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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08
    UCC비판: U, C, C, 플랫폼(2)
    아, 넷!
  2. 2007/09/08
    web2.0과 신자유주의 미디어문화
    아, 넷!
  3. 2007/08/07
    [펌] 남녀 고용평등 ucc 공모전
    아, 넷!
  4. 2007/07/21
    [동영상]펌: [공익광고]배려가 있는 주장 → 배려를 안받는 공권력(4)
    아, 넷!
  5. 2007/07/16
    UCC축전이라~
    아, 넷!
  6. 2007/07/10
    대학생대안미디어캠프2007을 보며...(1)
    아, 넷!
  7. 2006/12/21
    올해의 인물: 당신(U)!
    아, 넷!

UCC비판: U, C, C, 플랫폼

이 글(이라기보다는 아직 엄밀하지 못한 초안)은 2007년 6월 말에 쓰여진 것인데요... 일단 이 정도에서 공유하고...

조동원, "UCC비판: U, C, C, 플랫폼", 2007년, http://blog.jinbo.net/mediactive/?pid=77

2007. 조동원. "정보공유라이선스 2.0 : 허용"(www.freeuse.or.kr)

누구나 ()편집할 수 있고, 재편집된 2차 저작물을 활동의 경제적 뒷바침을 위해서뿐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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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차 저작물에 원저작물과 동일한 조건의 라이선스를 적용해야 합니다.

 

 



아래의 내용을 pdf로도 만들었습니다:PDF created with deskPDF Professional

U. C. C. 플랫폼. 비판



조동원 (미디어문화행동, jonair골뱅이riseup.net)



소비만 하던 사람들이 이제 생산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며 다양한 의미화 실천에 뛰어드는 주체들이 보다 뚜렷하게 가시화되고 있다. UCC는 이러한 주체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형성되며, 경제적인 생산과 분배의 과정에, 문화적인 공유와 소통의 과정에, 그리고 정치적인 권력 관계의 변화 과정에 어떠한 함의를 던지는지 다양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UCC의 생산 주체들은 인터넷 동영상을 만들고 퍼뜨리는 차원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 경제, 문화적 생산양식의 변화와 궤를 같이 하며 스스로를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사회의 전체 생산양식의 구조 변화 속에서 UCC에 대해, 우선 그 주체 형성 과정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User CC: 이용자 비판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이용자"(user)라는 말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 용어가 되었다. 하지만 이 말은, 네티즌(netizen)이나 누리꾼이라는 용어가 한창 쓰이기 시작할 때는 잘 쓰이지 않다가 최근에 부쩍 많이 사용되는 듯하다. 그런데, 이 말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워낙에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이나, 노동자를 고용하여 노동력을 부리는 사용자 혹은 착취자의 의미로 사용돼 오기도 했지만, 현재의 컴퓨터 네트워크 환경에서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이용자(user) 개념은 특정한 웹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그 서비스에 계정(user account)을 만들고, 컴퓨터 네트워크(인터넷 등)를 사용하는 사람, 혹은 통신서비스의 가입자1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consumer)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좀 더 능동적인 행위자로서의 의미를 가져왔다. 그 의미는, 포스트 포드주의가 서서히 여러 산업 부문과 노동과정에 퍼져나가는 1970년대 이후, 소비자의 행위 양태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나타나는 점에 포착한 미래학자들이 새로운 개념들을 만들어낸 맥락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자본 축적체제의 변화와 생산소비자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1980)에서 제출한 "생산소비자"(prosumer)는 지금까지 사용되는 복합 주체의 고전적인 개념이다. 이것은 당시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이 겹치기도 하는 현상을 두고 나온 말이다. 1970년대부터 대량생산에 따른 표준화된 생산물의 소비가 소비자들의 다양한 소비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그에 맞춘 주문형 생산 방식이 도입될 필요가 제기되고, 이의 생산 과정에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수요에 보다 적합한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기도 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생산소비자"(prosumer)2는 기실 자본주의의 포드주의적 축적 체제가 위기를 맞으며 유연적 축적 전략으로 변화해 간 결과의 하나였다. 당시 구상과 실행의 분리에 기반한 노동과정의 분업구조 및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부분적으로 희미해지는 현상들은 예술, 학문, 그리고 문화 전반의 생산 방식의 변동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분과학문체제나 장르체제가 문제시되며 해체되기도 하고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사이의 구분선이 흐려지는 것들이 그렇다(강내희, 2000: 34-5).

이러한 경제적 생산양식의 변화와 더불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참여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정이 그 이후 인터넷이나 뉴미디어를 통한 정보 접근, 지식 교환, 콘텐츠 생산의 새로운 참여적 기술들과 함께 더욱 확장되어왔다. 그에 따라, "전문가-아마추어 [공동] 생산 방식"('pro-am' production)3, "소비자 제조 상품"('cumstom-made' products)4이라는 새로운 생산방식 및 생산물에 대한 접근이나 문화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에 주목하기도 하고, "이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창조계급"(creative class)5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들 새로운 현상은 어쨌든 콘텐츠 생산의 전통적인 모델과 생산관계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용자 개념 비판: 빈 용기

따라서 "이용자"(user) 개념은 이러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이 혼합되는 다양한 변화 과정 속에서 그 의미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좁은 의미로 통신 서비스나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을 가리킨 것이 현재의 보편화된 네트워크 기술 문화 환경에서는 아예 특정 서비스로 국한되지 않고 보편성을 띠는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고, 현재에 이르러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소비자 개념으로 확대되어왔다. 이제 웹사이트에 접속해 단순히 링크가 걸린 메뉴나 버튼을 클릭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아닌 것이다.

특히, 생산의 과정에 참여하는 이용자가 주도해서 생산해낸 콘텐츠를 가리키는 UCC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널리 사용되는 것은, 전체적으로 이러한 생산-소비의 산업적 가치사슬 시스템의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이고 그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에 대한 발견이자 발명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 발견에 그치지 않고, 특정한 주체 형태를 발명하는 과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필요로 한 역사적 조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다시 "이용자"는 누구를 가리키는가에 대해 질문해보자.이 질문은 이제 이 개념을 통해 어떤 주체가 생산되는지, 이 주체에 작동하는 권력은 무엇인지의 문제를 포함한다. ‘네트워크문화'에 대한 비판적 연구자들은, '이용자'"일정한 수단에 의해 통제되는 정체성"으로 본다. 그래서 이용자는 "디지털 상품 문화와 그것이 약속하는 '이동성'(mobility)'개방성'(openness)이라고 하는 실체 없는 매혹을 기다리는 빈 용기(vessel)"와 같은 주체 형식이라는 것이다.6



아마추어-이용자에 대한 유연착취

다른 한편, 이용자를 좀 더 세분화하여 접근하는 폴 그래헴(Paul Graham)은 이용자와 그들의 집합으로서 커뮤니티를 각 역할에 따라 전문가, 아마추어, (최종)이용자의 세 가지 형태로 나눈다. 전문가와 (최종)이용자는 이미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사회구조 속에서 이분화된 주체들로서 계속 존재해온 것이지만, 그 가운데 있는 아마추어 부류가 이러한 변화된 기술 환경과 문화 생산 과정 속에서 적극적인 참여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고 본다(Graham, 2005). 그래헴이 특히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발 과정에서 발견하고 있는 이들은 전문가들이 그들의 독점적인 작업에 대한 임금을 받는 것과 다르게 임금 노동자들이 아닌 사람들로서 일하는 걸 좋아하고, 그 일에 대한 보상이나 소유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묘사한다.7

그런데 이들 아마추어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양상은, 어느덧 상품 생산과 소비의 전반적인 구조 속에 편입되는 형태로 굳어져 가고 있다. , 생산 과정에 대한 참여가 주목되지만, 그것은 상품 생산 및 소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이다. 자본의 노동 착취는 정규직 임금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고, 비정규직으로도 고용하지 않은 다양한 ‘산업예비군’조차 잉여가치 생산에 끌어들이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수많은 아마추어-이용자들이 소비만이 아니라 생산도 하는 적극적인 면모를 띠지만, 다른 한편 결과적으로는 그 빈 용기에 좀 더 채워진 '생산에 대한 경험'의 소비, 즉 상품 소비의 질적 확장과 생산의 유연전문화 전략(보다 정확하게는 유연착취)에 포섭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탈권위주의와 대항적 주체화양식

그러나 동시에 기존의 작가, 저자, 창작자, 비평가 등의 직업을 가진 '전문가'의 권위적 위치는 상대화되고, 정보와 지식의 생산 및 유통의 다중심화 혹은 탈중심화가 불현듯 야기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탈권위주의의 경향이 뚜렷해지는 현상도 목도되고 있다.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과 문화정치적 상호작용이 보여주고 있는 최근의 문화 생산과 공유 방식의 변화가 신자유주의적 유연 축적 체제로만 수렴되지 않는, 오히려 그에 대항하는 생산양식이자 주체화양식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흐름으로 파악해 볼 여지도 있다. 이는 생산과정의 개방과 접근, 위계적 생산관계의 재구성(해체까지는 아니라면), 협력적 생산에 따른 자유로운 공유와 공공영역(public domain)의 확대, 그리고 2002년의 대규모 촛불집회와 같이 일회적 사건으로 그치긴 하지만 정치적 맥락을 탄다면 폭발적 힘을 내재하기도 하는 저항의 창조력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과 세계 곳곳의 특수한 지역 투쟁들로 나타나고 있는 이 힘은 그러나 일상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비가시적일 뿐이다.



"생산이용자" 개념과 네트워크 생산 · 공유 방식

그런 차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이 혼합되는 개념 모델들이 여전히 전통적 산업 시스템의 생산-유통-소비라는 가치 생산 사슬을 유지하고 있는 한계를 지적하는 브룬즈(Axel Bruns, 2005)의 새로운 개념화에 주목해 보자. 그는 비물질적(intangible) 형태의 정보 생산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후기-산업 경제 혹은 정보 경제의 모델에 주목한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전 과정의 모든 참여자가 정보와 지식의 생산자이자 이용자가 되는 협력적이고 참여적인 환경에서 일어나는 생산과정이 그것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콘텐츠 생산 과정에 대한 참여로 국한되지 않고, "생산하고 이용하는 과정”(produsage), 즉 기존의 콘텐츠를 이용하면서 이를 더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이를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생산과정에 협력하는 과정이 존재하며 이를 행하는 "생산이용자”(produser)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8

브룬즈가 제시한 이 개념은 최근의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보다 다양한 변화 상황과 현상을 적절하게 표현해주는 듯 하다. 생산이용 및 생산이용자 개념은, 그래서 소비자가 생산과정에도 참여하며 생산자의 역할도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생산하고 이용하는 모든 과정에 특정한 역할을 갖지 않고 모두가 참여하면서 이용하고 생산하는 경제와 문화 영역의 네트워크 생산·공유 방식(networked production & distribution)을 포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개념화 과정에 충분히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그 생산물과 생산수단에 대한 소유에 대한 문제까지 짚을 수 있다면 말이다.

UCC와 관련해서 볼 때 "생산이용" 개념이 던지는 새로움은, 이들 "생산이용자"들이 누구인가 혹은 누가 UCC를 만들고 있는가가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면서 이용하고 생산하는 최근의 경제적/문화적 생산 방식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느냐의 역사적 과정과 조건에 대한 문제설정이다. 아래에서 자세히 논의하겠지만, 이는 곧 생산과정에 참여하여 직접 생산하고 유통시키며 공유할 수 있는 수단과 공간에 대한 접근 가능성 그리고 재생산(창작)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느냐의 문제이다. "UCC는 콘텐츠를 만든 자가 누구냐가 핵심이 아니라 콘텐츠에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이를 누구나 가져갈 수 있으며, 제일 중요한 것은 그것으로 누구나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본질"(윤종수, 2006)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핵심과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다시 주체 형태가 갖는 모순을 상기해야 한다.



유연하게 관리되면서도 자율적인 생산이용자
무언가로 이용되기 위해 채워질 빈 용기로서의 주체 개념이기도 한 "이용자"는 그 개념에서부터 상업적 서비스라고 하는 제한된 맥락 안에서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능동성을 갖는 것으로 한계지워져 있다. 여기 UCC로 현상하는 변화 과정에서도, 타의에 의해 발명되어 적극적인 행위를 강제받는 주체이자 동시에 자의에 의해 참여하고 자율적으로 행위하는 적극적 주체가 모순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한편으로, 신자유주의가 필요로 하는 인간형에 적합한 유연한 자율적 개인 주체이면서도, 다른 한편 그 필요를 비껴가고 신자유주의 지배 체제에 위협적이기까지 한 자율적 주체 혹은 집단들이 생성되고 있다.





