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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한 마리...

도교육청 1인 시위 중...한낮의 햇볕을 친구삼아(친구치고는 좀 심한 친구이지만ㅠㅠ)...펼침막 앞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어디선가 뽀르르르.....땡볕을 가로질러 잠자리 한 마리 내 눈 앞으로 휙 지나가더니....내 오른팔 어깨 근처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얼라? 이 잠자리는 아직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해 잘 모르나? 이러다가 덜컥 잡혀, 꽁무니에 실이라도 묶여서 허공에서 헛날개짓을 해대야 하는, 그 절박한 아픔을 모른단 말인가?

 

예전같으면 아무도 모르게 왼손으로 다가가 잠자리 날개를 낚아채었겠지만....

 

가만히 있었다....

이 더위에 오죽 날개짓이 힘들었으면 이렇게라도 쉬고 싶었을까....(물론, 나 자신의 주관적 감성으로 잠자리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 역시 인간중심적 사고방식이지만^^; 그래서 난 텔레비젼에서 하는, 애완동물을 사람마냥 다루는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까맣게 시작하는 꽁무니는 중간 쯤에서 노란색과 하얀색의 점박이를 자랑하더니...

가슴께에는 사자의 갈색 갈기같은 색깔의 잔털이 보송송 나있고...

날개는 투명막으로 햇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꽁무니 바로 윗부분이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는 듯 볼록볼록 쉼없이 움직이면서...

 

아하!! 꽃 한송이도 우주의 얼굴이라더니...생명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나와 너는 똑같구나....

 

내가 그 잠자리의 쉼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그저 뿌듯하면서...

푹 쉬다가, 오른팔이 저리기 전에만 날아가 달라고 부탁하면서.....

왠지 잠자리와 내가 한 동무인 것 같아....그저 행복했다....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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