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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불참자가 고의로 15톤 트럭으로 충주건설노조 간부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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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불참자가 고의로 15톤 트럭으로

충주건설노조 간부 쳐

 

핸드폰 든 경찰 “119 누룰 줄 모른다. 단순 교통사고”

 

천윤미 미디어충청기자

 

차에 치인 간부 경련 일으키는데 경찰 “119 누룰 줄 모른다”


차로 사람을 친 뒤에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구경하고 있는 가해자(위)와 차에 치인 정 부지회장이 땅바닥에 방치되어 있다.


15일 오전 11시 30분 파업참가 홍보중이던 충북건설기계지부 충주지회 정병현 부지회장(36)에게, 파업에 불참한 15톤 덤프차량 운전자가 중앙선을 침범 돌진해 인사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를 당한 간부는 장파열이 의심되어 충주건국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노조는 “30여명의 경찰들이 주변에 있었음에도 사고장면을 구경하고, 차에 치인 간부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어 119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119를 누룰 줄 모른다’고 말했다”며 분개했다.

“왜 사람을 치냐? 우리 봤지?”, “일부러 그랬다”
눈앞에 현행범 있는데 30여명의 경찰들 멀뚱히 구경만


4일부터 ‘표준임대차계약서 현장 정착’을 위해 충주-음성고속도로 7개 공구에서 부분파업을 진행해 오던 노조는 이날 오전 공사를 재개한 충북 충주의 충주~음성 간 동서고속도로 제4공구(원청 SK건설)를 방문, 파업홍보를 진행했다.

노조의 파업홍보에 SK건설이 건설현장 작업을 중단했으나, 노조가 해산한 뒤 현장 작업이 재개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노조는 “다시 홍보를 위해 현장에 가니 카메라 등을 든 경찰 30여명이 주변에 있었고, 우리가 홍보를 시작하기도 전에 사고는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허 모 조합원은 “우리가 홍보를 위해 도착했는데, 그 때 맞은 편 도로의 덤프운전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갑자기 나를 보더니 속도를 올려 중앙선을 넘어 왔다. 정 부지회장이 내 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덤프트럭운전자가 그대로 정 부지회장을 치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경적을 울리면서 돌진해왔기에 내가 멱살을 잡으며 ‘왜 사람을 치냐, 우리 봤지?’하고 물으니까 그 운전자가 ‘알고 그랬다. 화가 나서 내가 일부러 박았다’고 말했다”며 고의적인 사고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백주대낮에 사람을 치고도 당당하게 고의적으로 쳤다고 말하는 것은 뭐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며 “사측과 경찰이 짜고 계획적으로 그런 것 일수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고가 난 후 경찰의 행동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덤프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정 부지회장을 치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은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분노했다. 뿐만 아니라, 노조는 정 부지회장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며 경찰에게 응급후송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119를 누룰 줄 모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허 모 조합원은 “경찰은 우리가 유리창을 깨나 안깨나 사진채증 준비까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고가 나니까 몰려와서 구경만 했지, 가해자 한 모씨를 잡지도 않았고 환자를 후송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정 부지회장은 20여분 후 조합원들에 의해 충주건국대병원으로 후송됐다.

 

조합원들이 119를 요청하자 "119를 누룰 줄 모른다"며 방관하고 있는 경찰, 조합원들이 쓰러진 정 부지회장 주변에 모여 경찰을 경계하고 있다.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응급조치 안한 경찰과 개인적으로 잘 풀어라?”
"충주경찰서 살인미수행위를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 게다가 언론플레이까지”


경찰의 수사과정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이날 오후 충주경찰서는 뒤늦게 가해자 한 모 씨와 목격자 허 모 조합원을 불러 사건경과과정을 조사했다. 노조는 “고의적으로 했다고 말했는데도 경찰은 수사팀이 아닌 교통과로 접수했다”며 “살인미수행위를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충주경찰서 강력3팀은 “교통계 조사 후 이쪽으로 넘어오면 그때 고의여부 판단은 할 것이지만, 아직은 교통계 관할”이라고 답했다. 또 현장 경찰 담당자가 119를 누룰 줄 모른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 사건과 결부시키지 말고 당사자와 좋게 풀어라”고 말해 노조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련을 일으키며 고통을 호소하던 정 부지회장은 20여분 뒤에야 조합원의 신고로 출동한 구급차로 병원에 후송됐다.


특히, 이날 오후 경찰이 일부 언론사에게 “덤프트럭은 천천히 움직였고 조합원이 갑자기 차 앞으로 달려들어 매달렸다.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혀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허 모 조합원은 “천천히 달린차가 사람을 치고도 50cm나 밀렸다. 또 부지회장은 목과 팔등을 다쳤고 장파열까지 의심돼 중환자실에 있다. 말이 되냐”며 “담당 경찰들 도로에 서 있어라, 내가 중앙선 넘어서 돌진해도 단순 교통사고냐?”며 치를 떨었다.

충북건설기계지부 충주지회 17일부터 부분파업에서 전면파업으로 전환

노조는 “눈 앞에서 벌어진 고의사고를 자행한 ‘현행범’에 대해 ‘입건 조치’도 하지 않은 충주경찰서를 믿을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을 수사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찰의 직무유기와 현행범을 입건하지 않은 점, 고의적으로 일어난 살인미수를 교통사고로 축소 조사하는 점에 대해 강경하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역시 “경찰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사고 과정을 지어낸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16일 오전 충주지회 조합원들의 결의대회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지회 부분파업을 전면 파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충주시민전을 통해 파업의 정당성을 알릴 계획이다.

한편, 250여명의 조합원들로 구성된 충주지회는 천막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충주건국대 중환자실에 입원한 정 부지회장은 장파열이 의심돼 내일 2차 검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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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09:58 2009/06/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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