2. U Created C: 창작과정 비판

소수의 전문 생산주체만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생산하고 하고 표현하고 특정한 도구와 공간을 거치지 않고도 직접 유통하고 소통하고 있는 것은 문화생산과 공유 양식의 새로운 흐름으로 파악된다. 이때, 생산(창작)의 민주화가 가능해지게 된 그 생산과정, 창작과정에 주의를 기울여보자.



사진의 대중화와 교훈

UCC를 입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역사 속의 다양한 사례들을 찾아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사진의 대중화 과정은 현재의 UCC 창작 과정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현재의 전자복제 기술과 사회변화 양상은 사실 150여 년 전 사진을 필두로 한 기계복제 기술의 등장과 사회변화와 많이 닮아 있는데, 이후의 거의 모든 기계복제 및 전자복제 기술과 미디어의 발전 경로는 대중 생산 과정과 자본에 의한 산업화 및 사유화의 경향이 반복되는 것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사진술의 발명은 1839년의 일이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기를 가지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은 1888, 조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라는 이름의 '아마추어' 사진가의 종이필름기술의 창안 이후였다(레식, 2005: 60). 그 전까지 건판 사진술은 촬영, 현상, 인화의 과정이 복잡할 뿐더러 비용도 많이 들었는데, 구부려지는 종이로 된 두루마리 필름의 개발은 카메라를 소형화했고, 현상과 인화의 과정 역시 간단하고 값싸게 만들 수 있었다. 지금도 우리가 쓰고 있는 코닥(Kodak) 필름이 바로 그것이었다. “당신은 단추만 누르십시오. 나머지는 우리가 다 해드립니다"라는 코닥 사진기의 홍보 문구는 마치 오늘날의 UCC를 제작하라는 홍보문구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로렌스 레식은 이스트먼의 발명이 지닌 중요성을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으로 파악한다. 이는 그 전까지 불가능했던 대중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식의 등장이었다(레식, 2005: 61). 당시 코닥이 제공한 새로운 표현의 기술은 (뒤에서 보겠지만, 다행히도 경제적 이윤 창출만을 목적으로 한 특허나 저작권법에 의해 접근이 차단되지 않으면서) 그야말로 대중들이 자기 표현의 생산 수단을 갖게된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사진 이후에도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비디오, 컴퓨터 등으로 이어지는 정보, 지식, 문화의 생산 수단이자 소통을 위한 채널들은 언제나 접근하여 참여하고 표현하려는 대안적 미디어문화 운동이 존재해왔다.



데스크탑에서 웹탑으로: 네트워크된 생산과 공유

우리가 살고 있는 시기에로 돌아와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문화생산 과정에 참여하고 그 생산물이 양적으로 확대된 것은 불과 10년 동안 벌어진 일이다. 정보와 지식 자체가 생산수단이 되는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 문화 환경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중문화를 바꿔온 시기인 셈이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이후 대중화된 저가의 디지털 저작도구들(authoring tools)은 최근에 와서 데스크탑에서 웹탑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 디지털 방식의 정보 처리에 의해 한계비용이 0에 가까워지고 복사, 이동, 재조합 등이 가능하고, 다양한 콘텐츠 포맷(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동영상 등)으로 자유롭게 변환 가능하게 된 것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디지털 정보 처리 과정이 곧바로 네트워크된 공간(networked space)에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전처럼 디지털 방식으로 콘텐츠를 완성한 후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배급하는 이분화된 단계를 밟지 않고, 네트워크 상에서 곧바로 디지털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게 되면서 (제작을 위한 소스를) 공유하며 제작하고, 제작된 것은 곧바로 공유되는, 즉 제작-배급-공유/이용 과정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UCC 환경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쉽게 만들고 널리 공유할 수 있는 접근과 이용의 단순함이 바로 그것이다.

제작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개별 콘텐츠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수많은 사람들의 동시적 제작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문화 생산 조건과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의 다양한 표현과 소통의 과정, 그리고 UCC를 만들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웹사이트 자체가 콘텐츠 생산의 도구이자 공간으로 기능이 전면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표현과 소통의 직접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이것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확대되면서,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매스 미디어조차 주목하는 개인 스타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주류 미디어가 포착하지 못한 사회적 이슈들이 제기되고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의제화되기도 하는 것이다.



관리(통제)되는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

이러한 변화 속에서 UCC를 기본적으로 새로운 세대의 자기표현 욕구의 신장으로 보는 견해들이 있다. UCC에 대한 주목 자체가 "적극적인 자기표현"(장병희, 2007)으로 현상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인터넷 자체에 표현의 자유가 어느 정도 허용되고 있는가의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직접적인 자기표현에 대한 환호와 놀라움이 무색하게, 그 표현의 자유와 권리는 심각하게 억압되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표현과 소통의 직접성과 무매개성은 국가 권력의 차원에서는 통제 불능 상태로 간주되기도 하고, 권력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되면서 점차 새로운 통제 기제를 발동시키게 된다.

신자유주의가 그렇듯이, 국가, 특히 경찰국가적 특성은 오히려 강화되고 신보수주의가 득세하는 경향은 인터넷 환경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인터넷의 자유분방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대한 보수세력의 위기 담론 조성과 공격, 이를 반영한 국가 정책 차원의 규제 흐름은 기존의 매스 미디어를 규제하는 수준으로까지 가고 있다. 욕설도, 음란도, 급진적 사상도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다. 명예훼손이 빈번하고 연애인 등을 자살에 이르게까지 한 소위 '악플'의 방지를 위한다는 인터넷 실명제, 공명 선거를 핑계로 한 선거법, 효율적인 범죄 수사를 빌미로 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이 그렇다.

다른 한편, 표현의 자유와 함께 창작의 자유와 공유 문화를 제약하는 것은, 국가권력에 의한 통제와 검열만이 아니다. 이러한 최근 몇 년 동안의 인터넷 광장에 대한 감시와 통제와 함께, 인터넷이 생산과 공유의 도구이자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생산수단이자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다국적기업의 상용 소포트웨어들에 독점적으로 점유된 지 오래다(한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OS에 대한 의존도는 99%에 육박하고 있다).



UCC와 저작권

한층 저작권() 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UCC가 등장했다는 것은 우연일까? 억압적 저작권 체제의 강화에 대한 비조직적 저항의 한 형태로 UCC를 해석(조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아직 현실에서 실천적으로 증명될 것은 아닌 듯 하다. 반면, 일반적인 설명은 UCC와 같은 저작권 침해 사례들이 p2p 네트워크에 기대어 부지기수로 많아지면서 저작권법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양상은 대체로 거대 미디어 자본과 인터넷 이용자들이 대결하는 구도이고, 소송비용과 이용자가 창출해 주는 수익을 저울질하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얼마간 애매한 위치에 있다. 2006년 초, 미국의 거대 미디어 그룹 ‘비아콤’은 자사의 인기프로그램을 포함한 16만 개의 영상물이 유튜브 사이트에 올려져 있다며 이를 상대로 10억달러(1조원)의 소송을 제기했고, 한국에서도 지상파 방송3사가 UCC사이트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UCC와 관련해 있을 수 있는 또 다른 저작권 시비로 UCC의 저작권자인 ‘이용자’의 권리 보호의 차원은 한 번도 제기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UCC 사이트의,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 이용약관을 보면, 그 회사 및 제휴사가 UCC를 무상으로 상업적 사용이 가능하고, 어떤 곳들은 그것을 만든 이용자가 회원 탈퇴를 한 후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는데도 말이다.9 이와 같이, UCC를 포함해 인터넷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관리하려는 힘은 심각하게 (저작자와 이용자 권리 모두의 보호라는) 균형점을 이탈하고 있는 저작권 법제의 강화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한 가지 극명한 사례를 살펴보자.

무엇보다도, 저작권(더 크게는 지적재산권)을 통한 인터넷 억압의 상황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20075월 하순에 발표된 한미자유무역협정의 타결된 내용을 보면, "협정 제18(지적재산권)의 부속서한: 온라인 불법복제 방지"라는 게 포함되어 있다. 이 내용에 따르면,10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콘텐츠가 아니라,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콘텐츠가 게시되어 있는 웹사이트는 한국정부에 의해 폐쇄될 수 있다. 이는 일일이 저작권자와 연락하여 사전에 이용 허락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기 관례에 비추어, 거의 모든 웹사이트가 폐쇄 가능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UCC 가 게시되는 웹사이트에 다른 저작물을 소스로 해서 제작된 콘텐츠가 하나라도 있게 된다면 그 웹사이트 전체가 폐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11 예상했어도 새삼 놀라운 일은, 한미자유무역협정문의 저작권 독소조항처럼 벼룩 잡는다고 초가삼간 다 태우자는 초헌법적 내용들이 버젖이 들어가 있는 현실이다.

이 지점에서, 앞서 대중 창작과 그 생산수단의 첫번째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코닥 사진술의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내보자. 코닥의 사례를 길게 다루고 있는 로렌스 레식은 또한 이스트먼의 발명을 가능하게 한 법률적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레식, 2005: 62). 당시 아마추어든 전문가든 현실세계(피사체)를 원하는대로 촬영하고 사진을 제작하려면 먼저 허가를 받아야 하느냐의 법적 소송이 제기된 적이 있다고 한다. 다행히 법원은 (상업적인 목적의 유명인 촬영은 규제하지만) 허가를 받지 않고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 때 저작권에 묶여 일일이 허가를 맡고 사진을 찍는 상황이 되었다면, 그리고 허가맡는 시각(창작)문화가 지속되었다면 민주적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그렇지 않아도 안좋은데) 얼마나 더 심각한 지경에 빠졌을지 상상하기 쉽지 않다.12



이와 같이, 온라인 공간에 대한 저작권 및 프라이버시 규제 법률안들이 위험수위로 차고 있다. 이것들의 문제는 "기존의 생산관계에 포함되지 않는 특수한 영역인 온라인 공간을 기존의 법률체계로만 해석하고 규제하려한다는 것"13이다. 기존의 영화나 방송을 비롯한 문화예술 및 학술 부문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비교해 볼 때, 좀 더 두드러지는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 문제는, 저작권과 익명성과 보다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듯 하다. 저작권을 통한 통제는 사실 인터넷의 익명성에 대한 통제와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14 "익명성은 20세기 초반 '언론의 자유' 논쟁 속에서 '내부고발자의 신분 보장'이라는 소극적 의미에서,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계급적 지식 권력 관계를 해체하는 적극적인 의미로 확대"(블로그 “탈주선”, 2007)되었다는 주장에 수긍한다면, 직접적으로는 인터넷 실명제가, 직접과 간접 모두에서 저작권이 이러한 권력 해체 효과를 발휘하는 익명성을 부정하며, 위기에 처한 권력관계를 다시 지켜내려는 보수적 반동의 힘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UCC는 끊임없이 저작권 위반 논란의 문제를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익명성의 상태에서 동영상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 의식의 반영이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기제로서 저작권(과 그 기술적 보호조치들)이 계속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UCC 창작의 유형과 특징

인터넷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생산수단이자 소통공간은 경제적인 면에서 그리고 문화적인 면에서 새로운 창작과 소통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지만, 앞서 보았듯이 이를 위협으로 느끼며 우려하는 보수세력과 국가 권력은 통제과 검열의 대상 혹은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UCC는 바로 이러한 이중의 고리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전제로 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UCC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여러 논문이나 보고서, 언론 보도를 보면, UCC를 분류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UGC, UMC, URC, PCC 등의 용어를 변이시켜 사용하고 있다(이만제, 2007: 4-5; 윤승욱, 2007 ).

  • UGC(User Generated Contents): 순수하게 사용자의 독창성을 발휘하여 제작된 사용자 생성 콘텐츠

  • UMC(User Modified Contents): 기존에 존재하던 콘텐츠에 사용자의 의견을 첨가하거나 혹은 다른 소스 콘텐츠를 조합하여 변형시킨 콘텐츠

  • URC(User Recreated Contents): 기존에 있던 두 가지 이상의 콘텐츠를 조합하여 사용자가 재창조하여 전혀 새로운 의미나 부가가치를 갖는 독립적 콘텐츠

  • PCC(Proteur Created Contents):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춘 준전문가인 프로츄어가 직접 제작한 수준 높은 콘텐츠

모두가 이용자들의 창작 과정이 어떠했냐, 특히 기존 소스의 사용 유무 및 사용 방식에 따라 UCC의 유형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창작 과정에서 create, generate, modify, re-create 등이 엄밀하게 구분될 수 있을까? 왜 기존 소스의 사용 유무와 방식을 기준으로 유형 분류를 하는 것일까? 당장 보아도 이러한 분류 기준이 의도하는 것은, 순수하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가려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독창적인 순수 창작물이라는 규범은 창작 행위 자체에 대한 낭만주의적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을 뿐이고, 대부분의 창작과정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기존 소스들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혼합 과정이다. 기존의 전문제작자들의 콘텐츠나 PCC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럼에도, 유독 UCC에 대해 순수 창작물이 10%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를 들먹이며 저작권 침해를 지속적으로 우려하는 일은 기존의 전문 콘텐츠제작 관행/제도()를 기준에 놓고, 그에 못미치고 있다는 차원의 평가일 뿐이다.

