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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읽을만한 책: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생일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장영희 글 / 김점선 그림
출판사 : 비채
2006.04.01 / 218쪽 / 9,500원
이 책은 일반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영미시를 번역, 소개하고 있다. 특히 가장 보편적인 주제인 사랑을 택하여, 그 주제와 연관된 영미시 49편을 간략하고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여서 소개해준다. 신문에 연재되었던 원고라 어떤 시들은 일부만 발췌해서 소개하고 있지만, 그것이 일반인들에게는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주제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면 그 내용이 상투적이거나 허술한 것이기 쉽지만, 이 책은 장영희 교수의 다정다감하면서도 진지한 집필 태도가 상투성과 허술함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일상의 주변에 손닿는 곳에 두면서 아무 때나 편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며, 그런 조그만 노력으로 제법 깊은 감동을 뜻하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김점선 화백의 삽화가 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그림을 만나는 재미 또한 적지 않다. 영어 원문도 소개되어 있는데, 가능하면 원문으로 읽어주면 더 좋을 것이다. 시와 그림과 해설이 삼위일체가 되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책”이 되고자 한 저자의 간절한 염원이 느껴지기도 한다.
추천위원 : 이남호(고려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사진을 보면서 읽는 실크로드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여동환 · 현금호
출판사 : 가각본
2006.03.15 / 428쪽 / 25,000원
실크로드만큼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곳은 드물다. 여행이 우리 일상에 가깝게 다가온 이후 많은 매체에서 다투어 소개했기 때문에 우리는 실크로드에 대해서 잘 아는 듯 착각하고 가깝게 느끼고 있다. 그런 한편 그곳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라 생각되어 직접 가려고 하면 용단이 쉽지만은 않은 멀고 먼 곳이다.
이 책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듯 실크로드에 가볍게 접근하면서 진지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작가이자 저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들이 세 갈래 실크로드 중 핵심인 오아시스로를 사진에 담아 사진 위주로 편집하여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하고 있어서 안방에 앉아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장엄한 대자연과 이국적인 풍광, 활기찬 시장의 사람들, 문화유산 등 다양한 사진들이 흥미롭다. 험준한 산록과 척박한 사막지대에 꽃핀 실크로드의 문명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삶의 활력까지 느끼게 한다. 사진을 보며 읽는 실크로드 역사여행이다.

추천위원 : 정옥자(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천년의 철학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롬 하레 / 김성호
출판사 : 서광사
2006.03.20 / 432쪽 / 24,000원
오늘날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을 이루며 융화되어가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일찍이 이러한 특성을 보인 적은 없었다. 철학 사상도 그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떠한 유형의 철학이 형성될 수 있을까.
미래를 예견하기 위해 과거를 음미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필수적인 작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서양철학뿐만 아니라 베다 시대 이후의 인도 철학, 유학을 비롯한 중국의 전통 철학들, 불교와 이슬람 철학에 이르는 주요 사상들을 폭넓게 소개하며 특히 핵심적인 쟁점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한다. 이러한 작업은 지난 천년동안 지구촌에서 어떠한 사상이 등장했고, 또 교류했는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천년동안 어떠한 철학이 탄생되고 풍미할 것인지 어느 정도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것은 또한 동서와 고금이 교차하는 이 땅에서 사유하는 지식인들에게 일종의 방향감각과 문제의식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추천위원 : 엄정식(서강대 철학과 교수)


