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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가난해지면 벗어나기 어렵다

<경제학회> "한번 가난해지면 벗어나기 어렵다"
 
[연합뉴스 2007-02-13 06:02]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한국사회에서 '가난'의 구조가 점차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빈곤층이 되면 가난에서 탈출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조용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과 김기승 국회예산정책처 경제정책분석팀장은 13일 '세대별 빈곤 진출입 결정요인 연구' 논문에서 2000~2004년 전체 및 세대별 가구의 빈곤 진출입 실태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 논문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에 따르면 '상대 빈곤' 상태에서 1년만에 벗어난 이른바 '빈곤 탈출' 가구의 비율은 ▲ 2000→2001년 38.1% ▲ 2001→2002년 38.4% ▲ 2002→2003년 30.1% ▲ 2003→2004년 26.5% 등으로 2003년 이후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이 조사에서 '상대 빈곤' 가구는 총소득이 전체 표본 중간소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로 정의됐다.

반대로 1년만에 '상대 빈곤' 상태에 접어든 '빈곤 진입' 가구의 비율 역시 ▲ 2000→2001년 11.0% ▲ 2001→2002년 9.3% ▲ 2002→2003년 7.8% ▲ 2003→2004년 8.2% 등으로 계속 낮아졌다.

두 저자는 논문에서 "빈곤 진입 비율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빈곤 진입 자체가 계속 되는 가운데 빈곤 탈출 확률이 동반 하락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빈곤층 저변이 계속 확대될 뿐 아니라 한번 빈곤 상태에 빠지면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구주가 60대 이상인 '고령 가구'의 빈곤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고령 가구 중 75%가 한 번 이상 빈곤 상태를 경험했고, 5년 내내 빈곤층에 속한 고령 가구의 비율도 26%에 달했다.

더구나 이들 고령 가구의 '빈곤 탈출' 비율은 같은 기간 젊은 층에 비해 낮은 것은 물론이고, 2000~2001년 23.7%에서 2003~2004년 16.5%로 크게 떨어져 빈곤 고착 현상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저자는 "고령 빈곤 가구의 경우 자력으로 빈곤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만큼 고령자에 대한 취업기회 확대 노력과는 별개로 공공부문을 통한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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