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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지금껏 여러 유혹앞에서도 당당하고 싶었어요. 그것이 나를 설득할 이유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싶었어요. 결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던 아이. 양철북의 '오스카'처럼 말죠. 피터펜 콤플렉스!

그런데 이제 유혹이 덩어리가 되어 옵니다. 떼거지로 옵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욕망과 화학적으로 결합을 하고, 급기야 적분을 하여 시그마를 끼워 모두 더한 값에 세제곱을 하고 옵션으로 0.78615에 2×3.14를 곱하면 4.937002가 나오는데 이것은 피라밋의 둘레값과 같게 되어 나에게로 다가옵니다. 아~!

하나씩 하나의 유혹만 덤벼라. 오늘은 그래 네 놈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늘은 참자. 오늘은 술을 마시지 말자. 잠시라도 기억하고 싶지 않는 젓갈같은 것들은 생각하지 말자. 그러면서 분노를 삭히고 기억을 지웁니다. 그리고는 학교 앞으로 갑니다. 얘들 몇 명이 보드게임방으로 갑니다. 피씨방을 싫어하는 무리입니다.

마작같은 'Rummikub(룸미쿱 맞나?)'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패가 마작같은데 마작과는 다른 게임입니다. 이걸 한 판 합니다. 대갈통에서 전기충격을 당한듯이 찌르르합니다. 이런. 내가 근 1달 이상 대굴빡을 놀려두었구나 경탄하면서 한 판 더 합니다. 눈이 더 아파요. 이건 안되겠다 싶어서 이제는 새로운 걸로 합니다.

이번에는 '젠가'라는 게임인데 54개의 나무조각으로 만들어진 블록을 빼내서 위에 차곡차곡 쌓는 건데 역시나 담배를 많이 피고 술을 많이 먹는 나로서는 결국 '손떨림'을 견디지 못해 모두가 쌓아놓은 나무블럭을, 그 바벨탑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뷩신, 환자....

이건 벌칙을 마음대로 정합니다. 특히 뺀 놈과 그 전에 잘못 뺀 놈은 부진정연대책임을 지도록 하여, 술값을 쏘게한다거나 게임비를 내게 해도 좋은 위하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손떨림에 이미 낙인찍인 사람들에게는 낙인화작용이 사회복귀를 결정적으로 저해한다고 봅니다. 통설입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좀 스피드를 요구하는 '할리갈리'라는 게임을 합니다. 게임이름을 외우지도 못하겠네요. 카드를 냅니다. 그리고 5개의 모양이 만들어지면 스뎅으로 만든 벨을 누르면 남은 카드를 다 착취해가는 게임인데, 벨은 커녕 스텡한 번 만져보지도 못하고 카드는 아예 나눠주는 건만 못하게 모조리 빼았깁니다. 이 카드의 규범적 효력에 관하여는 양면적 적용설과 편면적 적용설이 있습니다.

그러나 벌칙에 대한 협약과 같이 본 게임에 대한 최저기준의 성격을 갖지 않으며 표준적인 벌칙이 작용하고 있고 이 게임은 저같은 인간에게 적용되어야 하는 '카드 두장 유리하게 주는 원칙'을 부정하게 된다면 결국 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는 놈의 결정권능은 더욱 강화된다고 보는데 견해가 이 게임의 주류입니다. 두장 더 달라고 땡깡을 부려도 소용없습니다. 에잇. 다해먹어라!!

"아항~주식해서 잃으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

그러나 이런 게임이 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죠. 역시 정신 건강에는 술입니다. 술~적당히 마시는 술!

2003.09.29 1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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