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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시설이 혐오시설?

자립하기 힘든 노인이 요양하고 치료하는 복지시설인 노인요양시설이 혐오시설로 보는 일부 주민들의 편향된 인식으로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인복지시설 확충이 시급한 때이지만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로 인해 건축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하거나 추진마저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고령화시대 대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에서 설립이 추진 중인 노인복지시설은 올해 7곳(생활 5곳, 재가 2곳), 내년 6곳(생활 4곳, 재가 2곳) 등 모두 13곳이다.

이들 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지역 내 어려운 노인 933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돼 현재 70%대의 충족률이 100%를 넘어가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시설 대부분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일부 주민들로 인해 정상적인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엠마오 호스피스회(이사장 김창석)는 지난 7월 31일 대전시 서구 흑석동에 소규모노인요양시설 건축을 위한 허가를 받고 착공에 나섰으나 주민들이 반발하는 바람에 2개월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주민들은 자신들과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놓고 결과만 통보한 것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이면에는 노인요양시설을 혐오시설로 판단하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라는 게 이 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창석 이사장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토지를 취득하고 허가를 받아 건축을 하는데 이를 하지 말하고 하는 행위는 집단이기주의라고 밖에 할 수 없다”며 “노인문제는 어느 특정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로 늦어지면 늦어 질수록 모두에게 손해인 만큼 이제라도 주민들이 인식을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동구 이사동에 들어설 예정인 효마을 실비전문 노인요양원도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때문에 홍역을 치르면서 당초 올해 안 마무리하려던 계획이 내년 초로 미뤄졌다.

동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했는데 주민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다소 지체되다 올 초 주민들과 원만하게 합의를 봐 원활한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며 “앞으로 시설이 늘어나야 함에도 노인요양시설을 아직까지 혐오시설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추진이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전문가들은 “노인요양시설은 말 그대로 자립하기 힘든 노인이 요양하고 치료하는 복지 시설인데 혐오시설로 보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노인 인구가 갈수록 증가하는 등 고령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복지시설이 지역 내에 들어서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재근 기자>

 

출처 :  대전일보 200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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