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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봉 가는 보트

 2006년 여름 한 달 간의 앙코르 여행 기록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 여행

기간 : 7월 20일(목)-8월 18일(금) 29박 30일

장소 : 인천-태국(방콕-깐짜나부리-나컨빠톰-쑤코타이-씨 쌋차날라이-싸완클록-우돈타니-반치앙-나컨파놈)-라오스(타캑-싸완나켓-빡쎄-짬빠싹-씨판돈)-캄보디아(스뚱뜨렝-꼼뽕짬-씨엠리업-바탐봉-씨쏘폰)-방콕-인천


8월 13일(일) 스무 다섯 째 날

  픽업이 여섯 시에 온다고 해서 다섯 시에 일어나서 준비하였다. 아침을 먹지 못한 채 픽업 차를 기다렸다. 예정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승합차가 와서 우리는 제일 마지막에 탔다. 오늘 숙소에서 바탐봉이나 프놈펜으로 가는 사람이 우리를 포함해서 열 명 가량 된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오늘 떠난다.

  선착장이 있는 톤레삽으로 가는 길에 배표를 받았는데, 가격은 15 달러로 적혀 있다. 우리는 어제 여행사를 통해 최소 가격인 12달러에 끊었다.

  아침에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밥도 못 먹고, 물도 없이 그냥 탔다. 게스트하우스가 외진 곳에 있어 근처에 가게가 없어 그랬다. 준비를 못한 여행객을 대상으로 배 안까지 들어와 과일과 먹거리를 파는 상인은 당연히 비싸게 받는다.

바나나 한손과 물을 샀다. 배는 예정 시간을 조금 넘겨 출발하였다. 어제 여행사 매표 직원은 7 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 캔비 책자(http://www.canbypublications.com/siemreap/srhome.htm)를 보면 3시간으로 되어 있고 어떤 이는 네 시간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다. 배는 창문이 없이 개방된 형태로 아래층에 자리가 있지만 서양 관광객들은 지붕 위로 올라간다.

예전에 씨엠리업에서 프놈펜으로 가는 배를 이용할 때 지붕에 올라갔다가 뜨거운 햇볕에 혼이 난 기억이 있어 아예 아래층에 자리를 잡는다. 우기라서 톤레삽 수상 가옥들은 상당히 뒤로 물러나 있다. 세 번 째 오는 곳이라 이들의 가난에 대한 연민이 예전만큼 심각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어제 늦게 잔 탓으로 계속 졸며 가지만 자리가 불편하여 제대로 잘 수 없다. 수초와 정글 숲을 헤치고 배는 천천히 나아간다. 좁은 물길을 가면서 옆에 나뭇가지들이 배를 때리고, 창가에 앉은 사람을 치면서 지나간다. 열대 지방의 나뭇가지들은 생각보다 딱딱하고 맵다. 나도 손가락에 나뭇가지가 부딪혀 생채기가 생겼다. 배가 나뭇가지와 부딪히면 나뭇잎들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벌레들도 계속 떨어진다. 개미와 벌도 있고, 심지어 도마뱀이 뱃전을 돌아다녀 여자들이 소리를 지르고 한바탕 난리를 떨었다.

  중간에 작은 배들이 다가와서 손님도 태우고 물건도 실으면서 바탐봉을 향해 간다. 11시가 조금 지나서 휴게소에 도착하여 어김없이 점심밥을 먹는다. 나도 내려서 먹을 게 있나 살펴보다가 덮밥을 세 개 시켰다. 일회용 용기에 담아 주어서 배에 가지고 와서 함께 먹었다. 3,000 리엘이다. 휴게소에서는 씨엠리업에서 같이 출발한 다른 배를 만났다.

  부레옥잠 같은 수초가 물길을 막아서 진행이 더디다. 조수는 스크류에 감긴 수초를 제거하느라 수시로 물에 풍덩 빠진다.

 

두 시 반쯤에 드디어 바탐봉에 도착하였다. 일곱 시간 반이나 걸렸다. 호텔에서 무료 픽업 나온 뚝뚝 기사들과 손님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심지어 손님을 호객하는 과정에서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모습도 보인다. 캄보디아인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처음 본다. 우리는 북새통에서 잠시 벗어나 그늘에 가서 시간을 번다. 너무 처음에 서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선착장 바로 옆에도 버스 터미널이 있어 프놈펜이나 씨엠리업 방면으로 갈 수 있다.

  호텔 무료 픽업 뚝뚝을 이용하지 않고, 우리가 가려고 하던 스프링 파크 호텔로 가자고 하니 1달러 이하로는 가지 않겠다고 한다. 대신 새로 생긴 골든 팰리스로 가면 무료 픽업을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 골든 팰리스로 가볼까?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작은 호텔이지만, 실내가 깨끗하고 무엇보다 객실에 랜선이 깔려 있어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이곳에 머물기로 했다. 하루에 13달러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엇보다 무척 깨끗하여 쥐똥을 찾아볼 수 없다. 쥐가 컵라면을 갉아 먹었다는 얘기를 듣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CNN과 NHK, ARIRANG 방송을 비롯한 위성 텔레비전 60개 채널이 나온다. 또 찬이가 좋아하는 쏘세지 베개(끌어 안고 잘 수 있는 긴 베개)가 있어 찬이는 여행기에 ‘강추’하라고 한다.

  점심은 길 건너에 있는 쑤운 유 완 식당에서 먹었다. 뚝뚝 기사가 무척 비싼 집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메뉴에 가격이 적혀 있지 않고, 해산물 요리 메뉴를 많이 써놓고 있어 주문할 때 가격을 물어보고 시켰다. 소고기 요리와 신선로 생선찜을 시켰는데, 12달러 정도 나왔다. 무척 가격이 비싼 편이다.

  나는 강변 산책을 하였다. 호텔에서 강변으로 가는 길에 여러 NGO 기구들의 사무실(그냥 집에 간판을 단 것이다)을 지나쳤다.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시원한 저녁 휴식을 취하고 있었으며, 에어로빅을 따라 하는 모습도 보인다


* 환전


 -외환은행 2006년 7월 19일 환전 클럽 이용

  1달러 964.47 원(고시 환율 975.37원에서 사이버 환전으로 65% 할인율 적용)

 -라오개발은행(타캑) 2006년 8월 1일, 1 달러=10,020 낍

 -빡쎄 란캄 호텔 2006년 8월 5일, 1 달러=10,000 낍

 -1달러 : 4,136 리엘 2006년 8월 8일, 꼼뽕짬 환전소


* 연오랑 세오녀 가족의 다른 여행기는 http://cafe.daum.net/meetangkor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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