이러한 평가들이 정확하게 비껴가고 있는 UCC 창작과정의 특징은 바로 되섞기(re-mix)에 있다. UCC는 기존의 콘텐츠를 하나 이상 가져다가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서의 되섞기 문화의 적극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쓸 수밖에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 의도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기존의 것을 얼마나 가져다 썼느냐의 정도의 차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느 정도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느냐,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어떠한 의미와 가치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사안이겠다. 따라서 UCC를 관리하고 통제하려는 보수적인 의도가 깔린 분류 방법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UCC의 창작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드러나는 대중적 문화생산 양식의 변화 양상에 주목하기 위해, 개인 혹은 집단 창작 여부, 소스의 수집과 공유 및 완성된 콘텐츠의 공유 방식, 창작 과정의 단계별 협력의 정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해볼 수 있을 것이다.15

그러나 반복하지만, UCC 확산의 핵심과 문화가 기초하고 있는 현재의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 환경의 핵심은 정보와 지식이 부의 원천이 된다는 식의 호들갑이 아니라, 하나의 정보와 지식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의 재료가 된다는 점이다(강남훈, 2003).16 저작권 체제를 강화를 통해 당장의 이윤 확보를 위한 노력이 심대한 정보혁명 및 문화변동과 충돌하고 있는 와중, UCC는 바로 그 사이에 끼어있는 셈이다.



3. UC Content: 콘텐츠 비판



콘텐츠와 콘텐츠 산업

콘텐츠(content)라는 말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처럼 이렇게 널리 사용하게 된 이유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기술적인 발전에 힘입어 콘텐츠가 그 자체로 독립적이지 못하고 긴밀하게 부속되어 있던 채널, 아웃렛, 플랫폼으로부터 분리될 수 있게 되면서 독자적인 실체로서 등장하게 된다. 이는 인터넷에서 극적으로 드러나는데, 기존의 콘텐츠들이 인터넷으로 옮겨온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이용자들이 댓글달기, 스크랩하기, 퍼나르기, 재혼합하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발적인 복제/창작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이제 콘텐츠가 (그것이 유통되기 위해 특정한 미디어에 긴박되어서만이 아니라) 개별화된 형태로 그 영향력을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콘텐츠 산업 역시 최근에 많이 강조되는 종목이다. 새로운 산업이 생겼다기보다는, 비교적 명확한 경계를 그었던 방송 프로그램,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개별 콘텐츠 제작 단위들이 별도의 산업으로 편제되는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17 그런데 콘텐츠 산업 진흥이 강조되는 것은 채널과 플랫폼이 이론적으로는 무한대로 팽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채울 차별적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업계와 언론이 저작권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UCC를 밝게 조명하려는 노력에는 이러한 문화산업 전반의 콘텐츠 기근 현상을 해소해 줄 것에 대한 과잉 기대가 깔려있다. 수익모델 창출로 모아지는 UCC 비즈니스의 경쟁적 개발은 콘텐츠 산업 차원에서 UCC'"콘텐츠 산업의 인프라"'로 될 가능성이 있는지 타진해보는 노력이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 기업(CP) 자체가 제작을 위한 인력이나 시설장비 등을 외부에서 네트워크 방식으로 결합시키는 유연전문화 조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만제, 2007: 4)에서 UCC에 대한 주목은 더욱 각별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UCC는 그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UCC - 콘텐츠의 소재

UCC의 소재들을 보면, 개인의 일상이나 흥밋거리, 개인의 관심분야, 전문분야의 정보나 지식 등이다. 기존 매스 미디어의 것들과 다를 바가 없는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들을 다루는 것이 많고, 개인의 관심분야가 기존에 다뤄지지 않은 비교적 새로운 소재일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각 전문 분야의 정보나 지식을 가지고 UCC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UCC의 소재가 변화하는 추이를 UCC 대중화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는 것도 유효할 것이다. 이는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점점 너도나도 UCC를 만들어야될 것 같은 분위기가 되면서, 뭔가 그에 적합한 소재와 주제를 다루게 되고, UCC에 적합한 것으로 보이는 특정한 소재와 주제들, 그 제작자들이 형성되기도 한다.



UCC - 콘텐츠의 주제화-형식

반면, 콘텐츠 형식에 대한 분석은, 미디어적 특성과 수용의 미학에서 새로운 현상들을 관찰하는 작업이다. 콘텐츠 소재가 뭐냐도 그렇고, 앞서 살펴보았듯이 어떤 소스들을 가지고 제작했느냐만의 논의로는 UCC로 현상하는 새로운 영상문화의 변화를 파악해 낼 수 없다. 몇 가지 콘텐츠 형식상의 특이점들을 관찰해본다.

  •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비디오, 특히 UCC는 초단편이 주를 이루고 있다. 파편적이고 단면적인 이미지를 통해 짧고 자극적인 소재를 채택하는 네러티브가 많아지는 것이다. "스펙타클을 통한 이슈의 소모 및 단발적 이미지의 호소력[] 증대"(김명준, 황규만, 혜리, 2007: 27)한다는 지적도 틀리지 않는다.

  • UCC는 기존에 우리가 보아온 영화와 방송의 화면 크기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보여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봐야 하는 것도 그렇고, 이동성을 갖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관람 역시 작은 크기의 동영상을 점차 많이 보게 되는데, 이러한 조건이 소재나 시각적 재현 방식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할 부분이다.

  • 캔디드 카메라의 재현 방식, 현장르뽀식 일상생활 기록 방식, 기존 매스 미디어 콘텐츠와의 상호작용(보충, 대립, 인용, 코멘트 등) 등의 재현 방식에도 특징들이 포착된다.

  • 즉각적인 반복 재생, 되돌리거나 빨리감으며 뛰어넘기, 소리죽이기 등의 기본 기능과 더불어, (설명 정보) 읽기, 추천하기, 쓰기, 태그달기, 저장하기, 지우기, 샘플링하기, 혼합하기, 채팅하기, 다른 콘텐츠 검색하기, 다른 웹 페이지들 브라우징하기 등이 관람과 동시에 할 수 있게 되는 이용환경(UI)도 우리의 동영상 관람 경험에 새로운 차원을 제공한다. 이는 곧 편집을 통해 완결된 선형적 네러티브 흐름이 관람 시점에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가능성을 증폭시킨다.

  • 보는 일이 보는 일로만 그치지 않는 복합적 행위로 구성되고 있는 것의 하나는, 인터넷에서 비디오를 본 사람들이 비디오를 재생한 후에 곧바로 그에 대한 글을 쓰거나, 비디오의 재생과 함께 그에 대한 의견글들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와 지식의 생산 및 공유의 비선형성이 증대되면서, 선형성에 기대온 감독이나 비평가 등의 '개인 창작자 혹은 ‘개인 전문가'의 권위가 상대화되고 있다.

  • 무엇보다도 UCC의 가장 큰 특징은 미완결성 혹은 지속적으로 덧붙여질 가능성에 있다. 이른바 되섞기 문화(remix culture)라는 이러한 특징은 양가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재혼합되는 콘텐츠 소스가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기존의 주류 상업적 콘텐츠가 많다는 점에서 비판과 비난을 받고 있는 반면, 비조직적인 방식이기는 하지만 주류 미디어 콘텐츠를 단지 하나의 소스로 전락시키고 패러디 창작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듯이 애초의 의미화 작용을 변형시키거나 뒤집어버리기도 하는 탈권위주의적 행위라는 점, 더 나아가 새로운 창작과 공유문화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특히, 브리콜라주라고 하는 과정이 그것인데, 최초의 생산자가 아니라 최종 이용자들에 의해 조합되고(assembling) 이 초단편들이 다시 또 다른 이용자들에 의해 확장되어 새로워지는 서사 구조로 재-조합되는(re-assembling) 새로운 미학적 실천의 가능성이 영상문화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18



콘텐츠에 대한 통제와 검열

기존의 창작물, 표현물, 보다 넓게는 정보와 지식은 역사적으로 항상 통제와 검열의 대상이었고, 콘텐츠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앞서 대중 문화 창작의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가 관리(통제)되는 상황을 보았지만, 이는 사실 콘텐츠에 대한 통제와 검열로서 드러난다. 최근의 검열 수준 역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데, 다투는 사안의 진위를 판단하고 처벌을 결정내리는 일이 사법부가 아니라 행정기구의 규제 권한을 강화하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인터넷이 그 규제 대상물의 양이 많고 파급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명예훼손 등), 저작권심의위원회(저작물의 불법유통 등), 영상물등급위원회(유료 인터넷 동영상 등에 대한 사전 등급심사 등)라는 행정 기구가 "임의적으로 법률적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표현물을 삭제하도록 하는 강요"(장여경, 2007)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에 더해, 이런 일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UCC에 대한 유사-법적인 규범이 정부기관으로부터 발표되기에 이르렀다.19



네트워크 중립성에 대한 위협

또한, 네트워크 중립성도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다. 네트워크 중립성은 망(network) 사업자(ISP)가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네트워크의 개방성과 자유로움을 보장하는 원칙이다. 그야말로 UCC의 확산은 인터넷 망을 통해 대용량 파일의 전송이 빈번해지게 되는 일이고, 이 네트워크 중립성을 회의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 망사업자(ISP) 자신의 콘텐츠는 속도를 더 높이면서 대역폭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다른 콘텐츠나 서비스에는 특별 과금을 하겠다고 나서는 시도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 액세스보다 뛰어난 사설 네트워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커지는데, 경제적 불평등 구조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인터넷 접속 속도 및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 자체가 차별적으로 구성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특정한 콘텐츠의 이용 자체가 상업적으로 통제받으며 주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망 소비자-이용자의 파일 업로드 속도가 다운로드 속도 보다 낮게 설정되어 있는 것도 비슷한 논리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의 문제는 UCC를 활성화하기 위해서조차 빠질 수 없는 논의이다). 더 나아가 융합 미디어 환경에서 이러한 중립성 혹은 개방성은 방송과 통신 전반에 이어져 아주 강력한 상업적 동기에 의한 콘텐츠 통제(게이트키핑)가 광범위하게 일어날 소지를 키운다. 한국에서도 몇 번 이슈가 되었던 인터넷 종량제 논란은 이러한 움직임의 시발인 셈이다.

다른 한편, 콘텐츠는 이미 상업적인 맥락에서 자동적인 필터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는 특히, 개별 콘텐츠로서의 UCC를 편성하고 유통시키는 플랫폼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4. 플랫폼 - 콘텐츠 편성: 상품화 과정



탈중심적 플랫폼 vs 포털의 편성

지금까지, UCC를 구성하는 각 요소 혹은 UCC 현상을 교차하는 현실 변화의 단면들을 살펴보았다. 그야말로 모순을 내재한 UCC를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가? 콘텐츠로서의 UCC를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과정은 UCC를 넘어서는 영역이다. 이 콘텐츠가 게시되어 있거나 모여있는 통로와 공간이 매개해주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콘텐츠가 실어날려지는 것, 그래서 이를 볼 수 있는 곳들을 플랫폼이라고 불러보자. 콘텐츠를 실어올리면(upload) 원리상으로 어디든 갈(전송될) 수 있는 곳이 플랫폼이다. 어떻게 보면, 콘텐츠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 어떤 플랫폼에 실려있는가, 그리고 그 플랫폼에서 어떻게 편성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현재의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에 기반한 플랫폼 구조는 새로운 배급과 유통의 채널임에 틀림없다. 기존의 거대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서도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고 소비자가 생산자가 될 수도 있고 상호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생산과 공유의 장이라는 차원에서 말이다. 매스 미디어를 위시한 지배적 유통구조의 바깥에 탈중심적인 배급-유통의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생성되어 왔으나, 그와 동시에 통신재벌 기업들과 인터넷 기업들이 포털 형태로 이 네트워크를 독과점하고 있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UCC는 바로 이 플랫폼들에서 주제별, 추천수별, 편집자의 선별 등 몇 가지 규칙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배치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플랫폼과 콘텐츠의 편성은 UCC의 내재적인 속성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주요 플랫폼(UCC 웹사이트)

우리가 UCC를 찾아 보기 위해 먼저 들어가게 되는 곳은 인터넷 포털, UCC 전문 포털, 주류 방송사들의 UCC 사이트, 그리고 정부기관의 UCC 사이트 등이다. 인터넷 포털로는 다음(‘TV팟’), 네이버(‘네이버플레이’), 엠파스, 프리챌 등이 있고, UCC 전문 포털로는 판도라TV, 그래텍의 곰TVipop노리터, 다모임-아우라, 엠군 등이 있다. KBS 내콘, MBC 드라마펀, SBS TV는 방송사들의 UCC 사이트이고, 정보통신부가 직접 주최하는 "UCC로 만들어가는 희망한국 - 1회 대한민국UCC대전 & 인터넷거버넌스@UCC” 따위가 있다.

