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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3
    '소녀, 소녀를 사랑하다'(3)
    달달

'소녀, 소녀를 사랑하다'

 

(네이버 책 검색으로 링크되어 있어요.)

 

 

 

이 책을 이제서야 다 읽었어요.

학교 교재 사러 들어갔던 Yes24에 이 책 배너가 떠 있길래,

옆에 있던 친구한테 무작정 '이 책 갖고 싶다, 사 줘,' 라고 농담하듯 말했었거든요.

그런데 진짜 사 주더라구요;; (고맙다, 친구야.)

친구가 책을 주면서, 책을 사기 전까지 '소녀, 소년을 사랑하다' 인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사회가 덧씌운 호모포빅 콩깍지란 무서운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런데 그 녀석,

사실 '소녀'라는 걸 알아차린 뒤 나에 대해 무슨 생각을 했으려나....

 

어쨌든, 선물받은 지는 제법 되었는데, 이제서야 책장을 덮었어요.

주인공들이 선생님들의 집에서 사랑을 나누다,

학교 선생님께 들킨 이후로 왠지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거든요.

벡스터 선생님이라는 '기독교 근본주의자'에 가까운 선생님께서

주인공 소녀들, 리자와 애니를 '현행범'이라고 표현하는 대목을 읽다가 책장을 탁 덮고

막막한 마음에 창 밖을 오래 쳐다보았더랬어요.

 

현실을 피해가며 마냥 미화하려고 한 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제제기하겠어 크아악!! 라고 분노하며 쓴 소설도 아닌 듯 해요.

그저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사랑스럽고, 이런 책이 존재해 주어서 감사한 소설입니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서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처음 여자아이를 좋아한다는 걸 느꼈을 때 들던 그 모든 감정들이,

마치 내가 쓴 듯 표현되어 있어서 작가 언니의 성향에 대한 의심이 들던 ㅋㅋ 책입니다.

(작가 언니에 대해 찾아보지는 않았어요. 뭐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까요!)

 

 

*

아빠의 백과사전을 꺼내서 동성애에 대해 찾아봤다.

하지만 거기에는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긴 설명 속에 '사랑'이라는 단어는 한 마디도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화가 났다. 그 설명을 쓴 사람은 동성연애자들이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다.

 

 

*

그건 문제가 아니야. 그건 부정적이지 않아. 모르겠니?

사랑을 말하고 있는 거야.

너는 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얘기하고 있는 거라고.

나를 구해 내야 하는 병 같은 걸 얘기하는 게 아니란 말이야.

 

 

아.......

주인공 리자의 망설임, 두려움, 분노, 사랑, 그 모든 것들이

혼자 뚝 떨어진 레즈비언 소녀의 가슴에 푹푹 꽂혀 와서

여러 날 침대에서 혼자 눈물 흘리게 했더랍니다.

그런데 이 책 너무 좋다고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도 망설여져서... 슬프더군요.

아니 제목은 왜 이렇게 적나라한 거야! (괜히 화내기... 사실 제목이 제일 마음에 들었지만서두)

 

아, 그리고 더욱 마음에 들었던 건,

요 책이 보물창고 출판사의 'All Ages Classic' 시리즈 중 한 권이라는 거죠.

모든 세대가 읽어야 하는 Classic!

이걸 정말 모든 사람이 읽고 공감한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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