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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16
    시간이 다가온다(4)
    금금
  2. 2006/08/13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금금

시간이 다가온다

얼마의 시간이 남아있는 걸까?

의사의 말대로라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평균 9개월,

그렇지 않을 경우 3개월.

 

그동안의 치료로 쇠약해진 아버지가 항암치료를

견뎌내실 수 있을까?

 

책을 읽어봐도 주변사람들도 항암치료의 고통을

이야기한다.

 

의사의 말이 아프게 다가온다.

'집에 불이 났는데 다리부러진다고 2층에서

안 뛰어내릴거냐고...'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했었다.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나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어디서 들었는지 아버지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이야기 했다.

항암치료를 잘 받으시면 1년이나 2년은 사실 수 있다고...

아버지는 화를 내셨다.

어차피 죽는 거 아니냐고...

 

어느날인가 지나가는 투로 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너한테 신경질만 내는데, 너는 왜 나한테 잘하냐'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는 무엇일까?

 

웃음이라곤 없던 아버지가 요새는 자주 웃는다.

며칠 전 자장면이 드시고 싶다고 해서 몇 번 갔던

수타자장면 집에 모시고 갔다.

 

하루에 몇 십알씩, 3개월동안 약을 복용한 아버지는 입안이

다 헐었다. 그래서인지 뜨거운 것을 잘 못 드시고 입맛이 변했다.

 

자장면을 드시고 나서 아버지는 면 만들려고

고생은 하는데, 맛이 영 아니라며 티없이 웃는다.

 

아이처럼...

 

내 기억속의 아버지는 찡그린 모습이 대부분인데...

 

아버지의 눈물과 웃음은 얼마나 남아있는 것일까?

 

나에게 말한다.

준비를 해야한다고...

 

눈물을 흘리지 말고, 그리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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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죽어가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티벳불교에서 전하는 말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애써 죽음을 외면하거나 모른척 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언제 어떤 이유로든 죽음이란

'사실'을 접하게 된다.

 

죽음은 두렵다.

죽음은 존재를 온통 뒤흔들어 놓는 중요한 '사실'이다.

우리는 왜 우리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죽음에 무관심할까?

두렵기 때문이 아닐까?

 

공포를 극복하는 것은 '마주보는 것'이라고 한다.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죽음을 마주볼 수 있을까?

죽어가는 사람의 눈을 마주볼 수 있을까?

 

아버지가 현대의학으로부터 시한부를 선고받았다.

암 말기.

폐암으로 시작된 암이 전신으로 퍼져 치료방법이

없다고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어디로?

 

두렵다.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다. 싫어했다.

그러나 지금 아버지의 부재가 두렵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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