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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다가온다

얼마의 시간이 남아있는 걸까?

의사의 말대로라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평균 9개월,

그렇지 않을 경우 3개월.

 

그동안의 치료로 쇠약해진 아버지가 항암치료를

견뎌내실 수 있을까?

 

책을 읽어봐도 주변사람들도 항암치료의 고통을

이야기한다.

 

의사의 말이 아프게 다가온다.

'집에 불이 났는데 다리부러진다고 2층에서

안 뛰어내릴거냐고...'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했었다.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나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어디서 들었는지 아버지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이야기 했다.

항암치료를 잘 받으시면 1년이나 2년은 사실 수 있다고...

아버지는 화를 내셨다.

어차피 죽는 거 아니냐고...

 

어느날인가 지나가는 투로 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너한테 신경질만 내는데, 너는 왜 나한테 잘하냐'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는 무엇일까?

 

웃음이라곤 없던 아버지가 요새는 자주 웃는다.

며칠 전 자장면이 드시고 싶다고 해서 몇 번 갔던

수타자장면 집에 모시고 갔다.

 

하루에 몇 십알씩, 3개월동안 약을 복용한 아버지는 입안이

다 헐었다. 그래서인지 뜨거운 것을 잘 못 드시고 입맛이 변했다.

 

자장면을 드시고 나서 아버지는 면 만들려고

고생은 하는데, 맛이 영 아니라며 티없이 웃는다.

 

아이처럼...

 

내 기억속의 아버지는 찡그린 모습이 대부분인데...

 

아버지의 눈물과 웃음은 얼마나 남아있는 것일까?

 

나에게 말한다.

준비를 해야한다고...

 

눈물을 흘리지 말고, 그리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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