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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30
    곡우
    꽃마리

곡우

                                                                          4월 20일
청명이 지나 곡우가 되니 참나무도 다 잎새를 내서 산이 옅은 연두색으로 변했다. 곡우날 평균기온을 보니 13.5도 였고 절기 내에 20도 이상 온도가 올라간다. 이 정도 기온에 비까지 내리면 온대지방이 본고장인 농작물 뿐만아니라 열대,아열대지방에서 온 작물들도 냉해를 입지 않고 잘 자랄수 있는 기후조건이다. 우리가 심고 있는 벼와 채소등이 아열대지방에서 건너온 것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기후조건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곡식을 심을 때 비가 내리는 시기를 곡우라고 이름 붙이고 한해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절기라고 보았다. 이때 비가 내리지 않으면 당연히 일년 농사를 망칠수 있기 때문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하고 내일 사이에 비가 내린다고 한다. 청명 때는 비가 오더라도 흡족한 정도가 아니고 심지어  중국의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건조하고 맑은 날씨가 계속될경우 땅이 바싹 마를 수도 있다. 땅이 마른 만큼 농민들의 마음도 탈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곡우에 맞춰서 내리는 비는 공동체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단비가 될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때에는 온 사회가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마음을 모은다. 그래서 나라에서도 이때는 농사꾼이 죄를 지어도 잡아들이지 않았고  종자가 없는 빈농을 위해 볍씨를 내어주며 못자리를 만들 것을 권장하였다.

농사력을 보니 곡우 때가 되면 목화씨를 뿌리고 오이와 조 옥수수를 심는다. 습한 땅에는 율무를 파종하고 잠박을 만든다.
곡우때하는 대표 농사일은 볍씨담그기와 못자리 하기 이다.
볍씨담그기를 할때는 금기가 있다.상가(喪家)에 들렀거나 부정한 일을 보았을때는 집 앞에 불을 놓고 그 불을 쬐어 악귀를 태운 후, 정갈히 씻고 볍씨를 담가야 부정이 타지 않는다고 했다. 부정한 채로 볍씨를 담그면 싹이 트지 않아 그해 농사를 망친다고 보았다.
못자리하기 순서를 보면 모판뚝매기-물대기-모판갈가-분뇨치기-모판삶기-바닥고르기-지거름치기-망만들기-망바닥고르기-물빼기-물대기-볍씨치기이다.
곡우 무렵 볍씨를 담그는데, 특히 볍씨를 담글때는 여러 금기사항이 있었다.
이때주로 사용하는 농기구는 삽,가래,쟁기,소,거름통,오줌장군,거름바가지,써레,고무레,새끼줄치기,발번지,못발,소쿠리인데 일년 농사일 가운데
가장많은 도구를 사용할때이다.

동네사람들의 모두 나서서 못자리를 만들때 어떤마음을 가지고 일을 했는지는 곡우때 속담을 보면 알수있다. 이시기의 속담은 누구나 예상할수 있는 것처럼 비에 대한 것이다.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든다."
"곡우에 눈이 오면 풍년든다."
재미있는 것은 눈이와도 풍년이 든다는 속담이다. 눈이라 하더라도 녹으면 땅에 습기를 더하기 때문에 농사에 도움이 된다고 할정도로 비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나타난다. 비가오지 않으면 어떨까?
물이 꼭 필요한 곡우때 비가 내리지 않으면 걱정이 태산같을수 밖에 없는데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쌀농사의 풍흉에 집안과 동네나라의 운명이 걸렸으니 얼마나 애가 탔을까?

또 이때쯤 되면 높새바람이 기승을 부리는데 고온건조한 '높새바람'이 불면 땅이 마르고 농작물에 막대한 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산내린 바람(높새바람) 맞으면 잔디 끝도 마른다."고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곡우에는 못자리를 해야한다."
"곡우전에 씨나락을 담궈야 수확이 많다."는 속담은 더이상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로 농촌에서는 어린아이들도 곡우의 중요함을 잘 알고있다.

하늘 한가운데를 보니 주작이 날개를 펼치고 있고 동쪽으로는 청룡이 그 머리를 내밀고 솟아오르고 있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백호가 아쉬운 듯 하늘 한가운데를 바라보면서 사라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오늘은 곡우인데 이날 하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별자리는 주작별자리 가운데에서도 그 목과 머리 심장부분인 성수이다.

성수를 찾는 방법은 헌원별자리 가운데 가장 밝은 두개의 별자리를 아래 쪽으로 있는 직선을 그으면 그 두 별자리의 2배쯤 되는 거리에 있다. 모양이 북두칠성을 닮아 남쪽 북두칠성이라고도 하는데 왕비와 현명한 선비의 일을 주관하는 별자리이다. 그래서 옛날 별점을 칠 때별이 빛을 잃으면 왕비와 선비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서양의 별자리로 치면 성수는 바다뱀자리의 가슴부분이 되는데 여기에는 헤라클레스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옛날 그리스에는 레르나라는 이름을 가진 늪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히드라라고 하는 머리 9개 가진 괴물이 살고 있었다. 히드라는 제우스에게 도전했다가 세인트헬레나화산에 깔린 괴물 티폰과 에키드나의 자식으로서 네메아의 사자,케르베로스,스핑크스와는 남매 사이이다. 히드라는 밤이 되면 늪에서 나와 사람들과 가축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그리스에서 힘이 가장 세다는 헤라클레스는 12가지 과업 중 2번째로 히드라를 해치우는 과업을 받았는데 헤라클레스는 조카 이올라오스와 함께 레르나 늪으로 가서 이올라오스는 횃불을 들고 헤라클레스가 히드라의 머리를 베면 거기에 횃불을 지져 새로운 머리가 못나오게 하였다. 마지막남은 노란색 머리는 불사의 머리인데 횃불을 지져도 머리가 다시 나오길래 커다란 바위로 히드라를 눌러 버렸다. 그러자 몇 번의 비명소리가 들린후에 숨이 끊어 졌다. 헤라클레스는 아주 강한독이 있는 히드라의 피를 화살촉에 묻혀 사용했기 때문에 그 화살촉에 맞은 사람들은 살수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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