쉴새없이 광고를 봐야 하지만,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또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네트워크 효과), 이들 상업 포털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창작물, 보다 넓게는 서로의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지만, 마치 폐쇄회로와 같이 상업 포털 내부를 벗어나기는 힘들다. 포털의 해당 페이지나 UCC 전문 웹사이트들 이외에도 블로그, 미니홈피, 카페, 커뮤니티 등이 주요 이용 통로이지만, 이들 또한 대부분 상업 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이기 때문에 나는 이용하지 않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용한다면, 특정 포털 혹은 포털 일반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UCC의 상품화 과정

UCC를 상품화한다는 것은 것은 곧 UCC를 시장에서 상품으로 유통시킨다는 의미이고, UCC가 유행이 된 것도 비상업적인 영역들에 존재하던 것들을 상품화하기 시작하면서이다. 이러한 상품화의 힘은 대중의 문화 생산물을 상업적 미디어문화 내로 포섭하고, 콘텐츠 산업의 조명 하에 그 산업화의 가능성을 점치는 것이다. 그래서 UCC 상품화의 힘이 작동하는 곳은 바로 UCC 자체가 아니라, UCC를 실어나르는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결국 최근의 경향은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콘텐츠를 UCC 대중화 이전에 만들어진 것들과 UCC 대중화 이후에 만들어진 것들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전자는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진 다양한 것들이었다면, 후자는 UCC를 규정하려는 일정한 힘들의 자장 안에서 그에 맞게 만들어지고 있거나 전자의 것들을 상당 부분 배제하면서 상업적으로 편성되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 UCC에 주목하고 투자하고 그야말로 뜨니까, 이제 그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UCC 대중화 이후(특히 이의 상품화에 대한 투자가 커지는 시기에), UCC를 통한 일상생활 문화에 대한 전면적 시각화 혹은 생활문화에 대한 시각적 식민화20 과정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한 포털 기업이 국내 케이블TV와 제휴해 "관광, 레저, 부동산 재테크, 주거 인테리어, 건강, IR, 창업 등 다양한 생활 정보형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해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라며 “영화, 공연, 전시, 스포츠 등 국내 최대 문화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티켓링크와도 제휴해 살아 있는 동영상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 전문 동영상 업체인 ‘닥터 Q&A’와의 제휴로 질병 및 의료 관련 동영상을 제공”하며 “자동차 시승기, 관리 사항 및 유행하는 스쿠터에 대한 정보 등을 대림자동차 및 카티비의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제공"21한다는 보도가 단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이용자들이 만들었다는 새로움이 아니라, 지금까지 재현되고 소비되지 않았던 일상 생활 문화의 온갖 단면들이 영상으로 만들어지고 소비된다는 점이 더 큰 의미를 갖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글 책, ]

강남훈(2003), "광장으로서의 인터넷: 인터넷과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사회경제평론.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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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황규만, 혜리(2007), 융합시대 영상미디어운동의 전략 – 활용을 중심으로, 개입을 전제로,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윤승욱(2007), "모바일 콘텐츠로의 모바일 UCC 활성화 가능성 모색",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2차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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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희(2007), "UCC 채택 영향요인 분석: 통합적 접근".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2차 세미나

장여경(2007), "인터넷 감시와 표현의 자유", 신자유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문화운동의 새로운 프레임 - 문화권 토론회, 2"자유권_표현/창작권 "표현하므로 존재한다" 자료집



[번역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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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온라인 기사, 칼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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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탈주선, "코드 - 사이버 공간의 법이론(로렌스 레식)", 20070521: http://blog.jinbo.net/hwangkm/?pid=67 (200762일 접속)

송관호, “UCC의 생산과 소비규범”, 정보통신부, 2007523: http://mic.korea.kr/mic/jsp/mic1_branch.jsp?_action=news_view&_property=a1_sec_1&_id=155206549&currPage=&_category= (2007523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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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DNet korea, "유튜브, 저작권 침해자 비보호 방침”, 20061024일자: http://www.zdnet.co.kr/news/internet/etc/0,39031281,39152121,00.htm (200768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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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온라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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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온라인 기사, 칼럼, 정보]

Institute of Network Cultures, “Rethinking Network Theory” programs: http://www.networkcultures.org/networktheory (200745일 접속)

Institute of Network Cultures, “Videovortex” programs: http://www.networkcultures.org/videovortex(200745일 접속)

Wikipedia, prosumer: http://en.wikipedia.org/wiki/Prosumer (200765일 접속)

Wikipedia, UGC: http://en.wikipedia.org/wiki/UGC_(disambiguation) (200767일 접속)

Wikipedia, user: http://en.wiktionary.org/wiki/user 그리고http://en.wikipedia.org/wiki/User_(telecommunications) (200762일 접속)



1 위키피디아( wikipedia), user(200762일 접속): http://en.wiktionary.org/wiki/user 그리고 http://en.wikipedia.org/wiki/User_(telecommunications)

2이 개념은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기도 하는 차원(Prosumer as Producer and Consumer)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소비자(Prosumer as Professional Consumer)라든가 기업지배에 대항하는 의미에서의 비영리 생산자이자 소비자(Prosumer as Non-Corporate Producer and Consumer)의 의미로도 확장되어왔다. 위키피디아(wikipedia), prosumer(200765일 접속): http://en.wikipedia.org/wiki/Prosumer 참조

3 Leadbeater, Charles, and Paul Miller (2004). The Pro-Am Revolution: How Enthusiasts Are Changing Our Economy and Society, London: Demos. http://www.demos.co.uk/publications/proameconomy 200765일 접속

4Trendwatching.com(2005a). “Customer-made,” http://www.trendwatching.com/trends/CUSTOMER-MADE.htm 200765일 접속

5윤승욱, 2007; Richard Florida, 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 And How It's Transforming Work, Leisure, Community and Everyday Life, New York: Basic Books, 2002 참조] 혹은 "C 세대"(Generation C), Trendwatching.com, 2005, http://www.trendwatching.com/trends/GENERATION_C.htm 200765일 접속

6Institute of Network Cultures(networkcultures.org)Rethinking Network Theory” 프로그램(200745일 접속: http://www.networkcultures.org/networktheory)참조.

7뒤에서 보겠지만, UCC의 변이형태 중에 PCC(proteur Created Content)가 있다. 준전문가(proteur)라는 또 하나의 신조어는 이러한 세분화의 필요성에 따라 만들어진 것일 텐데, 위의 전문가-아마추어-(최종)이용자의 구분을 보자면, 이전 보다 더 적극적이고 전문성을 띠는 아마추어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8브룬즈는 이의 예로, 오픈소스소프트웨어, 위키피디아, 온라인 게임, 슬래쉬닷, 인디미디어센터, 오마이뉴스(?), 그리고 탈중심화되고 분산적인 블로그 공동체(blogosphere) 등을 들고 있다(Bruns, 2005).

10자세한 내용은 한미FTA저지 지적재산권 분야 공동대책위원회 웹사이트(http://nofta-ip.jinbo.net)의 “[보도자료] 한미FTA 저작권 독소조항 설명 (의견서 포함)” 참조(http://nofta-ip.jinbo.net/?q=node/137).

11이러한 문제는 예상컨대, 소위 "기술적 보호조치"를 통해 해결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UCC의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해결하기 위해 "영상 콘텐츠 디지털 유통지원시스템의 구축(저작권 정보 DB포함)"과 같은 것이 제기되기도 했다(이만제, 2007: 24). 이는 누가 어떤 것을 만들어 어디어디로 유통되고 있고, 누가 이를 다시 사용하여 어떤 것을 만들었는지의 모든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 관리하며 통제하는 시스템이겠다.

12그런데 최근 영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들에서 도심의 건물이나 상표가 나붙어 있는 공공 거리를 촬영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들이 제출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저작권 관련 독소조항이 포함된 채로, 국회의 비준을 받아 통과된다면, 이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가 될 것이다.

13블로그 탈주선, "코드 - 사이버 공간의 법이론(로렌스 레식)", 20070521일 참조

14(이것만이 아니지만) 이렇게 생각한 것은 블로그 탈주선, 같은 글에서 도움을 받았다.

15이글에서는 본격적으로 분석하지 못한 이후의 과제이다.

16정보혁명, 특히 그 중에서도 인터넷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모순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가를 보이려는 "광장으로서의 인터넷: 인터넷과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라는 흥미로운 글에서 강남훈(2003)은 정보기술혁명에 따른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를 말하고 있는 카스텔을 다음과 같이 인용하면서 정보혁명의 핵심을 지적한다. “현재의 기술혁명의 특징은 지식과 정보의 중심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지식 생성과 정보처리 및 통신 장치에 응용하는데 있다"(Manuel Catells, The Rise of the Network Society, Blackwell, 1996: 32; 강남훈, 2003에서 재인용).

17콘텐츠 산업의 발흥은 또한 콘텐츠 유통 시장에서의 저작권이 더더욱 중요한 문제로 만들고, 여러 쟁점들이 불거지며 저작권법이 강화되는 흐름과 함께 '저작권 산업'을 잉태하기도 했다.

18Institute of Network Cultures(networkcultures.org)Videovortex프로그램(200745일 접속).

19정통부는 20076, UCC 이용자의 10대 행동원칙, 건전한 UCC 문화를 위한 체크리스트, 법률가이드로 구성된 "UCC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http://www.koreauccfest.kr/kor/guideline.php).

20하버마스의 "생활세계의 식민화""스펙타클의 사회"와 맞물리는 것을 우리는 '생활문화에 대한 시각적 식민화'로 불러볼 수 있겠다.

21"프리챌, 전문 동영상 확보 박차”, 전자신문, 20075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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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2.0과 신자유주의 미디어문화

살짝 지난 글이긴 한데... 진보블로그에도 옮겨봅니다:

조동원, "web2.0과 신자유주의 미디어문화",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 제43호 2007년 7월 6일



2007. 조동원. "정보공유라이선스 2.0 : 허용"(www.freeuse.or.kr)

누구나 ()편집할 수 있고, 재편집된 2차 저작물을 활동의 경제적 뒷바침을 위해서뿐 아니라

돈벌이를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2차 저작물에 원저작물과 동일한 조건의 라이선스를 적용해야 합니다.

