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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5 초과이윤공유제, 환율

초과이윤공유제,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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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윤공유제와 환율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의 초과이윤공유제 도입 주장이 기업을 하시는 분들의 심기를 왕창 건드렸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 인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쓰는 말 인지 아니면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 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잠깐 깐죽거리자.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는 기업의 이윤을 국유(사회)화 하지 일개인에게 전취되도록 하지 않는다. 따라서 초과이윤공유제란 단어는 명백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온 말이다. 기본 개념조차 모르는 분이 우리나라 최고경영자라는게 참 마음 아프다.

 

정운찬 뿐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연일 대기업 중소기업의 상생을 역설했다.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에 모여놓고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과 공정 거래, 우수 중소기업 지원 등’ 상생 대책을 직접 챙기겠다는 포부도 밝힌 바 있다. 비즈니스 프랜드리를 외치는 정권에서 자유시장 원리를 팽개치고 상생을 외치고 있다. 아이러니다? 아니다. 그들이 느끼기에는 분명 현재의 구조가 문제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아니 뭔가 찔리는 게 있다. 그들 스스로 재벌의 편에 섰고, 이로 인해 최근의 협력 중소기업들의 위기에 한 몫 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뭘까?

 

MB정권 초기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미네르바의 날카로운 비판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정책을 펼쳤다. MB정권의 경제 성장이데올로기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환율 정책이 필요했다. 왜?

 

 

연도

 

소나타

캠리

 

고철 10달러

2008

900

100

 

10,000달러

10,000달러

 

900원

2010

1200

80

 

7,500달러

12,500달러

 

1200원

 

 

2008년 9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얼키고 설킨 세계금융시장은 요동을 쳤고, 환율 역시 요동을 쳤다. 당시 1달러당 환율은 대략 원화는 900원대, 엔화는 100엔 였다. 2010년 1200원(1500원까지 올라갔다), 80엔대를 유지한다고 가정하자. 달러대비 원화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하락했고, 반대로 엔화는 가치가 상승했다.

2008년 현대자동차 소나타 1대가격이 900만원이라 하면 미국시장에서 1만달러에 팔렸다.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7,500달러에 팔리게 된다. 반면 동일사양의 경쟁사 도요다 캠리 자동차는 9만엔 1만달러 짜리가 12,500달러에 팔리게 된다. 환율로 인해 5000달러 차이가 발생한다. 당연히 소나타의 완승이다. 이런 환율로 인한 가격경쟁력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수출이 급증하며 수치상 경제위기를 극복한다. 이를 위해 MB정권은 의도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고환율이 유지돼 왔다. 수출기업은 이런 자신들의 노력이 아닌 환율로 인해 ‘초과이윤’을 획득한다. 반면 수입기업은? 10달러짜리 고철을 900원에 수입하다가 1200원에 수입을 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이 환율로 인해 폭등함으로 인해 죽을 맛이다. 국민경제 전체로 보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이지만 개별기업은 그야말로 환율로 인해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H자동차 협력업체가 있다. 엔진 샤프트를 만들고, 모터를 만들고, 계기판을 만들고, 에어컨을 만든다. 주요 원자재인 고철과 석유화학 제품 등은 모두 수입을 해와야 한다. 열심히 만들어서 H자동차에 납품한다. H자동차는 이를 조립, 수출한다. 협력업체가 H자동차 이외에 부품을 만들어 수출한다? 우리나라의 원하청 수직계열화 구조상 불가능 하다.

 

결론. 수입은 협력업체가 수출은 H자동차가 한다. 반도체, 전자 제품 역시 마찬가지다. 수입은 협력업체가 수출은 S전자, H반도체, L전자가 한다. 수출 대기업은 사상 최대의 흑자 파티가 열리고 소위 협력업체라 불리우는 이들은 오히려 매출이 늘수록 수익이 주는 죽음의 레이스가 계속된다.

 

MB정권의 고환율정책(물론 세계 환율시장의 변동으로 인한 어쩔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은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을 털어 대기업에 몰아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니 정권차원에서 잘못된 이윤분배 구조를 문제삼을 수 밖에... 대통령은 청와대로 불러 협박도 해보고, 당근도 줘가며 대기업의 양보를 강요해본다. 회유와 협박이 통하지 않으니 전 총리는 사회주의자란 오명(?)속에 강제적인 법제도로 양보를 강요한다.

 

이런 명백한 사실을 애써 눈감으며 시장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부모의 보살핌만을 받으며 고이 자란 부자집 도련님같이 독립심을 기르지 못한 중소기업으로 양성하려 한다’며 사회주의 공산주의 운운하고 있다.

 

장밋빛도 여기까지다. 2010년 1500원까지 치솟던 달러가치는 2011년 1100원 이하로 하락하고 있다. 대기업의 불로소득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그럼 대기업의 선택은? 당연히 협력업체들에 대한 ‘하청단가 후리기’ 카드일 수 밖에 없다.

 

이중 삼중의 핍박속에 중소기업의 선택은? 20세기 초 유럽을 뒤흔든 자본주의 타도! 사회주의 혁명의 주축에는 노동자, 실업자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가까지 가세했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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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5 08:47 2011/04/0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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