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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원하는 이들..

어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 전날 비교적 집에 일찍?(12시) 들어갔는데도 어제 아침은 무척 피곤했다.

(수요일은 음.. 새벽 2시반쯤, 화요일은 1시, 월요일은 1시 반...일요일은 12시반쯤, 토요일은..뭐 12시 전에 들어갔을리가 없다.)

 

왜 그리도 술마실 일이 많은 지...

어쨌거나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입안이 온통 헐어서, 입천정이 덜렁덜렁했다.

 

7시 30분쯤 일어나 찬물에 밥을 한 숫가락 말아 먹고

대강 씻고 열라 뛰어 전철을 타러 갔다.

그날 따라 연달아 구파발행이 2대나 온다.

아침부터 짜증스럽다.

 

전철에 앉아서 김태홍의원실에 전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잠시 생각하다가...

이번주에는 엄마에게 한번도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잠시 무거워지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다 그 다음 순간에 내 고개가

굴러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계속 졸다가 마두역에서 간신히 내렸다.

9시 30분쯤 도착. 역에서 강의실까지는 15분쯤 걸린다.

 

수업은 10시에 시작한다.

check 카드로 리더기에 찍어야 한다. 출석이나 지각은 그 기계로 한다.

이 카드 찍는 일은 뭐 크게 번거로운 일이 아닌데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된다.

1-2분이라도 늦으면 알게 모르게 부담스럽다 (난 이미 수차례 지각을 했지만ㅠㅠ).

거의 지각하는 인간들이 없다는 사실 (내가 지도교수 첫수업에 지각했을 때 사람들이 나보고 엽기적?!이라고 했다),

여기 교수들은 1-2분 지각을 인생의 실패자쯤으로 생각한다는 사실,

교수들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내가 생각한다는 사실,

지각하면 학점이 한단계씩 내려가고 그 사이에 백등쯤 오락가락한다는 사실....

다 별 것 아닌 것들이고 무시해 버리면 되는데, 왠지 뒷골이 땡긴다.

 

아침 수업은 부동산등기법이다.

수업하는 교수는 판사답지 않다.

사실 뭘 잘 모르고 가르치는 것 같다.

약장사 스타일이다. 그런데 난 좀 빈듯한 그런 사람이 좋다.

그런 인간이 드물다 보니...쩝.

 

부동산등기법 수업은 대강의실에서 한다. 수업시간 15분전쯤 도착했다. 훗.

대강의실 수업은 유일하게 지정좌석이 아닌 수업이다.

뒷자리 앉으면 교수 목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칠판이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먼저 가는 사람이 좋은 자리에 앉는다.

30분전쯤 도착해도 앞의 3-4줄은 모두 법전이며 노트며 가방이며 필통이 올려져 있다.

흠.. 숨이 막힌다. 벌써 앞자리는 꽉찼다.

난 적당한 자리에 가방을 두고 락커로 갔다. 법전과 교재를 가질러...

가면서 체크 카드로 찍는 걸 깜빡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법전가지고 교실로 갔다.

그런데 왠걸? 체크카드가 없었다.

뭔가 맞추지 못하고 어긋나는 느낌....

난 요즘 매우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오늘 정말 느낌 좋지 않군...

 

할 수 없었다. 어디에 두었는지 가방을 온통 헤집어 봐도 없었다.

그냥 수업을 듣기로 했다.

 

수업후에 출석확인서라는 걸 써야했다.

체크카드를 분실한 경우에 교수확인을 받아 출석확인을 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겨우 출석확인서를 냈다.

점심은 인권법학회 회원들이 식사같이 하면서 인사를 나누기로 했다.

출석확인서 내고 부랴부랴 갔다.

점심 먹고 간단히 자판기 커피마시고, 또 수업.

검찰실무 수업은 엄청 졸리다.

난 여지없이 무너졌다. 검찰교수는 우리 지도교수인데.. 할 수 없지뭐.

 

그 다음은 대강당 수업이다. 진대제 장관이 와서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자고 특강을 했다. 난 진대제 장관이 내 옆에 와서 얼쩡거리건 말건 잤다.

피로가 좀 풀렸다.

 

수업이 끝나자 마자 인권법학회 창립총회에 갔다.

창립총회가 끝나고 우리반 농구 8강전을 응원하러 가야 하나 잠깐 망설였다.

이 인간들은 날 무척 원한다. 내가 보고 싶은 걸까? 옆에 없으면 공부하러 간 줄 알고 

경계하는 걸까....휴...(이게 내 생활이당)

그래도 안갔다.

과 선배에게서 아침에 왔던 전화도 한번쯤 다시 생각났다.

선배들이 찾는다고 인사하러 오란다.

난 농구 8강전을 핑계로 못갔다고 둘러댔다.

금요일은 진보넷에서 세미나 하는 날이다. 이것도 생각해 보았다.

진보넷을 가야하나..

몸이 가지말란다. 으.. 피곤하다. 가슴이 벌렁벌렁 뛴다...

엄마랑 언니랑 주중에 한번 오라고 했는데, 벌써 금요일이라는 사실과 갈 수 없겠다는 사실이 엄마를 너무 쓸쓸하게 하지 않을까...

남변에게서 오후에 전화가 왔었다. 국회의원실에 전화해 봤냐고.. 당근 못했다.

하루 종일 정신이 없어서라고 변명해 보지만 ...

왠지 떳떳하지 못하다.

난 이런 때 우울하다고 느낀다. 흠...

 

새로운 생활도 남들이 말하듯 그리 대단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요며칠은 녹녹치않다는 느낌이다.

며칠 더 지나면 적응이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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