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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4/08
    청명
    꽃마리
  2. 2007/04/08
    춘분
    꽃마리
  3. 2007/04/08
    2007년 4번째 생태관찰일지
    꽃마리
  4. 2007/04/08
    2007년 3번째로 쓰는 생태관찰일지
    꽃마리
  5. 2007/04/08
    경칩
    꽃마리
  6. 2007/04/08
    2007년 2번째 생태관찰일지
    꽃마리

청명

                                                                                    4월5일
오늘은 청명이다. 청명은 말 그대로 맑고 밝다는 뜻이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정말 눈부시다. 우리마당에는 제비꽃,흰민들레,서양민들레,붉은괭이밥,괭이밥같은 풀꽃들이 활짝 피었다. 목련꽃은 이제 싱싱함을 다하고 갈색으로 색이 변하고 있는데 늦게 핀 몇송이는 여전히 싱그럽다. 개나리는 이제 만개했고 흰앵두꽃이 피기 시작했다. 들판은 벌써 푸르른 느낌이 나고 산에도 관목들이 잎새를 내고 빠른 교목들역시 잎새를 내기 시작하면서 갈색 이미지가 연초록으로 변하고 있다. 청명이라는 절기이름은 이 시기가 되면 산과들이 맑고 푸른기운으로 넘쳐나니 생긴 것이다. 기상대에 전화를 해보니 청명날 평균기온이 8.9도라고 한다. 수십년간 평균기온이 10.2도인 것에 비하면 낮은 온도이다. 따뜻한 겨울과 2월말 3월초에는 봄에 초여름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날씨는 진짜 예측하기 어렵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농촌에서는 청명때부터 본격적으로 봄일을 시작한다. 밭일은 올조,올기장을 건조한 땅에 심고 목화씨를 뿌리고 보리밭을 간다.
벼의 농사력을 보면 가래질과 볍씨준비가 이때 할일이다.
가래질은 논도랑치기-논물대기-논뚝쟁기질-논뚝가래질-논뚝다지기등을 한다. 가래질에 사용하는 농기구는 가래,삽,괭이,소,쟁기,가래,삽,송판등이다.
볍씨준비는 볍씨고르기-볍씨담그기-쭉쩡이건지기-볍씨물갈이-볍씨건지기-볍씨싹틔우기등을 한다. 볍씨준비에 사용하는 농기구는 키,풍구,체,오지독,조리,둥그미,마대자루,소쿠리,삼태기,지게등이다.

이렇게 맑고 푸른 기운이 넘치는 청명에 농촌사람들은 어떤 생각 어떤감정을 가지고 살았을까?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역시 속담이 제격이다. 청명과 관련된 속담은 비에 관한것이 많다.

"청명 무렵에는 비가 잦다."
"봄비가 잦으면 풍년이들어 인심이 좋아진다."
"봄비는 쌀비다."
"봄비는 올수록 따뜻해지고 가을비는 올수록 추워진다."
"봄비는 일비고 여름비는 잠비고 가을비는 떡비고 겨울비는 술비다."
"봄비는 기름이다."
"봄비는 벼농사 밑천이다."

농사를 짓는데 가장중요한 것이 비가 제때오고 바람이 순조로운 것이다. 쳥명무렵에 비가 흡족하게 오면 풍년을 예상할수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청명 무렵에는 비가 잦다." "봄비는 쌀비다." "봄비는 벼농사 밑천이다." "봄비는 기름이다." "봄비는 일비다."라는 속담이다. 봄비는 일비이고  여름비는 잠비라는  말처럼 봄비는 일을 재촉한다. 이때 부는 부드러운 남풍을 맞으면서는 "청명에 남풍이 불면 풍년든다."는 속담을 떠올렸다.
씨를 뿌릴때 비가 오고 풍년이 들면 동네에 인심이 좋아질 것은 뻔한 이치가 아닌가. 이러한 사회적 기대는 봄비가 잦으면 풍년이 들어 인심이 좋아진다는 속담을 탄생시켰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청명에는 나무심기를 많이 한다. 쳥명때는 비도 제볍 많이 내리고 평균기온이 10도가 넘는다. 생태학적으로 볼때도 나무심기에 가장 적당한 때이다. 그래서 청명은 식목일이기도 한데 온도와 습도가 나무심기에 적당하다는 말보다는 속담이 진짜 실감이 난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청명,한식에는 아무데나 아무나무를 심어도 산다."

생활속의 경험과 문화속의 내재된 말로 이렇게 속담이라는 생활규범이 만들어 졌으니 이 말을 들으면 나무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난다.
그런데 요즘 지구온난화로 인해 식목일날 나무심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한다. 나무심기철이 빨라져서 3월 중순에서 말까지 나무심기가 거의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식물학자 가운데는 식목일을 3월 중순으로 옮기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4월 5일이면 땅속의 물이 많아져 뿌리가 내리기 어려워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가 청명의 이미지와 문화를 뺴았아가고 있는 것이다. 청명날 속담은 다 어떡하지......

청명,한식과 관련된 속담가운데 특별한 것이 "한식날 논물은 비상보다 더 독하다."는 속담이다. 옛날에 농촌에서는 이때에 논물을 가두어 두면 지력이 소진되고, 논갈이에 힘들어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관(官)에서는 이를 모른 채 일방적으로 "봄철 논물 가두기"를 하는 바람에 농사에 지장을 주어 원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청명초저녁에 바로 우리 머리위에서 볼수있는 별자리는 춘분 때와 마찬가지로 정수이다. 다음곡우에는 성수이므로  귀수와 류수가 빠진 셈이다. 그래서 오늘은 귀수와 류수를 관찰하기로 했다. 귀수를 사신도 별자리 안에서 찾아보면 주작의 눈에 해당한다. 정수와 마찬가지로 귀수도 1~2등성이 없고 4개의 4등성과 그 것보다 더 희미한 별들로 이루어져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별자리이다. 귀수를 찾으려면 북하별자리와 헌원대성을 직선으로 연결해보면 그 중간지점 바로 아래에서 약간 삐뚤어진 사각형모양의 귀수를 찾을 수 있다. 귀수는 하늘의 귀신별자리란 뜻이 있는데 다른 이름은 여귀라고 해서 귀신이 탄 가마즉 상여를 의미하기도 한다. 귀수안을 살펴보면 뭔가 뿌연 기운이 서려있는데 시체가 쌓여있는 기운이란 뜻의 적시기라고 한다. 사실은 기운이 아니라 별이 모여서 떼를 이루는 성단인데 옛날에는 천체망원경이 없어 이것이 성단이라는 것을 알수 없었던 것이다. 옛날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이 별자리가 영혼들이 하늘에서 생활하다가 인간으로 탄생하기위해 통과하는 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스에서는 다리하나가 짤린 게라고 생각했는데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가운데 2번째인 물뱀 히드라를 물리칠 때의 이야기가 전한다. 헤라클레스가 히드라를 공격할때 한손에는 횃불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칼을 들고 싸웠는데 칼로 머리를 베면 횃불로 지져서 머리가 다시 살아나는 걸 막았는데 헤라클레스를 싫어하는 헤라가 큰게를 보내서 다리를 물게 했다. 헤라클레스는 게의 등딱지를 밟아서 죽였는데 헤라가 게를 불쌍히 여겨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스인들은 프레세페성단을 등딱지가 부서저 드러난 게의 속살이라고 생각했다. 별자리를 자세히 보면 다리하나가 없는 게를 연상할수있다. 다음은