 

 

참고로,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에 실린 것을 보시고,

덧글로 수동 트랙백을 걸어주신 "정신병자"님의 글도 흥미롭습니다: 웹 2.0과 막시즘, 그리고 권력구조... | 2006/11/29



web1.0이라는 말은 없다. 그런데도, 인터넷 업계를 진원지로 하는 web2.0은 마치 그 이전의 인터넷 기술과 서비스가 업데이트된 것과 같은 환상을 준다. 인터넷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이 말이 퍼져나가면서 혁신과 참여의 새로움을 대표하는 듯 한 환상을 주고 있기까지 하다. web2.0은 개방, 접근, 참여 등의 가치를 가진다고 한다. 그러나 web2.0으로 가고 있는 현재의 인터넷 환경은 감시와 검열로 강력히 통제되는 중이기도 하다.
웹2.0에 대해 이러한 뭔가 이상한 생각 때문에 아래의 글을 쓰게 되었다. 특히, 두 번째 문제, 우리도 뭔가 웹 2.0과 관련된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강박을 주는 것이다. 정보운동2.0, 사회운동2.0, 민주주의2.0 등의 표현은 그래서 나온 것들 같다. 뭔가 바뀌어야 할 것이 있고, 그 변화의 필요와 요구와 흐름을 가리키는 변변한 용어를 자체적으로 만들기 어려워서 인터넷 업계의 신조어를 따라할 것까지 있을까 싶지만, 형편이 안 되고 사정이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하자. 하지만, web2.0이라는 말 자체가 현실에서 함의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먼저 따져봐야 하고, 그것은 말의 문제를 넘어 현재 자본주의의 고도화가 어디까지 나아가고 있는가를 비판적으로 밝힐 수 있는 하나의 열쇠 말이 될 것도 같다.
이 글은 웹2.0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관점을 토론하기 위한 개괄적인 글일 뿐이다. 웹2.0이 무엇인지, 어디서 생겨나고 어떻게 발전해갈 지, 구체적인 사례들은 무엇인지에는 일단 관심이 없다. 하지만, 웹2.0을 이러저러하게 봐본 후에, 우리는 좀 더 구체적으로 웹2.0을 (별다른 의미가 없다 치고 아예 무시할 것이 아니라면) 상세하게 탐색해 보면서, 비판과 동시에 진보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수많은 계기들과, 그리고 이미 여기저기 있는 수많은 대안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1. 인터넷과 대중의 직접 표현

인터넷: 개방의 구조

기술과 문화의 상호작용으로서의 인터넷-웹 환경의 변화는 무척 흥미로운 역사적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인터넷은 우리가 현재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문자 인터넷(The Internet)과 수많은 소문자 인터넷들(internets)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것은 네트워크(망)을 통해 통신을 하기 위한 약속, 즉 통신규약(protocol)이 어느 하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다양한 통신규약들이 공존했고, 그러다가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TCP/IP라고 하는 통신규약을 공통적으로 사용하면서 현재와 같은 인터넷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리고 웹은 TCP/IP 인터넷을 기반으로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WWW(World Wide Web)을 줄여서 부르는 용어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이 오늘날과 같은 놀라운 전 세계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이 TCP/IP의 최초 설계 디자인에 빚지고 있다. 그것은 end to end(E2E) 원칙인데, 간단하게 말하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이용자들의 응용프로그램을 위한 정보 처리 작업이 네트워크의 양 끝에 위치하고, 네트워크는 정보 전송 서비스만 제공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누가 무슨 목적으로 어떤 정보를 주고받는지 통제를 하지 않는다는 완전 개방 네트워크 설계를 의미한다. 이에 기초해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기술문화적 혁신들이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E2E 원칙은 현재(까지)의 인터넷의 열린 구조를 지탱하고 있고, p2p(peer to peer)방식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과 공유문화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 특히,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이나 오픈소스소프트웨어 개발의 과정은 인터넷을 통해 전면적으로 활개를 펴고 있는 집단적 생산과 공유 방식(commons)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문화적 충격: 직접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로서 인터넷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의 근간이 되어왔다. 공공영역(공론장)을 향한 대중의 직접 의사 표현은 인류 역사상 인터넷을 만나고서야 비로소 가능해진 듯하다. 인터넷은 그야말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나누고, 보태고, 고치는 과정에 있어서 새로운 공적·사적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이 되고 있다. 초기에 주목되었던 "민중의 매체"로서의 인터넷은 "미디어 통제의 역사 속에서 문화적 충격"(장여경, 2007)이었고, 놀라움 그 자체였다. 식민 통치와 군사독재를 지내며 개인의 의사표현은 그저 억압되기만 했던 환경에서, 인터넷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대중 표현의 유력한 미디어가 되었고, "세상에 없던, 세상이 기다리[던]" 광장으로서의 공공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의 지배적 매스 미디어와 다르게 인터넷은 익명성과 함께 편집자(혹은 전문가)라는 매개의 부재에 의한 직접 표현의 장이었다는데 가장 큰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서, 전문가나 미디어 기업에 의해 사실상 제한적으로 향유되었던 표현의 자유가 전자적 영역을 통해 대중적 차원에서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한국의 공공영역 및 공적 담론은 질적 성격을 달리하게 되었다.


미디어문화 산업, 정책, 운동의 상호작용

한국사회의 표현의 자유 확장은, 그러나 괴물과도 같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 문화 환경 덕분만은 아니다. 1980년대 후반의 형식적 민주화가 시작되는 동시에 상업적 미디어 문화가 확산되는데, 특히 1990년대 초반, 문민정부 들어 어느 정도 사회문화적 통제가 완화되고 영화와 게임 등의 문화산업 육성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1990년대 중후반에는 행정기구(공윤)의 검열이 철폐되고 각종 미디어문화 기구들의 개혁이 시도되면서 민간의 참여가 어느 정도 열리는 산업과 정책에서의 변화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낸 데에는, 한편으로 세계자본주의 체제의 주변부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과 구조조정의 도입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 민주화 운동과 미디어문화 운동의 지속적인 투쟁이 있었다. 1980년대부터 독립영화운동은 주류 방송이 눈 감은 사회적 이슈들을 기록하고 전하는 역사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한, 시청자운동이나 언론개혁운동 역시 주류 미디어 구조의 개혁과 함께 대안 미디어의 필요성을 현실화하려고 노력했다. 동시에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과 확산은 사회운동에도 새로운 소통 공간이자 유통 채널로서의 인터넷과 함께, 제작 수단으로서의 디지털 비디오 기술을 제공하였다. 특히 1996년을 기점으로 대중적으로 보급된 디지털 비디오(DV 6mm) 기술은 1987년에 도입된 홈비디오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독립적인 영상 미디어 제작자들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대중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생산수단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VJ 교육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기도 했고, 1980년대 말에 형성된 노동자 영상운동의 맥락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자체 영상 제작 집단들이 활성화되었으며, 웹캐스팅 기술이 소개되면서 독립적인 인터넷 방송과 그 주체들이 대거 등장함으로써 미디어문화 운동 진영은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총파업이라는 정치적 긴장과 함께 노동자 민중의 사회운동 차원에서의 미디어 활용도 이때부터 본격화되었다.

손수제작한 소프트 포르노그래피와 대중의 자율적 미디어문화

다른 한편, 디지털 제작 수단과 인터넷의 대중화에 있어서 하위문화의 다양한 실험들도 빼놓을 수 없다. 손수제작한 소프트 포르노그래피 역시 UCC의 역사의 일부이다. UCC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함께 터져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는 "UCC 배급로를 통한 음란 및 폭력물의 무분별한 확산 문제"(장병희, 2007)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UCC가 확산되고, UCC의 배급로가 만들어지고 산업화될 가능성까지 생겨나게 된 데에는 인터넷을 통한 소위 "음란물" 유통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멀게는 1998년의 "빨간마후라"나 1999년의 "O양 비디오"도 빼놓을 수 없다. 전자는 인터넷의 손수제작 영상물의 선도적인 실험이라고 볼 수 있고, 후자는 한국의 광대역 인터넷 인프라를 촉발시킨 문화적 사건이었다. 대중 자신의 직접 표현은 ‘몰카’와 ‘셀카’의 “음란한 판타지”의 한 형식으로 UCC를 선도했던 것이다.
다른 한편, 소프트 및 하드코어 포르노를 포함한 동영상이나 대중음악의 광범위한 파일공유 역시 대중들의 자율적인 인터넷 공유문화의 저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불법 다운로드”나 “해적질”, “도둑질” 등의 낙인이 찍혀왔다. 사실 지금 우리가 UCC라고 부르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던 것들이었는데, 이에 대한 태도가 불과 2-3년 전부터 양가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유튜브다. 다른 수많은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들 중의 하나였을 뿐인 초창기의 유튜브는 영화, TV 쇼 프로그램 등의 소위 “불법 게시물” 덕분에 인기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고, 2년 만에 1억 개의 동영상이 게시되고 1일 방문자 1천 만 명, 1일 페이지 뷰 1억 회, 1일 재생횟수 4천 만 회를 기록한 후 수십 억 달러에 팔려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상황이 그러다보니, 수많은 파일공유와 수많은 UCC들에 “불법”이라는 딱지가 붙여지고 저작권 소송까지 제기하며 매도되기만 했던 것이, 어느새 (최소한 인터넷 기업들에서는) 닷컴붐 이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UCC를 포함한 web2.0이 기대주가 되고 있는 중이다. 한편에서는 여전히 유씨씨의 90% 가 “저작권 미해결 콘텐츠”이고 “뜨기 위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것들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 신자유주의 유연착취와 말랑말랑한 웹

신자유주의 유연축적과 자율적 주체

1973년 석유파동으로 표출된 전 세계의 경제 위기는 그 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포스트-포드주의 혹은 신자유주의의 유연축적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과잉축적에 의한 자본의 확대재생산이 맞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축적체제로의 (경제적) 이행은 언제나 폭력적 구조조정의 과정을 수반하며, 그에 대한 급진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문화(좁게는 이데올로기)라는 매개를 통해서 이루어져 왔다. 세계 경제위기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축적 구조의 주요 특징은 (국민경제의 전면적 개방을 위한) 세계화, (국가의 시장 개입의 철폐를 통한 자본의) 자유화 혹은 탈규제화, (자본 운동의 새로운 대상으로서 사회간접자본 및 공공부문의) 사유화, (생산과정 및 노동자 고용의) 유연화, (자본 운동 전체를 주도하는) 금융화 등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1980년대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를 통해 새로운 경제 발전 논리로 전 지구적으로 관철되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된 데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가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자생적이고 효율적이며 이에 대한 규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소유자가 없으면 자원이 낭비된다’, ‘해고가 자유로워지면 채용도 쉬워진다’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합리화하는 관념들이 그것이다(강남훈, 2003).
이러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작용은 자본의 새로운 노동 주체 형성 과정에서 전형적으로 드러난다. 1990대부터 도입된 경영담론을 통해, "지식노동자" 개념이나 한국에서도 한 때 유행한 "신지식인"의 이미지를 통해 구체화된다.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자기혁신적 주체, 이러한 과정을 자율적이고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는 자율적 주체,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을 하나의 프로젝트로서 자신이 기획하는 기업가적 주체"(이규원, 2006: 16)가 정보와 지식의 생산을 통한 새로운 축적체제에 적합한 노동자 상으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신보수주의 이데올로기와 맞물려, 폭력적 구조조정과 심화된 착취 구조를 은폐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작동해 왔다. 그런데 새로운 주체의 상을 그려내고 장려하며 환대한 곳은 노동 현장만이 아니었다. 문화, 즉 다양한 삶의 영역 전체가 자본주의의 새로운 축적을 위한 가치 창출의 장으로 돌변해왔다. 그리고 이는 web2.0이 점차 지배적인 담론으로 채색되고 있는 인터넷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웹에서의 유연착취: web2.0

웹에서의 신자유주의적 "유연화" 전략이 관철되고 있는 지점이 UCC로 대표되는 web2.0이다. 2004년에 만들어진 이 용어는 상당히 애매모호한 개념이고, 지난 몇 년간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비지니스) 일반의 마케팅 용어가 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이것이 개방과 접근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의 양상인데, 가장 극렬한 변화의 지점이자 web2.0의 특징이 드러나는 부분은 인터넷에서 곧바로 만들어지고 공유되어 이용되는 (웹) 콘텐츠의 생산 방식에서이다.

 
 
 
 
web2.0을 "정보종획[운동]2.0”(info-enclosure2.0)으로 비판하는 클레이너(Kleiner)와 비릭(Wyrick)은 데스크탑 소프트웨어를 웹 어플리케이션(웹탑)으로 대체하는 것과 웹 콘텐츠 생산을 외부화(outsourcing)하는 것에 그 생산방식 변화의 핵심이 있다고 지적한다(Kleiner, Wyrick, 2007). 즉, 이용자들은 자신의 컴퓨터에 값비싼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설치하지 않고 브라우저로 인터넷에 접속한 상태로 (블로그, 위키처럼 곧바로 문서를 작성하는 등)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인터넷 기업들은 유급 노동자의 고용을 통해 만들어온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웹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들의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의 창작과 조직화를 이용자들에게 떠넘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용자 입장에서도, 고가의 소프트웨어 구입(이나 '해적질'하는 불편함) 없이 아주 간단한 조작을 통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게 된 이점이 있지만, 기업들은 생산수단을 고용한 노동자들이 아니라 아예 소비자에게 접근하도록 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클레이너(Kleiner)와 비릭(Wyrick)은 이를 공동체가 창조한 가치(CCV, Community Created Value)의 사적인 약탈 혹은 전유(Kleiner, Wyrick, 2007)라고 비판한다. 그 단적인 예는 또한 유튜브가 제공해 주고 있다. 미국의 보수 잡지 타임에 의해 2006년 "올해의 인물"이 된 '당신’(U)에게, 그 해 11월 ("올해의 발명품"인 유튜브를 통해) 16억 5천만 달러에 구글(google) 기업으로 팔려나갈 때, 얼마의 주식이 배당이 되었을까? 유튜브의 가치는 그 사이트의 개발자나 경영자가 창조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비디오를 올린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임에도, ‘당신'에게 돌아간 것은 0이었다(Kleiner, Wyrick, 2007).약탈치고는 유연하고 세련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web2.0의 가장 큰 특징은 콘텐츠 생산(가치 창출) 방식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얼핏 보면 콘텐츠 생산의 민주화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중앙집중화된 통제 하에서 유연적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 이 콘텐츠들은 자본의 소유이고 사적 재산이 된다(Kleiner, Wyrick, 2007). 이는, 완전 개방 구조로 설계된 네트워크 인프라에 기반한 탈중심적인 p2p 생산의 잠재력을 말살하고, 수많은 이용자 공동체들이 만들어낸 공동의 생산수단인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무단 전취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덧붙여, IT산업의 노동자들은 비정규직화되는 것과 함께, 컨텐츠 생산이 이용자 쪽으로 외부화되면서, 고도의 프로젝트 기획과 지식 노동에 시달리며 점점 더 심해지는 노동 강도의 강화에 맞서는 상황이다(이규원, 2006).

