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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3월 6일
오늘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경칩이다. 하지만 두꺼비는 벌써 오래전에 깨어났고 우수 때의 평균기온만 옛날 평균온도의 3배에 가까웠다. 그래서 꽃들이 벌써 많이 피어났고 양서류도 벌써 나와서 알을 낳아놨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너무 추웠다. 그래서 일찍나온 개구리나 두꺼비는 갑자기 추워져서 "왜 이렇게 춥지? 한겨울에 잘못 나온거 아냐?"하고 생각하면서 땅속으로 들어갔을 것이고 꽃들도 "어 춥다. 개구리들은 좋겠다. 땅으로 들어갈수 있어서" 하면서 추위에 떨고 있을 것만 같다.
너무 이상기온이라 기상청에 전화를 해서 평균기온을 물어봤더니 -3.7도 였다. 소한 대한 보다도 추운 날씨였다. 뉴스에서 들으니 36년 만에 경칩날씨로는 가장 추운날씨 였다고 했다.  

아빠가 말씀하셨는데 지구온난화는 지구가 따뜻해 지는 것 만이 아니라 따뜻해 졌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것 같은 기후의 극단값이 더 커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면 가장따뜻한 날씨와 가장 추운날씨의 진폭이 커지고 동식물들이 기후에 적응하기 힘들게 될것인데 동식물들이 너무 불쌍하다.

경칩때가 되면 산개구리들이 물이 괸 곳에 알을 낳고 두꺼비도 이시기를 전후해서 알을 낳는데 그 개구리알을 먹으면 허리아픈데 좋을 뿐만 아니라 몸을 보호한다고 해서 경칩에 개구리알을 먹는 야만적인 풍습이 생겨났다고 한다. 지방에 따라서 도룡뇽알을 먹기도 하는데 지금은 그풍습이 사라져서 다행이다. 지금 양서류가 전세계적으로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우리문화 전통가운데 이러한 풍습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경칩은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절기이다. 24절기와 농사력이라는 자료를 찾아보니 경칩이 되면 논밭을 갈고 콩,들깨,수수등을 파종하고 월동에 들어갔던 우엉,보리,시금치,밀같은 농작물도 생육을 시작한다. 또 보리의 성장속도를 봐서 그해 풍흉을 점 친다고 하는데 내가 지은 이름은 보리성장점이다.

경칩이 되면 고로쇠나무는 흡혈귀들한테 시달린다. 그흡혈귀란 바로 우리 사람이다. 사람들은 고로쇠나무의 수액이 위장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들 해서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뽑아간다. 특히 우수경칩에 더 극성이라고 하는데 어린이 과학동아에서 보니 사실 고로쇠나무의 수액은 건강음료 정도라고 한다. 위장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너무 과장되어 있는 것 같다. 고로쇠나무가 말을 할수 있다면 내 수액좀 그만 뽑아 가라고 할 것 같다.

경칩에도 여러가지 속담이 있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우수경칩이 되면 봄이 문턱에 온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물 풀린다."
"우수에 대동강 풀리고 경칩에 뱃사람 떠나간다."
"우수 경칩에 김장독 터진다.
경칩에 관련된 속담은 우수와 함께 언급되는 것이 보통이다. 우수와경칩의 기후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이해해온 우리조상들의 생활감정이 이렇게 속담에 반영되어있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속담은 우수와 함께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다른속담과 그의미가 다른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우수 경칩에 김장독이 터진다고 하는데 우리집 김장독이 터졌나 걱정되서 가봤더니 무사했다.

저녁에는 아빠와 함께 별자리를 보았다. 경칩날 저녁에 하늘 한가운데 떠있는 별자리는 삼수이다. 삼수는 서양별자리로는 오리온자리의 허리띠에 해당하는데 2등성 3개가 마치 어깨동무하듯이 붙어있어 우리나라사람들은 세쌍둥이 별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내눈에는 꼭 장구같이 보인다. 아빠한테 물어봤더니 민간에서는 장구별이라고 이름붙였다고한다. 참 소박하고 친근한 별자리 이름이다. 그리고 세종임금때 쓰인 천문유초에는 오리온 별자리를 기린자리라고 부르고 있다.