류수를 찾아보자 헌원대성과 태미원가운데 오제좌를 이어보면 버드나무가지가 땅을 향해 드리운 것 같은 별자리가 있다. 그래서 별자리이름도 버드나무란 뜻의 柳(버들 류)수이다. 류수는 봉황별자리의 속하는데 주작의 부리에 해당한다. 서양별자리로는 물뱀자리즉 히드라의 머리이다. 옛날부터 버드나무는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여겼는데 그래서 귀수별자리 가까이 류수가 있는 걸까? 류수에는 한가지 이야기가 전해저 내려오고 있다.
옛날 성종때의 일이다. 성종은 민간인의 복장을 하고 백성들의 인심을 살폈다. 이를 미행이라고 하는데 성종이 미행을 하다가 종묘앞에 이르렀을 때 일이다. 한 노인 부부가 별자리를 보고 있었는데 성종은 그 노부부를 가만이 지켜보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미성이 류성 밑에 숨어 있으니 이상한 일이네요."
할아버지는 아무말 없이 빙긋 미소를 지을 뿐이 었다.
그 말을 듣고 성종이 위를 보았더니 자신이 버드나무 아래에 있었다.
자미성은 임금을 가리키고 류성은 버드나무별이다. 성종은 그 할머니가 별을 보는 능력이 뛰어난 것을 알고 그 당시 천문대인 일영대에서 일하게 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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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3월 21일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고 하는 춘분이다. 그런데 춘분이란 말은 봄에 나눈다는 뜻이다.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24절기의 이름은 규표의 그림자길이를 바탕으로 생긴 것이다. 규표는 2m터 정도 되는 큰 막대기를 세우고 그 그림자를 1년 동안 측정해서 1년의 길이를 정한 기구인데 막대기를 표라고 하고 땅바닥에서 그림자를 재는 부분은 규라고 한다. 막대기의 그림자는 겨울에 가장 길고 여름에 가장 짧다. 그래서 그림자가 가장 길어질때를 동지라고 하고 그림자가 가장 짧아 질때를 하지라고 이름 붙였다. 동지 때는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고 하지는 낮이 가장 긴 날이다. 그런데 동지와 하지에 생기는 그림자의 가운데를 나누면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은 날이 된다. 추분과 춘분이라는 이름은 그렇게 그림자를 나눈데서 이름이 생긴 것 이다. 그런데 서양(특히 로마)에서는 춘분을 한해의 시작으로 보았다. 로마최초의 달력인 로물루스력을 보는 삼월을 그들의 수호신인 마르스의 달 즉 마르티우스라고 하고 이를 1월로 하고 있다. 지금도 기독교부활제는 춘분뒤에 오는 보름직후의 일요일로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춘분을 일년의 시작으로 여겼던 고대 유럽문화의 흔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춘분을 일년의 시작으로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왜나하면 이 때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때문에 마을공동체축제를 하기가 어려웠고 동양은 일년의 길이를 규표로 정한 문화권이 였기 때문이다. 유럽은  이와 달리 일년의 절기를 적도환이라 하는 기구를 통해 측정했는데 북극성에서 수직인 선을 내려귿고 이 선과 다시 수직원을 만들어 세우면 적도환이 된다. 그 적도환의 그림자는 보통은 원이 되는데 원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그림자가 일치되어 일직선처럼 보일때가 있는데 이때가 바로 춘분과 추분이었다. 따라서 적도환으로 절기를 측정하면 춘분또는 추분을 일년의 시작으로 볼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유럽의 농업력에서 이 때는 특별히 바쁜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축제를 열 여유가 있었던 것도 춘분을 일년의 시작으로 삼은 이유가 되었을 것 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것은 생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식물의 여러 분류방법 가운데 장일식물과 단일식물로 나누는 분류법이 있다. 장일식물은 낮이 길어질때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고 단일식물은 낮이 짧을 때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은 장일식물이다. 우리집 주변에서도 나무꽃이 피고 있는데 개나리꽃은 벌써 피었고 목련꽃이 하얀색꽃봉오리를 내밀었다. 그 밖에도 많은 나무들이 겨울눈에서 녹색 잎사귀를 내밀고 있다. 쥐똥나무와 조팝나무,수수꽃다리등등....  일부 잡초나 일찍 꽃을 피우는 토종식물들을 제외한 식물들은 춘분 때 부터 본격적으로 생명의 기지개를 펴는 셈이다.

춘분때가 되면 농사짓는사람들은 마음도 몸도 바빠진다. 묵은 땅을 쟁기로 갈아 기장,조,메밀,목화등을 파종하고 닥나무,청포를 심고 가을 보리밭을 매고 두렁사이에 콩같은 작물을 심는다. 벼농사의 경우에는 보를 트고 모판을 만들며 본격적인 논갈이를 시작한다. 요즘 우리집 앞에 들판을 보면 논에 물을 대고 갈아엎은 모습을 군데군데 볼수있다.

이렇게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바빠진 것을 잘 표현한 것이 이 시기의 속담이다.
"이월(춘분은 음력으로 2월)이 되면 머슴은 호미쥐고 울고 여자는 부엌문 잡고 운다."는 이속담이 있는데 옛날사람들이 이시기에 어떤마음을 가지고 살았는지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이월 이십일날 비가오면 대풍이 든다."
"이월밤은 추워야 보리풍년 든다."
"춘분에 서풍이 불면 보리흉년 든다.."
"이월 이십일날 비가오면 대풍이 들고 구름이 끼면 중풍이 들고 날씨가 맑으면 흉년이 든다." 이러한 속담은 씨를 파종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기대와 절실한 요구를 보여주는 것 같다. 씨를 심는데 바람이 불면 밭이 마르면서 곡물이 잘 자라지 않을 것이고 비가오면 그 비가 씨앗을 자라게 하는 금쪽같은 비이기 때문에 이러한 속담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월 늦추위에 중발터진다."    
"이월에서 삼월로 바뀌는 때의 추위는 겨울같이 춥다."
"이월바람이 눈보라보다 차다."
춘분때가 되면 제법 바람이 차고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심한 것이 보통인데 이러한 속담을 통해서 오늘날 기상대의 예보 못지않은 생활의 지혜를  얻지 않았을까?

이번 춘분은 날씨때문에 진짜 별을 보기가 힘들었다. 벌써 4~5일째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거나 별이 보여도 습기가 많아서인지 1~2등성만 보였다.  그래서 좀생이별점을 치는 음력 2월6일에도 별을 못봤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부분일식을 본 것이다. 해와 달 그리고 지구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잘알게 되었다.