세계적 현상으로의 web2.0과 역사적 현상으로서의 종획운동2.0
인터넷 자체가 전지구적 네트워크이니만큼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비즈니스)를 가리키는 web2.0 역시 곧바로 세계적 현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며, UCC라는 말 자체는 주로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그 용어야 어떻든 이 역시 세계적인 동시 현상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동시 현상은, 사실상 인터넷 시장에서의 다국적 미디어 기업들과 인터넷 기업들의 자본투자와 인수합병 과정을 동반하여, web2.0 자체가 현재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흐름 안에서 탄생한 것임을 상기해볼 때 자연스러운 행보이다. 구글 기업이 유튜브를 비롯해 갖가지 소규모의 독립적 인터넷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는 것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야후를 인수하려고 시도하는 것 역시 놀랍지 않다. 거대 글로벌 복합 미디어 기업들 역시 수직적/수평적 통합을 통해 온갖 상업적 콘텐츠와 플랫폼을 확보하고 새로운 이윤창출의 시장 확대를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에 기반해 있는 복합 미디어 (인터넷) 자본의 운동은 포스트 포드주의, 신경제, 신자유주의 세계화 등이 상호 교차하는 후기자본주의 시대에 새로운 자본 축적의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web2.0에 빗댄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역사에서의 두 번째 종획운동(enclosure2.0)으로 파악된다. 첫 번째가 16세기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소농 공동체의 공동 경작지, 그리고 소규모 농지 소유자의 땅까지 법령을 만들어 사유화하는, 자본의 역사적 시초 축적 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다면, 두 번째는 오늘날 “공적 의사표현과 창의력이 표출되는 공간이나 통로"(쉴러, 1995: 139)가 또한 그렇게 자본에 의해 사유화되고 있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명확하게 구분선이 있는 건 아니지만, 콘텐츠 생산의 측면에서 유연전문화, 그리고 콘텐츠 유통의 측면에서는 저작권이라는 법제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결국, 현재 미디어문화의 생산과 분배 영역에서의 힘의 작용은 전면적인 상업화를 통해 비주류적이고 독립적인 문화생산에 대한 전유와 파괴의 동시적 과정이고, web2.0으로 상징되는 현 시기 인터넷 그리고 미디어 융합 과정에서 자본의 끊임없는 시초 축적, 곧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가 신제국주의의 특징으로 명쾌하게 표현한 "강탈에 의한 축적"에 다름 아니다.


3. ‘시민 미디어'의 식민화와 UCC

'시민 미디어'의 포섭: VJ
web2.0 중에서도, 특히 시청각미디어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어보자. web2.0의 대표 선수가 되고 있는 UCC가 최근의 것들이라면, 이미 1990년대 중후반부터 시민미디어라는 이름을 가진 몇 가지 앞선 사례들이 있었다. 두 가지를 먼저 살펴보자. 우선 UCC와도 유사한 발달 경로를 가지고 있는 VJ다. “비디오 저널리스트”(VJ, Video Journalist)라는 말 자체는 1980년대 후반에 생겼지만, 그것이 의미한 독립적인 비디오 뉴스 제작 활동은 1970년대 미국과 캐나다의 공동체텔레비전이나 케이블액세스센터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미디어 활동, 한국의 경우라면 1980년대 후반의 독립다큐멘터리나 노동자뉴스 제작에 기원한다. 1988년, 이 용어를 만들기도 한 미국의 CBS 뉴스 프로듀서였던 마이클 로젠블럼(Michael Rosemblum)은 스스로 VJ가 되어 화질이 개선된 8mm 소형 비디오카메라를 사용하여 방송 뉴스 취재의 새로운 제작 시스템을 몸소 만들어냈다(김수정, 2004: 20-1). 1996년 일본에서 6mm 소형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되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루고, 곧이어 주류 방송사의 저비용 제작 인력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1인 제작 시스템으로도 알려진 VJ는 초기의 독립적인 영상 저널리스트로서의 의미는 서서히 실종되고, “소형 비디오카메라를 가지고 방송국이 원하는 내용을 촬영해 영상을 제공해 주는 카메라맨”, 한마디로 주류 방송사에 “값싼 영상 제공자”(김수정, 2004: 13)로 전락하게 된다.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은 여전히 독립적이고 대안적인 미디어 제작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고, 그 외의 다양한 독립적인 뉴스 제작 시스템과 고용되지 않은 제작 주체들 역시 미디어 제작과 사회적 의사 표현에 있어서 시민 참여 미디어의 사례를 발전시켜나갈 수도 있었지만, 결국 주류 미디어산업의 “유연전문화” 제작 시스템 도입과 맞물리며, 방송 산업 내로 포섭되어 현재까지도 제작 인력과 비용의 아웃소싱을 위한 주요 공급처가 되고 있다.

인터넷 '시민 미디어'의 상품화: 오마이뉴스
UCC에 던지는 교훈이 의미심장한 또 다른 하나의 사례는 이미 UCC에 기반했던 오마이뉴스다. 2002년 2월, '시민기자제도'를 특징으로 하는 시민참여 미디어 모델로 주목 받으며 창간한 오마이뉴스는 인터넷의 종합일간지 체제를 구축하고 사실상 제도권 주류 미디어로 진출했다. 오마이뉴스 역시 (뉴스) 생산 주체의 외부화 혹은 유연전문화의 차원(시민기자, 더 나아가 시민미디어)에서 뿐만 아니라, 웹에서 (방송보다는 훨씬) 개방적이고 참여적인 도구와 생산과 유통의 공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주목되었다. 자타가 공히 오마이뉴스를 UCC의 대표주자 혹은 선도주자로 보고 있는 듯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의 ‘더 타임’이 2006년 말 "올해의 인물"로 "당신"(U)을 뽑을 때, 오마이뉴스를 대표적인 UCC 사이트의 하나로 선정하고 "세계의 시민참여 저널리즘을 선도하고 있다"며 한 시민기자를 인터뷰해 싣기도 한 바있다.
시민기자를 수출 상품화하여 일본에 이어 유럽으로 진출하고 있고, 오마이뉴스 자체가 글로벌 기업화하려는 행보가 성공적인 듯한데, 오마이뉴스는 한국사회가 1980년대부터 이루어온 미디어 개혁과 참여적 미디어 구조를 위한 운동의 성과에 기초한 "시민 [참여] 미디어"를 상품화하여 주류 미디어 시장에 한 위치를 점하게 됐지만, 이에 대한 가시적인 비판은 많지 않다. 단적인 예로, 2006년 10월 말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가 쓴 '좋은 기사 원고료주기' 시스템이 특허로 등록된 것도 아이러니다. 시민 미디어의 개방, 접근, 참여는 진작되어야 하지만, 그 시스템 자체는 로열티를 받고 이용 허락을 내줄 수 있는 사유물이라는 얘기겠다.
불과 얼마 되지 않은 VJ 나 오마뉴스 사례를 볼 때도 그렇지만, 전통적인 매스 미디어나 온라인 미디어에서 조금씩 열려져온 (시민) 참여 구조의 양상은 새로울 것도 없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역사에서 계속 반복되어온 대중의 창조와 공유의 실천(commons)이 자본과 국가기구에 의해 전유(enclosure)되는 양상을 똑같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참여적 미디어가 활성화된 것이 기업 미디어의 소유 및 지배 구조로부터 독립된 미디어 생산수단의 대중화, 공공영역 확대, 자율적 주체의 형성에 (전부가 아니라면) 부분적으로 기인한 것임에도, 곧이어 미디어 자본에 의해 포섭되고 재전유 되는 상황을 반복해왔다. UCC 는 이러한 '시민 미디어' 식민화"(조동원, 2006) 과정에서 예외일 수 있을까.
UCC는 대중문화의 장에서 미디어문화 차원의 사회운동과 자본 논리 간의 경합이 일정하게 타협하며 수렴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UCC는 (한국의 경우 특히 포털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이용문화가 지배적인 형태가 되면서) 인터넷 비디오의 제작과 유통의 손쉬운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했던 것이 직접적이겠으나, 이러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활용하는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전의 대안적인 미디어문화 운동과 비주류 문화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운동과 산업과 정책의 상호 작용은 그러나 적절히 균형을 이루며 타협하고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그 타협과 수렴은 자본의 “강탈에 의한 축적”이 인터넷에서도 예외 없이 벌어지고 있는 과정이다.

4. 대안의 실마리

현재 인터넷 자체가 개방과 접근과 참여를 독려하면서도 정치적으로나 상업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역설을 극대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인터넷 진화의 다른 말인 web2.0으로 개방, 접근,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인터넷 자체가 통제되고 있고 그 통제의 범위 안에서만 그러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UCC에 대한 자유주의적인 자기표현의 강조 대신 신자유주의적으로 '관리되는 자기표현'으로 보는 것이 옳고, 특히 한국에서는 상업 포털들을 통해서(만) UCC가 제작되고 유통되면서 상품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때, "자본의 필요에 의한 의사표현"(김완, 2007)으로 수렴하는 힘이 세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아무리 포털로 대표되는 폐쇄회로에 갇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아직은 개방적인 인터넷에 기반해 있고 새로운 네트워크 도구들이 열어놓은 가능성에 따라, '이용자'들의 집단적 협력 과정은, 자본 - 기업의 서비스 전략 속에 모두 계산해 넣을 수 없는 비정형성과 예상하지 못한 반대 방향의 생산력을 폭발시키기도 한다. 유연착취의 의도가 개입되어 설계된 서비스 시스템이더라도, 실제 이용 과정의 우연성과 비예정성은 유연함 이상의 미끄러움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용자"로 불리는 다양한 주체들이 이러한 제약과 착취에 일방적으로 복속되고 있기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조직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이에 대한 저항과 대안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UCC를 통해 드러나는 현재의 미디어문화가 갖는 모순과 균열 지점들을 따라 부단히 대항과 생성의 힘을 발견하고 발명해야 할 실마리이기도 하다.
다시, 대안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우선, 지금까지의 논의는, UCC의 전유와 재전유 일련의 상호작용은 미디어문화 생산 및 공유 영역에서 벌어지는 헤게모니 투쟁으로 보자는 것이다. 미디어문화 영역에서의 이 헤게모니 투쟁을 이해하는데 한스 엔첸스베르거(Hans Magnus Enzensberger )의 논의가 도움이 된다. 그는 1974년에 낸 “의식산업”이라는 책의 "인간의식의 산업화"(the industrialization of the mind)를 다루는 부분에서 인간 의식까지도 산업화하는 문화산업이 인간 의식을 피폐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문화산업의 근원이 되면서도 지배 체제가 완전히 제압할 수 없는 인간의 속성 또한 인간의 창조력(creativity)이기 때문에, 바로 여기에 문화산업의 지배체제에 의해 전유되고 이용되더라도 계속해서 저항과 변화의 잠재력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즉, 인간의 창조력은 “의식산업”(인간의 의식이 문화산업에 의해 상품화되는 모든 방식들)에 의해 착취되면서도 그에 저항하고 재전유하는 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를 둘러싼 지속적인 헤게모니 투쟁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상황은 일관되게 더 많은 이윤창출을 위한 신자유주의 유연착취가 무리없이 작동하고 있는 것만도 아니고, 제약과 억압의 과정 없이 참여적이고 민주적인 미디어문화가 생동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완전한 지배도 없고, 순수한 대안도 없다. UCC는 미디어문화 생태계에 적대적으로 공존하는 여러 사회적 힘들이 다투며 새로운 가치 형성 혹은 가치의 새로운 구성이 이루어지는 와중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미디어문화 영역의 헤게모니 투쟁 과정에서 대안을 찾는 일은, 한편으로 기존의 사회운동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보다 강화되는 통제와 억압이 작동하는 지점들에서 보다 섬세하고 분명한 사회변화의 의제들을 개발하고 진전시켜나가는 전략과 실천의 모색 속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조직적인 형태는 아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역동적이고 자율적인 생산과 공유의 움직임이 퍼져나가는 모양새를 따라 그리며 가능할 것이다. 그리할 때, 우리 공동의 창조적 자산이 강탈되고 발전의 수많은 궤적들이 폭력적으로 억압되며 생산에 대한 경험과 의식까지도 상품화되는 과정을 폭로하고 막아내면서, 풀뿌리 미디어문화 저변에 존재하는 공동체 커뮤니케이션이 더 많이 활성화되고, U, C, C 각각에서 더 많은 자유와 공유, 그리고 평등의 문제가 정치적으로 의제화되고, 공유자산의 확보와 확산을 위한 대안들의 분산적이면서도 조직된 네트워크들이 확장된다면, 집단적 창조력은 신자유주의 미디어문화를 내파할 수 있을 것이다. □


주)
1. Transmission Control Protocol/Internet Protocol의 약자임.
2. 초기 인터넷의 설계를 디자인한 사람들의 기술적 논의를 직접 참조해 볼 수 있다: J. H. Saltzer, D. P. Reed and D. D. Clark. ACM Transactions on Computer Systems, vol 2(4), November 1984.