하늘에는 여러별자리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쉽게 찾을수 있는 별자리를 2개 꼽으라면 장구별자리와 국자모양의 북두칠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두별자리에는 수없이 많은 신화가 담겨있다. 북두칠성별자리는 북위 23.5도 인 북회귀선북쪽지방의 이야기가 많고 장구별자리는 적도에서 북위30도에 해당하는 지역의 신화가 많이 알려져있다. 장구자리는 특히 지중해주변인 바빌로니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그리스의 신화에서 중요한 신들을 상징한다.

지난번 우수때 별자리 관찰에서 장구별자리는 오시리스이고 천랑성은 이시스라는 것을 알았는데 자료를 찾다보니 황소별자리가 세트라는 것을 알았다. 이집트신화에서 오시리스의 동생이자 오시리스를 14토막으로 살해해서 내다버린 신이다. 이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집트의 피라미드에는 왕과 여왕의 방이 따로 있다. 그리고 피라미드 밖까지 연결되는 통로가 있는데 처음에는 환기구멍이라고 보거나 파라오가 하늘나라여행할때 나가는 통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이집트 학자가 그 구멍을 통해 별자리를 봤더니 왕의 방에 있는 북쪽통로는 당시의 북극성인 용자리의 투반 별자리에 맞춰져 있었고 남쪽통로는 오시리스의 허리띠에 맞춰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 여왕의 방 통로는 소티스즉 시리우스에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기자의 피라미드와 그 위쪽에 있는 굽은 피라미드와 붉은 피라미드도 별자리에 관련되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기자의 세 피라미드는 오시리스의 허리띠를 모방했고 붉은 피라미드와 굽은 피라미드는 필수 즉 세트를 모방한것을 알게 된 것이다. 즉 하늘나라의 질서가 이집트의 질서가 되었고 이집트의 파라오와 그 문명은 신성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유물이 피라미드인 것이다.

장구별자리를 이스라엘에서는 삼손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구약성서를 보면 삼손이 당나귀 턱뼈를 가지고 블레셋사람 천명을 죽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삼손별자리 주변을 살펴보면 당나귀턱뼈와 비슷하게 생긴 별자리를 발견할수있다. 그 별자리는 바로 필수이다.
유태인들이 저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아이들에게 삼손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또 바빌로니아의 창조신화에는 필수가 우주를 창조한 최고신 마르두크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자세히 보면 필수는 어떤 무기를 닮았다. 바로 부메랑인데 마르두크의 무기가 부메랑이다. 그러면 혹시 장구자리는 마르두크일까? 바빌로니아의 별자리의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승되지 않아 확실하게 말할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 아시겠지만 그리스에도 장구별자리와 그 주변별자리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장구별자리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거인 사냥꾼인 오리온이고 황소별자리는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유혹할때 변신했던 동물을 기념한 것이다. 오리온은 아르테미스와 사랑에 빠졌는데 처녀신인 아르테미스를 보호하려는 오빠 아폴론이 보낸 전갈꼬리에 찔려 죽었다. 지금도 오리온자리가 서쪽하늘에 질때면 동쪽하늘에는 전갈자리가 떠오른다. 전갈에 물려서 오리온이 죽은 것을 천체의 운행원리에 맞춰서 설명한 것 이다.

중국에도 이야기구조는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있다. 하늘나라 상제인 제곡에게는 알백과 실침이라는 두아들이 있었다. 나하고 솔뫼가 싸우는 것처럼 형제들 간에는 싸우면서 크는게 당연하지만 이형제는 좀 심했던 것 같다. 말싸움이나 주먹질정도가 아니라 칼과 방패를 들고 서로 죽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곡은 두아들을 서로 떼어놓고 각기 다른일을 맡겼는데 형인 알백은 상구로 가게해서 심수를 제사지내고 동생인 실침은 삼수를 제사지내게 했다고 한다. 심수는 상나라사람들이 존중했으므로 상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다음에도 둘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전갈자리에 해당하는 심/상수가 떠오르면 오리온자리허리띠인 삼수는 서쪽하늘로 진다. 서로 앙숙이라 같은 하늘을 볼수 없다는 불구대천의 관계를 상징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앙숙관계의 사람을 보면 삼상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중국과 그리스에 같은별자리를 두고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리스의 영향을 중국이 받은 것 일까? 중국의 영향을 그리스가 받은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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