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산... 만만히 봤다가 큰코 다쳤다.
용추 - 월영대 - 촛대재 - 대야산 정상 - 밀재 - 다래골 - 월영대 - 용추 (총 4시간)
최근 설악 공룡능선, 속리산 묘봉, 천태산 등 살벌한 암릉을 타고 다녔더니 대야산이 만만하게 보였다. 작년 초 약간이 고생은 했지만 그리 어렵지 않은 산으로 기억했다. 계룡산을 가자는 산동지의 말을 꺽고 대야산으로 방향을 돌렸다. 만만한 대야산으로...
함께 간 분이 오늘은 그럼 빡센 코스를 타자고 한다. 뭐 빡세봐야 거기서 거기지 했다.
용추에 도착했다. 용추폭포. 정말 아름다운 폭포다. 태조왕건 드라마에서 견훤이 죽던 마지막 장면을 찍어서 더욱 유명해 진 곳이란다. 달 뜨는 밤이면, 바위와 계곡에 달빛이 비친다 해서 월영대(月影臺)를 지난다.
왕건 촬영장으로 유명해진 용추폭포
달이 머문다는 월영대
어... 지난번 갔던 길이 아니네. 다래골이나 피아골 느긋한 계곡으로 가야 하는데 월영대에서 오른쪽으로 오른다. 그러더니 능선으로 오른다. 약간 깔딱 고개를 오르니 촛대재란다. 아... 여기는 백두대간 등반로다. 위험하다고, 산을 보호한다고 등반이 금지된 곳이다. 이런.... 그런데 백두대간에 이런 길이 참 많다. 대간 종주자들 대부분 벌금 50만원에서 몇백 만원씩 각오해야만 한다. 제길...
대야산에 올랐다는 사람들 거의대부분 이길을 가보지 못했을 거다. 피아골이나 다래골로 올랐을 거다. 그래 가보자. 죽기야 하겠나? 눈앞에 대야산이 보인다. 어... 장난 아니다. 저걸 어떻게 오르나? 끔찍하다. 시작이다. 한시간여 장난아닌 깔딱으로 오른다. 윽 잘못했다. 밧줄을 타려다 옆을 봤다. 장난아닌 낭떠러지다. 그걸 보고나니 고소증이 솟아난다. 어질어질 다리가 후들후들... 그렇게 거의 직벽을 50m정도를 오르고 또 오른다. 전체적으로는 공룡이나 묘봉에 비할데 아니지만 단기코스로는 절대 아래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더 하면 더했지 장난이 아니다. 정말 만만히 봤다가 죽을 뻔했다. 대야산 정상(931.7m)에 오르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같이간 형님은 밧줄타느라 젓가락질도 못하겠다고 죽을 상이다.
고인돌오 아니고 뭐나? 정말 누가 올려놨나?
이쁜 산죽길이다.
저걸 올라간다. 제일 약한 절벽이다. 죽을 뻔 했다.
정상에서 바라본 정경. 그런데 운무로 안보인다.
그렇게 오른 정상. 오늘도 운무로 인해 그 좋은 경치를 보지 못한다.
한달간 금주를 하기로 해서 정상주도 못먹고 밀재방면으로 나간다. 다행히 릿지화를 신어 이어진 바위능선을 다람쥐처럼 뛰어다니다. 정말 재미있다. 암릉타기도 참 많이 재미있다. 그 묘미를 오늘 밀재로 가는 길에서 톡톡해 본다.
- 정상이다. 역시 좋다.
까마득한 대야산 정상. 이게 제일 쉬운길. 그길도 저걸 밧줄타고 올라가야 한다.
또다시 멋진 바위다. 관문바위(?)란다. 대야산으로 가는 관문에 떡하니 자리잡은 관문바위를 지나니 이제는 널널한 흙길이다. 그 흙길을 뚫고 내려와 맛난 점심을 먹고 머리위로 자란 산죽군락을 지나 계곡을 내려간다. 올 가을은 가뭄으로 인해 단풍이 말라버렸다. 빨간 단풍은 간데 없고 온통 말라버린 단풍잎만이 남아있다. 단풍이 제대로 든 계곡은 너무 아름다울 것 같다.
여름 계곡도 너무 아름다울 것 같다. 한번 여름이나 물이 풍부한 가을에 꼭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아쉬운 하산을 한다.
밀재 하산길도 이렇다.
관문바위다.
촛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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