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는 씹다 버리는 껌이 아니다.
청주와 진천에 공장을 둔 한국야금이란 회사의 재무현황이다.
10년동안 자산 222%, 자본 363% 성장, 반면 부채는 124% 증가. 부채비율 33%.
10년 동안 당기순이익 670억, 이중 자본금의 160%인 79억 주주 배당. 이익준비금과 임의 적립금 등 50억, 차기이월미처분이익잉여금 639억 등 700억원 규모 현금성자산 보유
이런 회사가 청주공장 제품창고에서 근무 하던 두명의 노동자를 구조조정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회사는 일방적으로 2009년 10월과 11월 두차례의 희망퇴직을 공고하고, 쥐꼬리만한 퇴직 위로금을 제시하며 희망퇴직을 강요했다고 한다. 희망퇴직 후 한국야금 청주공장 내 같은 일터에서 월100 만원 정도의 외주업체 00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이를 완강히 거부하던 2명의 노동자들을 회사는 서울과 마산의 영업소로 발령을 냈다.
오로지 생산현장에서만 일해왔던 이들을 3-4시간이 걸리는 서울과 창원이란 도시에, 그것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영업을 하라는 것은 사실상 그만두라는 말이나 다름없는 조치였다. 당연히 이들은 이를 ‘보복성 원거리 전보’라며 반발했고, 회사는 “인사명령 불이행”이라며 해고했다. 이번에 해고된 이모씨는 4년여를, 오모씨는 20여년을 이 회사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해왔다.
한국야금이라는 회사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경영위기가 왔다며 “매출의 60%를 수출에 의존하는 기업이다 보니 최근 경제흐름에 맞춰 경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경기전망도 그리 밝지 않아 회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의 구조조정임을 밝힌바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재무재표상 회사는 어떤 경영상 어려움의 징후도 없다.
결국 이들이 밝힌 바 대로 회사의 구조조정은 정규직을 해고하고, 똑같은 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워 넣어서 임금을 절반으로 깍아 이윤을 늘이겠다 이야기다. 짧게는 4년을, 길게는 20년을 회사의 성장을 위해 일한 이들을 말이다.
이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예상밖으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정당한 해고라며 회사 측의 손을 들어 줬다. 생산현장에서 기계를 만지던 이들을 서울과 창원의 영업직 사원으로 보낸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의 본질이 인사 경영권이 아니라 노동자를 기계부품 마냥 사고하는,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를 악용한 정규직 학살, 비정규직 양산 과정임에도 지노위와 중노위는 이를 애써 외면했다.
이들은 너무나 분해 치를 떨고 있다. 그러면서도 결코 이 싸움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왜? 노동자는 씹다 버리는 껌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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