3. 사이버 법이론가이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 대표인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에 따르면, E2E 원칙은 인터넷 발전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첫째, 응용프로그램은 네트워크의 끝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은 네트워크에 대하여 고려할 필요 없이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둘째, 인터넷은 특정한 응용프로그램에 대해서 최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상상하지 못하는 미래의 기술혁신에 대해서도 개방되어 있다. 셋째, 인터넷은 어떤 패킷도 차별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의 응용프로그램에 위협이 되는 새로운 응용프로그램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Lawrence Lessig, The Future of Ideas: The Fate of the Commons in a Connected World, Vintage Books, 2002; 강남훈, 2003에서 재인용).
4. 그러나, 이러한 완전한 개방과 접근의 열린 인터넷 환경이 중앙의 통제와 위로부터 관리되는 위계 구조와 만나게 된 것은 1991년 3월, 미국의 연방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인터넷의 상업적 이용을 허락한 이후 가속화돼왔다. 이제 수많은 사람이 인터넷의 첫 '관문'으로 거치고 있는 상업 포털들이 바로 이러한 중앙 통제적 인터넷 환경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5. "과거 언론과 출판 환경에서는 편집자가 사실 정보를 확인하고 가치가 검증된 예술 작품만을 선택하였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표현물'이 세상에 유통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편집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이 직접 표현물을 생산하고 유통시킨다"(장여경, 2007).
6. "NBC TV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동영상 클립이 사이트에 올라오면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 클립이 유튜브에 올라오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아지자 NBC 측은 이들을 삭제하라고 요청한다. 그 이후에는 스포츠, 뉴스, 특집 프로그램, 드라마, 뮤직 비디오 등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ZDNet korea, 2006년 10월 24일자).
7.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의 말이다, , 정보통신부, 2007-05-23
8.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새로운 주체 형성이 생산과정의 노동자주체뿐만 아니라, 자율과 책임의 능동적인 시민이라는 정치적 주체, 그리고 자기계발상품을 소비하는 일상적인 개인주체 등으로 확대되며 신자유주의의 정치적 합리성까지 이르는지에 대한 연구도 흥미롭다(서동진, "자기계발의 의지, 자유의 의지 : 자기계발 담론을 통해 본 한국 자본주의 전환과 주체형성", 연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5; 이규원, 2006: 15에서 참조).
9. 팀 오랄리(Tim O'Reilly)가 창안한 용어인데, 인터넷의 2세대 서비스를 통칭하는 것으로, 온라인 협력과 이용자들간의 공유를 특징으로 하는 쇼셜 네트워킹 사이트들, 위키, RSS 등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이 예로 제시된다.
10. web2.0은 히트를 치자마자, 인터넷을 넘어서 다양한 사회 부문에 적용되고 있다(단적인 예로 권기덕, “웹2.0이 주도하는 사회와 기업의 변화, 삼성경제연구소 CEO Information 제588호, 2007년 1월 참조). 한가지 흥미로운 사례는 "모바일 web2.0"이다. 이것의 특징은 "풀브라우징"의 도입인데, 모바일에서 웹을 접근하는 방식이 (인터넷과는 정반대로) 현재까지도 특정한 포털을 통해서만 가능한 폐쇄적 구조였다(SKT 가입자라면 핸드폰으로 네이트온의 서비스만 접근할 수 있다). 그런데, 모바일에도 web2.0을 도입한다며 특정 포털 서비스로 국한하지 않고 개방적이고 참여적인 웹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융합미디어 도입의 최대가 이슈가 되어온 IPTV 역시 “폐쇄적 영상전송시스템” 형태로 설계되어왔는데, 2007년 5월 느닷없이 등장한 "DTV 포털"(가전ㆍ콘텐츠업체 10개사 포럼을 만들고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TV 서비스)은 개방형을 채택하여 멀티미디어 홈네트워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우스운 것은, 기술적으로는 폐쇄적이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구조가 융합미디어의 콘텐츠와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이합집산과 서비스 전략에 따라 퇴보하기도 하고 불행중 다행으로 원점으로 돌아오기도 한다는 점이다. 사실, 방송산업 자체도 1920년대 등장할때부터 기술적으로는 오픈 스펙트럼(주파수 개방)이 가능했기 때문에 주파수 사유화를 통한 방송의 독과점 구조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주장은 지금까지의 방송산업과 방송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오픈 스팩트럼(open spectrum)에 대해서는, 초기 인터넷의 완전 개방 설계에 참여하기도 했던, 데이비드 리드(David P. Reed)의 "”(2001)와 데이비드 바인베르거(David Weinberger)의 “”(2003) 참조.
11. web2.0의 신화와 다름 없는 구글(google) 기업이 우리의 의식을 포함해 10여 가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논평도 흥미롭다. 그에 대한 댓글 중 하나는 수 년 후에 구글기업이 인터넷 자체를 소유하는 게 아니냐는 농담도 있다(Adam Ostrow, “, Mashable: social netwoking News, 2007년 6월 참조).
12. 2007년 초, 유튜브는 UCC 이용자(저작권자)에게 수입을 분배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UCC 웹사이트의 콘텐츠가 누구의 소유인가, 누가 저작권을 갖는가의 문제는 지속적인 논란거리였다. (Kate Bulkley, “”, The Guardian, September 21, 2006 참조).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상업 UCC 포털 사이트들은 이용약관을 통해, UCC의 저작권은 그것을 만들어 올린 '이용자'에게 있지만,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그 제휴사들이 그것을 무상으로 상업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13. 자유/오픈소스소프트웨어로 개발되어온 리눅스, 아파치(Apache), PHP, , Python 등은 web2.0 그리고 웹 자체의 근간이 되고 있다.
14. 인터넷이 처음 등장한 1970년대, 그 누구에 의해서도 소유되거나 통제되지 않는 분산적 네트워크(distributed network)인 유즈넷(usenet)이 있었다. 이를 통해 토론(포럼)이 호스팅되고, 이미 '아마추어' 저널리즘이 존재했으며 , 자유롭게 사진과 파일을 공유해왔다(Kleiner, Wyrick, 2007). 그러나, 인터넷이 1991년에 상업화되기 시작한 이후 자본의 사유화와 유연 축적 전략은 현재의 web2.0으로 발전해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5.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현재의 "신제국주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자본주의의 논리'와 '권력의 영토적 논리'가 모순적으로 작동한다고 보고, "공간적 조정”(spatial fix)과 "강탈에 의한 축적”(accumulation by dispossession)의 개념을 통해 그 작동 과정을 보였다. 특히, "강탈에 의한 축적"은 언제나 국가권력의 강력한 후원 하에, 맑스가 분석한 자본의 시초 축적 과정이 현재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고(소농 인구의 교체와 무토지 프롤레타리아의 형성, 물과 같은 천연자원들의 사유화, 대안적 형태의 생산과 소비의 억제, 국영산업들의 사유화, 성매매 등의 노예제의 유지 등), 금융자본에 의한 투기자본의 침탈, WTO의 TRIPs나 FTA에서 볼 수 있는 지적재산권 체제 강화, 문화와 역사와 지적 생산물에 대한 대대적인 강탈이라는 새로운 형태들까지 포함한 폭력적 축적 방식을 가리킨다(하비, 2005: 142-5). 인터넷에서의 종획운동, 그리고 데이비드 하비가 말하는 "강탈에 의한 축적"과 관련해서 클레이너(Kleiner)와 비릭(Wyrick)은 상당히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런 말이 있지도 않았지만) web1.0 시기, 즉 1990년대 말의 닷컴붐은 웹의 인프라를 소유하는 것에 집중되고, 독립적인 소규모 인터넷 서비스 제공기업들을 통합하고 파괴해왔다. 그들이 보기에, web2.0은 닷컴붐에 이은 두번째 벤쳐투자붐으로서, 한마디로 인터넷의 p2p 네트워크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다. “당신과, 당신의 컴퓨터와 그리고 당신의 인터넷 연결을 중앙집중화된 서비스로의 연결에 의존하게 하고, 이를 통해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생산력)을 통제하고자 한다. 즉, 자유로운 또래간의 직접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절멸시키고, 전일적인 '온라인 서비스'로 되돌리려는 것이다”(Kleiner, Wyrick, 2007). 공유지(commons)였던 유즈넷(usene) 따위는 잊혀지고, 좇겨난 정보-프롤레타리아트들은 web2.0의 기치를 내건 새로운 정보-사유지의 주인을 위한 소외된 콘텐츠 창작 노동을 제공하도록 강제되고 있는 것이다.
16. 안해룡, 무엇이 진정한 비디오 저널리스트인가?, 제3회 서울다큐멘터리영상제 VJ포럼 자료집, 1999; 김수정, 2004: 13에서 재인용.
17. Hans Magnus Enzensberger, The Consciousness Industry, New York: The Seabury Press, 1974; 쉴러, 1995: 140에서 재인용


[ 참고 문헌 ]

[한글 책, 글]
강남훈(2003), "광장으로서의 인터넷: 인터넷과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사회경제평론. 제21호
김수정(2004), 'VJ'는 누구인가? : 한국의 'VJ' 현실과 6mm 제작 시스템, 한국언론재단
김완(2007), "의사표현의 권리와 제도 개혁의 과제", 신자유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문화운동의 새로운 프레임 - 문화권 토론회, 제2회 "자유권_표현/창작권 "표현하므로 존재한다" 자료집
이규원(2006), 지식노동자의 주체형성연구, 연세대학교 문화학과 대학원 석사논문
장병희(2007), "UCC 채택 영향요인 분석: 통합적 접근".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제2차 세미나
장여경(2007), "인터넷 감시와 표현의 자유", 신자유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문화운동의 새로운 프레임 - 문화권 토론회, 제2회 "자유권_표현/창작권 "표현하므로 존재한다" 자료집
조동원(2006), "우씨! 거들떠도 안보더니 이제 유씨씨(UCC)가 살 길? - 시민 미디어 식민화와 그 저항까지 넘어서...",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액트] 37호:

[번역 책, 글]
허버트 쉴러(1995), 양기석 옮김, 문화(株) - 공공의사표현의 사유화, 나남출판

[한글 온라인 기사, 칼럼, 정보]
송관호, “UCC의 생산과 소비규범”, 정보통신부, 2007년 5월 23일: = (2007년 5월 23일 접속)
ZDNet korea, "유튜브, 저작권 침해자 비보호 방침”, 2006년 10월 24일자: (2007년 6월 8일 접속)

[영문 온라인 기사, 칼럼, 정보]
Bulkley, Kate(2006), “”, The Guardian, September 21
Kleiner, Dmytri, Wyrick, Brian(2007), "InfoEnclosure 2.0", Mute magazine - Culture and politics after the net: (2006년 10월 접속).
Saltzer, J. H., Reed, D. P., Clark. D. D.(1984), End-To-End Arguments in System Design, ACM Transactions on Computer Systems, vol 2(4): (2007년 5월 14일 접속)
Ostrow, Adam “My Soul, and 10 Other Things that Google Owns”, Mashable: social netwoking News, June 1, 2007: (2007년 6월 3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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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남녀 고용평등 ucc 공모전

경인지방 노동청에서 함께하는 남녀 고용평등에 관련한 ucc 영상을 831일까지 공모한다는...
이건, 공익 캠페인 차원에서 UCC를 활용하는 ...
- 시상해서 돈을 주고...
- 노동청의 홍보자료를 위해 사용되고...
- 대형 상업 포털의 카페를 이용하여 접수 받는 형태...

