시키는 것은 매우 지혜로운 방향임에 틀림없다. 그 방향에 확신을 갖고 있는 활동가들이 2005년 11월 투쟁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부시의 방한에 반대해, 아펙에 반대해 11월 18일 부산에 모이자, 더 나은 세계를 위해서!!!"

 

- [아펙과 제국주의] 책 전문 연재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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