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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번째 생태관찰일지

                                                                                  2월 22일
우수에 왜 생태관찰을 못 했냐하면 2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설연휴라서 생태관찰을 하기 어려웠고  21날 관찰하려고 했는데 아빠가 단재 신채호 선생님 추도식에 참여하는 일정이 생겨 나도 따라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도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온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통 신채호선생님 추도식에는 날씨가 흐리고 추웠다고 했는데 이번 추도식에는 날씨가 맑고 따뜻하다고 하셨다. 추도식에 이렇게 날씨가 맑은 건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날씨가 맑아서 다행이라고 하셨는데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날씨가 이렇게 따뜻해 지는 것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데 ... 다음날 확인해 보았더니 21날 평균기온은 6도였고 그 이전의 평균기온을 찾아봤더니 0도였다.
22일날 아침 생태관찰을 한 다음에 다시 한번 평균온도를 알아보기 위해 청주기상청에 전화해봤더니 7.3도 였다. 그래서 1년 평균기온에 관한 자료를 찾아봤더니 예전 같으면 거의 4월의 날씨였다.

집 앞 마당부터 관찰을 시작했는데 마당에 하얗고 귀여운 냉이꽃이 피어있었다. 그러고 보니 냉이 처럼 봄에 일찍 꽃이 피는 대부분의 잡초들은 꽃이 작고 열매도 작고 로제트상태로 겨울을 나고 일찍 꽃과 열매를 맺고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생존 전략은 그들의 서식지가 논 밭또는 마을 길이라서 뽑기 전에 번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같은 잡초라도 바랭이나 피, 명아주,쇠비름 같은 여름잡초들은 사람들이 계속 뽑아 버려도 끈질기게 생존할수 있기때문에 작물들과 같이 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잡초들은 대부분 귀화식물이다. 우리는 자리공이라던가 망초는 귀화식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쑥이나 냉이 꽃다지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토착식물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는 언제 들어왔는지 알수도 없고  귀화식물이 된지 꽤 오래되어 우리와 생활적으로 아주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귀화 한지 오래 된 식물들은 사전귀화식물이라고 한다.

우리집 마당에 있는 평상앞에서 달래를 보았다. 아빠 가운데 손가락 만큼 자랐는데 그걸 엄마한테 이야기 하니 달래나 쑥을 캐러가자고 하셨다. 그정도 크기로 자란걸 보면 아마 입춘때부터 자랐을 것 같다.

탱자나무에서 왕사마귀집을 보았다. 왕사마귀는 5월 중순에 알집에서 나오고 6~7번의 허물 벗기를 한뒤 8월경 새벽에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날개 돋기를 한다. 그리고 10월달에 알집을 만들고 죽는다. 그런데 현재의 기온추세라면 3월 말에서 4월 초면 나올것 같은데 이렇게 이상기온이 계속되면 사마귀의 생활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니 이건 사마귀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생물의 생활사의 큰 영향을 미칠 것 이다. 예를 들면 애벌레가 나왔는데 애벌레가 먹어야할 연한 잎이 이미 억센 잎으로 자라서 애벌레가 굶어 죽을 수도 있고 벌이 나왔을때 이미 꽃이 져버렸거나 아직 꽃이 피지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자연의 생명그물망의 끊어져 버리는 것 이다.  

산에 올라가는데 요란한 새(붉은머리오목눈이)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새들의 짝짓기 철이 찾아온것이다!! 아마 새들은 이때를 가장 기다렸을 것이다. 새들이 이렇게 요란하게 우는 데에는 3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짝짓기상대를 불러들이려는 것이고 두번째는 자기 세력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고 세번째는 자기 세력권에 침범한 다른 수컷을 쫓아 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소리를 내는게 힘들지 않을까 사람들이 그렇게 소리내면 목청이 쉬어 터질텐데 힘들겠다.ㅋㅋㅋ

산에 올라가다가 애기똥풀을 보았다. 왜 애기똥풀인지 모르는 분께 애기똥풀은 줄기에 상처를 내면 애기똥 비슷한 노란 냄새나는 액체가 나오고 솜털이 보송보송 나있기 때문이다. 백주이모의 둘째아이인 라온이도 솜톨이 보송보송 나있고 황금색똥을 싸겠지^^  라온이는 4월이 되면 오기로 했는데 빨리 보고싶다.

오리나무 잎벌레 때문에 고생하던 오리나무 앞에 소나무잎을 들춰보니 노루발풀이 꽤 많이 자라 있었다 아마 입춘때부터 자랐을 것 같다. 소나무의 타감작용을 이겨내고 자란 노루발풀이 너무 대단하다.

산입구에서 찔레를 보았는데 움이 트기 시작했다. 아주 연하고 빛나는 연두색이었다.  그리고 그 찔레 옆에서 뱀허물 쌍살벌집을 보았다. 왜 뱀허물 쌍살벌이냐하면 벌의 집이 꼭 뱀의 허물 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뱀허물 쌍살벌은 4월에서 9월에 활동하기 때문에 이 집은 작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솔뫼친구 정윤이네 집 옆에 있는 밭에서 큰개불알풀 군락을 보았는데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지난번에 큰개불알풀을 반짝이는 별과 비교했는데 풀들의 전략이라는 책을 찾아보니 한 일본시인이 쓴
"개불알풀
별이 반짝이는 것과 같네"
라는 시가 있었다. 나나 그 시인이나 개불알풀을 보고 느끼는 감상이 비슷한 것 같다.

옥포천 다리위에서 갯버들에 앉아있는 딱새를 보았다. 위에서 보니까 두날개에 있는 2개의 하얀 점과 몸쪽의 주황색그리고 날개에서 꼬리로 이어지는 검은 색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동안 보아왔던 딱새의 앞모습과 옆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이다. 다리밑에 내려가서 갯버들을 자세히 관찰했는데  지난 번에 봤을때는 버들강아지가 일부만 피어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나무전체에 버들강아지가 껍질을 벗고 있었다. 물가에 있는 갯버들은  이미 붉고 노란 꽃밥이 나와 있었다. 작년에는 꽃밥을 못 봤는데 이번에 보니 그 색깔과 모습이 어떤 봄꽃과도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학교화단에서 꽃다지꽃을 보았다. 노랗고 귀여운 꽃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학교화단에 있는 큰개불알풀 꽃에서 꿀벌을 보았다. 큰개불알풀의 꽃대는 야주 약해서 완전히 휘어저 있었고 벌을 매달려 있기 바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번 설에는 뿔나비를 보았고 엄마는 집에서 파리를 잡았다고 하고 밤에는 나방까지 보았다.  

돌아오는 길에 두꺼비가 집단으로 길거리 죽음을 당한것을 보았다. 단 20~ 30분 만에 생긴 일인데 죽은 두꺼비는 총 6마리나 되었다. 그중에는 수컷에 비하면 보기 힘든 암컷도 있었다. 이렇게 두꺼비가 나올때가 되면 운전자들이 두꺼비가 차에 치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운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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