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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아.. 너무 오랜만이다.
내 집이지만, 오랫동안 방치해 둔 탓에 쾌쾌한 냄새가 구석구석 베어있는 것 같고,
쌓인 먼지가 금새 날려 콧구멍, 목구멍을 가득 채울 것만 같다.
꼭 청소를 해야 다음에 와서 잠자리를 틀고 쉴 수 있을 것 같아,
몇자 괜히 끄적여 본다.
블로그를 오랜만에 들여다 보면서도 오래 방치한 흙벽돌집 생각이 난다는 것이 신기하다.
나의 문학적 감수성은 아직 살아있는 것인가?^^;
지금은 오후 2시 40분쯤 되었다.
늘 1시와 2시 사이에 졸다가, 문뜩 옛친구들의 블로그를 들여다 보았다.
잠이나 쫓아볼 요량으로.
그러다 내 블로그는 어찌되었나 싶어 들어와 봤다.
블로그 만든지 4년이나 되었는데, 글은 40개도 못된다. 흐...
이제라도 가끔씩 끄적여 볼까.
오늘 아침 예전에 즐겨듣던 노래를 찾아들었다.
You've got a friend (http://solosong.net/friend.html)
노래 가사를 약간 소개하면...
When you're down and troubled
and you need some lovin' care
and nothin', nothin' is going right.
Close your eyes and think of me
and soon I will be there
to brighten up even your darkest night.
몇년전에 한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캐롤킹의 CD에 들어있던 곡인데...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았었기 때문인지...
쓸쓸하고 고달프다고 느껴질 때 많은 위로가 되었던 곡이다.
어제 옆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에게도 힘을 돋울 무언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득 이 노래가 떠오른 것 이 때문인 듯 (사실 이 인간들은 동지가나 불러달라고 할 사람들이지만..ㅠㅠ).
그 노래가 좋아졌던 무렵 나에게는 '고독의 해결'이 가장 큰 화두같은 거였다.
하루 종일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건조한 책읽기만 반복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혼자있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찾고 있었다.
이 때 마음을 달래볼까 하고 읽었던 책 중에 '우리선비'라는 책이 있다.
역사학자인 정옥자 선생이 쓰신 책인데, 조광조 이후 20여명의 선비의 생활태도와 정치적, 학문적 성과를 소개한 책이다. 선비들의 기개, 지조있는 생활 모습과 그들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선비들의 시, 서, 화도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는데, 하도 정갈하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애정이 가는 책이다.
그 내용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이 추사 김정희와 그의 그림인 세한도 (歲寒圖)이다.
세한도의 필치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진한 고독의 흔적이 느껴진다.
과감한 생략은 삶에 대한 추사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아래 그림은 해상도가 좋지 못해 아쉽다.
세한도는 김정희의 대표작이다.
그가 제주도 유배시절 그린 그림인데, 그의 제자인 이상적의 인품을 소나무에 빗대어 그린 것이라고 한다. 세한도는 논어의「歲寒然後知松栢之後凋也」에서 온 말이다.
이상적은 양반이 아닌 중인이었다. 김정희는 중인인 제자들을 여럿 두었다고 한다.
당시가 1800년대 초중반이었으니까....김정희는 좀 트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이상적은 정치적으로 매장된 그의 스승을 버리지 않고 유배된 김정희를 두번이나 찾아갔다. 한양서 제주도까지 바닷길을 건너가는 그 길이 오죽 험했을까?
또 역관이었던 이상적은 중국에 자주 다녀오면서 스승에게 필요한 책을 사다가 제주까지 보내주었다고 한다.
제주 찬바람에 혼자 고립되어 있던 고독한 김정희에게 험한 뱃길을 마다치않고 그를 찾아와준 이상적이 얼마나 고마웠을까.
세한도를 직접 보고 싶다.
2년전쯤인가 추사 작품전이 있었는데, 가보지 못했다.
어제부터 온 몸이 축 늘어져 버렸다.