춘분에 하늘한가운데서 발견할수 있는 별자리는 정수이다. 삼수의 동쪽에 있어 동쪽우물이라는 뜻의 '동정'이라고도 한다. 사신도로 보면 정수는 주작의 벼슬에 해당한다. 정수에는 1~2등성이 없어 초심자는 쉽게 찾을수 없는 것이 문제이다. 정수를 찾으려면 장구별자리에서 시작하는게 가장 좋다. 우리가 보았을 때 장구별자리에서 가장밝은 두별 즉 오른쪽 아래에 있는 별과 왼쪽 위에 있는 별자리를 이어늘이면 두개의 밝은 별을 볼수 있다. 하늘과 지상의 물에 대한 것을 관장한다는 북하별자리 이다. 북하별자리 아래쪽을 보면 희미한 별들이 약간 비뚤어진 우물井자를 이루고 있다.

옛날에 유방이 진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해서 봉기했을때 다섯행성 즉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이 이 별자리 근처에 모여서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하늘에서 가장 밝아보이는 행성 다섯개가 이 근처에 다 모여있었으니 얼마나 찬란했을까 그야말로 하늘에서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짐으로 생각했을 것 이다. 그래서 동양의 천문학에서는 다섯행성이 모두 한곳에 모이면 덕이있는 자에게는 경사가 있고 새로운군주가 즉위하여 천하를 안정시킨다고 믿었다.

북하별자리와 정수를 연결하면 서양의 쌍둥이자리가 된다. 자세히 보면 두개의 밝은 별을 중심으로 두사람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두개의 밝은 별 이름이 카스토르와 폴룩스이다. 두형제는 아버지는 다르지만 엄마는 같은 형제이다. 카스토르의 아버지는 스파르타의 왕이었고 폴룩스는 아버지가 제우스라 죽지않는 불사신의 몸을 갖고있었다.그래서 우애가 좋은 형제임에도 죽음까지  같이할수는 없었다. 카스토르가 죽었을 때 폴룩스가 아버지를 찾아가서 카스토르를 불사신으로 만들어 살릴수 없다면 자신도 불사의 몸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제우스는 결국 둘이 번갈아가면서 천상과 지하세계의 생활을 하게 만들었고 그들의 빛나는 우애를 기리어 별자리로 만들었다. 삼촌인 포세이돈은 바다를 안전하게 항해할수 있는 힘을 쌍둥이에게 주어 뱃사람들의 수호신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이 형제자매들에게 우애를 가르치는 영원한 교과서였던셈이다.(난 왜이렇게 찔릴까 앞으로 솔뫼하고 작은 문제를 가지고 다투는 것을 참고 우애있는 형제관계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

쌍둥이자리는 각 문화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바빌로니아에서는 한쌍의 새끼영양으로 보았다고 한다. 마차부자리를 목동으로 보고 그것을 뒤따르는 쌍둥이별자리를 영양으로 이해했던 것은 유목생활을 하는 민족의 가치관과 정서가 담겨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로마인들은 쌍둥이자리를 보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우리가 로마역사를 공부할때 첫번째 장에 나오는 쌍둥이가 있다. 로물루스와 레무스이다. 로마를 건국한 이 두형제는 서로 권력투쟁을 벌여 로물루스가 레무스를 죽이고 로마의 첫번째 왕이 된다.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생명까지도 나누는데 이 두형제는 겨우 왕좌때문에 서로를 죽이고 죽는 지경까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로물루스와 레무스이야기를 듣고 자란 로마사람들은 어떠한 감정과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렇게 형제들끼리 서로 죽이는 관계는 안된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권력을 위해서는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을 마음속에서 길렀을까?
로마가 정복국가로 수많은 나라를 점령하고 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것을 위대한 역사로 찬양했던 것을 보면 아무래도 권력지향적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갔다고 생각한다. 철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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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번째 생태관찰일지

                                                                          3월 22일
오늘은 춘분 다음 날이다. 춘분 때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그 다음날 부터는 낮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한다. 낮이 길어지면 식물들은 광합성을 할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생태계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오늘은 춘분을 전후하여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생태관찰을 나갔다.

우리집에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목련나무 밑에있는 개나리가 꽃을 피우면 목련은 꽃봉오리를 내민다. 지금 꽃봉오리들이 하얀 불꽃처럼 두툼한 외투를 벗어던지고 있다. 지금 마당에 피어있는 제비꽃,민들레,큰개불알풀,개불알풀,개나리하고 비교하면 목련꽃은 정말크다. 꽃을 피우면 마치 유치원아이들 위에 서있는 처녀를 보는 느낌이다. 꽃봉오리 중 하나는 속껍질과 겉껍질이 벗겨저서 사람으로 치자면 발목만큼이나 내려가 있었는데 그 꽃봉오리가 가장 먼저 활짝 피겠지

해당화의 잎은 벌써 많이 자라있었는데 빨리 약간취한 사람의 얼굴색같이 분홍색인 해당화꽃을 보고 싶다.


쥐똥나무의 잎사귀는 거의 다 나와있었다. 택견야외수련으로 개신배수지에 갔었는데 쥐똥나무에 쭈글쭈글한 열매 몇개가 달려있었다. 아마 작년에 열린 열매가 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탱자나무도 이제 조금있으면 잎을 틔울 것 같다. 이번 해에도 호랑나비가 날아와서 알을 낳으면 좋겠다. 만약 알을 낳으면 이번에는 번데기가 있는 나무가지를 집에 같다놓고 꼭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하는 과정을 보고싶다.

민들레는 꽃이 피어있었다. 꽃받침을 보니 서양민들레이다. 옛날에는 흰민들레(재래민들레)가 더 많았는데 서양민들레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집마당의 자연이 파괴되었다는 뜻이니 마음이 아프다.

집 뒤에 있는 봄맞이꽃은 꽃봉오리는 맺혀 있었다. 언제 이렇게 몰래 자라고 있었지?  

조금더 뒤로가니까 머위꽃이 피어있었는데 머위의 꽃은 참 특이하게 생겼다. 산딸나무와 대추나무는 아직도 움이 틀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모두 봄을 맞이하고 있는데 얘들은 왜 이렇게 늦을까

산으로 올라가니 무릇새싹이 제일먼저 눈에 띄었다. 투덜이의 야생초일기를 보니 무릇은 물구지라고도 하며 작은 보라색꽃이 달리는 무릇은 백합과의 여려해살이 풀이고 7~8월이면 꽃이 핀다고 한다. 어린잎은 엿처럼 고아서 먹고 뿌리는 에프킬라같은 구충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올라가다가 인동덩굴을 보았는데 새잎이 거의 다 나와있었다. 지난해 잎사귀도 같이 있어서 비교해 봤더니 파릇파릇한 새잎과 말라가는 잎사귀는 확실이 느낌에서부터 달랐다. 조금 더 높은데로 올라가니까 인동덩굴이 완전히 나무를 감고 있어 그 인동덩굴의 새 잎사귀가가 꼭 나무에 잎사귀가 난 것 처럼 보였다.

