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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조지 레이코프의 저작. 미국 민주당의 선거전략 지침서라고 해서 얼마전 국정홍보처가 국무위원들에게 뿌려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그건 나와 상관없다.

 

- 이 책의 제목이 코끼리가 의미하는 바는 미국 공화당의 상징임.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원제(Don't think of an elephant!: know your values and frame the debate : the essential guide for progressives)에서 처럼 코끼리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라는 뜻.

 

- 다시 말하면 공화당의 정책, 담론의 구조(코끼리)에 휘말리지 말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음. 중요한 주제임. 민주노동당이 취해야 할 정책이나 전략에서도 고려해 볼 부분이 있음.

 

-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언어학자. 강유원씨의 설명에 의하면 노엄 촘스키의 제자라고 함. 이 둘은 언어학에 대한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고 함. 지금은 둘은 생까는 사이. 촘스키는 합리주의에 기반해 있고, 레이코프는 경험주의적 입장에 서 있음.

 

- 노엄 촘스키가 언어생득설(innateness hypothesis)과 같이 경험과 관계없이 보편적인 통사원칙이 있다고 함. 그러나 레이코프는 경험을 통해서 언어가 습득된다고 봄. 그러나 대세는 언어생득설로 무게가 실림. 별 거 아닌 것 같음.

 

- 레이코프는 일단 방법론상 왁꾸(frame)를 규명해내는 방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함.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정한 기준이 있음. 이를 통해 외부세계를 판단함. 이러한 얼개는 선입견과 같이 어떤 사물에 대한 인식과 인지, 그리고 판단기준이라고 볼 수 있음. 그런데 일반적(계몽주의적)으로 볼 때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실을 C라고 알고 있었을 경우, C는 B라고 사실을 말하면 교정된다고 봄.

 

-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러한 얼개는 구조가 아님. 따라서 얼개를 좌우하는 구조가 있다면 사실이 B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C를 선택하고 고수함. 레이코픈 ㄴ계몽주의적 입장과 반대편에 있음. 여하간 왜 그럴까?

 

- 두번째로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 행동한다는 전제도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음. 가령 150만원 월급을 받는 아저씨가 왜 민주노동당이 아닌 한나라당을 선택하는가. 레이코프는 이익이 아니라 정체성과 관련해서 행동한다고 봄.

 

- 공화당 아이들(우익)은 영구집권 프로젝트를 위해서 약 40여년간 기획을 하여 미국의 정치적 지형을 바꾸어 놓았음. 따라서 정치적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논객, 엘리트를 포섭하여 20억달러가 넘는 선전, 선동을 통해 우익의 정치적 언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듦.

 

- 자, 그러면 '세금구제'. 이것은 세금을 덜 내게 하는 것인데 가난한 사람은 세금을 덜 내도 별 의미가 없으나 부자들은 엄청난 효과가 있음. 이것은 사실은 부자들의 감세정책임. 그러나 사람들은 세금구제라는 말에 유혹됨.

 

- 그러면 미디어, 프레임 전략을 짜는 미국의 우익들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먼저 세금을 덜 내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하면 이에 대한 반론을 펴는 경우 그들의 프레임, 즉 언어구조에 말려들어가는 것임. 따라서 세금을 왜 내야하는가부터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가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고 함.

 

- 레이코프는 언제나 가치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고 함. 제일 큰 프레임을 건드리면서 타인이 나의 프레임에 들어오게끔 해야 함. 가령 황우석이라고 하면 자기가 조작을 안했다, 몰랐다, 알 수 없었다 등등 이런 것을 이야기 해봐야 이미 황우석=조작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상황에서 어떠한 반론을 제기해도 헤어나기 어려움. 그 때야 진실을 말해도 의미가 없음. 이미 구조에 대한 주도권싸움에서 구조에 휘말리게 되면 게임오버.

 

- 여론을 형성하는 주된 매체, 조중동은 우익임. 공교육도 우익. 보수적임. 이런 상황에서 좌파, 진보진영에서는 어떠한 고민을 해야하는가. 문화적 내전을 가져야 함. 노동운동 진영에서 임금상승이라는 문제도 마찬가지. 만약 연봉 5,000만원이라고 하면 노동운동진영이 어떠한 이야기를 해도 조중동이 만든 부정적 구조를 넘어서지를 못함. 애초 전략부재일 수도 있으나 문제는 미디어싸움에서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함.

 

- 결국 문화내전을 통해 구조를 바꿔내야 함. 노동운동진영이 먼저 주5일근무제라고 이야기한 것을 경영계 쪽에서 주40시간제라고 제기했음에도 주5일이라는 말이라는 틀을 시민들이 사용.

 

생각해 볼 것이 있는 책, 초벌이라 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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