특별한 약속만 없다면 아마 엿가락 처럼 방바닥에 늘러붙어있었을 텐데....
금요일부터 통 머리를 굴리지 못하겠다.
이런 때 증상은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보내거나
누워서 자는 둥 마는 둥 하거나
내용에 대한 인식도 없이 TV화면을 계속해서 쳐다보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
전에는 이런 병이 아주 가끔씩만 찾아온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주 자주 그리고 주기적으로 그런 것 같다.
그러니 이건 가끔씩 찾아드는 '병'이 아니라
그냥 내가 그런 인간인 게지 싶다.
며칠 일하다보면 일하기 싫어서 늘어져 버리고 나몰라라 하는 게 바로 나다.
이렇게 실토하고 나니까 맘이 편한 것도 같고
괜히 실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렇네.
2000년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첫눈이 날리는 것을 보았다.
우리 사무실은 7층에 있었고 사방은 전면 유리였기 때문에 마치 눈보라 한가운데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잠시후 사무실 전화벨이 여기저기서 울리기 시작했다.
첫눈이 오는 것을 함께 즐기려는 연인들로부터의 전화벨소리...
유난히 조용히 놓여져 있는 내 책상위의 전화기를 한참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소폭히 쌓였다가 추위로 얼어붙은 눈바닥에서 몇년째 신어 달고 단 구두때문에 몇번 넘어졌던 기억도 난다.
그 겨울에 얼음판에서 몇번 딩군 탓에 너무 아파인지 그후 2년쯤은 웃음을 잃어버린 줄 알았다.
그 후로 2년쯤 더 재미없는 일들이 계속되었었는데,
올 겨울에는 모처럼 환히 웃어본다. 눈이 적게 내려서 그런가...
늦게 집에 들어가게 되면 씻고 자기 바쁜데, 요즘 가끔 소리바다를 헤매게 된다.
며칠 일만 하다보면 심한 갈증(?)을 느끼는데, 그럴 땐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다못해 TV드라마라도 봐줘야 한다. 영화는 시간내서 가야 하니 귀찮아서 잘 안 보게 되고 음악을 듣는 것이 가장 간편한 해결책이다.
얼마전 김진표의 시간을 찾아서란 노래를 듣게 됐다. 본래 이적의 노래를 찾다가 우연찮게 듣게 되었는데, 그 가사가 참 재미있다.
" 시간은 도대체 어디에 살고 있을까.
넌 매일아침 달리기만 하잖아.
혹시 나 몰래 햇볕드는 창가에 쉬고 있지 않을까~"
지금도 시간은 달리고 있다.
내가 쉴 때도 일을 생각하며 자주 불안해 지는 이유는 아마 시간이 달리고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며칠전 땜질한 아래쪽 어금니가 욱신 거린다.
한번 땜질 했다가 계속 통증이 있어서 벗겨내고 며칠 간 신경안정제를 넣어두었었다.
의사선생님왈, "신경안정제를 넣어 둔 상태에서도 통증이 있으면 신경치료를 하고 이를 씌워야 한다". 위생사언니가 덧붙인 말, "신경치료는 7회 정도 2-3일 간격으로 해야 하고 신경치료 한 후에는 이를 절반정도 깍아내고, 가운데 기둥을 박은 후 이를 폭 씌운다"
적어도 9번 이상 병원을 들락거릴 생각과, 생니를 반쯤 깍아내야 내고 더구나 기둥까지 박으면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에 난 질려버렸다. 그 전에도 이미 거의 석달동안 일주일에 두세번씩 치과를 들락거렸기 때문에 더 이상은 다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좀 아팠는데도, 거의 안 아팠던 척하고 신경안정제 넣은지 2주만에 다시 땜질하고 끝냈다.
그랬더니 오늘 유난히 그 어금니가 욱신 거린다. 마치 우울한 하루의 대미를 장식할 양으로... 후후..
한동안 가물다 어제 비가 내리더니, 오랜만에 비가 내려서 그런지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었다. 오늘도 여전히 흐린 날씨여서 그런지 그 우울한 기분이 오늘까지 연장.
