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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게

나는 내 아버지가 피터 드러커 이상이라고 본다. 왜냐면 너와 나를 키워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들락거렸고, 현재도 그렇다. 드러커가 그랬다. 자신이 후회하는 건, 80세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나는 이 말이 단순한 잠언의 경구와 같이 들리지 않는다. 인간은 새로운 것을 찾아 자신의 면모를 아름답게 만들거나 혹은 기존의 것을 고수하면서 늙어가는 자신을 방치하는 두 가지의 선택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내 아버지는 평생을 새로운 일을 찾아서 그 일들을 해오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를 존경한다. 그 경험이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옆에서 지켜보고 간접적인 경험을 한 나에게도 지금의 내가 있도록 만들게 해 준 에너지라면 현재의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지언정, 미래에는 좀 더 새로운 인생과 행복을 찾으실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갖는다.

 

그렇지 않고서 내 아버지란 존재가 여느 안정적 직장에서 연금을 받으며, 연금의 부스러기에 종속돼 있는 친구들과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내는 걸 바라지도 않으실테다. 이것이 다른 부모와 내 부모의 차이이고, 다만 니가 우려하는 것은 누구나 우려하는 것이지만, 내 부모가 그런 것을 우려하면서 살아온 존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몇 년 전 가슴아픈 상처 때문에 여전히 수면제를 복용해야 하고, 가끔씩 오가면 마주치는 사람들과 소식에 적잖은 분노와 좌절을 맛보면 살아야 하는 후진적인 상황에 더 이상 내 부모가 방치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앞서 말한 선택의 기로에서 충분한 정보와 상황을 부여하며 최대한 부모가 선택한 일에 모든 격려와 지원을 하겠다는 태세로, 오직 마지막 결단만을 기다릴 뿐이다.

 

충분히 고민하고, 너도 많이 도와주기 바란다. 새로운 건 두려움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두려움을 극복할 때만이 새로움의 희열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생각과 경험은 내 아버지로부터 시작된 것이어서 어떠한 선택에 따른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그것에 명백히 따를 자신이 있다. 나 또한 우려는 한다. 그러나 미래에 두려움은 극복할 자신감, 이건 충만하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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