버드나무를 보니 (갯버들 말고 그냥버드나무) 꽃이 피어있었다. 잎사귀도 막 새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람이 부드럽고 박새,쇠박새등 작은 새들이 쌍쌍이 날아다니면서 요란하게 지저귀고 있어 내마음도 들뜬다.

산에 올라가다가  뿔나비를 많이 보았다 숲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나타났는데 마치 길앞잡이 처럼 우리 앞에서 날아다녔다. 150미터 정도를 걸어가는데  10마리가 넘는 뿔나비를 본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짝짓기를 하는 뿔나비도 있었는데 우리가 지나가자 놀라서 헤어져 버렸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또 암컷한마리에 세마리의 수컷이 달려드는 장면도 보았는데 지금 짝짓기를 못하면 다시는 짝짓기를 못한다는 듯이 격렬했다. 요즘은 아직 나비를 많이 볼수 없는데 뿔나비가 이렇게 일찍 나타나는 것은 봄에 일찍꽃을 피우는 회양목과 공진화를 해왔기 때문이다.

개암나무 꽃이 피어있었다. 개암나무는 우리집뒷산에 있는 나무중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이다. 참나무는 아직 봄을 맞이할 마음이 없는지 겉으로는 겨울과 다른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땅속에 있는 뿌리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참나무가 늦은 것은 다른나무보다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데다가 버드나무,소나무처럼 지난해 쓰던 물관을 다시 쓰는 것이 아니라 새물관을 만들기 때문에 그것을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노루발풀과 매화노루 발풀은 벌써 손가락만큼 자라있었다.  

산을 내려오는데 여기저기 까치깃털이 보였다. 나도 어제 내복을 벗었는데 까치도 두꺼운 겨울깃털을 벗고 새깃털로 갈아입는 시기인가 보다.
막산을 벗어나려는데 까치깃털과 뼈등이 뭉처있는 펠릿(맹금류가 먹고 남은 찌꺼기)를 보았다. 까치가 매의 먹이가 된 것일까? 그 동안 매가 까치한테 쫓기는 모습만 봐와서 그런지 까치의 몸이 펠릿이 된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마 병이 들었거나 홀로 무리에서 떨어졌다가 비극을 당한 것 같다.



철문밖을 나가니 별꽃과 벼룩이자리가 눈에 띄었다. 꽃만 봐서는 벼룩이자리와 별꽃은 잘 구별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둘다 꽃잎이 5개 인데 10개로 보이게하는 전략을 쓰고 꽃 색깔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꽃은 줄기에 흰 털이 1렬로 나있고 벼룩이자리는 그것이 없어서 자세히 관찰하면 어렵지 않게 구별할수 있다.  벼룩이자리를 보고 내가 지어낸 수수께끼가 있는데 내용은 벼룩은 벼룩인데 움직이지 못하는 벼룩은 뭐게?

내려가다보면 수로가 있는데 그수로 옆에 꽃마리가 꽃을 피웠다. 꽃마리잎새는 숟가락모양이고 꽃은 0.5밀리미터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작다. 그래서 몸을 굽혀서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들다. 꽃마리는 우리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파란색이 나는 보라색과 앙증맞은 꽃을 좋아 해서 인지 사이버상의 별명도 꽃마리라고 하고 있다. 그동안 꽃마리의 꽃가루매개곤충이 누구인지 보질 못했는데 올해는 꼭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교에 들어가니 활짝핀 회양목꽃에 꿀벌이 윙윙대면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회양목 꽃가루매개곤충은 꿀벌과 뿔나비이다. 그런데 요즘들어서 뿔나비가 회양목에 날아드는 것을 본적이 없다.  

산수유를 보았는데 노~란 꽃이 피어있었다. 이곳 역시 꿀벌이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그 때 아빠가 시짓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아빠와 함께 시를 만들어 보았다.  내용은 이렇다.
"학교화단앞 산수유나무
새봄이 되니 꽃이 피었네
노오란 꽃
내마음도 온통 노랗다."
그런데 시 마지막 구절에서 내마음도 온통 노랗다 라고 했는데 내마음도 산수유꽃으로 가득찼네 라는 표현과 비교할때 어떤 것이 나은지 모르겠다.

춘분은 강해지는 햇빛과 함께 본격적인 봄이 열리는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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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번째로 쓰는 생태관찰일지

                                                                                  3월 6일
오늘은 경칩이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잠에서 깬다고 하는데 오늘 날씨는 모든 생명이 움츠릴수 밖에 없을 정도로 춥다. 아침기온은 영하 -7도가 넘었고 낮에도 기온이 영하를 벗어나지 않았다. 기상청에 전화해서 알아보니 평균기온이 -3.7도 였다. 가장추운 절기인 소한 대한 날씨보다 더 추운 날씨이다. 거기다가 눈까지 와서 새싹과 풀꽃들이 눈을 이불처럼 덮고있다.
며칠전 까지 하루 평균기온이 10도에 가까웠는데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니 따뜻한 날씨의 정신없이 나왔던 새싹들이나 꽃들이 걱정이 된다.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면 동식물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집마당에서부터 관찰을 시작했다. 햇빛이 비치니 마당의 눈이 빨리 녹고 있어 눈에 쌓인 풀꽃들을 사진찍기가 어려울 것 같에서 서둘러 사진부터 찍었다.

목련나무를 보니 꽃눈이 두툼한 겉껍질을 벗고 있었다. 며칠만 더 따뜻하면 속껍질까지도 벗을 기세 였는데 갑자기 추워지니 겉껍질 외투를 벗은 것이 후회될 것 같다.

쥐똥나무도 보았는데 움이 트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꽃이 피고 검은 열매를 볼수 있겠지.

모란은 새싹이 나온 상태였다. 양지에 자리를 잡아서 벌써 눈이다 녹았다.
작년에는 예쁜 모란꽃을 못 봤는데 올해에는 꼭 모란꽃을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란꽃은 함박꽃보다 조금더 일찍 핀다.

함박꽃도 새싹이 나와 있었다. 함박꽃의 분홍꽃이 피면 벌이나 나비들이 꿀축제를 벌일 것 이다.  작년에는 함박꽃에서 말벌도 보았는데 올해도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함박꽃은 아빠가 중학교 때 심은 것인데 초여름에 분홍꽃을 피우면 우리집은 가벼운 흥분상태가 된다. 그리고 그 시기가 우리집 마당에 가장 화려한 시기이다. 우리집 서쪽 장독대 옆에는 노란 붓꽃과 은방울꽃이 피고 이어서 함박꽃이 피어날때면 우리집은 온통 꽃축제를 벌이는 것 같다. 함박꽃에 앞서 모란꽃까지 피어난다면 더 환상적이겠지...

