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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아침

1. 뭉치자구요?

모 단과 대학 입구에 이런 글이 내걸렸다.

'우리도 뭉치자구요. Team Spirit - 입소 : 인천(부천) 9공수특전여단' 어쩌구...

이 청년들이 뭉쳐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체육대회도 아니고 하필 특수 훈련 받으며 흙바닥 구르며 '뭉치'려는 것일까?

하필 '팀 스피릿'이라는 오래된 한미 군사 훈련의 이름을 내걸었을까?

 

 '병영입소반대'를 내걸고 목숨을 던졌던 선배들도 있다는 교정에서,

또 그놈의 팀 스피릿 훈련이라는 이름이 섬뜩한 대규모 전쟁연습이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런 이름으로 그리 당당하게는 학생들을 모집하지는 못할 듯 한데.

 

전에는 삼월쯤에 신입생들 '군기' 잡는다고 선배라는 자들이 별 폭력들을 다 쓰더니, 그게 문제가 되니

이제 '지원'자를 모집해서 훈련된 '조교'를 시켜 아주 기술적으로 '군기'를 잡고 '단결'을 시키는 시대가 되었다. 비용은 당연히 '서비스'를 받는 소비자(지원자)가 낸다. 이것이 이른바 자기 선택과 자기 책임 원칙이 통하는 '시장'의 모습이다. 그 시장을 지원하는 것은 군대라는 합법적 폭력 집단이고.

 

 

2. 청와대

오늘 석사 과정생들이 청와대 '견학'을 갔다. 일반인들은 도무지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그 곳을 방문한다니 무척 영광이겠다. 그  흔한 몰매나 물대포도 안맞을 것이고. 아름다운 기와집과 잘가꾼 잔디밭을 보고 좋은 점심까지 얻어 드시고들 오면 그들은 한동안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살겠다. 이명박은 이렇게 정치의 대상을 '선별'하고 있다. 명박산성의 성문은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는다.

 

3. 시국선언

모생새라도 합리적인 정책이 없고, 정책분석이래야 영혼없는 관료의 밥쯤이 된 요즘, 이른바 시국선언에 제일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정책학' 혹은 '행정학'으로 밥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어야 할 텐데, 이곳 저곳 명단을 봐도 여기저기 내가 배웠던 '은사'님들께서는 모두들 침묵 중이시다. 어디선가 시국신언보다 더 한 근본적인 비판의 칼들을 갈고 계신지, 아니면 즐거운 방학을 맞아 해외출타중이신지. 아무래도 '선생들을 잘 못 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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