민주주의 대 민주주의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주성수 외
출판사 : 아르케
2006.03.15 / 272쪽 / 15,800원
현재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이다. 그런데 그 대의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위기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관한 진단은 다르다. 한편으로는 대의민주주의가 충분히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민주주의 결손(democratic deficit)’을 주장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의민주주의가 시민들의 즉각적인 이해와 욕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여 인기 없는 정책을 입법하려 하지 않는 ‘민주주의 과잉(democratic excess)’을 지적하고 있다.
한양대 제3섹터 연구소가 기획하고 있는 ‘민주주의 시리즈’의 첫 권으로 나온 이 책은 ‘민주주의 결손’의 입장에 서서 대의민주주의를 보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논의하고 있는 책이다. 대안적인 민주주의의 우산 개념으로 참여민주주의를 설정하고 다양한 참여민주주의의 이론들을 다루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입법에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 공동선 ? 공적 덕성 ? 공적 판단 ? 공적 참여를 중시하는 공화주의적민주주의, 시민들이 토의를 통해 합의된 의사를 형성해나가는 토의민주주의(또는 심의민주주의), 시민결사체의 참여를 통해 대의민주주의의 결손을 보완하려는 결사체민주주의, 대의민주주의를 할 수밖에 없는 시간적 · 공간적 · 규모적 제약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전자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최근에 논의가 활발한 풀뿌리민주주의, 생태민주주의, 젠더민주주의의 이론들도 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참여민주주의로 분류될 수 있는 대안적민주주의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으로, 민주주의 이론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이론의 초심자들에게도 유익한 정보와 지식을 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추천위원 :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자유주의 : 시장과 정치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김승욱 외
출판사 : 부키
2006.03.15 / 512쪽 / 25,000원
이 책은 경제학자들과 정치학자들이 모여 서양의 자유주의에 대해 연구한 서적이다. 자유주의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것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자유주의의 성격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의미 있게 만든다.
먼저 우리에게 언제나 친숙하게 다가왔던 ‘자유’라는 개념이 그 하나이고, ‘신자유주의’라는 이 시대의 흐름이 다른 하나이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자유주의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핵심주제이다. 이 변화를 조망하는 데 있어 정치와 경제, 국가와 시장, 혹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이라는 양측이 근간을 이룬다. 이 점에서 미국의 독립전쟁이 발발했고 스미스의 『국부론』이 발표된 1776년을 영미자유주의의 상징으로 보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그런데 전통적인 자유주의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의 결합이나 병행을 목표로 삼았다면, 신자유주의는 일방적으로 경제적 자유에 압도되고 있다. 이런 변동을 달리 보면 그것은 자유, 평등, 효율의 복잡한 보완이나 상충이 효율 위주로 단순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자유주의에 대한 재음미는 중요성을 갖는다.
물론 한국 학계의 깊이나 넓이로 볼 때 학제간 연구에는 언제나 어려움이 따른다. 심하게 말하면, 단순히 여러 학자들의 독립된 연구를 모아놓은 양상으로 끝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주제의 크기와 현실성으로 인해 이 책은 이 시대를 반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추천위원 : 홍 훈(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논어의 자치학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강형기
출판사 : 비봉출판사
2006.03.25 / 446쪽 / 20,000원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유학의 4대 경전 중 하나인 『논어』를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설명이 가능하겠으나, 고전을 읽음으로써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논어』야말로 바쁜 삶 가운데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주는 정신의 보고라고 말한다.
공자는 천하를 떠돌면서 사람을 가르치고 세상을 바로잡으려 하였다. 거듭된 도전과 좌절을 통해 나온 인생과 사회와 교육과 정치에 관한 교훈적 얘기가 바로 『논어』다. 이 책은 『논어』의 인간경영, 도시경영, 국가경영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풀어쓰고 있다. 일종의 ‘전문논어’ 도서다. 제목 하나하나가 흥미롭다. ‘꿈을 경작하라’에서 ‘자신을 바꾸어 세상을 포용하라’, ‘업을 알고 일에 충실하라’, ‘우주의 대원리로 경영하라’에 이르기까지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많다.
한국이 세워야 할 이상향은 서로를 믿고 보듬을 때 가능하다고 필자는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지식은 얻을 수 있어도 지혜는 가꾸기 어렵다. 세상을 알 수 있는 ‘지혜의 학문’으로서 『논어』야말로 우리의 ‘오래된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해석과 비판이 함께하는 전문논어로 재구성되길 바란다.
추천위원 : 임현진(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뇌의 문화지도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다이앤 애커먼 / 김승욱
출판사 : 작가정신
2006.04.10 / 474쪽 / 22,000원
요즘 뇌에 관한 책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갑자기 왜 그럴까 의아해 하는 이들이 있지만 앞으로는 더 그럴 것이다. 21세기 과학의 한가운데에 뇌과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아마 뇌를 연구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쏟아지는 뇌에 관한 책들 중에 이 책을 특별히 권하는 이유는 바로 탁월한 과학저술가 다이앤 애커먼이 썼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우리 독자들에게 『감각의 박물학』으로 잘 알려진 저자이다. 예술, 철학, 역사, 신화에서 출발하여 이성, 기억, 자아, 감정, 언어 등 다양한 주제들을 심리학, 생리학, 신경생물학의 최근 연구결과들에 비추어 분석한다.
아직도 뇌에 관한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독자도 있다면, 해박한 지식에 깊은 사유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 책을 타고 뇌로 향하는 항해를 시작하기 바란다.

