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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4월5일
오늘은 청명이다. 청명은 말 그대로 맑고 밝다는 뜻이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정말 눈부시다. 우리마당에는 제비꽃,흰민들레,서양민들레,붉은괭이밥,괭이밥같은 풀꽃들이 활짝 피었다. 목련꽃은 이제 싱싱함을 다하고 갈색으로 색이 변하고 있는데 늦게 핀 몇송이는 여전히 싱그럽다. 개나리는 이제 만개했고 흰앵두꽃이 피기 시작했다. 들판은 벌써 푸르른 느낌이 나고 산에도 관목들이 잎새를 내고 빠른 교목들역시 잎새를 내기 시작하면서 갈색 이미지가 연초록으로 변하고 있다. 청명이라는 절기이름은 이 시기가 되면 산과들이 맑고 푸른기운으로 넘쳐나니 생긴 것이다. 기상대에 전화를 해보니 청명날 평균기온이 8.9도라고 한다. 수십년간 평균기온이 10.2도인 것에 비하면 낮은 온도이다. 따뜻한 겨울과 2월말 3월초에는 봄에 초여름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날씨는 진짜 예측하기 어렵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농촌에서는 청명때부터 본격적으로 봄일을 시작한다. 밭일은 올조,올기장을 건조한 땅에 심고 목화씨를 뿌리고 보리밭을 간다.
벼의 농사력을 보면 가래질과 볍씨준비가 이때 할일이다.
가래질은 논도랑치기-논물대기-논뚝쟁기질-논뚝가래질-논뚝다지기등을 한다. 가래질에 사용하는 농기구는 가래,삽,괭이,소,쟁기,가래,삽,송판등이다.
볍씨준비는 볍씨고르기-볍씨담그기-쭉쩡이건지기-볍씨물갈이-볍씨건지기-볍씨싹틔우기등을 한다. 볍씨준비에 사용하는 농기구는 키,풍구,체,오지독,조리,둥그미,마대자루,소쿠리,삼태기,지게등이다.

이렇게 맑고 푸른 기운이 넘치는 청명에 농촌사람들은 어떤 생각 어떤감정을 가지고 살았을까?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역시 속담이 제격이다. 청명과 관련된 속담은 비에 관한것이 많다.

"청명 무렵에는 비가 잦다."
"봄비가 잦으면 풍년이들어 인심이 좋아진다."
"봄비는 쌀비다."
"봄비는 올수록 따뜻해지고 가을비는 올수록 추워진다."
"봄비는 일비고 여름비는 잠비고 가을비는 떡비고 겨울비는 술비다."
"봄비는 기름이다."
"봄비는 벼농사 밑천이다."

농사를 짓는데 가장중요한 것이 비가 제때오고 바람이 순조로운 것이다. 쳥명무렵에 비가 흡족하게 오면 풍년을 예상할수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청명 무렵에는 비가 잦다." "봄비는 쌀비다." "봄비는 벼농사 밑천이다." "봄비는 기름이다." "봄비는 일비다."라는 속담이다. 봄비는 일비이고  여름비는 잠비라는  말처럼 봄비는 일을 재촉한다. 이때 부는 부드러운 남풍을 맞으면서는 "청명에 남풍이 불면 풍년든다."는 속담을 떠올렸다.
씨를 뿌릴때 비가 오고 풍년이 들면 동네에 인심이 좋아질 것은 뻔한 이치가 아닌가. 이러한 사회적 기대는 봄비가 잦으면 풍년이 들어 인심이 좋아진다는 속담을 탄생시켰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청명에는 나무심기를 많이 한다. 쳥명때는 비도 제볍 많이 내리고 평균기온이 10도가 넘는다. 생태학적으로 볼때도 나무심기에 가장 적당한 때이다. 그래서 청명은 식목일이기도 한데 온도와 습도가 나무심기에 적당하다는 말보다는 속담이 진짜 실감이 난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청명,한식에는 아무데나 아무나무를 심어도 산다."