원추리도 벌써 한뼘쯤 자라 있었는데 눈속에 파묻혀 추위에 떨고 있는 느낌이다. 엄마는 벌써 된장찌개에 원추리를 넣을 생각을 하고 계신다. 원추리는 민들레 처럼 생명력이 강해서 잘라도 다시 자라난다.
원추리의 꽃은 참나리(?)꽃과 비슷한데 주황색 꽃이 아주 예쁘다.

상사화도 꽤자라 있었다. 상사화의 잎이 다 마르면 한참지나 잊을 때 쯤 되면 꽃대가 나오고 연보라색의 꽃을 피워 내는데 그 모습이 아주 예쁘다. 상사화의 잎을 불에 데우면 점점 부풀어 오르다가 결국 터지는데 8살때 해본적이 있다.

그다음은 밭을 관찰했다. 밭에서 재쑥과 점나도 나물을 보았다. 눈은 많이 녹아 있었는데 중간중간 있는 눈이 햇살에 반짝거리는 모습과 재쑥이랑 점나도나물이 함께 있는 모습이 아주 예뻤다.

윗마을에서 아랫마을로 내려가는 길에서 광대나물을 보았다. 꽃이 피어있었는데 추워서 그런지 꽃이 꽃대하나당 1~2개 밖에 안피어 있었다. 눈은 이미 다 녹아있었는데 빨리 못봐서 아쉽다.ㅠㅠ 아빠가 말씀해주셨는데 옛날에는 우리마을 사람들 대다수가 아랫말에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일제시대 때 큰홍수가 나서 집들이 물에 잠긴 다음 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윗말에 옮겨 살았다고 한다.

학교화단에 가보았더니 식물들이 누렇게 말라죽어있었다. 아무래도 농약을 뿌린 것 같은데 식물들이 너무 불쌍하다. 학교수돗가 뒤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 다들 먹어보셨겠지만 산수유나무의 열매는 아주 시다. (아이고 조건반사때문에 군침돈다.)회양목이 꽃이 피어있었다. 꽃이 활짝 피어있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추워서 꽃을 활짝피우지 않은 것 같다.

솔뫼친구 정윤이네 집 옆에 있는 밭에서 큰개불알풀을 보았는데 추워서인지 꽃잎을 꼭 닫고 있었다. 이곳도 역시 눈은 다녹아있었다.

동네입구에 있는 무덤에서 포아풀군락을 보았다.  아빠말을 들으니
내가 4살 때 나들이를 나왔다가 여기에서 눈에 덮인 꽃다지를 보았는데 그날밤 꽃다지가 추울까봐 걱정이 되서 잠을 못 잤다고 한다. 그래서 아빠가 자장가를 불러주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캄캄한 밤 새싹들은 무서워 잠을 어떻게 자나
하늘에 계신 별님 달님 자장가를 불러주지
자장자장 우리 아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

별님달님 장가 소리 온세상이 잠이 들고
우리아간 아빠품에 숨소리 곱게 잠을 자네
자장자장 우리 아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

조팝나무는 이미 움이다 터서 잎이 다 나와 있었다.  조팝나무의 꽃은 조그마한 꽃이 집단으로 피어서 곤충을 유혹하는데 멀리서보면 팝콘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 같다.

옥포천으로 내려가 봤더니 비가 많이 왔어서 인지 물이 깨끗해져 있었다. 눈으로 보면  2급수는 되어 보인다. 깨끗해진 물속에 물칭개 나물도 많이 자라있었다. 물칭개나물은 정말 대단하다. 철새에게 먹이도 제공하고 또 철새에게 먹히고도 남아서 새봄에 버들강아지와 함께 옥포천의 봄을 아름답게 만든다.

버들강아지를 보았는데 춥고 눈이내려서 그런지 지난번 보았을 때처럼 싱싱한 맛이 사라지고 뭔가 풀이 죽은 느낌이다.

추운 경칩날 생태관찰을 마치고 이러한 추위가 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식물들도 사람들과 똑같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자라는 걸 멈추고 심지어 얼어죽기까지 한다. 우리 사람의 경우 항온동물이라서 추워지면 음식을 통해 얻은 열을 내서 추위에 대항한다. 이와 달리 식물들은 기온에 따라 체온이 변화하기 때문에 몸에 부동엑을 늘려서 대응한다. 식물들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것은 지방산이다. 지방산은 반고체상태인데 갑자기 추워지면 고체상태가 되면서 물질을 이동시킬수 없게된다. 이런 상태가 되지 않으려면 불포화지방산을 더 늘려서 세포막이 굳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추워지면 그러한 대응을 할수 없게 되어서 자라지 못하거나 시들어 버리는 현상이 생긴다. 그리고 더 추워지면 세포안에 있는 물이 얼어서 죽게되는 것 이다. 이러한 추위로 인한 스트레스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갑자기 추워져서 식물이 겨울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 했거나 봄이되어 날이 풀렸다가 갑자기 추워질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요즘날씨 처럼 따뜻해 졌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것을 꽃샘추위라고 한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라는 뜻이다. 새싹과 풀꽃들이 시샘속에서도 굳건하게 자라서 스스로도 건강하고 튼튼한 후손을 남겼으면 좋겠다.                                                   3월 6일
오늘은 경칩이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잠에서 깬다고 하는데 오늘 날씨는 모든 생명이 움츠릴수 밖에 없을 정도로 춥다. 아침기온은 영하 -7도가 넘었고 낮에도 기온이 영하를 벗어나지 않았다. 기상청에 전화해서 알아보니 평균기온이 -3.7도 였다. 가장추운 절기인 소한 대한 날씨보다 더 추운 날씨이다. 거기다가 눈까지 와서 새싹과 풀꽃들이 눈을 이불처럼 덮고있다.
며칠전 까지 하루 평균기온이 10도에 가까웠는데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니 따뜻한 날씨의 정신없이 나왔던 새싹들이나 꽃들이 걱정이 된다.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면 동식물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집마당에서부터 관찰을 시작했다. 햇빛이 비치니 마당의 눈이 빨리 녹고 있어 눈에 쌓인 풀꽃들을 사진찍기가 어려울 것 같에서 서둘러 사진부터 찍었다.

목련나무를 보니 꽃눈이 두툼한 겉껍질을 벗고 있었다. 며칠만 더 따뜻하면 속껍질까지도 벗을 기세 였는데 갑자기 추워지니 겉껍질 외투를 벗은 것이 후회될 것 같다.

쥐똥나무도 보았는데 움이 트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꽃이 피고 검은 열매를 볼수 있겠지.

모란은 새싹이 나온 상태였다. 양지에 자리를 잡아서 벌써 눈이다 녹았다.
작년에는 예쁜 모란꽃을 못 봤는데 올해에는 꼭 모란꽃을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란꽃은 함박꽃보다 조금더 일찍 핀다.

