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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출판동향] 올해의 책, 소통이 화두-‘2009 출판계’ 어떤 일들이 있었나

올해의 책, 소통이 화두… ‘2009 출판계’ 어떤 일들이 있었나

 

글·사진 | 김종목기자 jomo@kyunghyang.com

<경향신문>2009.12.08.

 

ㆍ‘엄마를 부탁해’ ‘1Q84’ 등 인기 베스트셀러는 문학작품이 주류

ㆍ“20대 신진들 별로 없어 아쉬움”

 

올해 출판계 이슈는 무엇일까.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는 최근호에서 출판계 10대 뉴스를 뽑았다.

 

1위로 꼽힌 뉴스는 ‘소통을 꿈꾸다’.

올 한해는 ‘소통’ 담론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는데, 소통에 대한 강조는 ‘불통 대한민국’을 드러낸 현상이기도 하다.

‘기획회의’는 밀리언셀러가 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서 나타난 ‘엄마의 부재’가 가족 간의 불통을 상징한다고 했다.

심리학 서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였다.

‘기획회의’는 “무엇보다 자신과 소통”하려고 한 대중 욕구의 결과물로 해석했다.

 

2위는 ‘소설의 이야기성에 빠지다’.

‘기획회의’는 공지영의 <도가니>,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예로 들며 “지독한 현실에 지친 이들을 위로해준 것은 오로지 서사가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3위는 ‘대안의 삶을 추구하다’.

한비야는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쉰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독자들에게 대안의 삶을 꾸준히 찾아야 한다는 기대를 갖게 만든 책이었다”는 분석이다.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가 46만부 팔렸고 구혜선, 타블로, 차인표, 조혜련, 배용준의 출간 등 ‘연예인이 저자군을 형성하다’가 4위로 올랐다.

 

5위는 ‘20대의 부상’이다.

20대를 위한 삶의 지침서·매뉴얼이 넘쳐난 한해였다.

 

열혈 서평꾼들이 꼽은 출판계 사건은 무엇일까.

지난달 말 알라딘 블로거 ‘파란여우(윤미화)’의 <깐깐한 독서본능>(21세기북스) 출간 축하 모임 자리에서 만난 서평꾼들에게 출판계 사건을 물었다.

‘멜기세덱’은 “세계적 금융위기로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대세가 되는 시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불을 확 붙였고, 진보 재정립이란 논제도 던져줬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꼽았다.

‘무화과나무’도 “일반적인 경향성의 측면에서 보면, 서거 국면에서 김대중·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저서들이 주목받은 게 사건”이라고 했다.

 

또 “출판계의 큰 사건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부활이다.

<1Q84>는 판권 계약금 문제로도 시끌벅적했다”고 말했다.

‘아프락사스’는 “강준만·진중권·홍세화를 이어줄 필자가 누굴까 궁금했는데, 뒤늦게 데뷔한 우석훈이 이들 못지않게 활약했고, 20대의 한윤형·노정태·김현진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책을 낸 것도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파란여우’의 <깐깐한 독서 본능> 등 블로거들의 책 출간은 타이틀 없이도 작가가 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올해 베스트셀러는 문학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최근 발표한 ‘2009 베스트셀러 및 출판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1월1일부터 11월22일까지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든 국내문학 책은 21권, 해외문학 책은 20권이었다.

올해 ‘알라딘 서재 리뷰 및 페이퍼 작성 순위’를 보면, 공지영의 <도가니>가 리뷰 220개, 페이퍼 28개로 모두 248개였다.

열혈 서평꾼들이 꼽은 ‘올해의 책’ 대상은 폭넓었는데, ‘아프락사스’는 피터 싱어의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무화과나무’는 조르조 아감벤의 <목적 없는 수단>, ‘멜기세댁’은 박노자의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를 꼽았다.

‘휘모리’는 “책 시장에 새로운 별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지금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훈·공지영·신경숙·장정일 등은 10년 전 목록이라고 봐도 될 정도”라며 “20대의 처지와 입장에서 이야기해줄 신진 작가들이 많이 나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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