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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19 87년, 2012년의 노동현실! 똑같은, 너무도 똑같은...

87년, 2012년의 노동현실! 똑같은, 너무도 똑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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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너무도 똑같은...

 

며칠 전 우연히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파업전야’라는 영화 파일을 받아 볼 기회가 있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을 했던 이들의 경우 추억속의 명작으로 남아있음직한 영화다. 91년 이었던가? 엄혹했던 군부독재시절 이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경찰들의 저지를 뚫고 사수대가 삼엄하게 지킨 가운데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영화는 87년을 배경으로 암울했던 당시 노동현실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노동자들의 갈등과 투쟁을 잘 그려내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흘렀다. 며칠 전 그 배경 이었던 87년 6월항쟁 25주년을 기념한다고 시민사회단체들이 행사도 치렀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정치의 민주화와 GDP 13위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 등 놀라운 발전을 구가했다.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 했지만 그 20년 전의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도 똑같은, 전혀 바뀌지 않은 노동현실에 진저리가 쳐졌다.

 

20년 전 영화 속과 똑같이 여전히 중소영세 사업장에서는 낙후된 노동환경으로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 안전은 뒷전이다.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 하이닉스 반도체에선 수많은 노동자들이 원인도 모른 체 일하다 죽어나가고,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 정규직이 이럴 진데 비정규직의 노동현실은 말해 무엇하랴. 하루하루 해고의 위협 속에 내 몸이 부서져라 죽지 못해 일하는 현실이다. 그 속에서 마지막 보루인 노동조합이라도 결성할라치면 정규직 비정규직 망라하고 직장폐쇄, 구사대와 용역깡패의 무자비한 폭력이 난무한다. 앞선 자는 해고와 징계로 고통당하고, 남은 자들은 패배감에 온갖 반말과 욕설 속에 초인간적인 작업강도와 매일 매일 전쟁을 치른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동현장은 달라진 게 없다.

 

집단이기주의라고 구설수에 오르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조합의 노동자들은 안녕하신가?

87년 6월항쟁 이후 열린 민주주의 공간 안에서 노동자들은 앞 다퉈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군부독재의 비호아래 승승장구한 자본과 한판 승부를 겨룬다. 해방이후 벌어졌던 노동자들 전체 투쟁의 규모를 7, 8, 9월 3개월만의 투쟁으로 앞질러 버릴 정도로 전국은 노동자들의 쟁의와 승리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이렇게 투쟁으로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사수한 민주노조들은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정규직을 유지하고, 현재의 자신들의 임금과 복지를 쟁취했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정책과 한층 노골화 된 이명박 정권의 탄압 속에 민주노조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직장폐쇄와 용역깡패를 동원한 무자비한 폭력과 정리해고, 타임오프, 복수노조를 통한 노조 말살책동, MB정부의 비즈니스 프랜드리에 따른 공권력 투입, 구속․수배, 노골적인 민주노조 죽이기에 신음하고 있다. 쌍용차와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사태는 그 절정이었으며 아직도 정부와 사측의 탄압은 진행형이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에서는 22명의 조합원과 가족이 소중한 자신의 생명을 던졌다. 대기업 정규직이라고? 그 기득권이나마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게 바로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현주소다.

 

노동조합은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자본-노동 간의 타협의 산물이다. 한순간 달콤한 초과이윤의 유혹에 빠져 이 타협을 깬다면 반드시 그 대가는 돌아온다. 균형의 붕괴는 양측의 동반 몰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음을 역사는 보여준다. 30년간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노동권을 거세해온 자본주의의 현주소는 세 번째 세계대공황에 직면해 있다. 점차 현실화 되고 있는 자본의 위기, 역설적이게도 노동권의 강화가 답이다.

87년을 넘어 2012년. 인간답게 살기 위해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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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9 08:35 2012/06/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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