관련카페:
함께하는 경인청 고용평등: cafe.daum.net/kiucc

아, 맞다...
아프간에 피랍된 사람들의 가족들이 무사귀환을 비는 UCC를 만들기로 했다는 뉴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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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펌: [공익광고]배려가 있는 주장 → 배려를 안받는 공권력


반노동기업 이랜드 반대(http://antieland.tistory.com)에서, 이 블로그 페이지 제일 윗쪽 오른쪽의 "반노동기업 이랜드 반대"라는 리본 다는 걸 어떻게 하는지 보러갔다가(진보 블로그에서 저 리본 달기 방법은 여기: http://blog.jinbo.net/aumilieu/?pid=515), 아래에 동영상도 보고... 한 번 옮겨본다... 다음 플레이어를 임베드 하기는 싫지만...
출처: http://antieland.tistory.com/8

재밌는데.... 뭐랄까... 공익광고 - 현실의 충돌, 퍼포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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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축전이라~

한국진보연대(준)의 "상상을 초월하는 UCC 축전"에 대한 기획을 보면서 다소 황당하나, 워낙에 지난 5월인가, UCC 워크숍에서부터 목격한 것이라 큰 동요는 없었다...





기획안: http://jinbocorea.org/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73


이에 대한 문제점들을 간단하게 생각해 볼까나...


1.
무엇보다도 먼저, 비판/비평 작업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 없는데, 그것을 통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생기는 것 중의 하나는, 비판/비평하면서 그 대상을 한 번 더 선전/홍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말의 비판의 내용은 오간데 없고, 홍보해 주는 꼴이 되고 마는 일들이 종종 있는데, 이게 늘 독립이나 대안이 주류에 대해 갖는 비판적 행위에서 걸리는 부분인데... 한국진보연대(준)이 결국 뭐하자는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5월의 "진보진영 UCC 워크샵, 현시기 진보진영 인터넷 사업의 과제와 전망" 때도 그랬고, 이번의 UCC 축전도 그렇고, 비판의 의미는 별로 없고 그 홍보의 효과가 있을 것 같으니, 참...

2.
왜냐면,
이미 이 지경까지 기획이 나갔으면, 아무리 비판해도 그냥 할 것 같아서 그렇고,
비판만 하는 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살짝 지양하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적인 기획, 주류 UCC에 대한 대안의 기획과 사업/활동을 가지고 충돌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매연만 펄펄...


3.
그래서, 간단하게만:
우선, "진보진영 UCC 워크샵, 현시기 진보진영 인터넷 사업의 과제와 전망"
유씨씨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과 시도들이 가열되고 있는 듯 한데, 이른바 "진보진영"의 논의와 입장은 왜 없을까... 이럴 때 마침, 이러한 워크숍이 있다는 것이었고... (그리고, 미디액트에서 나온 융합미디어 대응 전략에 대한 보고서에 부분적으로 다뤄진 것 정도 - 아직 웹사이트에는 보고서가 업로드 안 되어 있는 듯)

"진보진영 UCC 워크샵, 현시기 진보진영 인터넷 사업의 과제와 전망"
http://www.jinbocorea.org/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21
프로그램을 보면 대충 어떨지 알것 같지만서도, 한 번 가보고, 정리를 좀 해보려고 했는데,
첫 섹션 끝나기기 무섭게 뛰쳐나왔다는...
첫번째 강의 비슷한 발제에서는: web2.0이 중요하다, 우리도 빨리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MS 모델보다는 구글 모델을 참조하면서)... 자료집에 실린 뒤의 토론문들도 엇비슷하고...
수많은 문제점들을 메모하느라 바빴는데, 뭐 대충 종합적으로 보자면:
공개, 접근, 참여, 그리고 워낙에 '공동체' 등이 더 이상 운동(만)의 의제가 되기 힘들다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얘기가 되었다... 웹2.0 그리고 그 단적인 예로 UCC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러한 말들이 마케팅 용어로 잘도 사용되고 있는데, 운동도 이런 식으로 얼렁 가자는 기조는... 참.
왜냐면, 무엇보다도 현재 인터넷 자체가 실제로 그러냐(개방, 접근, 참여 등)? 하면, 그렇지 않기 때문에... 기업 독점 소프트웨어의 시장 장악이나 망중립성에 대한 얘기까지 안가더라도) 인터넷실명제도 그렇고, 통신비밀보호법도 그렇고,댓글 금지가 거론되는 것도 그렇고, 그리고 저작권(더 크게는 지적재산권)을 통한 인터넷 자체에 대한 억압의 상황... 한편에는 이렇게 억압적인 통제가 가해지고, 다른 한편에는 새로운 가치들이 제기되는 모순적인 두 경향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진보진영"의 "진보적" 관점이 무엇일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할 텐데...

4.
그리고, UCC 축전이라...
"취지 : 진보진영의 UCC 활동 활성화와 국민과의 활발한 소통과 교류를 하기 위함"

UCC에 대한 도구적인 관점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국민"들의 UCC 활동과는 어떻게 소통할 거냐에 대한 쌍방 교류의 관점이 없는 듯... 그럴려면,
"국민"들의 UCC 활동을 어떻게 볼 거냐에 대한 변화하는 대중 미디어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명칭 : 상상을 초월하는 UCC 축전 (약칭 UCC 축전)"

왜 상상을 초월하는지가 애매모호하고, "상상을 초월하는"(KT&G ?)과 "축전"(통일 축전?)이 잘 어울리나 싶고... 처음에 딱 봤을때, 정통부가 주최하고 나선 제1회 대한민국 UCC 대전(http://www.koreauccfest.kr/)과 헤갈리기도 했다...

 

"후원 : 미디어 다음, 민중의소리"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 더 많이, 이렇게 독(과)점 기업과 진보적 미디어가 함께 보조를 맞추는 광경을 보게 될 것 같다...

아무리 후원해도 그렇지, 응모 방법에서 결정적인... : 미디어 다음 TV팟(UCC작품을 미디어 다음 TV팟에 올리고 나서 참가신청서를 한국진보연대(준) 이메일 jinbocorea@hanmail.net에 접수)

"진보진영"의 UCC(콘텐츠)는 있는데, 왜 독자적인 "진보진영"의 플랫폼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을까... 상업적이지 않은 수많은 "진보진영"의 UCC를 왜 후원 몇 푼 받고 다 독점 기업에 팔아넘기려고 하는 걸까...
하 다못해, 미디어 다음의 TV팟에 이를 위한 전용 채널 하나 만들지 않고, 무작정 TV팟에 올리는 것이 응모 방법이라니... 이건, 네이버 말고 다음에 UCC 더 많이 올리라고 "진보진영"에서 나서서 홍보해주는 것 말고 무엇일까...

"주제 : 일상의 다반사, 세상을 바꾸는 감동적인 이야기"
예시) 우리 APT에 걸린 한미FTA무효 현수막
      한반도 평화와 주한미군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내가 바라는 대통령
      내가 겪은 농촌활동
      친구들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
      청소년의 끼와 장기
      여행, 등산 등 생활정보
      나도 우리 동네 스타
      기타 자유소재


주 제는 좋다... 이 기획에서 그나마 나은 항목... 하지만, 이러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꼭 UCC를 빌어서, 상업적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건지... UCC이전에도 해왔고, UCC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독자적인 기획... 아니면, UCC라는 대중 미디어문화에 휘둘린다기보다, 이를 우리의 맥락으로 끌어와 적절히 활용하는 기획은 왜 안 되었을까...


"응모 자격 : 대한민국 사람은 누구나"
대한민국 사람? 대만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만?

아이고, 이 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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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대안미디어캠프2007을 보며...



성공회대 대안언론실천모임 청개구리에서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는 "2007 대학생대안미디어캠프"
http://club.cyworld.com/altmedia

이 신선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몇 가지 있어서...



무엇보다도,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기획이다 싶은 생각이 확 듭니다.
편의상 굳이 나이로 치자면, 10-20대 분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조직화의 차원에서 그렇습니다. 다음세대재단에서 지원을 받은 모양인데, 이 지원 과정에 대한 내용도 어느 블로그(ASIN BLOG)에 있네요: http://communication.tistory.com/303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차원에서 전국 공동 행사로 년 2회의 워크숍을 하고 있잖습니까... 이와 함께, 이러한 "캠프" 혹은 유랑과 같은 자발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공동 기획이 가능하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번뜩 듭니다. 지역 차원에서는 전국, 문화적 차원에서는 다양한 사회운동의 우리 네트워크에 기반한 다양한 형태의 기획들이 있을 듯 한데...

또 한 가지의 생각은,
(인구학적인 근거만 있을 뿐이지만) 이 10-20대 분들의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고 있는 인터넷: 특히,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관계맺기 사이트들"(social networking sites) 자체를 어떻게 "대안 미디어" 도구이자 공간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전무했다는 점입니다.
이들 사이트들에 대한 문화산업/정보통신산업 차원의 분석들은 있었고... 진보적인 관점에서 몇 가지 블로그의 글들이 이를 다루어 왔지만 말입니다. 최근에 나온 책인 듯 한데: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라는 책을 공동으로 집필하기도 한 임승수(reltih.jinbo.net)씨가 <나는 지금 싸이질로 세상을 바꾼다> - "싸이월드에 관한 문화비평 및 진보적 입장에서 바라본 싸이월드의 이야기"라는 책을 낸 것도 눈에 띄기는 합니다만: http://paper.cyworld.com/chamworld
꼭 "싸이질"이었어야 할까 생각도 많이 들고... 즉, 이러한 대형 상업 포털들의 인터넷 서비스 자체가 갖는 독점(화) 기업의 성격(그 소유와 콘텐츠 통제의 측면에서)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이 "대안미디어캠프"에 대한 정보가 모아지고, 의견이 오가고, 새로운 조직화가 이루어지며, 네트워킹되는 곳도 싸이 클럽이네요...
여기에 보니까, 이 대안미디어캠프에 대한 홍보 동영상도 소위 "UCC"라는 형태로 올라와 있고 재밌게 봤습니다만: http://video.cyworld.com/S26/20070620110515279223
이걸 보면서... "대안 미디어"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고 이야기하는 비디오인데, 싸이월드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콘텐츠라니...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더라는... 아이러니하게도... 방송이나 영화과 비교해 볼 때, 인터넷에서는 독립적인 제작-배급-공유와 관계맺기(자기조직화, 상호조직화)의 도구와 장들이 훨씬 널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여기에 대안 미디어운동이 갖는 또 하나의 공백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저의 생각은, 대중적인 상업 포털들을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독립적이고 대안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 계속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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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인물: 당신(U)!

미국의 잡지, "시대"(the time)?가 2006년, 올해의 인물을 당신이라고 했네요..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블로그나 온라인비디오 포털(이름도 youtube) 등에 올리고 해준 당신...
감사하다는 거죠... 돈도 안 들이고 콘텐츠 만들어 내 맘대로 할 수 있게 해주고...

이에 대한 하나의 논평은, (인터넷) 접근의 불평등한 조건에 대한 철저한 무시...

그것도 그렇고, 이제 운동, 특히 미디어운동은 "참여"라는 하나의 의제를 잃은 것일까요...
워낙에 자유, 민주, 정의부터 해서 참여 역시 정권들에 의해 그 뉘앙스가 완전 싫게 바뀌어왔던 터이지만, 그래도 이건 함께 투쟁하고 창안해 나갈 "당신"들을 빼앗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수 년 간 발전해온 인디미디어센터(www.indymedia.org)가 블로그가 있기 전부터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를 올리도록 하는 오픈 퍼블리싱(open publishing)을 원칙의 하나로 삼아왔는데, 이제는 인터넷 자체가 그러는 상황이니, 인디미디어센터 활동가들은 어떻게 새로운 운동의 방법들을 고안해 낼까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통보하더니 올해의 인물이라고도 하고, 이 무서운 신자유주의 상황들에서, 사실 늘 그랬지만, (미디어)운동의 새로운 뭔가를 찾아야 할 텐데...
2.0 말고 뭔가 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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