즐거운 일이 없을까..
하하.. 나도 문명인이 된 기분이다. 오늘 드뎌 블로그를 만들었다.
한동안 세상사에 무심하게 살다보니, 그 기간이 3년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인데도, 남들이 가지고 누리는 몇가지 것들에 대해 낯설음을 심하게 느낄 때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칼라에 오케스트라같은 화음을 내는 카메라달린 핸드폰.
내가 쓰는 핸드폰은 플립형 모노크롬에 삐리리하는 기계음이 약간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6년쯤 된 모델이다. 친구들은 내 핸드폰을 무척 신기하게 쳐다본다. 그 녀석들 중에 몇몇은 분명 내가 이 날씬한 화이트 플립형 폰을 샀을 때 한주먹으로 쥐기 힘든 까만 무기(Weapon)대용 핸드폰을 갖고 있었을텐데....
사진을 찍어대는 친구들을 보면 어린애처럼 카메라폰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로 하지만
지금쓰는 것을 버리는데 이상한 죄책감이 든다. 환경을 생각하는 천사가 가끔 한쪽 머리위에서 깜빡깜빡.. 또 큰 불편함도 없다. 고장날 때까지 그냥 쓸 생각이다. 친구들은 바꾸라고들 하지만...
메신저는 3년전쯤부터 무척 대중적이 된 걸로 기억한다. 난 최신 기술이나 뭐 이런데 관심이 없고, 일하다보면 메신저 갖고 놀 짬도 없다는 생각에 써 본 일이 없었는데, 내가 한 3년쯤 잠적했던 사이 사람들에게 메신저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오히려 한물 간 느낌까지.. 술자리에 나갔을 때 근무시간에 서로 다른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끼리 메신저로 주고 받은 이야기를 꺼냈을 때 무척 놀랍고 한편으로는 소외감마저 들었다. 그래도 난 메신저를 안쓴다. 왜냐면 알기가 귀찮아서..또 큰 불편도 없고.
또하나 낯선 것은 블로그였다. 블로그가 뭔지 몰랐다. 하는 일이 생기다보니, 블로그는 모르면 불편한 부분이 되었다. 업무상 통화를 하는데, 상대방이 블로그 이야기를 꺼내는 거다. 헥헥...난 모르는데. 모르는 말이 나오자 난 당황했고, 그 전후로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참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만들었다.
본래 일과 관련없으면 굳이 하려고 하지 않는 게으름과 안달복달하며 여유없게 사는 내게 칼라 핸드폰과 메신저는 그렇다쳐도 블로그는 외면하기 어렵게 되어버렸다. 핸드폰과 메신저는 게으름쪽에 무게가 실리는데, 블로그는 안달복달쪽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쩝.
그런데 만들고 나니가, 마치 나도 문명인이 된 것 같아 즐겁다. 심하게는 어떤 희열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무슨 증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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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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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봤다. 근데, 아무 생각없이 봤더니 아무 기억이 남아 있지 않네..^_^;;부가 정보
lur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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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봤으면 아마.. 실망했을 수도 있어요. 한번 간송미술관 전시회에 갔었는데, 고화들은 책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다르더라구요. 색은 바래고 보존상태도 좋지 않아서... 아마 그래서 감흥이 적을 수도..부가 정보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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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게 아니라, 이런저런 사전에 지식이나 교육 혹은 목적의식없이, '유명하다던데'라는 생각으로 미술품을 봐봐야 소용이 없다 뭐 그런 이야기...박물관에서의 답답함 그런 비슷한 감정들. 보고싶은 생각이 넘쳐 날때 보는 것과는 다른 그런것들... 꼭 보고 싶다고 해서 본 추사의 글씨는 너무 많이 봐서 그냥 그랬던 기억들...주말의 명화같은 기분들 그런 것들.부가 정보
lur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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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글쿤요...^^; ..과거의 경험이 모두 추억으로 남는 것은 아닌 것과 비슷한 이유..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