추천위원 : 최재천(이화여대 생명과학과 교수)

 

 

 



꽃과 영혼의 화가 천경자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천경자
출판사 : 랜덤하우스중앙
2006.03.02 / 248쪽 / 15,000원
천경자의 본업은 물론 화업이지만 토속적이고 정취있는 한국어 구사를 극한까지 밀어붙인 문필가로도 이름이 드높다. 도미 10여 년이 지난 이즈음 세 권의 책이 잇달아 출간되었는데, 평전, 자서전과 더불어 출간된 이 책은 그림에세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천경자의 모든 책은 일종의 자전과 다름없다. 거기에는 ‘환상성’으로 설명되는 그림 세계의 비밀열쇠가 의외로 생활고나 실패한 결혼의 상처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음이 밝혀지고, 점점 잊혀져가는 1950년대의 생활사, 당대 문화예술인들의 벌거벗은 면모, 그리고 무엇보다 가려뽑은 작가의 베스트 작품들이 올칼라로 담겨있다.
사사로움과 경험주의적 태도를 글쓰기에서 배제해야 할 요소로 여기지만, 이 책은 오히려 철저히 사사롭고 직접 체험한 사실들로만 구성된 예화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를 통해 한 예술가의 개인사가 어떻게 보편적 공감으로 확대되는지를 보여준다. 천경자의 환상이 결코 낭만성의 이웃이 아니라 치열한 생존의지의 반영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의 그림들은 새로운 표정으로 다가온다.
추천위원 : 김갑수(문화평론가)


흙에서 빛으로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이순이
출판사 : 종이거울
2006.03.11 / 334쪽 / 10,000원
흙에서 태어난 우리, 언젠가는 한줌 흙이 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흙은 모든 생명의 어머니이고, 내 뼈가 묻힐 고향이다. 이 책은 그 흙에서 도자기를 빚는 도공 가족의 삶의 이야기다. 저자 따시최된 이순이는 도공의 아내, 도공의 어머니로 도자기를 빚으며 배운 인생을 수필로 풀어놓았다. 따시최된은 ‘등불’이라는 티베트 이름으로 그녀 삶의 지향을 드러내고 있다.
그녀를 따라가다보면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은 일종의 수행임을 느낀다. 초짜는 안정이 안 되면 섬세한 작업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장인은 괴로울 때 칼을 잡아도 작업하는 과정에서 청정해진단다. 흙을 다독거릴 때 너무 힘을 주어 강하게 치면 흙이 화가 나서 끊어져버리고, 사랑하는 이의 손길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다독거려 끌어올려야 제대로 된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나. 과연 흙은 생명이다.
추천위원 : 이주향(수원대 교양학부 교수)


나 좀 내버려 둬!
추천월 : 2006년 05월
저 / 역자 : 박현진 글 / 윤정주 그림
출판사 : 돌베개어린이
2006.03.25 / 188쪽 / 9,500원
성장기 어린이들은 자라면서 많은 감정변화를 겪는다. 싸우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두려움을 느끼며 불안해하기도 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른다. 이런 아이들에게 『나 좀 내버려 둬!』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주는 만화책으로, 어린이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화, 무서움, 좌절감, 불안, 긴장감, 짜증, 죄책감, 상실감 등 8가지 기본적인 심리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다. 어린이 심리상담을 해 온 저자는 도입부 만화를 통해 특정한 심리 상태에 들어가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런 다음 실제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아이가 왜 그런 감정에 빠졌는지를 설명한다. 어떤 때 자기 스스로 다스릴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나는지를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설명을 통해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아이들이 실제 사용하고 있는 여러 가지 감정 조절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감정을 다스리는 바람직한 방법뿐만 아니라 잘못된 방법도 함께 실어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도 이 책이 지닌 미덕이다.
추천위원 : 김자연(전주대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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