함박꽃도 새싹이 나와 있었다. 함박꽃의 분홍꽃이 피면 벌이나 나비들이 꿀축제를 벌일 것 이다.  작년에는 함박꽃에서 말벌도 보았는데 올해도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함박꽃은 아빠가 중학교 때 심은 것인데 초여름에 분홍꽃을 피우면 우리집은 가벼운 흥분상태가 된다. 그리고 그 시기가 우리집 마당에 가장 화려한 시기이다. 우리집 서쪽 장독대 옆에는 노란 붓꽃과 은방울꽃이 피고 이어서 함박꽃이 피어날때면 우리집은 온통 꽃축제를 벌이는 것 같다. 함박꽃에 앞서 모란꽃까지 피어난다면 더 환상적이겠지...

원추리도 벌써 한뼘쯤 자라 있었는데 눈속에 파묻혀 추위에 떨고 있는 느낌이다. 엄마는 벌써 된장찌개에 원추리를 넣을 생각을 하고 계신다. 원추리는 민들레 처럼 생명력이 강해서 잘라도 다시 자라난다.
원추리의 꽃은 참나리(?)꽃과 비슷한데 주황색 꽃이 아주 예쁘다.

상사화도 꽤자라 있었다. 상사화의 잎이 다 마르면 한참지나 잊을 때 쯤 되면 꽃대가 나오고 연보라색의 꽃을 피워 내는데 그 모습이 아주 예쁘다. 상사화의 잎을 불에 데우면 점점 부풀어 오르다가 결국 터지는데 8살때 해본적이 있다.

그다음은 밭을 관찰했다. 밭에서 재쑥과 점나도 나물을 보았다. 눈은 많이 녹아 있었는데 중간중간 있는 눈이 햇살에 반짝거리는 모습과 재쑥이랑 점나도나물이 함께 있는 모습이 아주 예뻤다.

윗마을에서 아랫마을로 내려가는 길에서 광대나물을 보았다. 꽃이 피어있었는데 추워서 그런지 꽃이 꽃대하나당 1~2개 밖에 안피어 있었다. 눈은 이미 다 녹아있었는데 빨리 못봐서 아쉽다.ㅠㅠ 아빠가 말씀해주셨는데 옛날에는 우리마을 사람들 대다수가 아랫말에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일제시대 때 큰홍수가 나서 집들이 물에 잠긴 다음 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윗말에 옮겨 살았다고 한다.

학교화단에 가보았더니 식물들이 누렇게 말라죽어있었다. 아무래도 농약을 뿌린 것 같은데 식물들이 너무 불쌍하다. 학교수돗가 뒤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 다들 먹어보셨겠지만 산수유나무의 열매는 아주 시다. (아이고 조건반사때문에 군침돈다.)회양목이 꽃이 피어있었다. 꽃이 활짝 피어있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추워서 꽃을 활짝피우지 않은 것 같다.

솔뫼친구 정윤이네 집 옆에 있는 밭에서 큰개불알풀을 보았는데 추워서인지 꽃잎을 꼭 닫고 있었다. 이곳도 역시 눈은 다녹아있었다.

동네입구에 있는 무덤에서 포아풀군락을 보았다.  아빠말을 들으니
내가 4살 때 나들이를 나왔다가 여기에서 눈에 덮인 꽃다지를 보았는데 그날밤 꽃다지가 추울까봐 걱정이 되서 잠을 못 잤다고 한다. 그래서 아빠가 자장가를 불러주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캄캄한 밤 새싹들은 무서워 잠을 어떻게 자나
하늘에 계신 별님 달님 자장가를 불러주지
자장자장 우리 아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

별님달님 장가 소리 온세상이 잠이 들고
우리아간 아빠품에 숨소리 곱게 잠을 자네
자장자장 우리 아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

조팝나무는 이미 움이다 터서 잎이 다 나와 있었다.  조팝나무의 꽃은 조그마한 꽃이 집단으로 피어서 곤충을 유혹하는데 멀리서보면 팝콘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 같다.

옥포천으로 내려가 봤더니 비가 많이 왔어서 인지 물이 깨끗해져 있었다. 눈으로 보면  2급수는 되어 보인다. 깨끗해진 물속에 물칭개 나물도 많이 자라있었다. 물칭개나물은 정말 대단하다. 철새에게 먹이도 제공하고 또 철새에게 먹히고도 남아서 새봄에 버들강아지와 함께 옥포천의 봄을 아름답게 만든다.

버들강아지를 보았는데 춥고 눈이내려서 그런지 지난번 보았을 때처럼 싱싱한 맛이 사라지고 뭔가 풀이 죽은 느낌이다.

추운 경칩날 생태관찰을 마치고 이러한 추위가 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식물들도 사람들과 똑같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자라는 걸 멈추고 심지어 얼어죽기까지 한다. 우리 사람의 경우 항온동물이라서 추워지면 음식을 통해 얻은 열을 내서 추위에 대항한다. 이와 달리 식물들은 기온에 따라 체온이 변화하기 때문에 몸에 부동엑을 늘려서 대응한다. 식물들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것은 지방산이다. 지방산은 반고체상태인데 갑자기 추워지면 고체상태가 되면서 물질을 이동시킬수 없게된다. 이런 상태가 되지 않으려면 불포화지방산을 더 늘려서 세포막이 굳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추워지면 그러한 대응을 할수 없게 되어서 자라지 못하거나 시들어 버리는 현상이 생긴다. 그리고 더 추워지면 세포안에 있는 물이 얼어서 죽게되는 것 이다. 이러한 추위로 인한 스트레스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갑자기 추워져서 식물이 겨울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 했거나 봄이되어 날이 풀렸다가 갑자기 추워질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요즘날씨 처럼 따뜻해 졌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것을 꽃샘추위라고 한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라는 뜻이다. 새싹과 풀꽃들이 시샘속에서도 굳건하게 자라서 스스로도 건강하고 튼튼한 후손을 남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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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3월 6일
오늘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경칩이다. 하지만 두꺼비는 벌써 오래전에 깨어났고 우수 때의 평균기온만 옛날 평균온도의 3배에 가까웠다. 그래서 꽃들이 벌써 많이 피어났고 양서류도 벌써 나와서 알을 낳아놨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너무 추웠다. 그래서 일찍나온 개구리나 두꺼비는 갑자기 추워져서 "왜 이렇게 춥지? 한겨울에 잘못 나온거 아냐?"하고 생각하면서 땅속으로 들어갔을 것이고 꽃들도 "어 춥다. 개구리들은 좋겠다. 땅으로 들어갈수 있어서" 하면서 추위에 떨고 있을 것만 같다.
너무 이상기온이라 기상청에 전화를 해서 평균기온을 물어봤더니 -3.7도 였다. 소한 대한 보다도 추운 날씨였다. 뉴스에서 들으니 36년 만에 경칩날씨로는 가장 추운날씨 였다고 했다.  

아빠가 말씀하셨는데 지구온난화는 지구가 따뜻해 지는 것 만이 아니라 따뜻해 졌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것 같은 기후의 극단값이 더 커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면 가장따뜻한 날씨와 가장 추운날씨의 진폭이 커지고 동식물들이 기후에 적응하기 힘들게 될것인데 동식물들이 너무 불쌍하다.

