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다시 열린 청주교구 시국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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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다시 열린 청주교구 시국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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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국 신부 |
“목석과 같은 자야 눈물도 없느냐.”
김인국 신부(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총무·금천동 성당 주임신부)에 의해 가톨릭성가 11번 ‘주 예수 바라보라’의 한 대목이 성당 내부를 울렸다.
3일 저녁 7시 30분, 충북 청주시 수동 성당.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성지였던 이곳에서 1998년 1월 김영삼 정부의 노동법, 안기부법 개정에 맞서 가졌던 시국기도회에 이어 12년 만에 시국미사가 열렸다. 이날 시국미사는 청주지역 천주교회(청주교구)가 열었으며 청주교구 신도들과 시민 등 150여명이 참여했다.
김인국 신부는 “오늘처럼 힘들고 세상이 어려울 때, 성당이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우리가 성령의 교회라면 어떻게 세상의 아픔 위로하고 희망을 이야기 할 것인지 모였습니다”며 시국미사를 열게 된 계기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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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불을 끄고 싶은 마음이라면 참회의 눈물로 끄시라”
김 신부는 “불 좀 끄자고 모였습니다. 이명박 씨가 대통령 된 후 숭례문, 촛불, 용산철거 현장, 화왕산등 불이 너무 많습니다. 정말 불을 끄고 싶은 마음이라면 참회의 눈물로 끄시라, 눈물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있습니다. 산, 강, 사람, 지금 너무 많은 것들이 소리 없이 죽어 나가는데 최소한 눈물만이라도 흘려 다 죽어나가는 것을 살려 나갑시다”고 운을 떼었다.
이어 “김수환 추기경님 앞에서 흘렸던 눈물들이 용산에서 쫓겨나가는 이들 앞으로 흘러갔어야 하는데 이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그들과 함께 울 것을 바랐을 것인데 그러지 못했습니다”라며, 이 땅 곳곳에서 탄압받고 있는 이들과 함께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공공재의 사유화 불가원칙을 깨뜨린 도둑놈들로부터 우리를 지킵시다”
그는 선악과를 딴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음을 상기시키며 “선악과가 공동의 열매 듯이 하느님은 하늘과 땅 그 모두를 인간 모두가 누리는 공공재의 사유화 불가원칙으로 만들었습니다. 용산참사는 인간의 탐욕이 땅에 금을 그어 일어난 일이며, 이는 천문학적 수입이 있는 재개발을 위해 용산구청과 경찰이 철거민을 죽인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담은 선악과 두 알을 땄을 뿐이지만, 지금 정부는 선악과나무를 뿌리 채 뽑아내고 에덴동산마저 허물려고 하고 있으니 도둑입니다. 도둑들이 주인을 무시하고 구박하고 있으니 우리의 재산을 지키려면 깨어있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기위해서 “우리의 밝은 모습으로 도둑놈들을 부끄럽게 하고 흔들림 없는 신앙으로 절망에 빠진 사람을 위로합시다”라고 주문했다.
이어 광야에서와 아침이슬,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를 부르는 사제단과 미사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성당 가득 울려퍼졌다. 기도를 올리며 꼭 잡은 두 손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서로에게 촛불을 나눠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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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촛불을 끄지 마십시오. 생명과 평화의 촛불 집까지 꼭 가지고 가서 우리 이웃들에게 나눠주세요. 그들도 함께 촛불을 들어야 합니다.”
미사가 끝난 뒤 사제단은 성당 입구에 두 줄로 서서 참가자들을 배웅했다. 이들은 서로 “고맙습니다. 아쉽네요”라며 한동안 성당을 떠나질 못했다.
“민주주의의 나무는 무참히 베어지고 남북으로 오가던 길, 잡초만 무성해졌나이다. 욕심으로 사나워진 자들은 정의의 심판으로 정화시켜주시고 집집마다 사람마다 함께 거드는 환난상휼로 반쪽도 나누는 공생공락의 지혜로 오늘의 어려움을 이기게 하소서.” -나라와 겨레를 위한 기도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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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겨레를 위한 기도문 |
천윤미 미디어충청기자 (moduma@cmed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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