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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1/08
    퀴어들이여, 움직여라!(1)
    달달
  2. 2007/11/07
    양심적 소비의 어려움 - 이랜드의 힘이란!(3)
    달달
  3. 2007/11/04
    가슴이 뜨거워지는 헌법, 하지만 유리된 현실
    달달

퀴어들이여, 움직여라!

 

 



 

 

 

 

레주파 카페에서 레즈판님이 만들어 올려주신 이미지 몇 개 가지고 왔어요.

 

'차별금지법이 차별법이 되어도 좋은가' 라는 문구가 확 와닿습니다.

 

처음에 법무부에서 차별금지법 입법했을 때는,

 

드디어 세상이 조금씩 바뀌어가는가... 라며 희망찬 기분에 들떴었는데

 

현재 돌아가는 상태는.... 그야말로 비통한 한숨이 나올 뿐이죠.

 

사회에 잔뜩 끼인 호모포비아의 독가스가 숨구멍을 틀어막고 있는 기분입니다.

 

오늘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이 열린다고 들었어요.

 

아마 지금 한창 진행중이겠네요.

 

지금 열심히 발로 뛰고 있으실 분들에게 화이팅을 보내며,

 

우리 모두 차별금지법에 '성적 지향'이라는 네 글자를 포함시키기 위해 단결해요!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죠.

 

그저, 나 자신의 모습 있는 그대로 인간답게 살아가고 싶을 뿐이에요.

 

그 소박한 꿈을 위해 달려요 언니들! (오빠들도!!!)

 

 

 

더 많은 이미지 보고 퍼뜨려 주실 분은 요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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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소비의 어려움 - 이랜드의 힘이란!

 

 

이랜드와 연을 끊은 지 벌써 두 달이 사뿐히 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이랜드 불매운동에 참가하겠다고 다짐했을 때에는 쉬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다 보니 그것 참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군요.

 

제일 먼저 뉴코아아울렛에서 싸게싸게 사던 옷들의 유혹을 떨쳐내야 했지요.

생각해 보면, 그렇게 옷을 싸게 팔면서도 이윤을 내기 위해서는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착취당하고 있다는 것인데,

단기적인 이윤에 눈이 먼 자본주의적 탐욕에 가득찬 인간은 그것을 자꾸 잊으려 듭니다.

서민으로써, 세일 깃발을 크게 내건 이랜드 매장을 외면하기란 참 힘든 일이죠.

거기에 납품업체들의 어려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가 깔려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싼 가격은 자꾸 내 눈을 끕니다.

 

그래요.

자본이 이 사회를 움직이고, 오직 화폐 증식이 사회의 지상 목표가 되며,

'합법적' 방법을 통한 이윤 추구는 오히려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 사회에서는

'돈', '가격', 그 아래 있는 착취구조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안다고 해도 거기에 대항하기 힘듭니다.

 

처음 한 달 동안, 저는 정말로 심각하게 '이랜드 금단현상' 에 시달렸습니다.

우리 동네 유일한 할인마트 홈에버와 뉴코아 아울렛을 거절하고

버스를 타고 좀 나가야 하는 재래시장에 가거나,

똑같은 옷에 돈을 더 내고 산다는 건 뭐랄까,

눈 딱 감고 이랜드 매장에 걸어가고 싶도록 만들더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힘이란 이처럼 강력합니다.

제 생활 곳곳에 이렇게 부도덕한 자본주의가 침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참 섬뜩한 기분이었어요.

나름대로 유기농 제품을 사고 생협에 참가하는 등 노력해 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렇게 착취구조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악순환에서 벗어나기란 제법 힘든 일이었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소비란 중요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그 강력한 돈, 돈 돈에 매몰된 인간성을 살리는 길일 테니까요.

우리 옆집 아주머니일 수도 우리 어머니일 수도 있는 이랜드 아주머니들이

바코드 찍는 기계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노동하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 돈 몇만원보다 훨씬 중요할 테니까요.

그리고 지금 고등학생인 제가 졸업한 이후

저 자신이 스스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이겠지요.

 

그래, 그런데,

기계화된 자본주의 사회의 일원인 동시에 양심적 개인으로 살아가려니 참.

아니, 사실 생각해 보면 '양심적 개인'처럼 거창한 걸 갖다붙일 필요도 없어요.

그저 나를 위해, 내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일인데,

생각해 보면 참 당연한 일인데,

화폐 증식 회로 안에서 쳇바퀴 돌리는 쥐처럼

오늘도 이랜드 매장에 가시는 아파트 아주머니들을 보노라면

참 한숨이 나옵니다.

단돈 몇천원의 의미를 알기에, 따라서 그분들을 비난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그래서 참 무섭습니다.

이랜드라는 것이, 자본주의라는 것이.

과연 인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자본주의에 대항해 이길 수 있을까요.

과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오늘도 힘겹게 뉴코아아울렛에서 발걸음을 돌리며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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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뜨거워지는 헌법, 하지만 유리된 현실

 

 

대한민국 헌법은, 이 나라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이지요.

하지만 어쩌면 이렇게 현실과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헌법 외우기 시험을 본다고 해서, 헌법 전문을 프린트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헌법 전문(前文)을 읽는데.... 가슴이 뜨거워져 오더군요.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좋은 말들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엄연히 지켜져야 할 말들이구요.

이 개정헌법을 얻기 위해 뿌렸던 땀과 눈물과 피가 얼마였덥니까.

 

그러나 레즈비언 청소년으로서

이제 나의 미래를 구상하기 시작한 저에게,

이 헌법 전문은 저 멀리에서 우렁우렁 울려오는 아주 먼 곳의 소리인 것만 같습니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제 2장에서는 또 얼마나 억울하던지요.

'이반'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

즉 '일반'과 '이반'이 나누어지고 만 이 사회에서,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말에는 헛웃음이 나옵디다.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이성애와 동성애를 분리하고

이성애 계급의 입장에서 동성애자들을 억압하고 있는 꼴이 아니던가요 이뭐병...?

 

내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어디로 날아갔는지 다만 억울할 뿐입니다.

내 앞에 보이는 수많은 사회적 폐습과 불의는, 음, 헌법의 예외사항인가요?

 

흑흑흑흑흑

 

헌법 전문을 읽으면서 아, 그래, 이렇게 되어야지, 라고 가슴이 뜨거워져 왔지만,

그와 반대로 내 앞에 놓여 있는 현실을 돌아보며 절망합니다.

 

어쩐지 헌법 외우기 시험은 만점 맞을 것 같네요.

한 구절 한 구절 어찌나 억울한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또 한 가지 화나는 것.

헌법에 나오는 Every single word를 달달달 외우는 게 무슨 소용이 있답니까?

헌법의 기본 원리에 대한 어떤 학습도 없이, 이런 암기 테스트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공부하기 싫고 -_- 그냥 왠지 화가 나서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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