경칩때가 되면 산개구리들이 물이 괸 곳에 알을 낳고 두꺼비도 이시기를 전후해서 알을 낳는데 그 개구리알을 먹으면 허리아픈데 좋을 뿐만 아니라 몸을 보호한다고 해서 경칩에 개구리알을 먹는 야만적인 풍습이 생겨났다고 한다. 지방에 따라서 도룡뇽알을 먹기도 하는데 지금은 그풍습이 사라져서 다행이다. 지금 양서류가 전세계적으로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우리문화 전통가운데 이러한 풍습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경칩은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절기이다. 24절기와 농사력이라는 자료를 찾아보니 경칩이 되면 논밭을 갈고 콩,들깨,수수등을 파종하고 월동에 들어갔던 우엉,보리,시금치,밀같은 농작물도 생육을 시작한다. 또 보리의 성장속도를 봐서 그해 풍흉을 점 친다고 하는데 내가 지은 이름은 보리성장점이다.

경칩이 되면 고로쇠나무는 흡혈귀들한테 시달린다. 그흡혈귀란 바로 우리 사람이다. 사람들은 고로쇠나무의 수액이 위장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들 해서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뽑아간다. 특히 우수경칩에 더 극성이라고 하는데 어린이 과학동아에서 보니 사실 고로쇠나무의 수액은 건강음료 정도라고 한다. 위장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너무 과장되어 있는 것 같다. 고로쇠나무가 말을 할수 있다면 내 수액좀 그만 뽑아 가라고 할 것 같다.

경칩에도 여러가지 속담이 있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우수경칩이 되면 봄이 문턱에 온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물 풀린다."
"우수에 대동강 풀리고 경칩에 뱃사람 떠나간다."
"우수 경칩에 김장독 터진다.
경칩에 관련된 속담은 우수와 함께 언급되는 것이 보통이다. 우수와경칩의 기후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이해해온 우리조상들의 생활감정이 이렇게 속담에 반영되어있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속담은 우수와 함께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다른속담과 그의미가 다른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우수 경칩에 김장독이 터진다고 하는데 우리집 김장독이 터졌나 걱정되서 가봤더니 무사했다.

저녁에는 아빠와 함께 별자리를 보았다. 경칩날 저녁에 하늘 한가운데 떠있는 별자리는 삼수이다. 삼수는 서양별자리로는 오리온자리의 허리띠에 해당하는데 2등성 3개가 마치 어깨동무하듯이 붙어있어 우리나라사람들은 세쌍둥이 별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내눈에는 꼭 장구같이 보인다. 아빠한테 물어봤더니 민간에서는 장구별이라고 이름붙였다고한다. 참 소박하고 친근한 별자리 이름이다. 그리고 세종임금때 쓰인 천문유초에는 오리온 별자리를 기린자리라고 부르고 있다.

하늘에는 여러별자리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쉽게 찾을수 있는 별자리를 2개 꼽으라면 장구별자리와 국자모양의 북두칠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두별자리에는 수없이 많은 신화가 담겨있다. 북두칠성별자리는 북위 23.5도 인 북회귀선북쪽지방의 이야기가 많고 장구별자리는 적도에서 북위30도에 해당하는 지역의 신화가 많이 알려져있다. 장구자리는 특히 지중해주변인 바빌로니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그리스의 신화에서 중요한 신들을 상징한다.

지난번 우수때 별자리 관찰에서 장구별자리는 오시리스이고 천랑성은 이시스라는 것을 알았는데 자료를 찾다보니 황소별자리가 세트라는 것을 알았다. 이집트신화에서 오시리스의 동생이자 오시리스를 14토막으로 살해해서 내다버린 신이다. 이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집트의 피라미드에는 왕과 여왕의 방이 따로 있다. 그리고 피라미드 밖까지 연결되는 통로가 있는데 처음에는 환기구멍이라고 보거나 파라오가 하늘나라여행할때 나가는 통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이집트 학자가 그 구멍을 통해 별자리를 봤더니 왕의 방에 있는 북쪽통로는 당시의 북극성인 용자리의 투반 별자리에 맞춰져 있었고 남쪽통로는 오시리스의 허리띠에 맞춰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 여왕의 방 통로는 소티스즉 시리우스에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기자의 피라미드와 그 위쪽에 있는 굽은 피라미드와 붉은 피라미드도 별자리에 관련되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기자의 세 피라미드는 오시리스의 허리띠를 모방했고 붉은 피라미드와 굽은 피라미드는 필수 즉 세트를 모방한것을 알게 된 것이다. 즉 하늘나라의 질서가 이집트의 질서가 되었고 이집트의 파라오와 그 문명은 신성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유물이 피라미드인 것이다.

장구별자리를 이스라엘에서는 삼손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구약성서를 보면 삼손이 당나귀 턱뼈를 가지고 블레셋사람 천명을 죽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삼손별자리 주변을 살펴보면 당나귀턱뼈와 비슷하게 생긴 별자리를 발견할수있다. 그 별자리는 바로 필수이다.
유태인들이 저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아이들에게 삼손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또 바빌로니아의 창조신화에는 필수가 우주를 창조한 최고신 마르두크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자세히 보면 필수는 어떤 무기를 닮았다. 바로 부메랑인데 마르두크의 무기가 부메랑이다. 그러면 혹시 장구자리는 마르두크일까? 바빌로니아의 별자리의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승되지 않아 확실하게 말할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 아시겠지만 그리스에도 장구별자리와 그 주변별자리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장구별자리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거인 사냥꾼인 오리온이고 황소별자리는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유혹할때 변신했던 동물을 기념한 것이다. 오리온은 아르테미스와 사랑에 빠졌는데 처녀신인 아르테미스를 보호하려는 오빠 아폴론이 보낸 전갈꼬리에 찔려 죽었다. 지금도 오리온자리가 서쪽하늘에 질때면 동쪽하늘에는 전갈자리가 떠오른다. 전갈에 물려서 오리온이 죽은 것을 천체의 운행원리에 맞춰서 설명한 것 이다.

중국에도 이야기구조는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있다. 하늘나라 상제인 제곡에게는 알백과 실침이라는 두아들이 있었다. 나하고 솔뫼가 싸우는 것처럼 형제들 간에는 싸우면서 크는게 당연하지만 이형제는 좀 심했던 것 같다. 말싸움이나 주먹질정도가 아니라 칼과 방패를 들고 서로 죽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곡은 두아들을 서로 떼어놓고 각기 다른일을 맡겼는데 형인 알백은 상구로 가게해서 심수를 제사지내고 동생인 실침은 삼수를 제사지내게 했다고 한다. 심수는 상나라사람들이 존중했으므로 상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다음에도 둘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전갈자리에 해당하는 심/상수가 떠오르면 오리온자리허리띠인 삼수는 서쪽하늘로 진다. 서로 앙숙이라 같은 하늘을 볼수 없다는 불구대천의 관계를 상징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앙숙관계의 사람을 보면 삼상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중국과 그리스에 같은별자리를 두고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리스의 영향을 중국이 받은 것 일까? 중국의 영향을 그리스가 받은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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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번째 생태관찰일지

