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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1. 46명이 하룻밤에 죽었다. 억울한 죽음이다. 6명은 아직 시신도 못 찾았다.

 그들이 그렇게 죽은 원인도 모르겠다 한다. 그들을 군인으로 싸게 써먹은 정부에서 사죄하고 물러나겠다는 놈 하나 없다. 어떻게 부려먹었건 어떤 불법행위가 있었건 그들을 부려먹은 '대한민국'은, 또는 그 동맹국인 미국은 헌법상 손해배상 책임이 없어서 그런가?.

 

2. 그들의 죽음을 부른 사고를 놓고  유치한 상상력들만 활짝이다. 사이비 언론사들과 수백만 '전직' 군인들이 일종의 '추리 게임'에 빠져들었다. 군사 작전권도 없는 나라에서 별 쓸모도 없는 '보복 공격' 주장이 난무하고, 또 그러면서 이참에 작전권을 회수하는 것은 연기해야한단다. 다 늙은 노인들이라 노망이 난 것인가? 젊은 '전직' 군인들은 자신들이 겪은 군대 경험으로 이 '게임'을 추리하느라 신이 났고, 육이오 월남전 겪었다는 늙은 이들은 노망인지 열망인지 오늘도 전쟁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실 것이다.  군대와 전함 이야기, 기기묘묘한 어뢰인지 기뢰인지 폭발 이야기로 이 나라 인민들은 한달 내내 재미가 났다.

 

3. 방송이고 신문이고 기자들은 참 편했겠다. 뉴스의 절반은 그 전투함 이야기, 실종자 이야기로 떼우고, 부족한 부분은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써 제끼면 되었겠다. 똑같은 군함 타봤다는 전문가, 해난구조대출신이었다는 전문가, 함장이었다는 전문가, 백령도에서 해병생활했다는 전문가, 왕년에 배 만들어봤다는 대통령까지...전문가급 취재원은 널려 있었다.

 

4. 사실은 나도 전문가다. 나는 배고 바다고 모르지만, 군대라는 것이 얼마나 은폐를 잘하는 조직인지 잘 안다. 또 왕년 군인 자신들이 겪었다는 화려한 경험이 얼마나 많은 '뻥'들인지도 잘 안다. 이명박이 배 만든 경험보다도 그 부분은 내가 아는게 많을 거다.

 

5.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그들 죽음은 슬프다. 그런 죽음을 보통 '개죽음'이라고 한다. 원인도 모르고, 책임지는 놈도 없고, 진상규명도 없이 곧 덮어질 죽음. 돈 몇푼으로 입막음될 죽음. 그런 죽음들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안다. 전두환 정권 동안 6500명이 죽었다든가? 그중 2500명은 자살이라든가? 그 앞으로 뒤로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인미상 죽음을 맞았을까? 사고로 죽고, 맞아죽고, 자살하고...그들의 죽음을 우리는 '개죽음'이라고 불렀다. 목숨값으로 개값보다도 못한  보상금이 나갔다.

 

6. 개죽음은 군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경찰에 맞아 죽은 농민은 몇명인가? 경찰에 맞아 죽은 노동자는 또 몇명인가? 철거에 저항하다 불타죽은 '시민'은 또 몇명인가? 은폐와 입막음은 군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국립묘지는 커녕 장례식도 제대로 못 치룬 억울한 죽음들이 널려 있는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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