생활속의 경험과 문화속의 내재된 말로 이렇게 속담이라는 생활규범이 만들어 졌으니 이 말을 들으면 나무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난다.
그런데 요즘 지구온난화로 인해 식목일날 나무심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한다. 나무심기철이 빨라져서 3월 중순에서 말까지 나무심기가 거의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식물학자 가운데는 식목일을 3월 중순으로 옮기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4월 5일이면 땅속의 물이 많아져 뿌리가 내리기 어려워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가 청명의 이미지와 문화를 뺴았아가고 있는 것이다. 청명날 속담은 다 어떡하지......

청명,한식과 관련된 속담가운데 특별한 것이 "한식날 논물은 비상보다 더 독하다."는 속담이다. 옛날에 농촌에서는 이때에 논물을 가두어 두면 지력이 소진되고, 논갈이에 힘들어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관(官)에서는 이를 모른 채 일방적으로 "봄철 논물 가두기"를 하는 바람에 농사에 지장을 주어 원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청명초저녁에 바로 우리 머리위에서 볼수있는 별자리는 춘분 때와 마찬가지로 정수이다. 다음곡우에는 성수이므로  귀수와 류수가 빠진 셈이다. 그래서 오늘은 귀수와 류수를 관찰하기로 했다. 귀수를 사신도 별자리 안에서 찾아보면 주작의 눈에 해당한다. 정수와 마찬가지로 귀수도 1~2등성이 없고 4개의 4등성과 그 것보다 더 희미한 별들로 이루어져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별자리이다. 귀수를 찾으려면 북하별자리와 헌원대성을 직선으로 연결해보면 그 중간지점 바로 아래에서 약간 삐뚤어진 사각형모양의 귀수를 찾을 수 있다. 귀수는 하늘의 귀신별자리란 뜻이 있는데 다른 이름은 여귀라고 해서 귀신이 탄 가마즉 상여를 의미하기도 한다. 귀수안을 살펴보면 뭔가 뿌연 기운이 서려있는데 시체가 쌓여있는 기운이란 뜻의 적시기라고 한다. 사실은 기운이 아니라 별이 모여서 떼를 이루는 성단인데 옛날에는 천체망원경이 없어 이것이 성단이라는 것을 알수 없었던 것이다. 옛날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이 별자리가 영혼들이 하늘에서 생활하다가 인간으로 탄생하기위해 통과하는 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스에서는 다리하나가 짤린 게라고 생각했는데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가운데 2번째인 물뱀 히드라를 물리칠 때의 이야기가 전한다. 헤라클레스가 히드라를 공격할때 한손에는 횃불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칼을 들고 싸웠는데 칼로 머리를 베면 횃불로 지져서 머리가 다시 살아나는 걸 막았는데 헤라클레스를 싫어하는 헤라가 큰게를 보내서 다리를 물게 했다. 헤라클레스는 게의 등딱지를 밟아서 죽였는데 헤라가 게를 불쌍히 여겨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스인들은 프레세페성단을 등딱지가 부서저 드러난 게의 속살이라고 생각했다. 별자리를 자세히 보면 다리하나가 없는 게를 연상할수있다. 다음은

류수를 찾아보자 헌원대성과 태미원가운데 오제좌를 이어보면 버드나무가지가 땅을 향해 드리운 것 같은 별자리가 있다. 그래서 별자리이름도 버드나무란 뜻의 柳(버들 류)수이다. 류수는 봉황별자리의 속하는데 주작의 부리에 해당한다. 서양별자리로는 물뱀자리즉 히드라의 머리이다. 옛날부터 버드나무는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여겼는데 그래서 귀수별자리 가까이 류수가 있는 걸까? 류수에는 한가지 이야기가 전해저 내려오고 있다.
옛날 성종때의 일이다. 성종은 민간인의 복장을 하고 백성들의 인심을 살폈다. 이를 미행이라고 하는데 성종이 미행을 하다가 종묘앞에 이르렀을 때 일이다. 한 노인 부부가 별자리를 보고 있었는데 성종은 그 노부부를 가만이 지켜보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미성이 류성 밑에 숨어 있으니 이상한 일이네요."
할아버지는 아무말 없이 빙긋 미소를 지을 뿐이 었다.
그 말을 듣고 성종이 위를 보았더니 자신이 버드나무 아래에 있었다.
자미성은 임금을 가리키고 류성은 버드나무별이다. 성종은 그 할머니가 별을 보는 능력이 뛰어난 것을 알고 그 당시 천문대인 일영대에서 일하게 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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