                                                                                  2월 22일
우수에 왜 생태관찰을 못 했냐하면 2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설연휴라서 생태관찰을 하기 어려웠고  21날 관찰하려고 했는데 아빠가 단재 신채호 선생님 추도식에 참여하는 일정이 생겨 나도 따라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도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온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통 신채호선생님 추도식에는 날씨가 흐리고 추웠다고 했는데 이번 추도식에는 날씨가 맑고 따뜻하다고 하셨다. 추도식에 이렇게 날씨가 맑은 건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날씨가 맑아서 다행이라고 하셨는데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날씨가 이렇게 따뜻해 지는 것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데 ... 다음날 확인해 보았더니 21날 평균기온은 6도였고 그 이전의 평균기온을 찾아봤더니 0도였다.
22일날 아침 생태관찰을 한 다음에 다시 한번 평균온도를 알아보기 위해 청주기상청에 전화해봤더니 7.3도 였다. 그래서 1년 평균기온에 관한 자료를 찾아봤더니 예전 같으면 거의 4월의 날씨였다.

집 앞 마당부터 관찰을 시작했는데 마당에 하얗고 귀여운 냉이꽃이 피어있었다. 그러고 보니 냉이 처럼 봄에 일찍 꽃이 피는 대부분의 잡초들은 꽃이 작고 열매도 작고 로제트상태로 겨울을 나고 일찍 꽃과 열매를 맺고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생존 전략은 그들의 서식지가 논 밭또는 마을 길이라서 뽑기 전에 번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같은 잡초라도 바랭이나 피, 명아주,쇠비름 같은 여름잡초들은 사람들이 계속 뽑아 버려도 끈질기게 생존할수 있기때문에 작물들과 같이 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잡초들은 대부분 귀화식물이다. 우리는 자리공이라던가 망초는 귀화식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쑥이나 냉이 꽃다지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토착식물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는 언제 들어왔는지 알수도 없고  귀화식물이 된지 꽤 오래되어 우리와 생활적으로 아주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귀화 한지 오래 된 식물들은 사전귀화식물이라고 한다.

우리집 마당에 있는 평상앞에서 달래를 보았다. 아빠 가운데 손가락 만큼 자랐는데 그걸 엄마한테 이야기 하니 달래나 쑥을 캐러가자고 하셨다. 그정도 크기로 자란걸 보면 아마 입춘때부터 자랐을 것 같다.

탱자나무에서 왕사마귀집을 보았다. 왕사마귀는 5월 중순에 알집에서 나오고 6~7번의 허물 벗기를 한뒤 8월경 새벽에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날개 돋기를 한다. 그리고 10월달에 알집을 만들고 죽는다. 그런데 현재의 기온추세라면 3월 말에서 4월 초면 나올것 같은데 이렇게 이상기온이 계속되면 사마귀의 생활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니 이건 사마귀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생물의 생활사의 큰 영향을 미칠 것 이다. 예를 들면 애벌레가 나왔는데 애벌레가 먹어야할 연한 잎이 이미 억센 잎으로 자라서 애벌레가 굶어 죽을 수도 있고 벌이 나왔을때 이미 꽃이 져버렸거나 아직 꽃이 피지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자연의 생명그물망의 끊어져 버리는 것 이다.  

산에 올라가는데 요란한 새(붉은머리오목눈이)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새들의 짝짓기 철이 찾아온것이다!! 아마 새들은 이때를 가장 기다렸을 것이다. 새들이 이렇게 요란하게 우는 데에는 3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짝짓기상대를 불러들이려는 것이고 두번째는 자기 세력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고 세번째는 자기 세력권에 침범한 다른 수컷을 쫓아 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소리를 내는게 힘들지 않을까 사람들이 그렇게 소리내면 목청이 쉬어 터질텐데 힘들겠다.ㅋㅋㅋ

산에 올라가다가 애기똥풀을 보았다. 왜 애기똥풀인지 모르는 분께 애기똥풀은 줄기에 상처를 내면 애기똥 비슷한 노란 냄새나는 액체가 나오고 솜털이 보송보송 나있기 때문이다. 백주이모의 둘째아이인 라온이도 솜톨이 보송보송 나있고 황금색똥을 싸겠지^^  라온이는 4월이 되면 오기로 했는데 빨리 보고싶다.

오리나무 잎벌레 때문에 고생하던 오리나무 앞에 소나무잎을 들춰보니 노루발풀이 꽤 많이 자라 있었다 아마 입춘때부터 자랐을 것 같다. 소나무의 타감작용을 이겨내고 자란 노루발풀이 너무 대단하다.

산입구에서 찔레를 보았는데 움이 트기 시작했다. 아주 연하고 빛나는 연두색이었다.  그리고 그 찔레 옆에서 뱀허물 쌍살벌집을 보았다. 왜 뱀허물 쌍살벌이냐하면 벌의 집이 꼭 뱀의 허물 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뱀허물 쌍살벌은 4월에서 9월에 활동하기 때문에 이 집은 작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솔뫼친구 정윤이네 집 옆에 있는 밭에서 큰개불알풀 군락을 보았는데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지난번에 큰개불알풀을 반짝이는 별과 비교했는데 풀들의 전략이라는 책을 찾아보니 한 일본시인이 쓴
"개불알풀
별이 반짝이는 것과 같네"
라는 시가 있었다. 나나 그 시인이나 개불알풀을 보고 느끼는 감상이 비슷한 것 같다.

옥포천 다리위에서 갯버들에 앉아있는 딱새를 보았다. 위에서 보니까 두날개에 있는 2개의 하얀 점과 몸쪽의 주황색그리고 날개에서 꼬리로 이어지는 검은 색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동안 보아왔던 딱새의 앞모습과 옆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이다. 다리밑에 내려가서 갯버들을 자세히 관찰했는데  지난 번에 봤을때는 버들강아지가 일부만 피어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나무전체에 버들강아지가 껍질을 벗고 있었다. 물가에 있는 갯버들은  이미 붉고 노란 꽃밥이 나와 있었다. 작년에는 꽃밥을 못 봤는데 이번에 보니 그 색깔과 모습이 어떤 봄꽃과도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학교화단에서 꽃다지꽃을 보았다. 노랗고 귀여운 꽃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학교화단에 있는 큰개불알풀 꽃에서 꿀벌을 보았다. 큰개불알풀의 꽃대는 야주 약해서 완전히 휘어저 있었고 벌을 매달려 있기 바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번 설에는 뿔나비를 보았고 엄마는 집에서 파리를 잡았다고 하고 밤에는 나방까지 보았다.  

돌아오는 길에 두꺼비가 집단으로 길거리 죽음을 당한것을 보았다. 단 20~ 30분 만에 생긴 일인데 죽은 두꺼비는 총 6마리나 되었다. 그중에는 수컷에 비하면 보기 힘든 암컷도 있었다. 이렇게 두꺼비가 나올때가 되면 운전자들이 두꺼비가 차에 치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운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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