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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언 (MANIFESTO)
서점에서 공산당 선언 서문을 다시 읽었다. "집권당으로부터 공산당이라는 비난을 받아보지 않은 반대당이 있는가?" 딱 한국에도 들어맞는 말이다. 간혹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이명박이야말로 진짜 공산당 아닌가' 하는 투의 말들이 있는데, 어느 의미로나 공산당이나 혹은 그보다 약하게 쓰는 '좌파' '좌빨'이라는 것이 두렵긴 두려운 존재인가 보다. 막스 강선생은 어디나 있지만 대놓고 말하기 껄끄러운 유령같은 공산당 운동이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구체적인 운동임을 확 드러내자고 말했다. 그것이 선언(manifesto)이다. 더 이상 유령처럼 숨어서 기지 말자는 공개 선언.
2. 선거에 있어 매니페스토
보수와 급진을 막론하고 정치 집단을 표방하는 자들이라면 강령과 정책을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치 투쟁에 뛰어든 실체 있는 집단이라면 강령과 선언을 내놓고 실체로 인정 받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당 자체의 선언을 통하여 전세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견해, 목적, 경향성을 발표하"는 것이다.
3. 매니페스토 운동 - 한국
선거를 비롯한 정치 투쟁은 기존 사회에 대한 평가와 새로 구성할 사회에 대한 구상을 두고 겨루는 상상력의 경합 무대일 수 밖에 없다. 급박한 정책 과제에 대한 심판 과정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 구상은 더 중요하다. 한국에서의 매니페스토 운동이란 한겨레 논설위원이 썼듯이 "매니페스토 운동은 정당 또는 후보에게 선거공약의 목표와 이행일정, 재원조달 방안, 우선순위 등을 발표하도록 하고 제3의 초당적 기구가 이를 면밀히 검증"하는 식으로 이해된다. 이런 식의 매니페스토 운동 개념에서는, 기존 사회의 목표와 현저히 다르거나 근본적으로 재원 조달 방법이나 순위를 바꿀 것을 주장할 수 없다. '초당적' 기구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있다면 그들이 모든 변화를 꿈꾸는 정치 집단의 강령과 꿈을 그렇게 잘 이해하고 중립을 지키며 평가까지 해줄 수 있겠는가? 강 막스 선생의 매니페스토가 일본과 한국에 넘어와서는 기득권 집단을 지키는 개 구실을 하는 중이다. 한국에서 정치 선언(매니페스토)에 참여하려는 자는 자신들의 미래 구상을 숨기고 철저히 사소하고 구체적인 '정책'에 매달리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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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매니페스토’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공산당 선언에서와 같이 정치단체의 선언·성명서·강령이다. 현재는 주로 내각제 나라인영국과 일본에서 정당의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선거공약을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일본에서는 2003년 총선 때 처음 도입됐다. 1998년 창당된 민주당은 이 선거에서 앞장서 매니페스토를 발표해 유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데 힘입어 제1야당으로 약진할 수 있었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정당 또는 후보에게 선거공약의 목표와 이행일정, 재원조달 방안, 우선순위 등을 발표하도록 하고 제3의 초당적 기구가 이를 면밀히 검증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성공의 열쇠는 운동 추진 주체의 대표성과 이 운동이 뿌리내릴 정치적 환경이 조성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일본에서는 정치개혁의 선봉장이었던 ‘새로운 일본을 만드는 국민회의’라는 민간단체가 운동을 주도함으로써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단체는 각계를 대표하는 150명의 인사들이 참여해 대표성을 둘러싼 논란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중앙당 차원의 공약보다는 후보 개인의 공약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는 점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일본에서도 이 운동은 총선이 주된 무대였다. 입안 주체도 후보가 아닌 중앙당이었다. 후보별 매니페스토를 허용할 때 같은 당의 기초 또는 광역단체장이 제시한 공약이 충돌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가 극히 낮은 우리 실정에서 매니페스토가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이를 알리게 될 후보 홍보물을 12쪽으로 제한하는 현행 선거법도 걸림돌이다. 여야 정당과 중앙선관위는 차분하게 이 운동 전반을 검토한 뒤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2006
장정수 논설위원 jsjang@hani.co.kr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74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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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선언 MANIFESTO OF THE COMMUNIST PARTY
하나의 유령이 지금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A spectre is haunting Europe) -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교황과 짜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 급진파와 독일의 첩보경찰 등 구유럽의 모든 열강은 이 유령을 몰아내기 위해 신성동맹을 맺었다. 집권당으로부터 공산당이라는 비난을 받아보지 않은 반대당이 있는가? 또한 그 공산주의라는 비난의 낙인을 오히려 자기의 반동적 적들에게, 뿐만 아니라 보다 진보적인 다른 반대당에게 되돌려지지 않는 반대당이 있는가?
이 사실로부터 두 가지 점이 도출된다.
1. 모든 유럽의 열강은 이미 공산주의를 하나의 세력으로 인정했다.
2. 지금은 공산주의자들이 당 자체의 선언을 통하여 전세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견해, 목적, 경향성을 발표하고 공산주의의 유령이라는 그 옛날이야기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알맞는 시기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여러 국적을 가진 공산주의자들은 런던에 모여 다음과 같은 선언을 초안하고 이를 영어, 불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플랑드르어, 덴마크어로 출판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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