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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3
    20071103 :: 교육환경에 대한 미련과 반발(1)
    달달

20071103 :: 교육환경에 대한 미련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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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면, 꼭 연대나 이화여대에 붙어서

신촌을 돌아다니며 저의 정체성에 푹 잠겨 볼 상상을 늘 했었습니다만

연대에 똑 떨어져 버리는 바람에 좌절하고 있습니다.

뭐 원서 쓴 대학 발표는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희망은 있습니다만

신촌 라이프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지 않아요.

 

뭐랄까, 고등학교를 아주 머언 ~~ 곳에서 다녔기 때문에

지역적 고립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 혹은 적어도 광역시급에서 거주하시는 분들만 해도

나름대로 지역적 커뮤니티나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가 쉽습니다만

멀리 ~ 떨어져, 레즈비언 친구라고는 하나도 없는데다 지역적으로 고립되어 있었으니

그것도 나름대로 참 힘들었습니다.

서울 여기저기에서 열리는 행사에 살짝 혼자 참석해 볼 계획을 여러 번 세웠지만

늘 교통과 시간의 압박으로 포기하고 말았었거든요.

물론 .. 이제 다시 수도권으로 올라갈 예정이지만

레즈비언 소사이어티의 지역균형발전 (말은 거창하군요! ㅋㅋ)

에 대해서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저처럼 은둔하는 가운데에서도

슬쩍슬쩍 '나와 같은 괴물들'을 만나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죠.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 연대 떨어져서, "아악!!! 이대가 바로 옆인데!!! 이럴수가!!!" 라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으려니

친구가 "니가 왜 이화여대 가지구 슬퍼해!" 라고 말해주더군요.

그거야..........나는 여자가 좋으니까 그렇지 친구야........

라고 정말 말하고 싶었습니다.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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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고등학생으로서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어요.

쓰다 보니 길어져서 아래로 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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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Coffee Talk에 넣어야 할지 ideas into shape에 넣어야 할지 고민이네요.

하지만 이 글의 요지는

"흑흐거 나는 이화여대 아리따운 언니들을 만나기 힘들어져서 슬퍼.....

....그러니까 나 대학 가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놈들 다 꺼져!!"

....이므로....

그냥 Coffee Talk 로 받아들여 주세요 ㅋㅋ

 



사실 저는 특목고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닙니다.

고등학생으로서 느껴본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의 실상은,

영재교육의 실시와는 거리가 먼, 정말 하향 평준화라는 느낌밖에는 들지 않았으니까요.

그에 반해, 특목고는 입시 학원이라는 비판을 받을지언정

인성적으로나, 교육의 질 차원에서나, 훨씬 나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대학이 특목고 아이들을 뽑으려 애쓰는 이유이고,

중학생들이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해 기를 쓰는 이유이지요.

 

과학 영재가 일반고에 가서

올림피아드 준비와 개인 연구에 집중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교사들이 "학원에 가라" 라고 먼저 말할 겁니다. 아니면 귀찮다고 머리를 툭툭 치든지요.

하지만 특목고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과학고와 일반고 자연반의 교육환경을 비교해 보세요.

특목고는 학생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씁니다.

일반고에 들어가면 중학교 때의 영재들조차 무너지곤 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 저로서는

현실에서 특목고를 부정하는 것은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명박 후보의 정책에 부정적이며,

교육 시장화에는 더더욱 부정적입니다.

특목고가 '강남 아이들의 부의 재생산의 터전'이 아니라

진정 평준화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영재교육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평등한 기회선이라는 것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즉, 이명박 후보가 해야 할 일은 특목고를 더 세우는 것이 아니라

(특목고 더 세워 봤자 특목고끼리 또 서열화될 겁니다. 역효과지요.)

모든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집안 사정에 상관없이

특목고 수준의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터 주는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자본주의 경쟁에 종속된 노예로 만들어 버리고 말겠죠.

지금도 상당히 그렇구요.

 

우수한 학생 양성, 필요합니다. 영재가 존재한다는 사실,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천에서 용난다' 라는 환상을

현실에서 불가능한 명제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부유층 아이들에게만 좋은 교육이 주어지고,

그것으로 인해 그들이 좋은 학교에 입학함으로서 부를 재생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포인트는 여기에 있습니다.

문제는 특목고 그 자체가 아닙니다.

문제는 초등학교 때부터 어쩔 수 없이 경제 수준에 따라

교육격차가 발생하는 환경에 있습니다.

빈곤층 아이들의 조기유학이나 원어민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것에 따라 그 아이들이 경쟁력이 떨어지면 그 이후로부터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학과 사회가 능력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기관이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것은 뜬구름 잡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이명박 후보는

특목고 증설을 주장하기에 앞서

어떻게 가정 환경에서 발생하는 근본적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는지,

어떻게 그러한 출발선의 불균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그럴 때에야, 그리도 사랑하시는 특목고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고,

건전한 경쟁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니까요.

 

+) 아, 그리고 저는 '진보'성향의 교육을 보는 시각에 상당히 불만이 있는데요.

어째서 특목고를 그렇게 사회악으로 치부하시고, 좋은 면은 하나도 보지 않으려 하시나요?

특목고의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공교육 발전에 활용할 법도 하련만,

저는 한겨레나 프레시안이나 참소리나 그 어디에서도

특목고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특목고가 귀족 학교라는 것 또한 편견뿐이라는 걸 알고 계세요?

서민으로서 열심히 경쟁해 특목고에 입학한 아이들은 또 다시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그런데 내신이 안 나오는 것도 굉장히 당연한 거거든요.

객관적 경쟁력을 무시하고 무조건적 평등만 내세우는 것 또한 폭력이란 걸 알아주세요.

'학교 순위' 가 낮은 학교의 아이들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내신이 의미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인재를 죽이는 것 또한 지양되어야 할 것이 아닌지,

또한 특목고의 경쟁력 있는 제도들을 활용하기 위한 재조명도 필요하지 않은지,

특목고의 좋은 정책이나 장점에 대한 소개는 왜 없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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