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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연애운도 봐주길 바래~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장난삼아 사주팔자를 봤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장난삼아 봤던 건데,

내 성격이며 전공까지 알아맞추는 데는 '와, 제법 용하다' 싶었다.

심지어 작년에서 올해까지 짝사랑에 빠져 있었던 것까지 알아맞추시길래,

이 점쟁이 아주머니가 길거리에서 만원짜리 사주나 봐주고 계실 분이 맞나 싶었을 정도.

 

그런데 이 점쟁이 아주머니가 연애운을 읊으실 때 확 깨버린 거다.

물론 내가 여자니까 일반적으로는 남자 만날 운세를 짚어 주시는 게 맞겠지만,

내가 누군가. 이 땅의 당당한 레즈비언 아닌가.

아주머니가 연애운 짚어주신다길래 신났다가 한순간 확 깨버린 거다.

평소에는 애인 고르는 데 엄청 까다로운 척 하다가,

엉뚱하게도 단순하고 운동 잘하는 타입에 확 꽂힌다는 말은 정확하다.

근데 그게 왜 남자냐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2010년에 연하 두 명이 생긴댄다.

아주머니........그거 레즈비언한테도 유효한 건가요?

삼년 뒤에 연하'남'말고 귀여운 소녀들 두 명 옆구리에 행복하게 끼고 다니면 안되겠니? ㅠㅠ

 

언제쯤이면 사주팔자 짚어주시는 아주머니도

'OO씨는 여자를 좋아해요, 남자를 좋아해요?' 라고 물어 볼까.

아니면 사주팔자 짚어 보다가 '아이구, 타고난 레즈네!' 라고 말해 주는 용한 보살님은 없을까?

 

어여쁜 레즈비언 처녀보살님한테 속시원하게 팔자풀이 듣고 싶다. 으헝헝.

지금이야 점집 차려놓고 '레즈보살'이라고 걸어 놓으면

호모포빅들한테 온갖 폭력 당하기 딱 좋겠지만.....

점집 가면 아무렇지도 않게 동성 커플 궁합 보고, 그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언능 왔으면 좋겠다. 으헝헝.

 

내 전공이며 성격이며, 연애운 빼고 다른 건 다 정확하게 들어맞췄던 그 아주머니가

시간이 흘러 세상이 조금씩 바뀌고 나면,

내 연애운도 정확히 봐주실 수 있는 개방적 보살님이 되어 있길 바라면서,

 

실은, 만원 내고 연애운도 제대로 못 본게 억울해서 하소연해 본다. 흑흑.

레즈비언도 속시원하게 속속들이 사주팔자 봐주길 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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